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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예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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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예약

: 나의 유럽 드리밍북

청춘유리 글 / 사진 | 허밍버드 | 2021년 01월 12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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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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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 예정일 미정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240쪽 | 440g | 143*207*17mm
ISBN13 9788968332913
ISBN10 8968332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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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그렇게 어디쯤 왔다고 멋진 표식을 남기며 살고 싶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많은 것들이 사라진 지금, 그 어느 때보다 내게 주어진 것들을 사랑하게 됐다. 얼굴을 드러낸 채 서울의 공기를 맡는 일, 부모님을 뵈러 자주 친정에 내려가는 일, 남편과 함께 심야 영화를 보는 일, 친구들과 함께 술을 거나하게 마시는 일, 그리고 내가 가장 사랑하는 여행을 떠나는 일. 모든 것은 기억에서 시작되어 그리움으로 끝이 났다. 그리고 다시 희망을 품었다.
--- 「프롤로그」 중에서

그럼에도 나는 파리를 사랑한다. 형용할 수 없는 단어들로 여기저기 이름 붙여 놓은 기억들이 많다. 늦은 오후에 일어나 마레 지구를 집 앞 삼아 산책하고, 너무도 익숙해진 몽마르트르 언덕에 올라 버스커들의 노래를 듣고, 동네 슈퍼에 들러 시리얼과 과일을 사고, 그 유명한 파리 크루아상을 입에 물고 이름 모를 길들을 걸어 다닌다. 걷다가 다리가 아프면 에펠탑으로 가는 버스에 타서는 내내 창밖만 바라봐도 즐겁다.
--- 「우리들의 파리」 중에서

여행을 사랑하는 이유는 아주 단순한 것으로부터 온다. 속계에서 떠나 낭만 속에 살고 있는 듯한 착각인지 현실인지 모를 여행지에서 누군가의 눈치를 보지 않고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하는 것. 타고 가던 기차에서 내려 목적지 없이 길을 걸어도 불안해하지 않는 것. 언제고 내 행복을 선택할 수 있는 것.
--- 「도망과 여행 사이」 중에서

자주 혼자 여행을 떠났지만 늘 혼자인 것은 아니었다. 길 위에서 마주친 현지인들, 도미토리에서 만난 여행자들, 밥을 같이 먹기 위해 구했던 동행들, 그리고 내 안의 또 다른 나까지. 매일 내 작은 우주에서 벗어나 다양한 가치관을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누군가는 틀린 답이라고 이야기했던 삶을 자신만의 정답으로 만들어 가며 살고 있는 사람들을 만나고, 그 이야기를 되새기며 나만의 가치관을 묵묵히 새겨 나갔다.
--- 「혼자가 아니었다」 중에서

거리를 걷다 잠시 멈춰 누군가의 노래에 집중했던 그 여유가 그립다. 해가 떨어지는 골든타임. 목소리와 햇살이 눈부신 거리에 서서 한참 동안 누군가의 연주를, 노래를, 인생을 보려고 머물렀다. 그들의 목소리가 곧 나의 여행이 되고는 했는데. 여전히 그 자리에서 노래를 부르고 있을까. 아니면 그들도 나처럼 그날을 그리워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 「song for you」 중에서

분주한 조식당의 수저 부딪치는 소리, 이른 새벽에 일어나 짐을 싸는 옆 침대 여행자의 소리, 적적한 새벽 공항의 소리, 랜드마크 앞 사람들의 웅성거리는 소리, 입국장 문이 열리자마자 풍겨 오는 각 나라들의 첫 냄새와 빛이 일렁이는 호수와 강의 냄새, 비 오는 골목의 냄새, 오래된 기차의 화장실 냄새까지도. 언젠가 또다시 그 소리와 냄새를 기억해 낼 때 다시 그 앞에 서 있는 날이 온다면 두 팔 벌려 마음껏 안아 주고 싶다.
--- 「안아 줄게」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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