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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러운 것들은 쇳소리를 낸다

열린시학 시인선-146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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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출간일 2021년 06월 14일
쪽수, 무게, 크기 126쪽 | 224g | 124*204*10mm
ISBN13 9791167240262
ISBN10 116724026X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시인의 말

제1부

순댓국 유감
가뭄
자작나무
하늘가는 길 아시나요?
텃골일기
굽은 등
장마
상호대차
분리수거
동행
집중호우
죽부인
일기예보
탄생
서러운 것들은 쇳소리를 낸다
신이 되고 싶은 곳
부고
변신
끝달
그럼에도 불구하고 1
04시27분
종부
옛집
엄마의 뜰
해맞이

제2부

가출
첫눈
민들레
인사동 연가
밤꽃
마주보기
은밀한 멜로
사추기
살아온 생애만큼, 딱 그만큼
이유
횡포
진실은 묵묵부답
용의 숲길
영정
엄지발톱
아웃사이더
시론
십일월
스위치 켜다
저물녘
봄의 변주곡
은사시나무의 사계
히치하이킹

제3부

단풍
지리산
부용산
김용균 법
위장 전입
쪽방촌 사람들
도보 다리
5·18엄마가 4·16아들에게*
구룡포구
뒤풀이
혼술
트로이 목마
적멸
생인손
섣달이 되면 나무들도 시인이 된다
이유 있는 코스프레
백로
전광판
고사목
고려장
화장
천일염
이상한나라

해설_세계를 육화하는 일상의 언어/구중서

저자 소개 (1명)

회원리뷰 (2건) 리뷰 총점8.0

혜택 및 유의사항?
파워문화리뷰 서러운 것들은 쇳소리를 낸다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스타블로거 : 수퍼스타 산*람 | 2021.07.22 | 추천8 | 댓글2 리뷰제목
서러운 것들은 쇳소리를 낸다 장봉숙 고요아침/2021.6.14. sanbaram         장마   하늘이 검은 상복을 입었다 슬픔들이 지상으로 흐른다   왕원추리가 환하게 조등을 내 걸었다   검푸른 숲은 괴기스럽다 땅은 눈물에 젖어 흐느적거리고 꺼이꺼이 골짜기마다 통곡을 한다 얼마나 애달픈 사연 있기에 저리 무섭도록 눈물 쏟아내;
리뷰제목

서러운 것들은 쇳소리를 낸다

장봉숙

고요아침/2021.6.14.

sanbaram

 

      장마

 

하늘이 검은 상복을 입었다

슬픔들이 지상으로 흐른다

 

왕원추리가 환하게 조등을 내 걸었다

 

검푸른 숲은 괴기스럽다

땅은 눈물에 젖어 흐느적거리고

꺼이꺼이 골짜기마다 통곡을 한다

얼마나 애달픈 사연 있기에

저리 무섭도록 눈물 쏟아내는가

 

같은 사물도 보는 사람의 마음에 따라 다르게 느껴진다. 배우자를 여의고 슬픔으로 가득한 시인의 마음에는 비를 잔뜩 머금은 검은 구름이 마치 상복을 입은 것처럼 느껴지는 이유일 것이다. 하늘뿐만 아니라 짙은 구름으로 어둑하게 보이는 땅에 사는 생물까지 슬픔에 동참하는 것 같다. 그렇기에 환하게 핀 주황색 왕원추리꽃은 마치 조등을 내 건 것처럼 보인다. 아울러 산골짜기를 휘돌아 오는 비바람 소리는 통곡소리로 시인의 마음과 공명하고 있다. 이미 하늘나라에 간 사람을 아직도 보내지 못한 마음이 전달되는 시다.

 

 

      일기예보

 

날씨 우중충할 때마다

낡은 집에선

휘파람 소리가 난다

 

황소바람 수시 드나들며

여기저기 들쑤시고

 

삐걱거리는 낡은 계단

마디마디

가쁜 숨 턱에 찬다

 

오늘은

흐리거나 비

관절은 정확한 일기예보 기상캐스터

 

비가 오기 전에 옛날 할머니들은 장독을 덮으라는 말씀을 하시곤 했다. 어려서는 그것이 신기하기도 했지만 나이가 들면서 조금씩 이해가 되었다. 나이든 몸은 안 아픈 곳이 없기 때문이다. 특히 날이 궂으려 기압이 내려가면 온 몸이 쑤신다. 한 평생 몸을 위해 봉사한 팔다리, 허리가 모두 아우성친다. 그래서 일기예보를 듣지 않아도 비가 오거나 구름 낄 것쯤은 능히 안다. “얘야, 비 오기 전에 장독 덮어라!” 외치시던 할머니 나이가 된 시인의 경험이 녹아 있는 글이다. 그래서 나이든 사람들, 특히 큰 수술을 경험한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시다.

 

 

      서러운 것들은 쇳소리를 낸다

 

산을 넘고

재를 넘어

들을 휩쓸며 건너온 바람에게선

쉬익쉬익 쇳소리를 낸댜

 

병마와 동거중인

삭정이 같은 몸에선

가랑가랑

바이올린 현 긁는 소리

 

등 굽은 노파의 숭숭 뚫린

뼈마디마디에서는

색색 녹슨 기계음 소리

 

내뿜는 한 숨에서도

가슴 에이는

쇳소리가 난다

 

누군들

한 생이 만만했으랴

 

서러운 것들은 쇳소리를 낸다

 

쇳소리는 날카롭기 때문에 귀에 거슬린다. 살아서 잎을 달고 있는 부드러운 가지를 스치는 바람은 쇳소리를 내지 않는다. 산을 넘어오는 바람도 삭풍에 나뭇잎 다 떨어진 나뭇가지를 지날 때만 쇳소리를 낸다, 그러나 겨울이 되지 않았어도 병마에 시달려 잎을 떨군 삭정이 가지를 지나는 바람은 쇳소리를 낸다, 잠깐의 운동에도 벌어진 목을 지나 토해내는 가쁜 숨결도 쇳소리를 닮았다, 모두가 힘에 부쳐 내는 서러운 소리다. 한 평생 갖가지 풍상을 겪으며 굳어진 몸이기에 작은 움직임에도 서럽게 쇳소리를 내는 것이리라.

 

 

      영정

 

삭각의 틀 속에서

환하게 웃고 있구나

그 곳이 낙원이더냐

 

하도 당당해서

금방이라도 불쑥 튀어나와

어깨 감싸고 방긋 웃어줄 듯한데

 

틀 안과 틀 밖이

그 거리 가늠할 수 없어

아득하구나

 

억장이 무너진다

가슴에 묻은 내 이름 석 자가

대못이다

 

하필이면 왜 너냐고

하늘 향해 눈 부릅뜨고

주먹질 하건만

 

너는 햇살처럼

그저 환하게 웃고 있구나

 

엊그제까지만 해도 살을 맞비비던 사람이 영정 속 사진이 되어 웃고 있다. 보는 사람 마음이 찢어지는 줄도 모르고, 그저 당신 혼자 좋은 듯 밝게 웃는다. 저승과 이승이 갈린 다음에야 액자 속 웃는 얼굴이 가슴을 아프게 한다. 가슴에 묻은 이름 석 자가 가슴을 찢어 놓기에 하늘을 향해 주먹질을 해보건만, 영정 속 사진은 말 한마디 없이 그저 환하게 웃고 있을 뿐이다.

 

 

      전광판

 

부품 수리공장 같다

머리 목 팔 다리 옆구리 눈 코 귀까지

깁스 아니면 고정된 링거를 매달고

유령처럼 걷거나 휠체어다

수술실을 거친 투사들이다

웃음이 말라버린 무표정들은

난파당해 흘러간 무인도처럼 적막하다

생과 사를 넘나든 고뇌가

너무 치열했던 기억은 지워야 한다고

잘려나간 암 덩어리를 위해 지금은 애도 중이라고

저만치 보였던 하늘 길이 사라졌다고

말없이 온 몸으로 말하고 있는 사람들

 

하루 종일 전광판엔

부품을 수선할 사람들의 이름이

부유물처럼 떠 있다

 

병원의 전광판엔 환자의 이름이 뜬다. 제각각의 사연을 안고 주변을 어슬렁거리며 자기 차례를 기다리는 환자들. 누구 할 것 없이 몸의 일부를 떼어내고, 꿰매고, 싸맸지만, 하늘의 부름에서 벗어났다는 안도 때문에, 아픔을 감추고 제 이름 석 자를 기다린다. 내일은 어떨지 모르지만 오늘은 숨 쉬고 있음에 감사하는 것이다. 엊그제 하늘 길에든 옆 침대의 환우는 이제 나와는 관계가 멀어졌다고 안심하지만, 부품을 수선해야 하는 기계처럼 내 차례를 기다릴 뿐 할 일이 없다.

 

 

      천일염

 

염천의 담금질에

물기 다 빼앗긴

저건 마른 뼈 조각들

고단한 삶

고행한 생의 사리들

 

스님들의 수행으로 만들어지는 사리는 불에도 타지 않고 영롱한 빛으로 남는다. 바닷물이 하얗게 빛나는 소금이 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 동안 햇살과 바람에 물기를 말렸을까? 햇살에 물기를 다 빼앗기고 하얗게 빛나는 소금은 그래서 하얀 사리 같다. 그렇기에 살아가는 생물들에게 생명의 힘을 불어넣어 줄 수 있으리라. 하늘 볕과 바람결의 수행을 마친 소금을 사람들은 천일염이라 부른다.

 

댓글 2 8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8
서러운 것들은 쇳소리를 낸다 / 장봉숙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m*****8 | 2021.06.27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순댓국 유감 / 장봉숙   외식하자더니 시장통 허름한 해장국집   늙은 주모 졸다 말고 손님 보고 무심하다   때 전 원탁에 까맣게 눌러붙은 파리 떼 그렇거나 말거나 순댓국 자랑 늘어졌다   뽀얗게 김 서린 순댓국 후후 불어가며 세상 부러울 것 없는 남편 보며 밉살스런 속내 슬며시 접고 구수한 맛에 그 남편 그 아내 하;
리뷰제목

 

 

순댓국 유감 / 장봉숙

 

외식하자더니

시장통 허름한 해장국집

 

늙은 주모 졸다 말고

손님 보고 무심하다

 

때 전 원탁에

까맣게 눌러붙은 파리 떼

그렇거나 말거나

순댓국 자랑 늘어졌다

 

뽀얗게 김 서린 순댓국

후후 불어가며

세상 부러울 것 없는 남편 보며

밉살스런 속내 슬며시 접고

구수한 맛에

그 남편 그 아내 하기로 했다

 

그래도 너무했다

날이며 날마다 하는 회식 아니건만

생색낸 외식치곤

 

열린시학 시인선 146

서러운 것들은 쇳소리를 낸다장봉숙 고유아침 2021 P13

 

가끔 남편과 둘이 밖에서 간단하게 끼니를 때울 때가 있다. 밥을 하기 싫을 때나 아이들 없이 둘이 밥을 먹어야 할 때가 그렇다. 남편은 외식하자더니/ 시장통 허름한 해장국집을 가자고 했다.

수원역 앞에 가면 순댓국을 오랫동안 팔아온 골목이 있다. 나는 기억도 안 나지만 남편은 결혼 전에 갔던 적이 있다고 말했다. 점포는 좁고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에는 수십 년 동안 오르락내린 발자국으로 반질반질해졌다.

부글부글 끓는 김이 오르는 주방에서 점포보다 더 늙은 주모가 무심하게 눈짓으로 메뉴를 물었다. 어차피 메뉴는 순댓국 밖에 없으니 하나인지 둘인지 개수만 말하면 되었다.

갈 때마다 손님이 바글바글해서 자리를 잡기도 힘든데 어쩌다가 손님이 없는 한가한 시간에 가면 잘 아는 이웃사촌처럼 건성건성 안부를 묻다가 당신의 장사 이력을 죽 늘어놓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내가 30년이 넘게 순댓국을 팔았으니 내 윗대가 한 것까지 합치면 100년 가까이 했지.”

당신이 살아온 길을 열심히 이야기하다가 손님이 지나가면 들어오라고 호객행위를 하면서 일인다역을 했다.

툭툭 터진 뚝배기와 시커멓게 그을린 나무 받침도 지나간 세월을 옴팍 뒤집어 쓰고 있었지만 보글보글 끓은 순댓국은 입맛을 다시게 했다. ‘뽀얗게 김 서린 순댓국/ 후후 불어가며/ 세상 부러울 것 없는 남편 보며외식하자고 했더니 기껏 허름한 순댓국이냐 속에선 부아가 끓었지만 또 저걸 저렇게 맛있게 먹는구나싶어 끓은 속을 냉수 한 모금으로 식히고 아쉬움이 남는 외식이지만 밉살스런 속내 슬며시 접고’, ‘그 남편 그 아내 하기로 했다.’

30년 동안 산전수전 다 겪고 공중전도 겪어서 놀랄 것도 새로울 것도 없다. 풍족한 것보다는 부족한 것이 더 많았을 때는 외식 한 번도 계산이 복잡했는데 이제는 순댓국 정도는 계산 없이 먹을 수 있게 되었다.

장봉숙 시인의 생일에 남편은 처음으로 외식을 권유했다고 한다. 그 외식을 하고 난 다음 남편의 발병을 알게 되어서 시인에겐 특별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함께 있을 때는 소중하고 귀한 것들이 평범하고 일상적인 일들로 치부되기도 한다.

순댓국 유감은 평범한 일상이 얼마나 소중한 순간인지 인식하게 한다. ‘그 남편 그 아내 하기로 했다라는 표현이 행복한 아내의 모습과 쓸쓸한 아내의 모습이 중첩되어 오래도록 마음이 쓰였다.

시집 서러운 것들은 쇠소리를 낸다는 시인의 일상을 쉬운 언어로 적고 있다. 평범한 일상에서 소중한 것들을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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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 (3건) 한줄평 총점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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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점5점
삶의 매 순간을 담백하게 풀어 건네는 이야기. 담담한 진술 속에 느끼는 삶의 감동과 의미
1명이 이 한줄평을 추천합니다. 공감 1
k******4 | 2021.07.01
평점5점
이래 봬도 순댓국은 여기가 인근에서 최고여 하던 선배가 오늘따라 더 보고싶다..
1명이 이 한줄평을 추천합니다. 공감 1
j*****1 | 2021.07.01
평점5점
웬지 책의 제목을 보고 꺼이꺼이 울어야 할것 같습니다. 하늘길 애벌레가 나방되어 날듯..
1명이 이 한줄평을 추천합니다. 공감 1
딸* | 2021.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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