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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 이상기 만든이 코멘트 보이기/감추기

  저 : 이상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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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6년 충북 진천에서 태어났다. 1997년 창조문학과 청주문학 신인상을 수상했고, 이후 고등학교 교사, 대학 강사, 학원 강사로 전전하다가 1997년부터 지금까지 인도네시아에서 여전히 가르치는 일을 하며 살고 있다. 2005년에는 제7회 해외동포문학상 수필 부문에서 우수상을 받았다. 지은 책으로 『그리운 말들이 길을 메운 채』『거꾸로 매달린 원숭이의 세상 훔쳐보기』『복수, 링컨처럼 해라』 등이 있다.

가르치는 일로 살다 보니 글 쓰는 일도 가르치는 흉내를 내는 건가? 자신도 제대로 알지 못하는 주제에 걸핏하면 훈계나 하려드니 한심한 일이다. 글 몇 줄 써 놓고 ‘그것도 몰라?’ 혀를 차는 자신에게 슬그머니 놀라면서 나 자신이, 글 쓰는 일이 무섭기도 했다. 어린이집에 다니는 아이와 이야기를 하며 깨달았다. 감동하기 잘하는 저 아이에게도 내 이야기가 통하지 않는다면 나는 구원받을 가망성이 아예 없다는 것을. 그러면서 저 아이가, 독자들이 바라는 것이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되었다. 호루라기를 불며 “Follow me!” 무조건 따라오라고만 하지 말고 보물찾기를 하듯 같이 여기저기 기웃거리기도 하고 “찾았다!”라며 함께 소리 지르기도 했다. 꼭 ‘유레카!’라고 해야 유식한 건 아니니까. 넉 잠을 잔 애벌레는 고치를 짓고 어둠이 되어 침묵하다가 마침내 나비가 된다지? 나도 그런 꿈을 꾼다. 사람 대하는 일, 글을 마주하는 일이 언제나 ‘애벌레가 나비가 되는 조용한 혁명’이기를 바라는 그런 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