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 이야기를 좋아하고, ‘요즘‘ 사람들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에 대해 관심이 많으며, 화자의 목소리가 선명하게 느껴지는 1인칭 쓰기를 좋아하는 작가의 취향을 충실히 반영한 짧은 소설. 어떤 면에서는 ‘좋아하지 않는 이야기’로 읽히지만, 그래서 결국 ‘좋아하는 것’에 대한 이야기가 된다.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박서련 소설의 힘.
요즘 자신의 최애는 ‘나’라고, 어떤 순간에서도 ‘내가 나를 챙기는 일‘을 놓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는 작가가 진솔하게 들려주는 자신의 이야기. 부지런히 성실하게 사는 매일은 커다란 자극 없이도 힘을 갖는다. 작가로, 쓰고 읽는 사람으로 걸어온 그의 시간이 조용하지만 든든한 격려로 다가온다.
친구와의 여행을 사랑하는 작가가, 친구와 함께한 첫 유럽 여행 이야기를 들려준다. 작가가 언젠가 꼭 글로 쓰고 싶었다는 그들의 여행기는 그의 다른 이야기들처럼 우리가 접어두었던 어떤 시간과 마음을 새롭게 펼쳐낸다. 낯선 땅을 걸어 결국 너에게 닿는, 나를 만나는 청춘의 걸음을 따라 다시 떠나본다.
만두는 계속 먹어도 질리지 않는다는 작가가 마침 만두를 먹을 때 원고 청탁을 받은 덕분에 이 이야기는 다시 없을 만두 가게 이야기가 되었다. 씹을수록 먹을수록 새로운 맛과 풍미를 발견하게 되는 만두처럼 이 소설도 매번 색다르게 읽힌다. 각각의 재료가 충실히 제 역할을 하는, 그들이 빚어내는 이야기가 훌륭하게 어우러지는 소설.
왜란의 역사에 마음을 둔 작가가 당시를 배경으로 한 폭의 그림 같은 강렬한 이야기를 전하며 깊은 여운을 남긴다. 역사의 어느 순간 우리가 미처 보지 못한 곳에서 사랑하고 살아냈을 사람들. 왜란의 가운데서, 그 끝에서, 흰옷을 입은 사람들은 그렇게 살고 노래하고 춤을 추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