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사람은 말이 없지만, 죽게 생긴 사람은 할 일이 많다!
당신이 만약 오늘 시한부 선고를 받는다면 어떨까? 누구나 한 번쯤 그런 상상을 하지만, 억울함과 슬픔 등의 감정만 떠올려볼 뿐 실제로 무엇부터 해야 할지 진지하게 고민해본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만약, 시한부 선고를 받은 날 사랑하는 배우자가 자신을 배신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심지어 자신이 시간과 에너지를 쏟아 일군 사업을 집어삼키려는 경쟁자가 나타난다면 어떨까? 어차피 죽은 목숨이니 아무 생각도 하지 않고 여생을 보낼 것인가? 아니면 내가 일궈온 사랑과 사업을 지키기 위해 노력할 것인가?
여기, 시한부 선고를 받고도 죽을힘을 다해 하루를 바쁘게 살아가는 남자가 있다. 주인공 야코는 죽음을 상상조차 해본 적 없는 인물이다. 3년 전, 경제 불황으로 직장을 잃고 죽을 만큼 힘든 시기를 보내기도 했지만, 사랑하는 아내와 함께 작은 해변 마을에서 버섯 사업을 시작하며 정착한 이후로는 남 부러울 것 없는 인생을 살아가고 있었다. 어느 날, 의사로부터 독버섯 중독으로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이야기를 듣고, 집에서 아내의 불륜 현장을 목격하기 전까지는 말이다.
나는 이 나이 먹도록 죽게 되리라는 상상은 해본 적이 없다. 그건 마치 이 여름이 끝나더라도 다음번 여름은 변함없이 우리를 기다릴 것이며, 어떤 이유에선지 그 여름은 지나간 여름보다 훨씬 더 근사하리라고 믿는 것과 같다. 96p
갑자기 자신에게 왜 이런 비극이 일어난 걸까? 질문을 해봤자 답은 없었다. 그는 결국 스스로 답을 찾기로 한다. 죽기 전에 직접 자신을 독살한 범인을 찾기로 한 것이다. 그는 자신을 죽인, 정확히 말하자면 죽어가게 만든 살인자를 잡기 위해 수사를 시작한다. 그러나 그 과정이 순탄하지는 않다. 회사의 경쟁자들은 시도 때도 없이 그를 위협하고, 그는 어쩌다 자신의 살인사건을 해결하기도 전에 또 다른 살인사건에 휘말리고 만다. 범인도 찾고, 회사도 구해야 하고, 할 일이 많은데 살인 누명까지 쓰게 된 야코. 얼마 남지도 않은 인생, 왜 이렇게 꼬여가는 걸까?
쿠엔틴 타란티노와 코엔 형제의 팬이라면 주목해야 할 소설!
“쿠엔틴 타란티노와 아키 카우리스마키의 만남”(매거진 뷰셔)
“엄청난 스타일을 지닌 독창적이고 어둡고 재미있는 스릴러”(에바 돌란)
“코엔 형제도 그에게 배울 것이 있을 것이다”(독자평)
『사장님, 아무거나 먹지 마세요』는 출간 이후 여러 차례 블랙 코미디의 거장 코엔 형제의 작품과 비교되었다. 특히 아내를 유괴해 돈 많은 장인어른에게 몸값을 받아내려다 뜻하지 않은 살인사건에 휘말리는 내용의 영화 ‘파고(Fargo)’가 자주 언급되었다. 핀란드 작가 소피 옥사넨은 “코엔 형제 영화 ‘파고’가 떠오르는 소설. 어둡고 짜릿하고 재미있고 지적이며 치명적인 유머가 있다”라고 평했으며, 독일의 매거진 뷰셔(Bucher)는 미국에서 가장 독창적인 스타일의 감독으로 꼽히는 쿠엔틴 타란티노와 전 세계가 주목하는 컬트 감독 아키 카우리스마키가 만난 것 같다고 기술하기도 했다. 코엔 형제, 봉준호, 쿠엔틴 타란티노의 블랙 코미디 스릴러를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이 소설을 통해 익숙하고도 특별한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이 소설이 내로라하는 영화감독과 함께 언급되는 이유는 장르와 플롯의 유사성이 가장 크겠지만, 그의 소설이 기존의 소설들과 비교하기 어려운 독창적인 스타일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또한, 인물이 처한 상황을 이미지와 소재로 드러내는 연출과 읽는 것만으로도 호흡이 가빠지는 액션 장면의 묘사는 마치 영화를 보는 듯한 착각을 부른다. 하나의 장면, 하나의 대사로 사건과 감정을 함축적으로 드러내는 그의 능력은 그가 소설가로 데뷔하기 전 12년 동안 카피라이터로 활동하며 축적한 기량이 뒷받침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시원하고 유쾌하지만 절대 가볍지 않은 블랙 코미디
이 소설은 ‘독버섯에 중독된 버섯 회사 CEO’, ‘시한부 선고를 받은 날 아내의 불륜을 목격한 남자’, ‘비밀 없는 작은 마을에서 얼렁뚱땅 일어나는 살인’, ‘코앞에 범인을 두고도 모르는 경찰’ 등 코믹한 설정들로 가득하다. 자칫하면 그저 가볍고 우스꽝스러운 코믹 수사극으로 나아갈 수 있지만, 중간중간 등장하는 야코의 철학적인 사색이 어우러지면서 일반적인 코믹 소설과는 또 다른 매력을 확보한다. 그리고 아이러니한 상황 앞에서 야코가 하는 고민들은 자연스레 독자에게 전달되어 가볍지 않은 질문을 남긴다.
어떻게 사는 것이 최선인가? 어떻게 살아왔어야 하는가? 만약 삶이 하루밖에 남지 않았다면, 당신은 무엇을 하겠는가? 만약 일주일이 남았다면? 한 달이 남았다면? 난 이런 문제는 거의 생각해본 적이 없다. 아니, 전혀 생각해본 적이 없다. 49p
사람은 태어나자마자 죽음이라는 똑같은 종착역을 향해간다. 그리고 서로 비슷한 욕망을 품고 살아간다. 하지만 죽음을 대하는 태도와 욕망을 채우기 위한 방식은 모두가 다르다. 이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그들의 개성만큼이나 아주 다양한 방식으로 욕망을 채우고 있다. 때로는 이기심을, 때로는 정의감을 한 스푼 삼킨 채 자신의 욕망을 향해 달려가는 그들의 모습을 보며 독자들은 삶과 욕망 그리고 죽음에 대해 스스로 질문을 던지게 될 것이다.
그래도 아이스크림 덕분에 그나마 기분이 나아졌다. 강력한 마약류를 정맥에 직접 주사한 듯한 느낌이다. 적어도 내 상상으로는 이런 느낌이 아닐까 싶다. 내가 남은 생애 동안 마약을 주사할 일은 없을 것이니 실제로 비교해볼 수는 없지만, 모든 게 다 이런 게 아니겠는가? 우리 인생도 마음대로 만들어낸 가정과 기대가 뒤죽박죽 섞여서 나오는 결과물이다. 과연 우리의 인생을 무엇이라 규정할 수 있을까? 32p
색다른 보석, 지칠 줄 모르고 웃기는 범죄 소설! - 《퍼블리셔스 위클리》
놀랍도록 영리한 오프닝, 깔끔한 블랙 코미디, 독특한 북유럽 감성이 결합한 작품이다. 신선하고 재치 있다! - 크리스 이완, 베스트셀러 『세이프 하우스(Safe House)』 작가
당신이 읽은 범죄 소설 중 그 어떤 작품과도 비슷하지 않으리라고 장담한다. - CBTB, 범죄 소설 리뷰 전문 블로거
솜씨 좋게 짜인 플롯과 풍자적인 성찰 속에 신랄함과 통찰력이 드러난다. - 《아이리시 타임스》
블랙코미디와 예상치 못한 연민과 슬픔이 가득한 작품이다.- 《긱》
안티 투오마이넨은 인물, 플롯, 분위기를 능수능란하게 그려내는 뛰어난 작가다. - 이르사 시구르다르도티, 소설가
코엔 형제의 느낌과 엄청난 스타일을 지닌 독창적이고 어둡고 재미있는 스릴러 - 에바 돌란, 소설가
시치미 뚝 떼고 풀어 놓는 블랙 유머! 결과는 한 마디로 롤러코스터를 탄 듯하다. - 《가디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