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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카메론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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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팬데믹 시대를 건너는 29개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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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06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364쪽 | 482g | 140*210*21mm
ISBN13 9791191056839
ISBN10 119105683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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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30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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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들은 어떤 식으로든 생명을 구하는 내용이다. 등장인물들이 상대를 즐겁게 하는 것도 생명을 살릴 수 있는 주된 방식 중 하나다. 어려운 시기에 소설을 읽는 것은 그 시기를 이해하는 방식이자 그 시기를 끈기 있게 버텨내는 방식이기도 하다. (……) 웃고 울며 함께 살아가기 위한 새로운 규칙을 상상함으로써, 마침내 현재를 보고 미래에 대해 생각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 p.17, 「들어가는 글」 중에서

나는 원격 피아노 수업을 준비하는 것을 도와주겠다고 제안했다. 내가 일할 때 쓰는 계정을 이용해서 그녀를 위해 무료 채팅창을 준비할 생각이었다. 그러나 이때는 이미 봉쇄는 3개월째 접어들었고, 필라는 특유의 장난기를 잃어버렸다.
그녀는 말했다. “화면은 우리 모두가 연결되어 있다는 환상을 갖게 하지만 그건 사실이 아니야. 떠날 수 있는 사람들은 다 떠났지. 나머지 우리는? 우리는 버려졌어.”
그녀가 엘리베이터에서 내렸다.
“왜 아닌 척하는 거야?”
--- pp.26~27, 「빅터 라발, ‘알아보다’」 중에서

“힘든 한 해를 보내셨군요. 안 그런가요?”
당신은 아파트에서 혼자 두려움에 떨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그려본다. 섬처럼 고립된 소파에 누워 몸을 떠는 모습. 불덩이 같은 몸. 눈에서 눈물이 솟구칠 때 마치 익사하는 사람처럼 숨을 헐떡이는 모습.
“우리 모두 그랬잖아요?” 당신이 조용히 대답한다.
“안타깝게도 모두 여기에 있는 거 같아요.” 마침내 그녀가 말한다. 그녀의 손끝이 당신의 눈썹 사이에 깊이 팬 이마 주름을 따라 움직인다. 코 주변의 힘줄, 입가의 주름. 코 입술 주름. 당신은 그것이 그렇게 불리는 걸 이번에 알게 되었다. 흔히들 말하는 팔자주름 말이다. 그 모든 주름에 닿는 그녀의 부드러운 손길에 당신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나온다. 그녀가 눈꺼풀에서 화장 솜을 떼고 당신의 얼굴 위로 거울을 든다.
--- p.35, 「모나 아와드, ‘이처럼 푸른 하늘’」 중에서

다음 몇 주 동안 브루사르는 십여 편의 TV 프로그램에 초대되었고, 메이크업 전문가는 그의 이마에 난 흉터가 두드러져 보이도록 신경을 썼다. 자신에 대한 공격을 표현의 자유에 대한 공격이라고 보느냐는 질문을 받았을 때, 그의 어물거리는 대답은 겸손의 증거로 받아들여졌다. 난생 처음으로 로베르 브루사르는 주변의 모든 사람으로부터 사랑받는다는 느낌, 아니 그보다 더 좋은, 존경받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가 멍든 눈과 부상당한 군인 같은 얼굴로 어떤 방에 들어가면, 경외심에서 우러나는 침묵이 뒤따랐다. 그의 편집자는 입상한 순종 말을 과시하는 사육자만큼이나 으스대며 그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 p.94, 「레일라 슬리마니, ‘돌멩이’」 중에서

그래요. 제가 여러분이 문어라고 부르는 작고 어린 것처럼 보인다는 걸 압니다. 그 우호적인 존재들의 사진을 본 적이 있거든요. 제 생김새가 영 거슬린다면 눈을 감으셔도 좋습니다. 어차피 그러면 이야기에 더 집중이 잘 될 테니 말입니다.
안 됩니다, 여러분은 격리실을 떠날 수 없습니다. 밖에는 전염병이 돌고 있습니다. 저에게는 아니지만 여러분에게 너무 위험할 겁니다. 우리 행성에는 그런 종류의 미생물이 없습니다.
죄송합니다만 여러분이 화장실이라고 부르는 것은 없습니다. 우리는 흡수한 모든 영양분을 활용하기 때문에 그런 용기가 필요 없지요. 여러분을 위해 화장실이라는 것을 하나 주문했지만, 물량 부족이라고 하더군요. 필요하시면 창문 밖으로 시도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곳은 꽤 높으니까 뛰어내리지는 마시기 바랍니다.
--- p.100, 「마거릿 애트우드, ‘참을성 없는 그리젤다’」 중에서

난 오슬로에 있는 대학 친구들을 통해 요한을 알게 되었소. 요한은 1993년 여름에 프라하로 이사를 할 계획이었지. 당시 프라하는 특정 부류의 사람들의 마음을 끌었는데, 대학교육을 받았지만 구체적인 야망이 없이 ‘문학 공간을 열거나’, ‘잡지를 창간하기’를 원한다고 말하면서 사실은 대부분 그저 빈둥거리며 삶이 의미 없다고 느끼는 요한 같은 게으른 부류였소. (……) 목적이 결여된, 하지만 목적을 찾는 중이라며 늦잠을 자고 많은 영화 비평과 프랑스 철학을 읽고 자신의 시야에 깊이 새겨진 손에 넣기 어려운 여자들에게 골몰하는 우울증 환자들 말이오. 그런 여자들을 사로잡는 데 실패한, 시간이 남아도는 이 실업자 남자들은 대단히 핍박을 당한다고 느꼈고, 자신에게 기꺼이 시간을 내준 다소 매력 없는 여자들에게 분풀이를 하곤 했소.
--- p.145, 「레이철 쿠시너, ‘빨간 가방을 든 여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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