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리던 아들 대신에 넷째 딸로 태어나 ‘그만이’로 불렸다. 하지만 예쁨 받고 자라면서 ‘그저 그만’이로 승격했다. 어느 자리에서든 그저 그만인 사람이 되려고 노력한다. 외유내강을 지향하는데 가족 앞에서는 나의 ‘외유’가 ‘허술함’으로 보이는 것 같다. 의도한 빈 구석이라고 해도 믿지 않는 눈치다.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오늘이 늘 가장 행복한 날이다.
경남 고성군에 있는 초등학교 사택에서 태어났다. 그것이 인연이었는지 20년 넘게 교편을 잡으며 세 아이를 키웠다. 젊은 시절 시간에 쫓겨 살다가 이제야 늦은 방학을 맞이하여 남편과 여행도 다니고, 미드도 실컷 보는 여유를 만끽중이다. 뒤늦게 귀촌의 꿈을 꾸며 행복한 상상을 하며 지낸다.
며칠 전 혼자 계시는 고향 밀양의 아버지 집에 들렀다. 시 두 편을 펼쳐 보이신다. 중학교를 설립해 평생을 육영에 공헌함에 따른 제자, 막내딸에 대한 사랑의 시였다. 어제는 부곡 cc에서 운동하셨단다. 97세 아버지와 함께 운동해 주신 후배분들이 고맙다. 사람과 시와 골프를 이 세상 누구보다 좋아하시는 아버지처럼 내용 있는 아름다움으로 살아가도록 노력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