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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늘과 가죽의 시

[ 양장 ] 현대문학 핀 시리즈-소설선 034이동
리뷰 총점9.8 리뷰 18건 | 판매지수 14,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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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시/희곡 top20 1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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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소설] 구병모 & 정한아 - 〈문장 가름끈 책갈피〉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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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아웃> 팟캐스트 소개한 책!
작은 출판사 응원 프로젝트 <중쇄를 찍게 하자!>
9월 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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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출간일 2021년 04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192쪽 | 268g | 111*190*20mm
ISBN13 9791190885713
ISBN10 1190885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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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 한마디

[『위저드 베이커리』 구병모 장편소설] 이야기는 가난한 구두장이 부부를 남몰래 돕던 요정들을 그린 동화에서 기원한다. 인간의 몸으로 살고 있지만 인간보다 정령에 가까운 구두장이 안, 그가 무한한 삶 속에서 무력감과 허무를 넘어 마침내 깨닫게 되는 생의 아름다운 순간들, 그 과정이 한 편의 시와 같이 그려지는 소설 -소설MD 박형욱

당대 한국 문학의 가장 현대적이면서도 첨예한 작가들과 함께하는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서른네 번째 책 출간!


당대 한국 문학의 가장 현대적이면서도 첨예한 작가들을 선정, 신작시와 소설을 수록하는 월간 [현대문학]의 특집 지면 [현대문학 핀 시리즈]의 서른네 번째 소설선, 구병모의 『바늘과 가죽의 시詩』가 출간되었다. 2009년 『위저드베이커리』로 등단해 안정된 문장과 탄탄한 구성은 물론 장르 구분을 무색케 하는 상상력으로 독자들을 매료시키며 한국문학의 지평을 넓혀온 작가의 이번 신작은 2020년 『현대문학』 7월호에 발표한 소설을 퇴고해 내놓은 것이다. 동화 「구두장이 요정」에서 기원한, 모습을 변화할 수 있고 늙지 않는 생을 살아가는 인간화된 요정의 안을 통해 무한의 삶과 영원의 삶을 시처럼 풀어낸 소설이다.




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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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탄생과 계약과 응징과 구원을 말하는 수많은 옛이야기의 패턴 가운데, 어느 인디언 부족으로부터 전해 내려오는 전설이 있다. 세상 창조를 마친 뒤 신은 사랑하는 인간들의 몸속에 ‘영원한 빛’이라는 걸 선물로 심어주었는데, 이후 인간들은 교만과 불순종으로 인해 세계인들에게 널리 익숙한 홍수 신화와 같은 루트를 타고 ‘영원한 빛’을 영원히 박탈당함으로써 그것이 죽음의 기원이 되었다는.
그 심판의 유래는 어디까지나 인간들의 것일 뿐 안과 같은 존재들의 몫은 아니다.
--- pp.30~31

* “그래도 일단 갖고는 있으려고요. 생각해보면, 이제 아이가 없다고 해서 하던 작업을 중단한다는 게, 그건 좀 아닌 것 같았어요. 누구도 신지 않을 것,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해서…… 더는 쓸데없어진 것이라는 이유로, 아름답게 완성시키면 안 되나?”
--- p.141

* 안은 미아 앞에 올려둔 상자 뚜껑을 연다. 곧 얼굴을 수그려 갑피에 입술이라도 댈 것만 같은 미아의 복합적인 표정은, 형제들이 어떤 이유나 당위나 보상을 생각지 않고 지은 것으론 마지막이라고 볼 수 있는, 가난한 구두장이 부부가 잠든 곁 작업대 위의 구두를 떠올리는 듯하다. 유진과 같은 보통의 사람이 미처 감지하지 못하는 영역에 새겨진 감정이, 유한과 무한의 사이 그 어디엔가 자리한 존재의 오랜 허무가, 한 켤레의 구두에 담겨 있다.
--- p.144

* 안은 웬만해서는 말하지 않을 것이다. 미아, 너의 마음을 헤아리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언젠가 네가 혼자가 되더라도 사실은 처음부터 그 결정을 존중한다고. 우리에게는 찰나에 불과한 시간만을 머물렀다가 부서지고 사라질 세상의 모든 것을 붙들기 위해 자기도 모르게 뻗고야 마는 손을, 변함없이 바늘을 쥐는 손만큼이나 이해할 수 있을 것만 같다고.
--- p.170

* 유진의 손짓이 머무는 곳에, 발끝이 닿은 자리에 물방울처럼 튀어 오르는 작은 존재들이 보인다. 다른 사람들의 눈에는 정말로 보이지 않는 걸까. 하나, 둘, 셋……. 마지막으로 목격한 지 오래되어 확신할 수 없으나 분명 인간의 지식으로 판독할 수 없는 무언가가 음악에 몸을 맡기고 부드러운 동작으로 무대를 서성이고 있다. 그 존재들은 처음에는 어떤 회의도 불신도 반감도 갖지 않은 빛으로만 감지되었다가 파장의 움직임이 조금씩 선명해지면서 소리와 냄새로도 느껴지고, 어느 때는 한 폭의 움직이는 그림이었다가 타오르는 횃불이었다가 녹아내리는 눈송이였다가 하면서 속성을 자유로이 바꾸더니 다음 순간 리듬과 박자를 갖춘 음악이었다가 마침내는 영원히 낭독이 불가능한 언어로 이루어진 한 편의 시처럼 보인다.
--- pp.169-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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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지고, 닳아 없어지고, 죽어가더라도
아름답게 춤추는 구두의 詩

『바늘과 가죽의 시詩』는 2009년 『위저드베이커리』로 등단한 후 소설집 『그것이 나만은 아니기를』 『단 하나의 문장』, 장편소설 『네 이웃의 식탁』 『파과』 『아가미』 『한 스푼의 시간』을 발표하며, 소설의 경계를 허물고 자신만의 스타일을 구축했다 평가받는 구병모의 최신작이다. 일반적 사고의 통념에 의문을 던지고 한 차원 비틀어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는 작가의 이번 작품은 구두처럼 닳아 없어지는 ‘인간’의 삶을 재료로 ‘존재’의 영원한 삶을 한 편의 시처럼 풀어낸 소설이다.

구두를 만들며 함께 살던 요정들은 흐르는 세월 속에 뿔뿔이 흩어져 인간의 육신을 입고 살고 있다. 인간 세상에서 여전히 구두 장인으로 영원의 삶을 살고 있는 안 앞에 그와 가장 오랜 시간을 함께했던 형제 미아가 나타난다. 미아는 자신이 결혼을 앞두고 있다며, 자신의 반려 유진을 위한 구두를 만들어줄 것을 그에게 부탁한다. 때가 되면 모습과 거처를 바꾸며 여전히 정령의 삶을 살고 있는 자신과 달리 유한한 존재인 유진과 사랑에 빠진 미아를 보며 안은 상념에 빠지지만, “사라질 거니까, 닳아 없어지고 죽어가는 것을 아니까 지금이 아니면 안”된다는 미아의 말에 알 수 없는 질투와 허망함을 느낀다.
안에게도 오래전 마음을 나누었던 여인이 있었다. 그러나 평범한 삶을 꾸려나갈 수 없는 자신의 모습을 깨닫고 아프게 돌아서야만 했었던 안. 세월이 한참 흐른 어느 날, 백발의 여인이 된 그녀와 조우한 안은 비로소 자신의 삶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조금은 깨닫게 된다.

“점유할 수도 당겨 쓸 수도 없는 시간 속에서 속수무책으로 사라지는 인간과 인연을 맺는 것만큼 무의미한 일은 없다고. 그럼에도 그 무의미를 선택한 미아에게 자신은 무엇을 해줄 수 있을지 고민하는 일이, 남아 있는 날들의 목표가 될지도 모르겠다고.”(109p)

안은 형제들과 함께 ‘우리’로 충만했던 상상계로 돌아가는 불가능한 소망을 비는 대신, 소멸하는 존재들에게 한 발짝 다가가기로 마음먹는다. 대체로 타자를 자발적으로 받아들이게 되는 순간을 사랑이라고 부른다면, 결국 이 이야기는 소멸이 전제된 평범한 인간의 삶과 사랑이 본래적으로 지닌 비대칭성에 대한 이야기가 되는 셈이다. ‘구 정령 현 인간’의 성장 서사, 바로 ‘인간화’의 과정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도 옷과 이름을 지닌 채 상징계에서 살아간다. 그 상징계의 틈으로 포착되는 실재가 얼마나 그로테스크한지에 대해 정신분석학은 늘 경고해왔다. 그러나 안과 미아가 통과해온 곳, 그리고 여전히 드물게 목격하는 곳은 구병모의 전작들이 보여주던 실재와는 사뭇 다른 풍경이다. 물론, 굳이 안의 입을 빌리지 않더라도, 인간은 대체로 조급하고 야만적이다. 동시에 그럼에도 찰나의 순간 어떤 빛나는 것을 출현시키기도 한다. 이 소멸이 지나가는 짧은 자리에 흔적처럼 남게 되는 시적인 것도 다행히 인간의 것이라면, 우리는 “가뭇없이 사라질 것임에도 불구하고 이미 불이 밝혀진 몸으로 심지가 다 타들어갈 때까지 허공에 자신의 움직임을 그려 넣고자 하는 인간의 열의”가 우리 삶의 전부임을 굳이 부정할 필요가 없다고, 소설은 말하고 있다.
-이소(문학평론가)

*
라스트

shoe last는 구두 골 또는 화형靴型이라고도 불린다.

**
고소리는 cobbler plier 또는 lasting pincer라고 하는데 일반 직선형 펜치가 아니라 가죽을 잡고 구부리기 쉽도록 집게의 모양이 새의 부리처럼 휘어진 물건으로, 우리나라에서는 왜 고소리라고 불리는지 어원을 알아내지 못했고, 발음으로 보건대 일본어에서 변형된 게 아닐까 나름대로 추측만 한다. 아마도 우연이겠지만 ‘소리そり’는 칼과 같은 연장이 휘어진 모양이나 상태를 뜻한다.

***
요즘은 선인장, 버섯 균사체, 파인애플 잎사귀, 포도 찌꺼기 등을 이용한 친환경 가죽이 생산된다고 한다.

****
이 소설로 다만 한 조각의 아름다움이나마 전해졌다면 그것은 최정우 님의 해설과 편집부의 노고에 빚지고 있다."

2021 봄

- 저자의 말 중에서

잇기緣와 입기肉의 소설
문학의 무한성과 영속성


왜 소설은 한 편의 시가 되어야 했던가, 어째서 소설은 시를 그 자신의 제목으로 삼아야 했던가. 이것이 나의 첫 번째 질문이다. ‘시’의 이름을 단 이 ‘소설’은, 아주 오래되고 유명한 하나의 설화가 끝났던 시점에서, 곧 가난한 구두장이 부부의 힘겨운 일을, 마치 콩쥐의 두꺼비나 우렁각시가 그랬던 것처럼, 밤새 남몰래 도와주던 요정들이 더 이상 나타나지 않았던 그때로부터, 그러니까 그들이 더 이상 나타날 필요가 없었던 그 순간을 통과해, 다시 말해 그때와 그 순간이 무한과도 같은 시간을 수많은 유한으로 수놓았던 그 모든 사연과 역사를 넘어서, 그렇게 다시 시작된다. 그러므로/그러나 이를 두고 과연 ‘시작’이라 부를 수 있을까. 탄생과 죽음 그 자체가 없는 존재에게 어떤 시작이란, 그리고 그러한 시작이 바로 그 시작부터 당연히 전제할 수밖에 없는 어떤 끝이란, 과연 무엇이며 또한 무엇일 수 있을까.

- 최정우, 「작품해설」 중에서

월간 『현대문학』이 펴내는 월간 〈핀 소설〉, 그 서른네 번째 책!

〈현대문학 핀 시리즈〉는 당대 한국 문학의 가장 현대적이면서도 첨예한 작가들을 선정, 월간 『현대문학』 지면에 선보이고 이것을 다시 단행본 발간으로 이어가는 프로젝트이다. 여기에 선보이는 단행본들은 개별 작품임과 동시에 여섯 명이 ‘한 시리즈’로 큐레이션된 것이다. 현대문학은 이 시리즈의 진지함이 ‘핀’이라는 단어의 섬세한 경쾌함과 아이러니하게 결합되기를 바란다.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은 월간 『현대문학』이 매월 내놓는 월간 핀이기도 하다. 매월 25일 발간할 예정인 후속 편들은 내로라하는 국내 최고 작가들의 신작을 정해진 날짜에 만나볼 수 있게 기획되어 있다. 한국 출판 사상 최초로 도입되는 일종의 ‘샐러리북’ 개념이다.

001부터 006은 1971년에서 1973년 사이 출생하고, 1990년 후반부터 2000년 사이 등단한, 현재 한국 소설의 든든한 허리를 담당하고 있는 작가들의 작품으로 꾸렸고, 007부터 012는 1970년대 후반에서 1980년대 초반 출생하고, 2000년대 중후반 등단한, 현재 한국 소설에서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작가들의 작품으로 만들어졌다.
013부터 018은 지금의 한국 문학의 발전을 이끈 중추적인 역할을 한 1950년대 중후반부터 1960년대 사이 출생 작가, 1980년대에서 1990년대 중반까지 등단한 작가들의 작품으로 꾸려졌으며, 019부터 024까지는 새로운 한국 문학의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는 패기 있는 1980년대생 젊은 작가들의 작품으로 진행되었다.
세대별로 진행되던 핀 소설은 025~030에 들어서서는 장르소설이라는 특징 아래 묶여 출간되었고, 031~036은 절정의 문학을 꽃피우고 있는 1970년대 중후반 출생 작가들의 작품으로 꾸려질 예정이다.

현대문학 × 아티스트 박민준

〈현대문학 핀 시리즈〉는 아티스트의 영혼이 깃든 표지 작업과 함께 하나의 특별한 예술작품으로 재구성된 독창적인 소설선, 즉 예술 선집이 되었다. 각 소설이 그 작품마다의 독특한 향기와 그윽한 예술적 매혹을 갖게 된 것은 바로 소설과 예술, 이 두 세계의 만남이 이루어낸 영혼의 조화로움 때문일 것이다.

회원리뷰 (18건) 리뷰 총점9.8

혜택 및 유의사항?
구매 바늘과 가죽의 시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l****a | 2021.09.15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구병모 작가의 올해 신작입니다 늦었지만 위저드 베이커리를 읽고 이 작가가 쓴 다른 작품도 궁금하여 올해 출간된 책이라 사봤습니다 정말 매력적이고 신비한 이야기에요 현대문학 핀 시리즈 독특하네요  등장인물은 많지않아요  이렇다 할 사건도 없구요 근데 그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그 문장력 작가의 능력이 대단하다 생각되었어요  ;
리뷰제목

구병모 작가의 올해 신작입니다

늦었지만 위저드 베이커리를 읽고 이 작가가 쓴 다른 작품도 궁금하여

올해 출간된 책이라 사봤습니다

정말 매력적이고 신비한 이야기에요

현대문학 핀 시리즈 독특하네요 

등장인물은 많지않아요 

이렇다 할 사건도 없구요

근데 그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그 문장력 작가의 능력이 대단하다 생각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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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리뷰 [바늘과 가죽의 시] 2021_067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스타블로거 : 수퍼스타 사*님 | 2021.09.05 | 추천9 | 댓글10 리뷰제목
2021_067   읽은날 : 2021.09.03-2021.09.04 지은이 : 구병모 출판사 : 현대문학         미아와 얀은 이야기 한다. 어째서빛이나 물이나 공기나 흙의 일부였던 우리가, 그러면서도 동시에 액체와도 기체와도 꼭 같지 않고 더욱이 고체는 아니었던 어떠한 상태를 벗어나서, 손만 뻗으면 서로의 얼굴을 어루만질 수 있는 인간이 되었음에도 얼굴에;
리뷰제목

2021_067

 

읽은날 : 2021.09.03-2021.09.04
지은이 : 구병모
출판사 : 현대문학

 

 


 

 

미아와 얀은 이야기 한다. 어째서빛이나 물이나 공기나 흙의 일부였던 우리가, 그러면서도 동시에 액체와도 기체와도 꼭 같지 않고 더욱이 고체는 아니었던 어떠한 상태를 벗어나서, 손만 뻗으면 서로의 얼굴을 어루만질 수 있는 인간이 되었음에도 얼굴에 주름이 잡히지 않으며 쇠잔하지도 병들지도 않을까. 이는 유한인가 무한인가.

(...)

우리는 이제 서로를 뭐라고 부르면 좋지. 지금은 존재들이 예전만큼 눈에 띄지 않는데, 그들은 모두 한밤의 어둠이 보장되는 숲으로 숨어 버렸나, 어쩌면 그들도 우리처럼 상태가 달라져버려서, 아주 보통의 인간인 척하며 어딘가에서 잘 살고 있을지도 모르지, 어떻게 우리는 존재의 특성을 잃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살아 있는 것이며, 자신의 모습을 결정하고 바꿔나갈 수 있을까

(37-38쪽)
 

 

 

 

몇월이었던가 <예스24 오늘의 책> 에 소개되었던 기억이 난다.

제목이 특이해서, 그리고 내가 아는 몇 안되는 작가의 이름중 한명인 <구병모>작가의 신간이라는 책소개를 읽고 언제 한번 읽어봐야지 했던 책이었다.

 

지난 주 퇴근길에 도서관에 갔다가 이책을 발견하고 반가운 마음에 얼른 데리고 왔다.

 

나는 책이나, 영화를 2번이상 안본다. 절대까지는 아니지만 아무튼 잘 보지 않는다.

 

그런데 두번 읽은 책이 있는데 그게 바로 구병모 작가의 소설인 [위저드 베이커리]란 책이었다. 내게 있어 믿고 읽는(?) 작가의 소설이었기에 또 한번 [위저드 베이커리]의 감동(?)을 기대했다.

 

처음 몇 페이지 읽는 동안은 도대체 이게 뭔 책인가 싶었다. 문장들이 단어들이 약간 철학적이라고 할까? 뭐 그랬다. 내 문해력과 어휘력의 이해의 수준이 낮아서 그런거니까.

 

아무튼...

 

소설은 가난한 구두장이 부부를 남몰래 돕던 요정들을 그린 동화 [구두장이 요정]을 모티브로 한 것이라 해야 할까?

언제부터 기원했는지 모르게 오랜 시간동안 인간의 모습으로, 여러나라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그리고 늙지 않는 생을 살아가는 인간이 된 요정 안과 미아의 무한한 삶, 영원의 삶안에서 삶이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말해주는 소설이라 생각된다.

 

얼마전 방영되었던 엄청난(나의 기준으로, 내가 본거니까) 드라마 [도깨비]의 내용과 비슷하달까?

 

죽지 않는 불멸의 몸을 살아가는 신, 요정, 정령이라 말하는 존재를 통해 유한한 인간의 삶안에서 무한한 삶을 살아가며 바라보는 이들(신, 요정?)의 인생론이라 하겠다.

 

죽지않고, 늙지않고 살아가고 있는 인간의 모습을 하고 있으면서 어떤 존재라고 정의내리기 어려운 안과 미아.

그런 그들이 살아오면서 만나온 사람들과의 삶안에서 인간이라는 유한한 존재(삶과 죽음, 사랑과 이별등)적 삶의 가치를 무한하고 불별의 존재는 그들을 어떻게 바라볼까?

 

하는 궁금함에서 시작된 소설아닐까 하는 생각한다.

 

어느 날 밤, 존재들은 작업대 위에서 여느 때와 같은 바늘과 가죽이 아니라 갓 지은 듯한 옷과 구두를 여러벌 발견한다. 그 옷과 구두는 그들의 인원뿐 아니라 각각의 몸에 맞추어져 있다. 마침 때는 한겨울 밤이다. 인간들과 곡 같은 추위와 고통을 느끼지 않으나 이것이 자신들을 위한 선물임을 알게 되어 그들은 한 벌씩 나누어 입고 신는다.

(...) 

사람이 만들어준 옷을 입고 증여와 보답, 이익과 대가라는 삶의 보편 양식을 채용한 순간, 그들의 마음속에서 오랜세월 당연하게만 여겨졌던 업이, 어쩌면 업보다는 호흡에 가까웠던 무엇이 조금씩 뒤틀린다. 언제부터 신이 자신들을 이 자리 이 일에 배치한 것인지, 또한 그것이 정말로 신이 원하는 바였는지 가슴속에 의문이 깃든다. 급기야는 존재들의 존재 의미란 신이 인간에게 무상으로 지급하는 선물인지 아니면 신의 역사와 구원을 내다보는 투자인지 그런 데까지도 생각이 미치면서, 인간의 옷을 입은 대신 존재로서의 몸이 벗어지는 것을 느낀다.

(81-2쪽)

 

 

인간의 옷을 입은 대신 존재로서의 몸이 벗어지는 것을 느낀다.

우와~~ 이런 존재론적 물음의 문장이 나는 정말 놀랍다.

그래서 소설을 읽고 있으나 읽으면서 문장 하나하나가 철학 책인듯, 시집인듯 한 느낌이었다.

 

사람과의 인연 같은 건 힘주어 잡아당기면 찢어지는 곤충의 투명한 날개에 불과하다고, 너무 많은 사람을 만나면 누구도 만나지 않은 것과 같다. 너무 많은 인연을 마주치면 그 누구와도 매듭을 맺지 못한다. 방대한 기억이 축적되면 피치 못하게 변형이 생기고 그 무엇도, 그 누구도 기억하지 못한다...... 않는다, 에 가까울 것이다.

(104쪽)

 

필멸과 순환이라는 이름으로 떠나고 돌아오고 떠나기를 반복하는 자연의 섭리를. 그러나 가장 이해할 수 없는 것은 따로 있다. 자신이, 미아가, 왜 아직까지 이런 형태로 살아 있는지를. 어쩌면 신은 존재로 하여금 또 다른 존재와 그들을 둘러싼 모든 것을 이해할 수 있도록 설계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해하고 싶은 강렬한 소망과 그것이 충족되지 않는 데서 비롯한 절망만을 존재 안에 배열했을 뿐.

(147쪽)

 

 

그 많던 정령(요정)들의 존재는 어디서 무엇이 되어 있는지 모른다. 그러나 유일하게 서로의 존재를 알아볼 수 있고 현재의 삶에서 함께 살가고 있는 이는 안과 미아 둘뿐이다.

 

그들이 살아왔던, 그리고 살아가고 있는(소설속에서 소개하고 있는 인생에서) 무한한 삶에서  그들이 배우고 알아낸 유한한 존재와의 관계맺음(인생)을 통해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나, 그리고 독자들의 삶의 태도를 생각하게 해주는 소설인듯 하다.

 

재미나게 읽어내려가지만 그 안에서 삶의 가치를, 생의 소중함을, 내 옆에 있는 소중한 인연들을 떠올리게 하는 것 같다.

 

 

"아까 네가 했던 말 있잖아."

미아는 그 언젠가 다른 배를 타고 떠나겠다고 결심했던 날처럼 거의 날카롭다고 할 만한 명쾌함과, 자신의 선택에 대한 만족감으로 빛나는 표정을 숨기지 않는다.

"사라질 거니까, 닳아 없어지고 죽어가는 것을 아니까 지금이 아니면 안 돼."

(149쪽)

 

 

유한한 존재들 사이에서 무한한 존재가 사라져버릴 존재를 어떤 마음으로 바라볼것인가? 하는 질문에 대한 답을 다르게 살아온 안과 미아.

 

 

 

"사라질 거니까, 닳아 없어지고 죽어가는 것을 아니까 지금이 아니면 안돼" 라고 말하는 이의 인생 여정이 나에게 무엇을 질문하는가?

 

 

댓글 10 9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9
오지 않는 파도를 기다리는 마음으로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q*****2 | 2021.08.14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평소에는 의식 않고 살다가도 가끔은 시간이 아쉽다. 아등바등 굴었으나 왠지 허투루 흘려보낸 것만 같은 하루. 더는 나에게 주어지지 않을 순간. 우리 모두는 유한한 존재이므로 지금 당장은 괴로움일 수도 있는 것들을 끝내 그리워하며 살 운명이다. 한동안 영생을 갈망했다. 불로초를 찾아 헤매는 진시황의 심정까지는 아닐지라도 조금 더디 늙고 남보다 오래 이 세상에 머물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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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는 의식 않고 살다가도 가끔은 시간이 아쉽다. 아등바등 굴었으나 왠지 허투루 흘려보낸 것만 같은 하루. 더는 나에게 주어지지 않을 순간. 우리 모두는 유한한 존재이므로 지금 당장은 괴로움일 수도 있는 것들을 끝내 그리워하며 살 운명이다. 한동안 영생을 갈망했다. 불로초를 찾아 헤매는 진시황의 심정까지는 아닐지라도 조금 더디 늙고 남보다 오래 이 세상에 머물고 싶었다. 죽음이 삶을 완성시킨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믿지 않았다. 그러나 모든 게 소멸한 후에 홀로 남은 나를 생각하니 과연 행복할까 의문이 들었다. 자연스럽다는 말도 어쩌면 정치적일지 모르나 기왕이면 자연스럽게 살다 가는 게 맞겠구나 싶었다.

저자는 친절하지 못했다. 그렇다고 불친절했던 것도 아니다. 시간에 얽매인 우리가 이해하기에 주인공이 너무 컸던 것일 수도 있다. 그의 기억은 비교적 또렷했지만 왠지 말을 아끼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오래 전 추억을 함께 만들었던 형제들은 뿔뿔이 흩어졌다. 누가 어디서 어떠한 모습으로 살고 있는지 알려 들면 얼마든지 알 수 있을 거 같은데도 애쓰지 않았다. 그에게 시간은 무한정으로 주어졌고, 주어진 시간에 최선을 다하는 데에만 집중하고 있는 모양새였다. 그것은 또 다른 차원의 굴복이었다. 우리가 원하지 않음에도 시간에 떠밀려 나이 들고 사랑에 빠지고 헤어지는 것과 정 반대로 비춰질 수도 있지만, 결과는 같았다. 시간이 너무 많아서 그는 시간 위에 군림하려 들지 않았다. 다음은 원하든 원하지 않든 다가오며, 제 모습이 마음에 안 든다 하여도 이후를 기약하면 그 뿐이었다.

비슷한 처지의 인물이 하나 더 등장했다. 자신이 누구라는 소개를 저자는 결코 않았다. 그저 주인공의 반응을 통해 상대 또한 같은 운명을 지닌 존재임을 파악할 수 있었다. 한동안 떨어져 지낸 모양새였다. 어찌 여기까지 찾아왔을까 싶은 의구심이 들 법도 했는데, 늘 있어 왔던 일이라 그런지 반응이 무덤덤이다. 마치 어린 시절 한 몸처럼 붙어 지냈던 인물, 오면 오나보다 가면 가나보다 겉은 심드렁함으로 포장됐지만 그들 사이의 끈끈함은 절로 읽힌다. 누가 와서 깨어부수려 해도 쉽지가 않아 보인다. 어디서부터 어찌 접근하면 좋을지, 더 나아가 대체 둘의 관계가 무언지 질투마저 날 법하다. 둘이 공유하는 시간의 깊이는 나와 같은 범인으로서는 헤아릴 길이 없다. 설명을 요구해 받는다 하여도 이해가 불가능할 것이므로, 헤어짐이라는 결론에 봉착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구두를 짓는 주인공 앞에 두 가지 사례가 등장한다. 시간을 거스르는 입장에서는 놓아주는 게, 정확히는 포기하는 게 옳다 여겼던 감정들이 하나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들과 같은 평이함을 추구하는 게 다른 하나다. 가치판단은 금물이다. 저자 또한 무엇이 정답이라는 말을 하진 않았다. 정답으로 인정 받기 위해선 설명해야만 한다. 비겁함이었을 수도 있지만 결별을 선언함으로써 저자는 어려운 길에서 벗어난다. 자신의 길이 옳았다는 확신은 없지만 다른 이들 역시 결국에는 자신과 같아질 것이라는 생각이 강한 주인공이다. 회의적인 시선이 의도치 않아도 얼굴에 묻어나고, 진정 축복해야 할 대상 앞에서도 생각이 많아진다. 실패가 숱한 가능성을 바라볼 여유를 허락했던 것일까. 이제까지와는 사뭇 다른 반응으로 저자는 시간을 거스르는 인물들을 위로한다. 아니, 여기서의 위로는 내가 느낀 개인적인 감정이다. 다름이 곧잘 틀림으로 변질되는 사회에서 주인공은 차별 받기보다는 스스로를 감금하길 원했다. 그의 신발 제작은 대부분의 공정이 기계에 의존하는 다른 공방과 비교한다면 비효율적이다. 낮은 단가에 같은 상품을 대거 찍어낼 때 이윤이라는 게 발생할 수 있건만, 정반대의 길을 걸은 주인공의 곁에는 사람이 그다지 많지가 않다. 그야말로 근근이다. 그래야 주목받지 않을 수 있다. 적당히 처신하고, 이번 생도 살아낼 수 있다는 걸 앞선 시간들을 통해 아마 배웠을 것이다.

처음에는 이해가 쉽지 않았다. 적당한 굴곡이 몰입감을 선사하는데, 글은 주인공이 감내해야 하는 영생에 가까운 시간과 닮아 평온했다. 바람 한 점 불지 않는 바닷가에 홀로 선 것만 같은 막막함, 결코 오지 않을 파도를 기다리는 이의 마음을 머금고 글을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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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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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 | 2021.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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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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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 2021.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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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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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 | 2021.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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