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라도 물어볼 사수가 없다! 있어도 막상 배울 점이 없다!”경력보다 실력이 쌓이는 주니어 맞춤 셀프 멘토링‘랜선 사수’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주니어급 사원들이 온라인에서 소비하는 커리어 콘텐츠를 가리키는 말이다. 비대면 시대, 업무를 더 적극적으로 배우고 싶은 MZ세대의 열정으로만 여긴다면 큰 오산이다. 랜선 사수를 찾아 SNS 플랫폼을 떠도는 주니어급 사원들의 사연은 제각각이다. 실무 용어조차 배우지 못하고 일을 시작한 경우, 사수와 선배가 아예 존재하지 않는 경우, 생긴 지 얼마 안 된 스타트업 회사에 입사한 경우…. 하지만 그들이 랜선 사수를 찾는 덴 명백한 두 가지 공통점이 있다. 바로 일터에 일 잘하는 법을 가르쳐 줄 존재가 없다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배우며 성장하려는 욕망이 있다는 것이다. 『사수가 없어도 괜찮습니다』는 제8회 브런치북 프로젝트에서 대상을 수상한 이진선 작가의 첫 책이다. 일 잘하는 디자이너, 돈 잘 버는 프리랜서로 착실히 실력을 쌓아 실천 기록 커뮤니티 ‘한달어스’를 공동 창업한 그는 자신의 경험을 고스란히 녹여내 구독자 5,700명을 가진 작가로 성장했다. 작가는 일을 잘하고 싶다는 단순한 욕망으로 숱한 고민 속에서도 멋진 결과물을 내놓는 디자이너로 자랐고, 연 매출 1억 원을 달성한 프리랜서에 안주하지 않고 사람들을 이끌고 북돋는 사업가로 거듭났다. 책에는 작가가 직접 부딪히고 깨지며 얻은 교훈과 자기 성장의 비결이 아낌없이 담겨 있다. 자기 발견 디렉터로도 활동하고 있는 작가의 역량이 여실히 드러난 결과물인 것이다. ‘일잘러’로 성장하는 법에 대해 오래도록 진중하게 고민해 온 작가는, 주니어급 직장인이 자신에게 가장 궁금한 내용이 무엇일지 생각하며 글을 써왔다고 고백한다. 실질적인 조언과 노하우를 얻고 싶었던 사람이라면 일 잘하는 선배에게 건강한 피드백을 받는 기분을 충분히 느낄 수 있을 것이다.사수는 없는 게 기본 값 : 현실 직시일터에 일 잘하는 법을 가르쳐 줄 사수가 없는데, 어떻게 일을 배울 수 있을까? 작가는 서문에서부터 우리에게 당차게 이야기한다. 우리가 그동안 머릿속에 그려왔던 ‘좋은 사수’ 같은 건 애초에 세상에 없다고. 사수는 없는 게 기본 값이라고 말이다. 사수가 없어서 괴로운 게 아니라, 사수가 있어야 한다는 강박감 때문에 괴로운 것이라고 일침을 가한다. 가정엔 부모님이, 학교엔 선생님이 있었기에 보고 배우며 의존하는 것이 당연했지만, 직장은 그렇지 않다. 일을 시작하고, 진행하고, 끝맺는 주체는 선배도, 상사도, 사수도 아닌 나 자신이다. 맡은 일을 수행하고 책임질 사람은 나라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1장에서는 우리가 그동안 느껴온 박탈감의 원인인 ‘좋은 사수 판타지’를 깨부순다. 이는 경력과 실력의 본질을 파헤치고 깨닫는, 자기 성장의 기틀을 마련하는 단계다. 뭘 알고 뭘 모르는지 아는 것 : 자기 발견작가는 말한다. 현실을 바꿀 수 없다면, 이미 처한 상황에서 배울 것을 찾는 눈을 갖추어야 한다고. 배울 점 많은 사수를 만나는 일이 왜 요원할까? 이는 사수를 유심히 지켜보면 그 답을 알 수 있다. 일은 오래 한다고 잘하는 것도, 열심히 한다고 성과가 나오는 것도 아니다. 따라서 선배들의 조언을 무작정 주워 먹지 말고, 내가 채우고 배워야 할 것들을 인지해야 한다. 사람은 ‘자신을 잘 안다고 생각하는 사람’과 ‘실제로 자기 자신을 잘 아는 사람’, 두 부류로 나뉜다. 책은 정보를 밖에서 얻으려고 두리번거렸던 눈을 나에게 고정시키고, 자기 자신을 학습하는 시간을 보내야 한다고 조언한다. 내가 가진 자산과 지식에 대해 살피는 ‘자기 발견’ 과정을 제일 먼저 가져야 한다. 가르치고 배우며 넓혀가는 일 : 자기 성장이처럼 ‘자기 지식’을 쌓는 자기 발견의 과정을 거치고 나면, 누구나 욕심낼 만한 인재로 거듭나기 위한 자기 성장의 단계에 도달한다. 책은 전문가의 기술 습득 과정을 다섯 단계로 분류한 ‘드라이퍼스 모델Dreyfus model of skill acquisition’을 예로 들어 설명한다. 이 모델을 자세히 살펴보면, 어떤 분야든 전체의 60% 이상이 ‘고급 입문자’ 단계에 머무른다. 이때 우리는 전문가로 성장하는 사람이 5% 미만이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아무리 좋은 강점을 가진 인재라도 전문성의 기준을 제대로 세우지 않는다면 그저 ‘고인 물’로 남는다는 뜻이다. 본인이 속한 분야에서 전문가가 되고 싶다면, 안정적인 상태에 머무르는 일을 가장 경계해야 한다. 작가는 안정된 상태를 경계하며 가능성에 신중하게 베팅했을 때 돌아온 성과에 대해 이야기하며 자신의 경험담을 가감 없이 털어놓는다. 여기에 꾸준히 성장하려는 사람들과 함께 만들어 낸 성취를 덧붙이며, 우리는 서로의 사수가 될 수 있다고 북돋우며 책을 마무리한다.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우리는 반드시 실패를 겪고, 누구도 이를 피할 수 없다. 하지만 실패 앞에서 일시 정지 버튼을 누를 것인지, 되감기 버튼을 누를 것인지는 내가 직접 선택할 수 있다. 무언가 잘못됐다고, 어딘가 부족하다고 느낀다면 차분히 되감기 버튼을 눌러 되짚어 봐야 한다. 그래야 문제를 해결할 수 있고, 다시 매끄럽게 삶을 재생시킬 수 있다. 과거의 나는 오늘의 나에게 경험을 바탕으로 조언하고, 오늘의 나는 미래의 내가 실천할 수 있게 돕는다. 이 모든 과정이 바로 ‘셀프 멘토링’이다. 당신이 가장 좋은 멘토는 이미 내 안에 있어서, 사수가 없어도 괜찮다고 말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이 책이 자기 성장의 첫걸음이자 좋은 사수를 찾아 헤매는 여정의 마침표가 되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