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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 김동옥 만든이 코멘트 보이기/감추기

  저 : 김동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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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 여기저기 우거진 삼나무숲과 곶자왈, 340만 평에 달하는 드넓은 초지의 국립목장, 다양한 생물과 풀꽃으로 가득한 크고 작은 습지, 닮은 듯 다른 18개의 오름이 저마다 한 자리를 차지한 제주 중산간 마을에서 태어났다. 그곳에서 반딧불이·쇠똥구리·도롱뇽·지네·미꾸라지 따위를 잡거나, 청미래순·으름·찔레꽃·인동넝쿨꽃·동백꽃 따위를 따먹으며 놀았다. 한마디로 그냥 촌놈이란 소리.

감각 - 그렇게 보낸 어린 시절 덕분에 자연의 미묘한 표정과 신호를 얼추 알아챌 수 있게 됐다. 공기의 흐름과 냄새, 구름의 색깔과 모양, 땅의 질감과 온도, 동물의 소란과 침묵 같은 것들을 온 감각의 수신감도를 최대한 끌어올려 받아들이다보면 자연스럽게 그리 된다. 나이가 든 지금은 수신기 자체가 낡아서 그 감도가 상당히 떨어졌지만 당시의 행복한 기억만은 날이 갈수록 선명해지고 있다.

여행 - 대학에서 국문학을 전공하고 잡지사 기자 생활을 5년 했다. 나름 의미 있는 시간이었으나 따분했다. 맘 떠난 일을 할 수는 없는 노릇. 순리대로 사표를 제출한 후 여행하며 사진 찍고 글 쓰는 일을 시작했다. 다양한 방송과 언론매체에 칼럼을 기고하며 밥벌이 중이다. 보람도 있고 재미도 있다.

아이 - 그 사이 아이가 태어났다. 쑥쑥 자라나 어디론가 멀리 다닐 수도 있게 되면서부터 아이와 함께 떠나는 여행에 대한 고민이 싹텄다. 자연에서 즐겁게 뒹굴며 놀았던 내 어린시절과 같은 추억을 아이에게 선물할 수만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극도로 예민하고 순수한 감각(그렇지만 그대로 방치하면 결국은 무뎌지기만 할 뿐인)으로 자연과 교감하는 방법을 아이에게 가르치는 여행을 실행해 오고 있다. 그게 벌써 5년. 아이가 자연의 표정과 신호를 차츰 읽어내고 있다. 아이에게 행복한 추억이 하나둘씩 쌓이고 있다. 죽을 때까지 잊히지 않을 추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