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소개(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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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 정영운 만든이 코멘트 보이기/감추기

  저 : 정영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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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대 독문과 졸업하였고 논술학원 ‘담쟁이’ 운영했으며 현재 서울에서 당구클럽 운영 중이다. 지은 책으로는 『동물원을 걷다』가 있다.

『롤랑 바르트가 쓴 롤랑 바르트』를 보면 〈아마추어〉라는 항목이 있다. 그걸 보면 그가 나를 위해 일부러 쓴 것 같은 착각이 든다. 면피용으로 쓰라고. 옮겨보겠다.

“아마추어(명인의 영역을 넘보든가 또는 경쟁의 정신 없이 회화, 음악, 스포츠, 학문에 참여하고 있는 자). 아마추어는 자신의 즐김을 다시 새롭게 한다. (아마토르Amator는 사랑하고, 사랑을 계속하는 사람이다.) 그는 결코 창조나 공연의 영웅이 아니다. 그는 시니피앙 속에, 음악이나 회화를 즉각적으로 결정하는 재료 속에 ‘우아하게(대가 없이)’ 자리 잡고 있다. 그의 실천에는 보통 루바토Rubato(속성 자체를 위해 대상을 훔치는 것)가 전혀 포함되어 있지 않다. 그는 반부르주아 예술가이며 아마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길지만 중간에 끊기가 뭐해서 다 옮겼다. 저자 소개에 난데없이 아마추어 타령을 하는 이유는, 나에겐 특별히 ‘저자로서’ 소개할만한 내용이 없기 때문이다. 1966년에 태어났고, 줄곧 서울에서 살았다. 그리고 이 책 『동물원을 걷다』가 첫 출판물이다. 끝났다. 더 소개할 게 없다. 물론 하나도 중요하지 않은 소개거리는 널려 있다. 난 왼쪽 눈 시력이 1.0이고, 오른쪽도 비슷하다. 발 크기는 왼발이 더 크고, 가수 임희숙의 목소리를 좋아하며 요즘 점점 늘어나는 뱃살에 하루 5초 정도 고민한다. 하지만 이런 것들은 저자 소개에 올릴 이유가 없다. 독자 여러분이 이 책을 고를 때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므로. 하지만 ‘공식적인’ 소개도 마찬가지다. 특히 나처럼 그럴싸한 소개거리가 없는 사람에겐 그렇다. 억지로 올려봐야 모양만 더 빠지게 되어 있다. 저자에 관한 소개거리는 없으니 책 소개로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