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간 도시에서 길을 잃었다. 행인에게 길을 물어보면 되겠지만, 그를 귀찮게 하는 거라고 생각해 혼자서 몇 시간이나 길을 헤맨다. 가게에서 거스름돈을 돌려 달라고 하는 것이 민망해 거스름돈을 챙기지 않는다. 아이를 병원에 데려가려면 한 시간 일찍 퇴근해야 하지만 상사가 허락하지 않을까 봐 말하지 않는다. 퇴근하려는데 갑자기 비가 내린다. 그러나 직장 동료에게 우산을 빌려 달라고 하거나 같이 쓰자고 하면 폐가 될 것 같다. 결국 비에 쫄딱 젖어 가며 집으로 향한다.
자신감이 없는 이들은 이런 일을 자주 겪는다. 그들은 필요하고 원하는 것을 과감하게 요청하지 않는다. 이는 몇 가지 선입견 때문이다. ‘관심을 끌면 안 돼.’, ‘그것은 다른 사람을 귀찮게 하는 거야.’, ‘그 사람은 내가 필요한 게 뭔지 알 거야.’, ‘부탁할 필요 없어. 어차피 거절당할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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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감이 부족하면 끊임없이 다른 사람들과 자신을 비교한다. 아멜리는 가장 친한 친구 줄리아에게 “너 프랑스어 시험 100점 만점에 90점 받았지. 나는 88점밖에 못 받았는데.”라고 말했다. 가장 친한 친구이지만 더 좋은 점수를 받았기에 강한 질투심을 느낀다.
이런 이들은 우울감에 집중한 나머지, 친구들에게 더 이상 관심을 보이지 않을 수도 있다. 친구들은 무시당했다고 느끼고 ‘진짜 자기중심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하며 결국 거리감을 둔다. 하지만 자신감을 회복한다면 다른 사람들과 비교할 필요도, 좋은 기분을 느끼려고 내가 더 낫다고 느낄 필요도 없다. 타인을 비교 대상으로 삼는 소유적 관계에서 있는 그대로를 인정하는 자유로운 관계로 넘어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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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부인’ 행동을 하기로 결심할 수 있다 ---p.다른 사람들이 원하는 대로 행동한다. 다른 사람들의 마음에 들고 싶어서 그들이 보고 싶어 하는 영화를 보러 가고, 그들이 가고 싶어 하는 식당에 가며, 그들이 고른 휴가지로 휴가를 간다. 이런 사람들의 최우선 과제는 타인과 갈등을 빚지 않는 것이며, 거부당하지 않기 위해 그 사람의 심기를 거스르지 않는 것이다. 그리하여 “다른 사람들에게 동의하면 그들도 나를 거부하지 않고 받아 줄 거야.”라고 생각하며 안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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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문제는 결정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결정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어쩌면 이렇게 말할지도 모른다. “아무 결정도 하지 않으면 가만히 있을 수 있어요!” 물론 그렇긴 하지만 결정을 내리지 않는다고 해서 결정을 내린다는 생각 자체를 버려서는 안 된다. 그렇게 되면 미루자는 생각만 가득찰 것이다. 오늘 결정할 일을 끊임없이 내일로 미룬다. 결정하지 않겠다는 것도 결정이다. 결정하지 않겠다는 것은 하지 않겠다는 결정이며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결정을 못해 미루는 사람은 인생에서 성장하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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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마뉘엘에게 긍정적인 말을 해 주는 사빈을 중간에 멈추게 하느라 애를 먹었다. 사빈은 에마뉘엘에게 얼마나 좋은 친구일 수 있는지는 알았지만 자기 자신에게 얼마나 끔찍한 적군일 수 있는지는 알지 못했다. 하지만 두 상황은 정말 똑같았다. 나는 사빈에게 이렇게 조언했다.
“친구에게는 마음을 진정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었지만 정작 자기 자신에게는 그러지 않았어요. 에마뉘엘에게 그랬듯이 앞으로는 스스로에게 건설적인 말을 하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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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 처음 할 행동의 선택 기준은 이것이다. 첫째, 감당할 수 있는 난이도여야 한다. 둘째, 조만간 실현할 수 있는 행동이어야 한다. 셋째, 운동, 취미, 다른 사람 돕기처럼 가능하면 좋아하거나 잘하는 분야를 선택해야 한다. 넷째, 쉽게 반복할 수 있는 행동을 선택해야 한다.
특히 자신이 잘하는 전문 분야를 활용하는 것이 좋다. 아무리 자신감이 부족한 사람이라도 저마다 유능하거나 우수한 분야가 있다. 화술일 수도 있고, 따뜻한 정, 미소, 요리, 낚시, 운동일 수도 있다. 주변에서 나에 관해 하는 말을 잘 들어 보자. “아, 피에르는 역사라면 모르는 게 없지!”, “컴퓨터 수리는 아르튀르한테 부탁하면 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싶다면 루이랑 같이 바다 낚시를 해 봐!”, “다른 사람이랑 운동하고 싶으면 장한테 부탁해 봐! 장은 운동을 좋아하고 잘하거든.”
친구들에게 물어봐도 괜찮으니 자신이 잘하는 분야를 반드시 찾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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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 도중에 동료들 앞에서 내 실적이 나쁘다고 고함을 치며 질책하는 상사가 여기에 해당될 수 있다. 그때는 이렇게 대답해 보자. “제 업무나 제게 부족한 점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은 좋습니다(내용은 인정). 하지만 제 동료들 앞에서 고함을 치면서 말씀하시지는 않았으면 합니다(형식은 거부하기).”
여기서 기억할 것은 내 행동에 대한 지적을 경청하는 것은 유익하지만 다른 사람이 내 자아를 지적하게 해서는 안 된다. 타인은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나의 내면과 안정을 문제 삼을 수 있다.
심한 경우에는, 앞과 같이 대답해도 폭력적인 위협이 지속된다. 이때는 자리를 피하는 편이 낫다. 최후의 방책은 스스로를 보호하는 것이어야 한다. 타인의 도움을 받더라도 자신의 이익은 스스로 책임지고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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