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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그림 : 고우영 만든이 코멘트 보이기/감추기

  글그림 : 고우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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高羽榮
한국 만화의 지평을 넓힌 거장으로 평가 받는 고우영은 1939년 만주 본계호에서 독립운동가의 아들로 출생하여 해방 후 부모의 고향이었던 평양으로 왔다. 한국전쟁 중에 피난지인 부산에서 「쥐돌이」를 출간하면서 만화계에 데뷔했다. “만화를 읽을 나이에 만화를 그렸다” 고 생전에 그가 회상했던 대로 당시 중학생이었던 어린 나이였다. 후에 고등학교 3학년부터 둘째 형 고일영이 '추동식'이라는 예명으로 연재하던 '짱구박사'를 '추동성'이라는 예명으로 이어갔다.

1972년 일간스포츠에 『임꺽정』을 연재하면서 일본만화와는 전혀 다른 한국적인 극화의 새로운 장을 열어갔다. 익살스러운 대사와 빠르고 파격적인 극의 전개로 '만화는 아이들이나 보는 것'이라는 상식을 깨고 수많은 성인 독자를 사로잡았다. 1978년 연재하기 시작한 그의 대표작이자 한국만화의 걸작인 『고우영 삼국지』는 하나의 문화적 현상이 될 만큼 인기를 끌었다. 이 만화 때문에 신문을 구독하는 독자들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기도 했다고 한다. 이 외에도 『초한지』, 『서유기』, 『열국지』, 『일지매』, 『십팔사략』 등 고전을 각색해 그린 그의 만화들에는 단순한 고전의 해석을 넘어 당대의 독자들과 공감할 수 있는 유머와 해학이 담겨 있다. 민초들에 대한 깊은 애정이 담긴 시선과 재담, 고우영 특유의 비틀기로 독자들의 상상력에 숨통을 틔워주었다. 명랑만화와 극화를 넘나드는 다양한 그림체와 동양적인 그림기법으로 탄탄하고 재치 넘치는 대사를 이어갔던 그의 만화는 여러 시대와 세대를 넘나들며 하나의 큰 흐름이 되어 한국만화의 입지를 한층 끌어올렸다.

1980년대 후반에는 『가루지기전』, 『21세기 아리랑 놀부뎐』등을 통해 우리 고전을 새로운 시각으로 해석한 만화를 선보이기도 했으며 미국이나 중국을 여행한 뒤 여행기를 만화로 엮은 『미국만유기』, 『중국만유기』, 『유럽만유기』를 출간하기도 했다. 초창기의 명랑만화와 성인취향의 연재만화에서는 물론, 그의 만화는 이러한 다양한 영역에서도 그 자취를 남기고 있다. 언제나 현역이었던 그의 만화는 동시대적인 호흡을 놓치지 않고 걸죽한 입담으로 주인공과 독자의 호흡을 이끌어갔다. 동양적이고 개성 뚜렷한 캐릭터로 진지함과 익살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들었던 그는 실로 한국만화에서 가장 큰 족적을 남긴 거장이었다.

2000년 이후에는 굿데이 신문에 조선의 역사를 다룬 만화, 『수레바퀴』를 연재하였다. 건강상의 이유로 잠시 창작활동을 쉬는 듯 하였으나, 과거 검열된 작품들을 무삭제 완전판으로 복원하는 작업을 게속 해나갔으며 1970년대 중도 하차된 『수호지』를 새롭게 그려내어 20권의 단행본으로 발간했다. 언제나 넘치는 창작열을 불태웠던 그였으나 2002년 수술받았던 대장암이 재발하여 2005년 4월 25일 66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현재 故 고우영의 납골은 자유로 청아공원에 안치되어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