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21년 06월 21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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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288쪽 | 404g | 135*200*18mm |
ISBN13 | 9791160806595 |
ISBN10 | 1160806594 |
발행일 | 2021년 06월 21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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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288쪽 | 404g | 135*200*18mm |
ISBN13 | 9791160806595 |
ISBN10 | 1160806594 |
머리말 4 1장 임상심리학자, 몰래 ADHD 검사를 시행하다 10 도대체 ADHD가 뭐길래 16 교무실에 드나들지 않은 학생이 어디 있다고 19 병원에 가는 일은 쉽지 않았지만 27 2장 우리가 잃어버린 조용한 소녀들 36 ADHD 진단에서 여성은 배제되어왔다 45 조용한 ADHD 51 여성 ADHD는 어떻게 발견되었나 56 3장 진료실에 여자아이와 여성은 없었다 62 질병의 특성 68 진단 기준과 진단 도구의 문제 73 공병 80 진료실 안에서 발생하는 문제 88 4장 진료실 밖에서도 여성 ADHD는 지워졌다 94 가정과 교실에서의 문제 98 대중매체가 전하는 고정된 질병 이미지 103 성역할 106 심리학·정신의학에서의 여성 혐오 123 5장 우리가 잃어버린 소녀들의 미래 130 심리학·정신의학계는 왜 변화하지 않았을까 134 ADHD 여자아이는 어떤 여성으로 자랄까 136 6장 ADHD로 인해 잃어버린 나를 되찾기 154 약물치료 159 인지행동치료 163 7장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 168 일상관리 172 우리에게 도움이 되는 것들 215 에필로그 232 부록 : 약물 일기 236 : 주석 272 |
개인적으로 ADHD라는 용어는 상식 단어 수준으로 알고 있었고, 소아·청소년기의 남자아이들에게 유독 많이 발생되는 현상이라고만 막연히 알고 있었다. 그렇지만 이 책을 통해 ADHD라는 것이 성별과 무관하게 발생될 수 있으며, 특히 여성은 소아·청소년기에 사회관습적인 편견에 의해 진단을 받지 못하고 성인이 되어서야 치료를 시작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 책을 통해 ADHD에 대해 얼마나 많은 편견과 오해가 있어왔는지를 알게 되었다.
이 곳 말고 다른 곳에도 같은 후기를 남겼습니다.
ADHD에 각별한 관심을 가지고 관련 서적에도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이 시기에 마침 출간된 책!
저자 자신의 이야기로 물꼬를 트는 이야기는 남성 중심 사회가 어떻게 여성의 ADHD 진단을 배제해 왔는지 설명하고, '사회가 요구하는 여성성'으로 인해 ADHD를 의심조차 못했던 여성들이 잃어버린 것들로 이어진다.
젠더 편향에서 비롯된 수많은 의학적 오류들을 읽고 있으니 숨이 막혔다. 여성이 세상에서 누락되는 과정은 너무 철저하고 빈틈이 없어서 그 틈으로 비집고 들어가 이의를 제기한 사람들이 무엇을 각오해야 했을지 감히 상상도 못 하겠다.
이 책을 통해 어린 시절과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기회를 가질 사람이 많을 것이다.
나도 그 중 한 명이다. 나는 어릴 때 학교에서 수업에 집중하지 못했고 늘 공상에 빠져 있었으며 책은 낙서 투성이였다. 성적은 당연히 좋지 않았다. 끊임없이 말하는 수다쟁이에 툭하면 부주의하게 걷다 넘어지고 챙겨야 할 물건을 잊기 일쑤였으며, 과잉행동으로 사람들에게 이상한 사람이라는 이미지를 주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몰랐다. 속으로는 그러고 싶지 않아도 몸을 가만두지 못했다.
어른이 된지 오래인 지금도 어릴 때 습관들은 남아 있다. 잠시도 못 앉아 있던 어린이는 집중력이 떨어지면 손가락을 꼼지락거리며 정신을 붙잡아두려 애쓰는 어른이 되었다. 신경써서 해야하는 일은 한계까지 미루다 끝내 못 한다. 충동적으로 돈을 쓰고 행동하며 체계와 구조를 익혀야 하는 일에 취약하다. 자연히 실패의 기억이 켜켜이 쌓여왔다. 깊은 자기혐오에 빠졌고 나에게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는 게 편해졌다. 어디서든 중심에 서지 않는 주변인인게 좋았다. 어떤 일을 하든 향상심은 없었다. 말단으로 버티기나 하면 다행이라는 생각으로 살았다.
그런데 이 모든 게 내가 못나고 멍청한 사람이란 증명이 아니라 아니라 ADHD 증상이었다니 안심되는 한 편 분노가 치민다.
물론 ADHD를 걷어낸 뒤에 드러나는 내 모습이 여전히 과잉행동을 일삼는 덤벙쟁이일 수 있다. 하지만 어릴 때 알았다면, 조금 일찍 알았다면 어느 쪽인지 빨리 알 수 있지 않았을까? 다른 모습으로 살 수도 있지 않았을까?
이 속성들로 인해 인생에서 많은 걸 잃었다. 내가 가진 가능성과 많은 인간 관계와 편안한 마음을 잃었다. 자각하고 고쳐나가기 시작했다 한들 당장 뚜렷하게 나아지지 않는다. 내 부정적인 마음과 자기혐오는 체화되었고 잃어버린 인생의 조각들은 돌아오지 않는다. 그게 슬프고 화가 난다. 그저 하루라도 빨리 시작했음에 위안을 얻을 수밖에.
치료와 적응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고 완치도 없을 것이다. ADHD를 다뤄 나가는 선택지밖에 없다. ADHD로 기인한 많은 부분이 이미 나의 일부이고 어쩌면 변하지 못할 수도 있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며 그래도 괜찮다는 위안을 얻었고 용기를 얻었다. 그리하여 좀 더 적극적이고 기민하게 치료에 임하고 싶어졌다.
책은 치료를 막 시작한 사람이나 오래된 사람, 자신이 ADHD라는 걸 의심하기 시작한 사람, ADHD로 의심되는 자녀를 키우는 사람 등 이 질환에 대해 막연한 마음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읽으면 좋을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글을 쓰면서도 무수히 의심했다. 나의 못남을 ADHD로 포장하고 있는 건 아닌지, 늘 하는 고질적인 합리화는 아닐지. 이런 자기 비난적 태도 또한 증상이라고 책에서 말해 주었다. 나는 전문가의 말을 믿으려 한다.
막 치료에 발을 디딘 시점에 출간되어 읽을 수 있음에 감사한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