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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싸이월드

: “내가 그의 이름을 지어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일촌이 되었다”

아무튼, OO-042이동
리뷰 총점9.6 리뷰 4건 | 판매지수 9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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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출간일 2021년 04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144쪽 | 162g | 110*178*11mm
ISBN13 9791188343461
ISBN10 11883434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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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 뉴스로 보는 책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도토리 다섯 알로 삶의 리뉴얼을 꿈꾸던
그 시절 우리가 열렬하게 사랑했던 세계


1999년 처음 등장해 많은 이의 사랑을 받다가 역사 속으로 사라진 토종 소셜 미디어 싸이월드. ‘나를 만든 세계, 내가 만든 세계’ 아무튼 시리즈 42의 주인공은 바로 그 싸이월드다. 하이텔과 나우누리부터 아이러브스쿨, 세이클럽, 프리챌까지 각종 플랫폼의 헤비 유저를 자처했던 저자가 싸이월드라는 ‘완벽한 세계’에 안착한 뒤 그곳에서 울고 웃으며 쌓은 우정과 호의, 연대의 경험을 한 권의 책으로 풀어냈다.

일간지 기자로 10년 넘게 일해온 저자는 세밀한 기억을 바탕으로 길어 올린 사적 경험에 여러 통계와 자료를 보태 그때 그 시절을 지금 여기로 생생하게 불러온다. 『아무튼, 싸이월드』는 “원했지만, 원하지 않았”던, “필요했지만, 필요없었”던 그 이상한 나라에서 자기만의 방을 만들어 살던 한 세대에게는 공감 가득한 추억의 기록이, 곧 새로운 싸이월드를 경험하게 될 또 다른 세대에게는 흥미로운 사용 설명서가 되어줄 것이다.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이렇게 그냥 보낼 수 없는 이유
‘아직도 싸이월드 하는 사람’이라는 말
그때 우리에겐 싸이월드가 있었으니까
도토리 다섯 알 인생
전 국민 주택 보급 시대가 열리다
라디오헤드가 가고 핑크퐁이 왔을 때
싸이월드는 사랑을 타고
내가 그의 이름을 지어주었을 때 그는 내게로 와서 일촌이 되었다
나와 싸이월드 사진첩만 아는 이야기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게 아니다
도토리묵과 밈, 서태지와 브이앱
싸이 1만 시간이 남긴 것
미니홈피는 리뉴얼 중
80년대생의 추억 복합기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대학이라는 작고 안전한 울타리를 벗어나 세상이 얼마나 큰지 나는 얼마나 작은지 깨치던 그때, 싸이월드는 이미 몰락의 냄새를 풍기고 있었다. 트위터와 페이스북이 대세였다. 새로운 매체를 활용해 기삿거리를 찾고 업계에서 존재감과 영향력을 확대하는 기자들도 많아졌다. 손을 놓고 있어선 안 되겠다 싶어서 페이스북에 가입했다. 페이스북 알고리즘은 회사 선후배들이나 취재원들의 프로필을 보여주면서 친구로 추가하겠냐고 물었다. 웃고 있는 그들의 수많은 사진을 훑어보았다. 일상과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관계가 몇몇 주변 지인들을 넘어 출신 학교와 직장, 출입처, 심지어 해외로까지 무작위로 확장돼 있었다. 망해가는 구멍가게 단골이 글로벌 유통 체인의 신식 매장에 처음으로 진입한 기분이었다. 화려했고, 세련됐으며, 놀라웠다.
--- 「‘아직도 싸이월드 하는 사람’이라는 말」 중에서

‘도토리 다섯 알’은 나의 주제이자 분수였고 합리적 소비, 부담 없는 호의, 건강한 우정을 규정하는 척도였다. 소망상자에 담아둔 BGM을 가끔 친한 친구들과 선물로 주고받았다. ‘당신에게 도토리 다섯 알은 아깝지 않습니다’라는 뜻이었다. 최소 열 알의 도토리가 필요한 스킨을 선물하는 경우도 있었다. 그건 ‘매우 고맙습니다’ ‘아주 미안합니다’ ‘생일 축하합니다’처럼 특별한 감정을 드러내고 싶을 때 썼다. 가끔 도토리 열 알이 넘어가는 경우도 있었다. ‘당신은 내 사람’이란 뜻(혹은 열망)이었다. 만약 그런 생각도 없이 도토리를 스무 알 넘게 상습적으로 남발하는 사람이 있다면 적어도 내 기준에서 그건 심한 허세가 있거나 관계의 결핍으로 인한 불안이 있거나, 사기꾼이었다.
--- 「도토리 다섯 알 인생」 중에서

첫 일촌은 싸이월드의 존재를 알려준 M과 맺었다. 일촌명은 ‘울트라캡숑짱미녀’로 지었다. M의 홈피로 구경 갔더니 M이 일촌을 맺고 있는 친구 목록을 볼 수 있었다. 그들의 미니홈피로 이동하는 것을 ‘파도타기’라고 불렀다. 나는 사이버 서핑의 즐거움을 금방 깨쳤다. 새로운 친구의 미니홈피에서 또 다른 친구의 미니홈피로 넘실대는 파도를 탔다. 오프라인에서는 근황을 알기 어려운 이들, 친해지고 싶었지만 마땅한 기회가 없던 이들에게까지 금방 닿을 수 있었다.
--- 「전 국민 주택 보급 시대가 열리다」 중에서

여자들의 우정이 시작될 때, 대가 없이 뭉클한 호의가 싹트는 어떤 순간들이 있다. 스무 살의 Y는 소규모 세미나 수업에서 알게 된 친구였다. Y는 누군가를 배웅해주는 걸 좋아했다. 수업이 끝나고 잠시 나누는 대화가 아쉬웠는지 늘 바래다주겠다면서 따라왔다. 그날은 계단이 너무 많아 Y가 돌아가기 힘든 지점까지 왔다. 이제 그만 가보라고 만류하자 그녀는 마지못해 머쓱하게 손을 흔들고 도서관 계단으로 뛰어올랐다. 그 뒷모습이 이유 없이 그리워질 때가 있다.
--- 「싸이월드는 사랑을 타고」 중에서

싸이월드에서 가장 골치 아픈 관문은 일촌명 짓기였다. 새로 알게 된 누군가와 온라인에서 더 친밀하게 이어지려면 ‘일촌’을 맺어야 했는데, 그러려면 반드시 그 관계를 규정하는 이름을 지어야 했다. ‘나의119’ ‘엔돌핀’ ‘말이필요없는’ ‘2gether’에서부터 ‘동네바보형’ ‘1초원빈’ ‘초록맥주병’에 이르기까지. 그러고 보면 싸이월드는 참으로 서정적인 플랫폼이었다. 그의 이름을 지어줘야만 비로소 그가 나에게 와서 일촌이 될 수 있었다.
--- 「내가 그의 이름을 지어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일촌이 되었다」 중에서

싸이월드는 매주 수요일이면 새벽 2시부터 7시까지 전체서비스를 중단했다. 의사 가운을 입은 아바타와 함께 “불편을 드려 죄송합니다. 더욱 좋은 서비스로 보답하겠습니다”라는 문구가 뜨면 나는 금단증상으로 하염없이 새로고침 버튼을 눌렀다. 비슷한 처지의 싸이폐인들과 ‘분노의 네이트온’을 하며 불안에 치를 떨기도 했다.
--- 「싸이질 1만 시간이 남긴 것」 중에서

싸이월드가 리뉴얼 중이라고 한다. 완전히 끝난 줄 알았던 싸이월드의 부활 소식에 주성치 영화가 생각났다. 〈소림축구〉로 입문해 팬이 된 이후로 거의 모든 작품을 역주행해 봤다. 주성치 영화의 제일 좋은 점은 아무도 죽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정신없는 활극 가운데 분명히 절벽으로 떨어졌고, 분명히 둔기에 맞고 쓰러졌는데 그래도 절대로 죽지 않고 짠 하고 다시 나타났다. 가끔은 주성치조차 (자신이 감독까지 한 영화이면서도) 상대역을 향해 “아까 죽은 거 아니었어? ”라고 물었다. 스스로 봐도 ‘말이 안 되는 생명력’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싸이월드는 주성치 영화와 닮았다. B급이고, 재밌고, 무엇보다도, 절대 죽지 않는다.
--- 「미니홈피는 리뉴얼 중」 중에서

우리는, 아니 나는, 왜 그렇게 싸이월드를 하고 살았던 걸까. 미니홈피에 접속하는 것으로 일과를 시작하고 그날의 감상을 쓰는 것으로 하루를 마무리했던 날들. 기숙사 방에서는 늘 싸이월드 미니홈피 BGM이 흘러나왔었다. 새로운 곡으로 배경음악을 지정해놓으면, 룸메이트 후배는 “이번 달 저희 방 BGM은 이건가요?”라고 놀리듯 물었다. 싸이월드는 내 일부였고 분신이었다. 마치 거울 보고 단장하듯이 수시로 싸이월드 프로필을 바꾸고, 미니미 옷을 갈아입히고, 사진첩이나 게시판 폴더를 정리했다. 매일 방문자 수를 확인했으며, 방명록 댓글도 정성껏 달았다. 특별해 보이고 싶다는 욕망으로, 자칭 문학도의 고뇌를 담은 자의식 과잉의 난삽한 글을 수없이 써서 올렸다. 한때 나는 싸이월드의 그 작은 미니홈피 안에서 정말로 ‘살고’ 있었던 것 같다.
--- 「80년대생의 추억 복합기」 중에서

회원리뷰 (4건) 리뷰 총점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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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싸이월드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비***소 | 2021.10.29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이 책이 출간된 걸 알았을 때, 나도 싸이월드를 했어서 읽어보고 싶었다. 신간이라 어느 도서관에도 없더니, 검색해보니 작은도서관에 있어 상호대차로 신청했다.   나는 뭐든지 사람들이 다 알고 난 뒤에 한참 뒤에 늦게 알게 되는 편이다. 무딘 것인지, 관심 없는 것인지 , 암튼 싸이월드도 늦게 알았던 것 같다.     결혼하기 전엔 젊었으니 방구석에 박혀;
리뷰제목

이 책이 출간된 걸 알았을 때, 나도 싸이월드를 했어서 읽어보고 싶었다.

신간이라 어느 도서관에도 없더니, 검색해보니 작은도서관에 있어 상호대차로 신청했다.

 

나는 뭐든지 사람들이 다 알고 난 뒤에 한참 뒤에 늦게 알게 되는 편이다.

무딘 것인지, 관심 없는 것인지 , 암튼 싸이월드도 늦게 알았던 것 같다.

 

 

결혼하기 전엔 젊었으니

방구석에 박혀 가만히 있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던 나는 어디론가 나가야만 직성이 풀려 그렇게 많이 다니지 않았어도 여기 저기 조금 다녀봤던 거 같다.

 

그 추억거리가 싸이월드에 있다는 것이다.

여기저기 다니면서 남긴 사진을 그냥 버려두긴 아깝고, 나는 아마 사진 저장 용도로 싸이월드를 사용하지 않았나 싶다.

나만의 공간으로 내 기분이 어떤지, 일기도 가끔 썼던 거 같고.

중학교에서 수업하던 음악자료를 아마도 게시판에 저장해두었던 것 같기도 하다.

 

나의 젊은 시절 추억은 싸이월드 미니홈피에 남아있을 듯 싶다.

 

그런데 결혼하면서 싸이월드에 저절로 시들어졌던 거 같다.

 

내가 싸이월드를 사용하는 동안에 제자 하나가 "지금도 싸이월드를 해요?"

이 말을 들을 때 즈음, 블로그나 페이스북 등 이런 SNS를 하는 것 같았는데 남들 다하는 블로그를 보면 난 어려웠다. 잘 찍은 사진, 잘 쓴 글, 온통 잘 꾸며진 걸로 보여 내가 어떻게 하나, 시간을 대체 얼마나 투자해야 하나.....

 

엄두도 내지 못하다가 기록을 남겨야겠다는 생각에 19년도에 개설했으니 얼마나 늦게 개설했나 ...... 사진을 잘 찍어서, 잘 써서 개설한 게 아닌 단지 기록인지라 아직도 나는 사진도 잘 찍지 못하고, 그렇다고 글을 잘 쓰는 것도 아니고, 꾸미지 않은 채여서인지 읽는 사람도 많지 않아 처음엔 얼마나 조회되었는지 신경썼지만, 지금은 신경 쓸 겨를도 없다.

 

남들보다 빠르지 못하고 항상 뒤처지는 느낌...

 

이 책을 읽다보니, 과거에 싸이월드 하던 시절 생각이 많이 났다.

일촌을 맺을 때 일촌명을 지어야 했고, 도토리가 있어야 방도 꾸미고, 음악도 켤 수 있었던....

몇 달 전에 싸이월드가 복구된다는 기사도 봤던 거 같은데, 싸이월드가 복구되었는지 안되었는지 확인해보진 않았다. 확인을 한다면 내가 다시 싸이월드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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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문화리뷰 “내가 그의 이름을 지어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일촌이 되었다” 『아무튼, 싸이월드』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YES마니아 : 로얄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뻑* | 2021.10.13 | 추천1 | 댓글2 리뷰제목
  우리는, 아니 나는, 왜 그렇게 싸이월드를 하고 살았던 걸까. 미니홈피에 접속하는 것으로 일과를 시작하고 그날의 감상을 쓰는 것으로 하루를 마무리했던 날들. (아무튼, 싸이월드 138~139페이지)   음, 정말 궁금해서 그런데 말입니다. 싸이월드 했어요    한동안 싸이월드가 새로 문을 여느니 마느니 하면서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릴 때도 나는 그게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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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아니 나는, 왜 그렇게 싸이월드를 하고 살았던 걸까. 미니홈피에 접속하는 것으로 일과를 시작하고 그날의 감상을 쓰는 것으로 하루를 마무리했던 날들. (아무튼, 싸이월드 138~139페이지)

 

, 정말 궁금해서 그런데 말입니다.

싸이월드 했어요 

 

한동안 싸이월드가 새로 문을 여느니 마느니 하면서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릴 때도 나는 그게 왜 이슈가 되었는지 알지 못했다. 그 시절의 싸이월드를 불러와야 할 이유가 나에게는 하나도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싸이월드를 안 했냐고? 그립지 않더냐고? 글쎄, 이걸 싸이월드 했다고 해야 할지 안 했다고 해야 할지 난감하다.

 

싸이월드 미니홈피를 개설하기는 했다. 몇 개의 글도 있었을 거다. (가물가물) 그 당시 대학 동기가 교류하던 방식에 합류하려던 목적이었다. 전화나 문자보다 이메일로 서로의 안부를 더 물었던 때였다. 그 친구가 열어놓은 싸이월드 미니홈피에 가끔 드나들었다. 일상을 보여주는 사진, 길지 않은 몇 개의 문장으로 장소와 함께했던 사람들을 언급하고, 그날의 일을 아는 누군가는 친근하게 댓글을 남기기도 했다. 잘 놀다 왔어? 맛있는 거 먹었고? 응응, 또 가고 싶다. 학교를 졸업하면서 서로를 연결해줄 매개는 없었다. 한때(?) 동기이자 친구였다는 사이의 가벼운 안부. 더 뭐가 있을까. 그렇다고 서로를 미워하던 사이도 아닌데, 점점 세월의 흔적처럼 서먹함이 쌓이고. 이제 더는 싸이월드 같은 건 하지 않는 순간을 맞이했다.

 

사실 싸이월드가 막을 내린다고 해도 나는 서둘러서 저장하고 불러와야 할 자료가 없었다. 그 당시 나는 비공개로 사진을 올려두는 정도로만 이용했다. 그것도 어쩌다 한번, 가끔. 소중한 공간이고 자료였다면 수시로 드나들면서 마음을 보여주었겠지. 그러다 점점 타인의 삶을 엿보는 공간으로 변했다. 누군가의 근황이 궁금하면 비로그인으로 찾아보기도 했던 기억. , 그러지 말았어야 했는데, 지금 생각하니 별로 좋은 기억이 아니네. 조용히 몰래 찾아봐야 할 정도라면 좋은 사이는 아니었다는 거잖아? 아니면 한때 좋았지만, 지금은 소식을 알 필요가 없는 존재이거나. 그런 짓도 지금 생각하니 웃음만 나네. 딱 그때, 싸이월드가 모두의 세상에 중심이 되었을 때 우리는 이십 대였겠지. 응답하라 시리즈의 1994를 열광하면서 봤던 것을 보면, 역시 이십 대가 찬란했다고 생각했다. 그러고 보니 싸이월드응사 시리즈는 비슷한 시기에 우리가 열렬하게 사랑했던 세계였네. 도토리로 집을 꾸미고, 감정을 표현하듯 노래를 고르던 그곳. 디지털카메라로 감성의 최고조를 뽐낼 수 있던 곳. 몇 개의 문장으로 자기를 한껏 표현할 수 있던 곳.

 

그곳은 진짜였을까. 오프라인에서는 보여주지 못했던 것을 과감히 표현하기 좋았던 곳은 아니었을까. 감추고 싶은 게 많은데도 보여주고 싶은 것도 많았던 곳으로 기억하게 될 것 같다. 음악, 영화, 그림 같은 지식을 뽐내던 누군가의 실제 성격을 떠올리기도 했다. 작가의 기억에서 소환한 누군가처럼, 그 아이가 정말 그런 성격이었을까 한 번쯤 궁금해졌던 때가 있었다. 어떤 문장을 써 내려갈 때, 마치 밤에 쓴 편지를 다음 날 읽어보기 민망해져서 5G 속도로 쓰레기통에 던져넣을 수밖에 없는 민망함도 잠깐이지만 아무렇지도 않을 수 있는 곳이었다고. 생각하면 할수록, 들으면 들을수록 알지 못할 곳이 싸이월드라고, 지금의 나는 기억한다.

 

다시 찾아내려면 찾아낼 수도 있겠지만, 작가의 말처럼 싸이월드의 부활에 환호성을 지르지만, 싸이월드가 다시 우리 곁으로 오지 못한다고 해도 크게 아쉬움을 느끼지도 않을 것 같은 이 감정을 뭐라고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 싸이월드를 대신할 게 너무 많아서 그런 걸까. 기본적으로 계속 사용하는 블로그도 불편하지 않고, 짧은 글과 해시태그, 한 장에 다 표현되는 것만 같은 사진으로 우리는 충분히(?) 자기를 표현하며 소통하고 있지 않은가? ‘역사 속으로 사라진 토종 소셜 미디어라는 수식어가 잘 어울리지만, 말 그대로 역사 속에서 마주해도 괜찮은 존재가 되어버린 듯하다. 하지만 그 시절의 우리는 기억할 수밖에 없겠지. 그 세계에서, 그곳에서 교류하던 말들, 가장 예뻤다고 기억할 시간에 한 번쯤 다시 빠져들고 싶어질 수도 있겠다.

 

10년 넘게 기자로 일해온 작가가 그 기억을 이렇게 섬세하게 꺼낼 줄 몰랐다. 그랬었던가 싶을 정도로 내 기억에서는 사라진 장면들이 작가의 추억으로 소환되었다. 원하지 않았어도, 필요하지 않았어도 머물렀던 그곳에서 우리가 꾸며대던 자기만의 방을 불러온다. 요즘 세대가 들어본 적 없는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지금 우리가 흔하게 사용하는 SNS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은데 이상하게 너무 달랐던 방식에 불편함을 느낄지도 모르겠다. 휴대폰 하나로 모든 것에 접근할 수 있는 시대에 PC로만 문을 열 수 있는 미니홈피. 그곳은 추억 이상의 의미는 이제 없는 것일까. 생각해보면 참 이상하면서도 재밌는 방식이었는데 말이다.

 

사진 170억 장, MP3 파일 53,000만 개, 동영상 15,000만 개.

싸이월드에 보관돼 있는 이용자 데이터였다. 디카 시절 기록은 기억을 지배한다는 광고 카피가 유행했다. 실제로 그랬다. 기록은 기억을 지배하고, 사진은 추억을 지배했다. 싸이월드란 말을 들으면 아직도 마음 한편이 아련한 것, 아무리 시대가 바뀌어도 이 회사가 망하는 것만은 덤덤하게 지켜볼 수 없는 것. 그것은 싸이월드에 보관된 170억 장의 사랑보다 아름다운 어떤 추억이 여전히 우리를 지배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아무튼, 싸이월드 93페이지)

 

일촌을 수락하고 이름을 지어주고, 그 촌수로 서로의 거리를 가늠하며 공개했던 일상들. 음악으로 내 세상에 오는 이들을 환영하면서, 나를 표현하는 미니미로 또 다른 세상에서 머물게 했던 존재들이었는데. 아쉽고, 살짝 그리우면서 궁금하고, 그렇다고 다시 문을 연다고 해도 길게 머물 것 같지 않은, 여전히 그리움 속에 머물 시간을 싸이월드로 확인하게 되는 듯하다. 기억에 머물 공간들, 사람들.

 

근데 정말, 다들 싸이월드 했어요 

 

#아무튼싸이월드 #싸이월드 #박선희 #도토리 #미니미 #미니홈피 #기억 #추억

#내가그의이름을지어주었을때그는나에게로와서일촌이되었다 #에세이

 

 
댓글 2 1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1
구매 저 잠시 눈물좀 흘려도될까요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플래티넘 복**원 | 2021.08.13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책 읽다보니 작가님이랑 나이가 같더라구요그래, 바로 우리가 정통 싸이세대아입니까!!!ㅋㅋㅋ아무튼 시리즈 너무 잼나게 보고 모으고 있는데싸이월드 나온가보고 바로 질렀쟈냐요….그리고 순식간에 읽었쟈나요…..기자님이시라 그런가 필력이 아쥬…빨려듭니다ㅜㅜ그치만 더 빨려드는건….나의 싸이월드의 추억 ㅠㅠ밤새 싸이질하고 파도타규 구썸남 및 현남편과 연애하던시절의 방명록;
리뷰제목
책 읽다보니 작가님이랑 나이가 같더라구요
그래, 바로 우리가 정통 싸이세대아입니까!!!ㅋㅋㅋ

아무튼 시리즈 너무 잼나게 보고 모으고 있는데
싸이월드 나온가보고 바로 질렀쟈냐요….
그리고 순식간에 읽었쟈나요…..

기자님이시라 그런가 필력이 아쥬…빨려듭니다ㅜㅜ
그치만 더 빨려드는건….나의 싸이월드의 추억 ㅠㅠ
밤새 싸이질하고 파도타규
구썸남 및 현남편과 연애하던시절의 방명록과 사진첩댓글들….
이제 정말 기업인수해서 싸이 오픈한다는데 ㅜㅜ
좋은건지 나쁜건지 모르게써욤 ㅎㅎㅎ

진짜 감사합니다~~실실 쪼개기도하고 파하하하 웃기도하면서
잼난 추억여행했어요!! 강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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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 (5건) 한줄평 총점 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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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평점5점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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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마니아 : 로얄 d*******8 | 2022.01.07
구매 평점5점
추억이 방울방울.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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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마니아 : 골드 e*******n | 2022.01.06
평점5점
싸이월드를 함께 추억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이 한줄평이 도움이 되었나요? 공감 0
YES마니아 : 로얄 크****이 | 2021.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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