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출간일 | 2021년 06월 21일 |
---|---|
쪽수, 무게, 크기 | 264쪽 | 350g | 128*188*15mm |
ISBN13 | 9788998599836 |
ISBN10 | 899859983X |
출간일 | 2021년 06월 21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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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264쪽 | 350g | 128*188*15mm |
ISBN13 | 9788998599836 |
ISBN10 | 899859983X |
카카오 브런치, 제8회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 대상작 91년생 동갑내기 여성 작가 둘이 책에 대해 말하며 주고받은 모든 이야기들 계속 쓰기를 선택한 김이슬, 하현 작가의 ‘독서 교환 편지’를 묶은 에세이. 제8회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 대상작인 『우리 세계의 모든 말』에서 두 작가는 책에 대해 말하며 모든 이야기를 주고받는다. 깊은 우정을 나누면서도 못다 전한 진심에 대해, 여러 모양의 결핍에 대해, 여자로 사는 일의 지긋지긋함에 대해, 지나온 시간들과 함께할 미래에 대해. 좋아하는 책의 좋아하는 문장을 곱씹으며 어떤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는지 이야기한다. 서른 통의 그 편지들은 아주 많은 우리의 세계와도 닮아 있어서 글을 읽으며 우리는 각자의 이야기를 떠올리게 된다. 누군가에게 빼곡한 글자로 편지를 써 나의 기쁨과 슬픔을 털어놓고 싶어지기도 할 것이다. 젊은 작가들이 지금 읽는 책과 독서 행위에서 이어지는 내밀한 사유들을 들여다보며 한 세계를 확장하는 일의 다정함을 감각해 보기를 바란다. |
서문1. 건너편 옥상으로 _이슬 서문2. 사랑과 우정과 미래의 편지 _현 추천의 말1. 당신의 슬픔이 녹지 않는다면 _양안다 시인 추천의 말2. 너희 세계의 모든 말 _김여진 작가 수상 소감1. 순자 씨 뒤통수치기 _이슬 수상 소감2. 숨겨 왔던 나의 _현 편지1. 미안해 안심해 희망해 _이슬 편지2. 아주 많은 이름 _현 편지3. 말년이 좋을 거라 믿는 모임 _이슬 편지4. 정아에 대해 말하자면 _현 편지5. 패러디의 신 _이슬 편지6. 내가 나를 버릴 때 _현 편지7. 신이 내게 등을 보일 때 _이슬 편지8. 믿음 없이 하는 기도 _현 편지9. 심해어에게도 심해가 심해라면 _이슬 편지10. 생일 편지 _현 편지11. 영환아 나 오늘 생일이야 _이슬 편지12. 익숙한 오해 _현 편지13. 산책과 추월 _이슬 편지14. 망가진 채로 건강하게 _현 편지15. Hey, Joe! _이슬 편지16. 현의 미래 _현 편지17. 왜 짐을 나눠 들어요 _이슬 편지18. 그때는 이 우정도 사소해질까? _현 편지19. 아껴서 잘 살자 _이슬 편지20. 잘 먹고 잘 살아라! _현 편지21. 팔푼이 다녀감 _이슬 편지22. 가려운 미래 _현 편지23. 능숙과 미숙 _이슬 편지24. 처음이라는 거짓말 _현 편지25. 최대한 까먹으시오 _이슬 편지26. 잊으려 노력할수록 선명해지는 _현 편지27. 나는 당신의 증거 _이슬 편지28. 목격자를 찾습니다 _현 편지29. 네가 나의 증거 _이슬 편지30. 마지막이라는 거짓말 _현 작가의 말1. 시동을 걸며 _이슬 작가의 말2. 또 하나의 기적을 기다리며 _현 |
친한 회사 동료들이 독서와 쓰기에 익숙해지기를 바라는 마음에, 책을 소개해주기도 하고, 읽은 책에 대한 단상을 정리해보라며 블로그 만들기를 슬쩍 권유해보기도 했다. 읽기와 쓰기가 익숙하지 않은 이들이 독서와 글쓰기 세상으로 발을 들여놓기가 쉽지 않을 거라는 걸 알지만 독서와 글쓰기를 일단 시작만 하면, 살아가는 동안 나를 지켜 줄 든든한 방어막이 되어줄 좋은 습관이란 걸 확신하기 때문이다. 업무로만 소통하는 그들과, 업무 외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마음도 있다. 그들의 생각을 글로 만나보고 싶은 마음과 함께.
사람을 사랑하는 동안엔 정신을 차리기 힘든 내가 가장 많이 저지르는 실수는 나와 상대의 세계를 동일시하는 것이다. ... 내 세계를 상대에게 강요할 때도 많았다. 그게 먹히지 않을 땐 더없이 서운했다. 006-007쪽
잘 아는 지인들과 글로 소통하면 얼마나 좋을까? 게다가 책을 읽고 난 후의 느낌이나 생각을 서로 나눌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이런 기대 때문에 블로그 글쓰기를 권유했던 것이다. 누구에게나 읽고 쓰기는 좋은 습관이 될 수 있다는 믿음. 하지만 그걸 경험하지 못한 이들에게 하루 일과에 새로운 습관을 집어넣기가 쉬운 일이 아니란 것도 안다. 그래서 더 이상 진척이 없어도 약간의 서운함과 아쉬움만 느낄 뿐이다. 그 대신, 내 블로그 글을 추천하고 댓글을 달아놓은 것을 확인했던 순간에는 표현은 못했어도 눈물날 만큼 반가웠다.
교제와 침범은 필연적으로 함께일 수밖에 없어. 얼마 간의 침범을 시도하고 허용하면서 사람들은 서로 가까워지니까. 아무도 아무 것도 침범하지 않는다면 두 세계의 교집합 역시 생길 수 없을거야.(115쪽)
이 책 <우리 세계의 모든 말>을 쓴 김이슬, 하현 두 작가의 사랑과 우정이 너무나 부러웠던 이유. 내게도 책이나 다른 공통의 관심사를 매개로 속 깊은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누군가가 있었으면 하는 바람 때문이다. 내가 글을 쓰면 거기에 글로 답해 주고, 상대가 글을 쓰면 그 마음에 공감하며 내 생각을 전할 수 있는. 마음을 담은 이야기는 글로 표현하는 게 더 수월할 때가 있다. 심사숙고해서 쓴 글에서 진심이나 사려깊은 생각을 만나기도 한다. 때론 글로 소통하면 좋은 이유다. 한발짝 더 가까워지는 계기도 된다.
그들은 나란히 걷지 않아. 그러지 못하는 게 더 맞는 표현 같아. 늘 누군가 앞서거나 뒤에 있으니까. 얼핏 보면 각자의 산책을 즐기는 듯한데 실은 서로에게 온 신경을 다 쏟고 있어. 느슨한 줄을 보면 그래.(126쪽)
직장인이 하루 일과에서 자신을 위해 쓰는 시간을 내기가 쉽지 않다. 해야 할 일 목록은 빼곡하고, 일을 마치고 나면 심신이 피로하다. 내 몸과 마음을 챙겨볼 시간을 갖기 힘든 현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일 책을 펼쳐 단 한 페이지라도 읽고, 단 한 줄이라도 내 생각을 글로 정리해 볼 수 있다면 스스로에게 주는 보석과 같은 선물이 될 것이다. 자신의 성장과 진심 어린 소통의 기회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 덕분에 회사 업무가 아닌 우리 자신의 이야기로 웃고 떠들 수 있기를. 그날을 나는 포기하지 않고 기다린다.
이 우정이 너무나도 특별하고 소중해서, 아무리 익숙해져도 좀처럼 당연해지지는 않아서 언젠가 한번은 우리에 대해 본격적으로 떠들어 보고 싶었습니다. (262쪽)
내겐 동생이 있다. 동생과 나의 매개체는 책이다. 서로의 월급날에 책을 사주고 선물한다.
읽은 책을 이야기하며 우리는 등장인물을 자신에게 대입하기도 하며 웃고 슬퍼하기도 한다.
그렇게 책은 우리의 관계를 돈독히 하는 역할을 한다.
『우리 세계의 모든 말』 역시 절친한 두 여성 작가들이 책에 대해 말하는 독서에세이다.
하지만 이 책은 다른 독서에세이와 다르게 책을 매게로 두 여성 친구들의 깊은 우정을 고백하는 교환편지다.
책에 대해 말하며 우리는 모든 이야기를 한다.
사랑과 우정에 대해, 돈과 가족과 미래에 대해. 여기 모인 편지에는 우리 세계의 모든 말이 담겨 있다.
아직 할 말이 많이 남아서, 우리는 지치지도 질리지도 않고 계속 긴 편지를 쓴다.
책의 두 저자는 91년생이다. 올해 30인 두 동갑내기 저자들에게 삶은 단순하지 않다.
특히 불투명한 글쓰기라는 작가의 미래는 시시때때로 이들을 흔들리게 한다. 유명 작가가 아닌 이상 마트에서도 아르바이트를 하거나 다른 일들을 해야 한다. 과연 '글쓰기'를 계속 해도 되는 것일까 라는 불안감이 엄습해온다. 그 불안감이 찾아올 때 자신의 마음을 이야기할 수 있는 상대는 바로 두 친구들이다. 망했다고 하소연도 하며 앞으로 나아가도록 채찍질도 한다. 서로가 붙잡아줄 것을 믿기에 더욱 많이 이야기하고 넘어진다.
오랜 세월은 익숙함을 가져온다. 익숙함은 서로를 잘 안다는 믿음을 준다.
나만큼 너를 잘 아는 사람은 없어.
내가 너를 가장 잘 알아.
그리고 이 믿음은 상대방에 대해 더 잘 알지 못하게 하는 함정이 되어 서로에게 소홀하게 된다.
김이슬, 하현 두 작가 역시 오랜 시간 이야기를 주고 받는다. 그런데 이 책에서 그들은 질문으로 가득하다.
"넌 어떻게 나를 견뎠니?"
" 우리는 책을 많이 읽어서 가난해진 걸까?"
" 이슬아, 너는 수학을 잘했어?"
"왜 그때 나한테서 도망치지 않았어?"
이 질문들은 정말 서로를 몰라서라기보다 서로를 끝까지 더 잘 알고 싶다는 바램으로 귀결된다.
익숙함보다 미숙함을 택하고 잘 안다는 믿음보다 서로를 더 잘 알아가기 위해 노력하는 쪽을 택한다.
자신의 감각이 아닌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할 것을 말하며 서로의 마음을 고백한다.
책은 그냥 거들 뿐 이들의 깊은 우정이 책의 상황과 맞물리며 반짝반짝 빛나게 한다.
그러면 나는 계속 미숙할게.
모든 게 서툴러서 면밀히 살필게. 눈치를 볼게.
실눈을 뜰게. 좋아할게. 가까워지는 상태로 나아갈게. 배울게.
나를 믿지 않을게.
독서 에세이지만 두 저자가 말하는 책에 대해서 우리는 자세히 알 수는 없다.
다만 확실한 건 책으로 인해 두 사람의 마음이 반짝반짝 빛이 나고 표현이 풍성해진다는 사실이다.
브런치에서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었던 것도,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에서 대상을 수상한 것도 독자들이 책을 통해 더욱 빛나는 두 저자의 관계를 응원해주고 싶어서이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한 권의 책으로 출판되었지만 이 두 저자의 편지는 계속 될 것이다. 아마 새로 출간된 자신들의 책을 보며 더욱 깊은 이야기를 펼쳐놓고 있겠지. 공통의 관심사와 공통의 일을 하며 밤늦게까지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친구가 있다는 사실이 지독하게 부럽다. 그리고 앞으로 두 작가가 함께 펼쳐 나갈 미래가 더욱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