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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의 넓이

혼자의 넓이

창비시선-459이동
이문재 | 창비 | 2021년 05월 28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9.4 리뷰 8건 | 판매지수 8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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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희곡 top20 2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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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05월 28일
쪽수, 무게, 크기 208쪽 | 238g | 126*200*10mm
ISBN13 9788936424596
ISBN10 89364245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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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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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뜨면
나무가 자기 그늘로
서쪽 끝에서 동쪽 끝으로
종일 반원을 그리듯이
혼자도 자기 넓이를 가늠하곤 한다
해 질 무렵이면 나무가 제 그늘을
낮게 깔려오는 어둠의 맨 앞에 갖다놓듯이
그리하여 밤새 어둠과 하나가 되듯이
우리 혼자도 서편 하늘이 붉어질 때면
누군가의 안쪽으로 스며들고 싶어한다
너무 어두우면 어둠이 집을 찾지 못할까 싶어
밤새도록 외등을 켜놓기도 한다
어떤 날은 어둠에게 들키지 않으려고
유리창을 열고 달빛에게 말을 걸기도 한다
그러다가 혼자는 자기 영토를 벗어나기도 한다
혼자가 혼자를 잃어버린 가설무대 같은 밤이 지나면
우리 혼자는 밖으로 나가 어둠의 가장자리에서
제 그림자를 찾아오는 키 큰 나무를 바라보곤 한다
--- 「혼자의 넓이」
―――――――――――――――――――――――

혼자 살아보니
혼자가 아니었다

혼자 먹는 밥은
언제나 시끄러웠다
없는 사람 없던 사람
매번 곁에 와 있었다
혼자 마시는 술도 시끌벅적

고마운 분들
고마워서 미안한 분들
생각할수록 고약해지는 놈들
그 결정적 장면들이 부르지 않았는데
다들 와서 왁자지껄했다 저희들끼리
서로 잘못한 게 없다며 치고받기도 했다

혼자 있어보니
혼자는 사실상 불가능했다
나는 나 아닌 것으로 나였다
--- 「혼자와 그 적들」
―――――――――――――――――――――――

남쪽에
아는 사람이 있는 사람이
바라보는 남쪽하고
남쪽에
아는 사람이 없는 사람이
바라보는 남쪽은
얼마나 다른가
--- 「남쪽」
―――――――――――――――――――――――

죽어서 살아 있다
이천년 넘게
죽은 채 살아 있어서

기뻐하는 자들은
기뻐하는 자들끼리 기뻐하고
아픈 자들 또한
아픈 자들끼리 아파하고
--- 「로마서」 중에서
―――――――――――――――――――――――

그러다보면 등꽃 향기에 취해
오월 한낮이 새카매지고
가까운 지구 밖 어디선가는
내가 이렇게 누워 있는 이 땅이
하늘의 끝, 천장일 수도 있겠거니 하다가

아니지, 모든 나무의 하늘은
여기 땅이 마땅할 수도 있겠거니 하는 생각
아니지, 등나무가 땅속에서 수고하는
모든 뿌리를 위해 걸어놓는
연등일 수도 있겠거니 하는 생각
--- 「연등 축제」 중에서
―――――――――――――――――――――――

지금 저기
저 높은 곳에서
얼마나 많은 눈빛이
만나고 있는 것인가

지금 여기
얼마나 많은 꿈이
얼마나 많은 안부가 안타까움이
저 달을 향하고 있는가

(…)

얼마나 많은 어두운 곳에서
얼마나 많은 오래된 기도가
저 달을 향해 올라가는 것인가
지상의 아픈 마음들 다 받아내는
저 달은 그래서 둥글어지는 것인가
그래서 저토록 둥글고 밝은 것인가
--- 「달의 백서 1」 중에서
―――――――――――――――――――――――

우리의 새로운 광장은 거리
선글라스 끼고 활보
도회지 한복판 교차로 횡단보도 건너
휘황한 상점들의 거리
날마다 커지는 찬란한 본사 건물을 지나
쨍쨍한 햇빛 속으로 활보
탄탄한 어둠 속에서도
색안경을 끼고 함께 활보 활보 활보
--- 「활보 활보」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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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재는 지구를 걱정한다.
지구는 크다. 직경 12,756킬로미터, 질량 6조×10억 톤의 몸집을 가지고 초속 30킬로미터로 우주 공간을 질주하는, 어마어마한 돌덩이다. 맨눈으로 지구를 본 인간은 거의 없다. 그런데도,
이문재는 지구 걱정을 한다.
지구는 작다. 태양계에서 가장 가까운 항성 프록시마는 4.3광년 거리에 있다. 멀다. 태양계를 식탁 위의 과일 쟁반만큼 줄여도 프록시마는 십리 밖에 있다. 쟁반 속 지구는 보이지도 않는다.
그런데도 이문재는 하염없이,
지구를 걱정한다. 커서 안 보여도 걱정, 작아서 안 보여도 걱정…… 기실, 이게 진짜 걱정이다.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꺼질까봐 근심하던 옛날 기나라 사람 같다. 그런데 ‘기인지우’의 신경쇠약 뒤엔 대전란의 화염과 비명이 있었다.
지구 걱정은 인간 걱정이다. 인간은 문명 폭주와 기후위기라는 대재앙 속에 제 발로 들어섰다. 이문재는 잘 안 보이는 그걸 미리 보고서 자신과 세계, 인간과 자연 사이에 광야를 짓고, 거길 떠돌며 외쳐왔다.
그 외침의 이름은 ‘기도’인데, 그에게 기도는 시 이전이고 ‘오래된 미래’이다. 지구가 인간을 위해 결코 기도하지 않는 곳, 그의 뜨거운 시는 다 여기서 나온다. 시 이전의 시. 미래에서 온 시.
- 이영광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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