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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영이의 거짓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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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출간일 2019년 11월 27일
쪽수, 무게, 크기 216쪽 | 218g | 113*184*17mm
ISBN13 9791190298216
ISBN10 119029821X

중고도서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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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판매자 :   dooodooo   평점4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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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아직은 완전히 고장 나지 않은 당신에게 보내는 위로와 응원
당신도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존재로 꽃필 시기가 되었다

김민준은 평범한 일상과 소박한 사랑에서 반짝이는 순간들을 따뜻하게 길어내는 감성적 시선으로 인스타그램에서 2030 세대에게 사랑받고 있는 작가이다. 2015년 첫 책 『계절에서 기다릴게』부터 벌써 10여 권의 에세이와 소설을 꾸준히 펴낸 작가는, 두 번째 장편소설 『선영이의 거짓말』(자화상)에서 두 남녀 주인공 선영과 연준을 중심으로 자신을 있는 그대로 보듬고 자기만의 목소리를 되찾아 다시 세상에 나서는 사람들을 그린다.

우리는 사회 속에서 안전한 자리를 확보하고자 그 구성원으로서 제 기능을 다할 수 있음을 증명하려고 스스로 ‘사회인’이라는 옷을 입는다. 그 옷이 얼마나 잘 맞는지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 그 옷이 맞지 않아 불편하더라도 자기 자신을 속이고 어떻게든 그 옷에 맞는 사람이 되어야 도태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어느새 우리는 타인은 물론 자신에게조차 그럴듯해 보이려고 애쓰게 됐다. “나 자신에게 솔직한 사람이 되는 것도 어려워진” 것이다.

면접장에서 좀처럼 자기소개에 능숙하지 못해 번번이 떨어지는 취업준비생 ‘선영’과 밤이면 아파트 재개발이 중단된 폐허에서 쓰레기 더미를 뒤지는 직장인 ‘연준’은 제 몸을 ‘그럴듯한 사회인’이라는 옷에 맞추기 위해 분투하다가 자신의 목소리를 잃고 생의 태엽도 놓쳐버린다. 이 소설에서 선영과 연준이 멈춰버린 서로의 시계에 다시 태엽을 감아주고, 과거와 슬픔과 상처로 응집된 골목을 함께 지나, 유능한 사회인이라는 옷 없이 자기 자신으로 용기를 내는 과정은 뭉클하게 다가온다. “우리는 자기 자신이 되어야 해요”라고 말하는 작가는 “당신도 아직은 완전히 고장 나지 않았다”고, “이제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존재로 꽃필 시기가 되었다”고 위로와 응원을 보낸다.

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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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나 조용했다. 아무런 소리도, 움직임도 느껴지지 않았다. 하지만 그 끝에서 마치 세상의 모든 상실이 겹겹이 층을 이루어 마침내 빛마저 삼켜버릴 어둠으로 피어난 듯한 고독을 느꼈다. 간간이 세찬 바람이 불어오는 소리가 창을 흔들었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어떠한 소리도 들려오지 않는 그 어둠 너머의 적막이 비명보다도 더 날카롭게 그녀를 흔들고 있었다. 그 순간 선영은 알 수 없는 두려움으로 집까지 단 한 번도 쉬지 않고 달렸다. 거친 숨이 자신을 집어삼킬 듯했고, 다리가 풀려 당장이라도 고꾸라질 것 같았지만, (…) 그저 손끝에 아직 유효하게 남아 있는 그 작은 빛을 꺼뜨리지 않기 위해서 달리고 또 달렸다.
--- p.23~24

도망치는 게 뭐가 나빠, 뭐 난 그런 주의야. 조금 힘드니까 내가 못 하겠다는 건데, 그게 뭐가 나빠? 어울리기가 힘든데 굳이 어울리려고 나라는 사람을 애써 다그칠 필요가 있나 하는 거지. 좋아하면 돼. 하지만 좋아하지 않는 걸 좋아하라고 하는 건 말이 안 돼. 그건 이치에 맞지 않아. 불합리한 거야.
--- p.51

아마도 그녀가 지나온 골목은 지금쯤 완전한 밤의 영역에 도달했을 것이다. 어쩌면 그곳에는 선영이 두려워하는, 하지만 속으로는 꼭 대면하여 그 실체를 확인하고 싶은 대상이 조금씩 이쪽을 향해 걸음을 옮기고 있을지도 모른다. 선영은 약간의 현기증을 느꼈다. 풀리지 않은 의문들 속으로 너무 깊이 들어간 까닭이다. (…) 하지만 씩씩하게 선영은 손가락 끝으로 옅은 불빛을 밝히며 다시 그 장소로 나아갔다. (…) 진정 알 수 없는 일들이 일어나는 장소는 이 도시가 아니라 자기 마음의 깊은 영역이진 않을까.
--- p.65

어쩌면 선영은 오늘 누군가가 자신이 지금 한 질문을 자기에게 해주기를 바랐던 건지도 모른다. 잘 지내는지, 어떤 걸 좋아하는지, 앞으로 무엇이 되고 싶은지와 같은 질문들. 그 사람의 쓸모를 짐작해내기 위해서가 아니라, 사람 자체가 궁금해서 넌지시 던지는 다정한 질문들.
--- p.98

선영은 가장 높은 곳, 가장 화려한 순간의 빛을 끝내 바라보지 않고 가만 눈을 감았다. 그리고 손을 뻗어 저기 닿을 수 없는 몇 광년의 거리를 건너뛰어 빛나는 별의 촉감을 획득하는 여행자가 된 기분을 느꼈다. 그녀는 눈을 감고 이 순간이 지닌 의미들에 마음을 쏟고 있었다. 아주 짧은 시간이었다. 불과 몇 초가 되지 않은 시간 동안, 그녀는 세상에서 유일하게 다른 별의 흐름과 마음으로 대화를 나눈 사람이 되어 있었다. 잠시 후 날아드는 불꽃의 파열음, 선영은 그것이 별의 목소리라고 느꼈다. (…) 가능하다면 그녀는 영혼의 아주 깊은 장소에 그 목소리를 안치하여, 긴 방황의 시기가 찾아올 때마다 그곳에 기대어 조용한 꿈을 꾸고 싶다는 바람을 가졌다.
--- p.133~134

때때로 후회는 강물처럼 흘러가지 않고 어느 겨울 눈송이처럼 조용히 쌓여가는지도 모르겠네요. 하지만 우리가 살아가며 인생의 어느 부분은 빼놓은 채로 나의 삶을 이야기할 수 있을까요. 그렇게 아래에서부터 차츰차츰 소복이 쌓아 올린 것이 바로 나라는 사람일 텐데. 얼어붙은 대지가 오래전의 기억이라면, 그것에 포근한 햇살을 내려주는 것은 오늘의 자신이 되어야 한다고 믿습니다.
--- p.203

저는 가끔 나를 돌아본다는 말의 진정한 의미는 스스로의 감정에 진솔한 태도로 따뜻한 시선을 건네지 못했던 나날들에 대한 돌봄일 것입니다. 때때로 너무 절실했던 시간은 나를 많이 아프게 했지만, 돌아보면 오히려 스스로를 괴롭혔던 것은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이지 못했던 내 마음인 것 같습니다. 낭만으로 기꺼이 사랑하고 아낌없이 부서지던 순간들은 이제 자꾸만 아련해질 뿐이고 여전히 살아가며 방황은 시시 때때로 우리를 흔들어놓기도 하겠지만, 나 자신에게 솔직할 때 비로소 개선의 환경도 열린다고 생각합니다. 그리하여 내게 주어진 생이 사랑이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근거가 나라는 시간의 역사이길 바라겠습니다.
--- p.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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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완전히 고장 나지 않은 당신에게 보내는 위로와 응원
당신도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존재로 꽃필 시기가 되었다

김민준은 평범한 일상과 소박한 사랑에서 반짝이는 순간들을 따뜻하게 길어내는 감성적 시선으로 인스타그램에서 2030 세대에게 사랑받고 있는 작가이다. 2015년 첫 책 『계절에서 기다릴게』부터 벌써 10여 권의 에세이와 소설을 꾸준히 펴낸 작가는, 두 번째 장편소설 『선영이의 거짓말』(자화상)에서 두 남녀 주인공 선영과 연준을 중심으로 자신을 있는 그대로 보듬고 자기만의 목소리를 되찾아 다시 세상에 나서는 사람들을 그린다.

우리는 사회 속에서 안전한 자리를 확보하고자 그 구성원으로서 제 기능을 다할 수 있음을 증명하려고 스스로 ‘사회인’이라는 옷을 입는다. 그 옷이 얼마나 잘 맞는지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 그 옷이 맞지 않아 불편하더라도 자기 자신을 속이고 어떻게든 그 옷에 맞는 사람이 되어야 도태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어느새 우리는 타인은 물론 자신에게조차 그럴듯해 보이려고 애쓰게 됐다. “나 자신에게 솔직한 사람이 되는 것도 어려워진” 것이다.

면접장에서 좀처럼 자기소개에 능숙하지 못해 번번이 떨어지는 취업준비생 ‘선영’과 밤이면 아파트 재개발이 중단된 폐허에서 쓰레기 더미를 뒤지는 직장인 ‘연준’은 제 몸을 ‘그럴듯한 사회인’이라는 옷에 맞추기 위해 분투하다가 자신의 목소리를 잃고 생의 태엽도 놓쳐버린다. 이 소설에서 선영과 연준이 멈춰버린 서로의 시계에 다시 태엽을 감아주고, 과거와 슬픔과 상처로 응집된 골목을 함께 지나, 유능한 사회인이라는 옷 없이 자기 자신으로 용기를 내는 과정은 뭉클하게 다가온다. “우리는 자기 자신이 되어야 해요”라고 말하는 작가는 “당신도 아직은 완전히 고장 나지 않았다”고, “이제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존재로 꽃필 시기가 되었다”고 위로와 응원을 보낸다.

동물들이 자꾸만 사라지는 동네에서
쓸모없는 초능력을 가진 여자와
쓰레기 더미만 뒤지는 ‘쓰레기장 귀신’이
다시 생의 태엽을 돌리기 시작한다

이 소설에서 선영이 애써 감추려는 비밀이 두 가지 있다. 다한증으로 축축하게 젖어 있는 손과 그 손끝으로 공기 방울을 만들고 빛을 밝힐 수 있는 초능력이다. 늘 땀으로 흥건한 손은 타인과 관계를 맺기 위해 손을 맞잡는 가장 기본적인 행위부터 어렵게 만든다. 초능력도 선영에게는 취업이나 세상살이에는 하등의 쓸모도 없이 타인에게서 자신을 소외시키는 자질일 뿐이다. 그래서 이 능력으로 죽어가는 동물에게 숨을 불어넣고 까만 어둠을 밝히면서도 선영은 자기 능력을 ‘잔재주’ 혹은 ‘작은 위안’ 정도로 대단찮게 여긴다. 그런 선영이 다한증을 신경 쓰지 않은 채 누군가의 손을 기꺼이 잡고, 자기 비밀을 공유하며, 스스로도 외면하던 속내와 감정까지 털어놓는 사람은 연준이 유일하다.

선영의 동네에는 쓰레기 매립지를 아파트 대단지로 개발하려다가 지지부진해진 공사장이 있는데, 그 폐허를 배경으로 쓰레기 더미만 뒤지는 ‘쓰레기장 귀신’ 괴담이 퍼져나가고 선영은 동물들의 흉흉한 죽음과 실종 배후에 있는 존재로 그 귀신을 의심하기 시작한다. 연준은 재개발 중단으로 그곳에 아직 남아 있는 거처에 머물면서, 퇴근 후 어둠이 내리면 ‘완전히 망가지지 않은 것’들을 구조하러 공사장의 쓰레기 더미와 폐기물 더미 사이를 귀신처럼 헤맨다. 선영은 실종된 강아지를 찾으러, 연준은 조금만 손보면 아직 쓸모 있는 것들을 찾으러 나섰다가 그 폐허의 새까만 골목에서 서로를 맞닥뜨린다. 선영이 외친다. “사람입니까?” 넘어진 자신을 잡아주려고 손을 내민 연준에게 선영이 묻는다. “당신은 어떤 사람입니까?” 그때부터 두 사람에게는 멈춰 있었던 생의 시곗바늘이 조금씩 움직인다.

삶의 박자를 잠시 놓쳐도 당신은 충분히 아름다울 수 있다
조금 서툴러도 생의 기쁨을 주렁주렁 휘감고
내 마음에 솔직하게 스윙 재즈를 즐기듯…

선영과 연준을 비롯하여 이 소설에 등장하는 왕따 소년 ‘민성’, 청소기로 위층 골초를 후려친 ‘405호 박씨 아주머니’, 술과 담배로 외로움을 달래는 505호 아저씨 ‘이상식’ 등은 모두 타인의 시선으로 바라보면 삶의 정박자를 놓친 사람들이다. 그들은 이런저런 이유로 억누르기만 했던 자기 마음에 귀 기울여 솔직하게 표현하고, 자신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타인을 사랑하고, 지금까지의 삶을 보듬어 보통의 평균적인 행복이 아니라 ‘진정한 내’가 있는 미래로 나아간다. 이들을 통해 작가는 “정확한 박자를 벗어난 삶”도 충분히 아름다울 수 있음을 보여준다.

선영이 아르바이트를 하는 놀이공원으로 불꽃놀이를 보기 위해 모여드는 사람들도 어쩌면 삶의 엇박자를 자신만의 골목에 감추고 있을지 모른다. 이 소설에서 선영과 연준이 손을 마주 잡고 응시하는 ‘골목’은 “우리가 자주 지나가지만 그 서늘함의 의미를 제대로 인식해본 적 없는 불분명한 슬픔의 장소”를 의미한다. 우리 안에 갇혀 있는 그 슬픔의 정체를 외면하고 우리는 괜찮은 척 줄곧 거짓말한다. 선영의 다한증은 거기에서 시작됐다. 그래서 선영이 자기 자신일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인 연준 앞에서는 손안에 질퍽한 땀도 보송하게 가시고, 초능력도 그녀의 장점인 공감력만큼 자연스러워진다.

작가는 누구도 아직은 완전히 고장 나지 않았다고, 그러므로 삶의 박자를 잠시 놓쳤더라도 생의 기쁨을 주렁주렁 휘감고 내 마음에 솔직하게 매혹적인 스윙을 즐기듯 슬픔의 골목을 제대로 관통하여 그 너머의 세계로 걸음을 옮기자고 말한다. 한 걸음이라도 좋다고, 그 작은 걸음들로 거대한 슬픔에 대항하는 것이 인생이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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