《보그》 코리아 에디터 김나랑의 마음 근육 단련기불합리한 일은 여전히 많고 나는 여전히 나약한데 눈물은 다 어디로 갔을까?환상 같은 이야기는 충분하다. 이제는 ‘진짜 이야기’를 듣고, 하고 싶다!패션지 에디터라는 화려한 이름 뒤짠 내 나는 현실 속 직장인의 고백『누구나 한 번쯤 계단에서 울지』는 《보그》 코리아 피처 에디터 김나랑이 일과 삶에 대해 숨기지 않고 내키는 대로 써 내려간 솔직담백한 에세이다. 15년 차 직장인 여성으로서 내 일의 답을 찾아 나가며, 삼십 대의 끝자락에 서 있는 평범한 어른의 일상 그리고 베테랑 에디터로서의 이야기까지 아낌없이 털어놓았다. 수능 시험을 마치고도 잡지를 사러 서점에 갔던 저자 김나랑은 백만 원도 안 되는 월급에도 그저 잡지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일에 뛰어들었다. 시골에서 상경해 홀로 대학을 다니고 직장을 옮겨 다니며 카드값 독촉 전화를 받고 병원을 들락거려 가며, 15년째 자신의 일과 어른의 삶에 대해 여전히 치열하게 고민하는 중이다. 뽀얀 조명과 화려한 명품이 주는 환상의 이면에서 진짜 이야기를 듣고 또 함으로써, 위로를 주기보다는 오히려 구하고 싶다는 담담한 고백을 『누구나 한 번쯤 계단에서 울지』에 꾹꾹 담았다.‘보그 할머니 화보’의 주역 김나랑 에디터의일에 대한 애정과 진심이 듬뿍 담긴 업무일지전문 모델보다 아름다운 할머니들의 꽃다운 100세를 담아 큰 화제가 된 《보그》 2020년 9월호의 중심에 저자 김나랑이 있다. 코로나19로 세계가 곤경에 처한 올해, 전 세계 26개국 《보그》 는 ‘희망’을 주제로 마음을 모아 9월호를 만들었고 김나랑 작가는 할머니의 얼굴을 떠올리며 이 기사를 기획하기에 이른다. 보통 가족 행사의 단체 사진이나 미리 찍은 영정 사진만 놓여 있는 할머니집에, 고운 한복 그리고 꽃과 함께한 할머니의 예쁜 사진을 놓아드리기 위해서였다. 무더운 7월에 전라도의 굽이굽이 산골짜기 장수촌을 찾아가 100세 전후의 할머니들을 섭외하고, 장마와 여러 우여곡절 끝에 마침내 할머니들과 화보 촬영 및 인터뷰를 진행할 수 있었다. 기사를 만들어 온 15년 동안 처음 겪을 화제를 예상하지 못한 채.애정을 가지고 꿈에 부풀어 호기롭게 뛰어든 일이 어려움과 회의감만을 안겨줄 때 찾아오는 상실감은 그 누구도 무엇으로도 위로할 수 없다. 너무나 사랑했던 일 때문에 몸도 마음도 아프게 됐을 때의 상처는 이루 말할 수 없다. 그런 허망함과 고난의 시간을 꿋꿋이 지나 보내고도 여전히 그 자리에서 잡지를 만들고 있는 사람의 차분한 목소리는, 비슷한 터널을 지나는 이에게 작지만 분명한 위로가 될 것이다. 여전히 불합리한 사회와 나약한 마음에도 불구하고 언제 마지막으로 회사 일로 눈물을 보였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지만, 회사와 나의 관계에서 적절한 ‘밀당’에 점점 능숙해져 가지만, 비상계단에서 눈물 흘릴 누군가와의 마음 깊은 연대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사람의 진심 어린 목소리가 이 책 『누구나 한 번쯤 계단에서 울지』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