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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드

: 기후 위기 시대, 제2의 전기 인프라 혁명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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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총점9.7 리뷰 3건 | 판매지수 1,6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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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 2021년 06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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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용량 EPUB(DRM) | 44.76MB ?
글자 수/ 페이지 수 약 36.5만자, 약 10.2만 단어, A4 약 229쪽?
ISBN13 97889626237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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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 뉴스로 보는 책

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기후 재앙, 미래 에너지, 그리고
21세기 전기 인프라의 거대한 전환!


현재 우리는 재생에너지를 사용할 수 있는 전기 공급 시스템, ‘그리드’를 갖추고 있지 않다. 20세기의 그리드는 바람과 태양광 같은 가변성 전원이 아닌 석유, 석탄, 플루토늄, 천연가스에 맞춰 건설되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리드가 없다면, 당연히 전기도 없다. 전기 없이는 스마트폰도 없고, 에어컨도 없고, 온라인 강의도 없다. 가상 화폐는 당연히 없을 것이고, 공장, 경찰, 군대, 병원이 위험에 처하게 된다. 따라서 현대사회를 지탱하는 전기를 포기할 것이 아니라면 우리는 결국 그리드를 바꾸어야 하며, 실제로도 그리드는 급격히 뒤바뀌고 있다.

『그리드』는 재생에너지 발전량 및 전력 수요의 증가, 분산형 전원의 확대, 전력 산업의 탈중앙화를 둘러싸고 오늘날의 그리드가 지닌 문제가 무엇인지 보여주며, 21세기 전기 인프라 혁명과 그에 따른 기술 및 산업의 지각변동이 어디서, 어떻게 일어날 것인지를 구체적으로 예측한다.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들어가며

1장 바람이 불어오는 길목 앞에서
2장 그리드가 전선을 얻었을 때
3장 인설의 법칙, 그리고 법칙의 종말
4장 카디건을 입은 미국
5장 붕괴 위기에 처한 그리드
6장 돌 하나로 새 두 마리 잡기
7장 두 폭풍 이야기
8장 성배를 찾아서
9장 시대정신

나가며
감사의 글
옮긴이 해제

저자 소개 (4명)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빌 게이츠 ‘올해의 책’
[월 스트리트 저널], [커커스 리뷰] 극찬
과학 전문지 [사이언스] 추천 도서
아마존 에너지 정책 분야 베스트셀러
조천호 기후변화 특임교수 추천 도서
이소영 국회의원, 윤상직 전 장관 강력 추천

기후 재앙, 미래 에너지, 그리고
21세기 전기 인프라의 거대한 전환!


기후 위기는 돌이킬 수 없고, 전기 인프라의 붕괴는 불가피하다. 최신 연구들에 따르면, 우리가 지금과 같이 탄소 배출을 지속할 경우 21세기 말에 지구 기온은 4.5도 상승하고, 탄소 배출을 당장 중단하더라도 우리는 2도 수준의 지구 가열에 직면한다. 그리고 지구 기온이 2도만 올라도 많은 도시들에서 사람이 살 수 없게 되고, 4억 명 이상이 폭염과 물 부족으로 죽어가게 된다. 이렇게 기후 위기가 피할 수 없는 현실인 만큼, 기후 재앙은 우리로 하여금 재생에너지 사용을 불가피하게 만들고 있다.

그러나 놀랍게도, 현재 우리는 재생에너지를 사용할 수 있는 전기 공급 시스템, ‘그리드’를 갖추고 있지 않다. 20세기의 그리드는 바람과 태양광 같은 가변성 전원이 아닌 석유, 석탄, 플루토늄, 천연가스에 맞춰 건설되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리드가 없다면, 당연히 전기도 없다. 전기 없이는 스마트폰도 없고, 에어컨도 없고, 온라인 강의도 없다. 가상 화폐는 당연히 없을 것이고, 공장, 경찰, 군대, 병원이 위험에 처하게 된다. 따라서 현대사회를 지탱하는 전기를 포기할 것이 아니라면 우리는 결국 그리드를 바꾸어야 하며, 실제로도 그리드는 급격히 뒤바뀌고 있다.

이 책은 재생에너지 발전량 및 전력 수요의 증가, 분산형 전원의 확대, 전력 산업의 탈중앙화를 둘러싸고 오늘날의 그리드가 지닌 문제가 무엇인지 보여주며, 21세기 전기 인프라 혁명과 그에 따른 기술 및 산업의 지각변동이 어디서, 어떻게 일어날 것인지를 구체적으로 예측한다.

20세기에 오일쇼크가 있었다면,
21세기에는 전기쇼크가 있을 것이다!


에너지 이슈가 뜨겁다. 여기저기서 ‘에너지’라는 말이 끊이지 않는다. 2021년, 미국 정부는 2030년까지 온실가스를 최소 50% 감축하기로 약속했다. 이에 따라 캘리포니아주는 2030년까지 전력의 50%, 하와이주는 2032년까지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생산하겠다고 선언했다. 덴마크는 지금도 전력 생산량의 53.4% 이상을 재생에너지로 충당하고 있지만, 2050년까지 풍력만으로 100%를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그리고 현재 비슷한 움직임이 전 세계적으로 이례적인 속도와 규모로 일고 있다.

재생에너지는 정치적으로 올바른 판단일 뿐만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더 합리적인 선택이 되어가고 있다. 한 가지 예로, 환경에 그다지 관심을 기울이지 않던 이들까지도 이제는 경제적인 이유로 자기 집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고 있다. 이 작은 ‘발전소’를 설치해 전기를 만들면, 전체 전력 공급량에 기여한 만큼 전기 요금에서 그 대가를 돌려받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재생에너지 발전소 없이 그리드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사람들이 기존의 그리드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비용을 대부분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가정용 태양광 시스템은 더욱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이렇게 ‘녹색’ 에너지를 더 많이 사용할수록, 그리드는 더 취약해진다. 재생에너지 발전소는 불안정하며 가변적인 전류를 그리드로 흘려보내 그리드를 잠식하고 파괴하기 때문이다. 그 결과는 이미 텍사스 정전 사태와 같은 대규모 블랙아웃으로 나타나고 있다.

재생에너지의 거대한 확장은 그리드를 전면적으로 재구성해야만 가능하다. 그런데 그리드는 스마트폰 배터리부터, 입출력포트, 충전기, 플러그, 콘센트, 전선, 변압기, 전봇대, 저전압 배전선, 변전소, 싱크로페이저, 스위치, 퓨즈, 고압 송전선 그리고 발전소에 이르는, 그야말로 모든 곳에 뻗어 있는 인프라다. 따라서 그리드의 위기는 현대 산업과 사회의 위기이기도 하다. 그러나 뒤집어 생각해 보면, “이러한 구조적 변화는 제대로만 수행된다면 엄청난 기회일 것”이다.

제주도에 상륙한 에너지 위기,
2025년, 다가오는 미래와 기회!


구글과 애플은 이미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구글은 본사와 데이터 센터를 ‘마이크로그리드’로 운용하고 있으며, 애플은 기존의 그리드와 단절되어도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자체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미군도 미국 내에서 사용하는 전력망을 모두 마이크로그리드로 전환하고 있고, 세부 내용만 다를 뿐 코네티컷주 정부와 뉴욕주 정부 역시 동일한 사업을 진행 중이다. 그 밖의 시티뱅크, 비즈니스위크, 에디슨일렉트릭인스티튜트 등 굴지의 기업들도 지금까지 전력을 생산하고 관리하던 방식이 머지않아 막을 내릴 것이라고 예측한다.

재생에너지의 높은 변동성으로 인해, 열 저장(P2H), 그린 수소(P2G), 에너지 저장 시스템(ESS) 등 에너지 저장 기술에 대한 수요와 연구도 급증하고 있다. 전기차는 바퀴 달린 큰 배터리나 다름없기 때문에, 그에 발맞추어 보다 강력하게 권장되거나 빠르게 확대될 예정이다. 현재 햇빛, 물, 바람은 길거리의 전선을 없애고, 이동식 전기 생산 설비를 확장하며, 스마트 기술 간 통합으로 나아가고 있다.

재생에너지 위기가 비단 미국과 유럽의 이야기는 아니다. 제주도에서도 재생에너지 발전에 따른 과잉 전력을 전력망이 수용하지 못하는 사태가 일상적으로 벌어지고 있다. 대규모 풍력 시설과 태양광발전 시설이 과잉 생산한 전기를 어디로도 보낼 수 없기 때문에, 재생에너지 발전소를 전력망과 차단하는 일이 빈번해지고 전력망의 붕괴를 걱정하는 날이 잦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2025년이면 내륙에서도 똑같은 문제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지연된 위기는 늘 준비된 기회로 삼을 수 있다. 이 책의 ‘옮긴이 해제’에서는 바로 이러한 상황에 맞춰 전문가들이 미래를 전망한다.

eBook 회원리뷰 (3건) 리뷰 총점9.7

혜택 및 유의사항?
구매 현대 사회 시스템의 문제에 대한 세밀한 설명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YES마니아 : 로얄 e****s | 2021.12.10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역자 중 한 사람이 친구여서(자주 보진 못하지만, 이젠 유명해져서 유투브에서 언제든 볼 수 있는), 그의 페북이나 방송 등을 통해 들었던 이야기들, 그리고 개인적인 관심으로 오래 전부터 조각조각 접했던 이야기들을 아주 종합해놓은 양서라 하겠다. 일단 미국 그리드의 역사와 현황 그리고 미래 진단이라 하겠으나, 끄트머리 역자들이 한국사회에 대해서 간략하게 정리해 놓은 글까지;
리뷰제목

역자 중 한 사람이 친구여서(자주 보진 못하지만, 이젠 유명해져서 유투브에서 언제든 볼 수 있는), 그의 페북이나 방송 등을 통해 들었던 이야기들, 그리고 개인적인 관심으로 오래 전부터 조각조각 접했던 이야기들을 아주 종합해놓은 양서라 하겠다. 일단 미국 그리드의 역사와 현황 그리고 미래 진단이라 하겠으나, 끄트머리 역자들이 한국사회에 대해서 간략하게 정리해 놓은 글까지 포함하면 우리의 실정을 고려하는데 좀 더 다양한 각도에서 도움이 된다 하겠다. 

 

기술적으로 재밌는 지점들도 많이 언급하고 있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시스템 - 하부구조 및 사회제도, 정부정책, 그리고 기업의 이윤구조와 소비자들의 성향 등이 종합되어 있는 - 에 대한 사회학적인 분석서라고 볼 수 있겠다. 끄트머리 9장에 제시된 다음의 문장들이 이러한 시각을 정리해놓은 문장들이 아닐까 싶다. 

 

"... 그리드는 우리가 아직 충분히 상상하지 못한 물질적 시스템이지만, 정확히 무슨 일이 일어날지 예측할 수 없는 우리의 부족하 능력에도 불구하고 그 변화를 꿈꿔야 할 대상이자, 땜질을 통해 개선해야 하는 대상이고, 몇몇 부분에서는 새롭게 건설해야 하는 대상이라는 점 말이다. ..."

"... 우리가 원하는 미래는 이해관계가 결코 통합되지 않는 이들을 하나의 체계로 통합하는데 있다. 통합이라는 목표가 이들 가운데 일부를 배제하는 것보다 더 큰 문제를 감당하게 하더라도 말이다. ..." 

 

이 책의 장점은 참으로 상세하게 다양한 측면의 이야기들을 소개하고 있다는 것이고, 그렇기에 그리드를 둘러싼 여러가지 문제에 대한 독자의 이해도를 매우 효과적으로 높여줄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싶다. 정말 '너무나도 상세하게' 적어놓은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방대하게 자료를 정리하고 있다. 해당 분야에 대해 나처럼 아주 어설프게 개론적인 지식 정도가 좀 있는 사람에게, 새로운 관점은 없다고 할 지라도 텍스트로써 언제든 참조해볼 수 있을 자료가가 될 정도라고 본다. 다만... 대부분의 텍스트가 그렇듯이, 그 방대함이 약간의 지루함을 주기는 한다. 

 

인용한 문구를 사족처럼 설명하면, 모든 걸 다 단시간에 바꿀 수는 없는게 그리드고, 그렇기에 못마땅하더라도 안고가야 하는 부분들도 있을 것이며, 모든 참여자들의 만족을 보장하는 것을 불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새롭게 건설하고 변해야가야 한다. 그리고 그렇게 될 것이다. 라는 정도가 아닐까 싶다. 

 

역자들이 말하는 것들을 보면, 정말 우리는 얼마나 준비가 되고 있는지 모르겠다. 소위 탄소제로라는 전지구적인 목표를 향해 이제서야 공개적으로 나아가기 시작한 이 사회인데, 이런 책을 볼때마다 급하게 서둘러서 될 일은 별로 없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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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그리드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로얄 y****k | 2021.11.01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그리드를 읽고 쓰는 리뷰입니다. 내용은 좀 어려운거 같습니다 . 초보자들에겐 약간 어려울수도 있는 내용들입니다. 미국의 전기 역사 이야기라 그런지 우리나라랑 대입해서 본다면 유익할거같은데 , 기본적으로 내용이 미국의 이야기라 그런지 와닿는부분이 그렇게 크진않습니다. 그래도 전기에 대해서 자세하고 전기가 어떤 방향으로 가야할지 제시해주는것 같아서 그런것들은 좋았습니;
리뷰제목

그리드를 읽고 쓰는 리뷰입니다. 내용은 좀 어려운거 같습니다 . 초보자들에겐 약간 어려울수도 있는 내용들입니다. 미국의 전기 역사 이야기라 그런지 우리나라랑 대입해서 본다면 유익할거같은데 , 기본적으로 내용이 미국의 이야기라 그런지 와닿는부분이 그렇게 크진않습니다. 그래도 전기에 대해서 자세하고 전기가 어떤 방향으로 가야할지 제시해주는것 같아서 그런것들은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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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에너지믹스의 선결조건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골드 b*****3 | 2021.07.28 | 추천1 | 댓글0 리뷰제목
탈원전의 여파   학교를 마치고 사회에 첫 발을 내딛은 일이 원전 부지평가 사업이었다. 그리고 그 일이 평생의 업이 되었다. 1980년 월성 원전 후속기부터 시작해서 영광ㆍ울진ㆍ고리, 검토만 하고 부지로 선택되지 않은 부안ㆍ산포ㆍ송공, 사우디에서 스마트 원전 부지평가를 준비하기까지 40년 넘게 간여해왔다. 그러다 보니 부서의 매출 상당부분이 원전 사업이었고, 2017년;
리뷰제목

탈원전의 여파

 

학교를 마치고 사회에 첫 발을 내딛은 일이 원전 부지평가 사업이었다. 그리고 그 일이 평생의 업이 되었다. 1980년 월성 원전 후속기부터 시작해서 영광ㆍ울진ㆍ고리, 검토만 하고 부지로 선택되지 않은 부안ㆍ산포ㆍ송공, 사우디에서 스마트 원전 부지평가를 준비하기까지 40년 넘게 간여해왔다. 그러다 보니 부서의 매출 상당부분이 원전 사업이었고, 2017년 선포된 탈원전 정책은 그대로 태풍으로 밀어닥쳤다.

 

그렇다고 재생에너지 사업을 생각하지 않았던 건 아니다. 본사에 있을 때 검토해보니 태양광발전은 장치산업에 지나지 않았고 풍력발전은 우리가 간여할 부분이 없었다. 깊이 있게 검토한 것이 아니니 재생에너지의 장단점을 세세하게 파악한 것은 아니었지만, 예측이 어려운 기후에 의존해야 한다는 점, 생산과 소비의 시점이 일치하지 않을 때 전기를 저장할 마땅한 방법이 없다는 점, 엄청난 면적의 땅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우리에게는 적용하기 힘든 방안이 아닐까 막연히 생각하고 있었다.

 

원전 건설은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사업이어서 탈원전 정책이 선언되고 나서도 충격이 미칠 때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리지만, 사업의 가장 초기에 이루어지는 부지평가는 탈원전 선언 즉시 그 충격이 밀어닥쳤다. 발주가 임박해 있던 사업이 줄줄이 취소되고 수행하고 있던 원전 감리사업은 언제 중지될지 모르는 상황이 되었다. 당연히 이를 타개할 방안을 찾는 일이 먼저가 되어야 했지만, 그것보다는 감정이 앞서 탈원전 정책의 부당함과 재생에너지의 부적절함을 밝히는 일에 관심이 집중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생각과는 달리 문제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재생에너지는 선택의 여지가 없는 일인 것을 깨닫게 되었다. 물론 그것이 원전을 폐쇄해야할 이유가 아닌 것은 분명했지만, 궁극적으로 지향해야 할 지점은 탄소제로를 달성하기 위한 에너지 믹스라는 점은 분명했다. 하지만 그때까지는 전력 생산 수단으로서의 재생에너지만 생각했지 그보다 더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는 것은 모르고 있었다.

 

정부의 탈원전 선언이 있고 난 후 페이스북에서 전력분야의 전문가 몇 분을 만났다. 그러면서 재생에너지의 불안정성이 전기 공급 시스템을 무너뜨려 대정전(블랙아웃)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워낙 전기에 대해 아는 것이 없어 그저 현재 전기 공급 시스템은 통제 가능한 전력을 전제로 한 것이기 때문에 통제 불가능한 재생에너지가 그 시스템을 무너뜨릴 수 있다는 정도로만 알아들었다.

 

그리드

 

현지법인에 부임하기 전 본사 전력사업부에서 스마트 그리드를 추진하면서 처음 ‘그리드’라는 용어를 듣게 되었다. 그리고 재생에너지의 불안정성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하는 문제가 대두되면서 그리드의 개념을 조금씩 이해할 수 있었다. 그러는 데에는 전문가들이 페이스북에 올려놓은 글이 큰 도움이 되었다. 그리고 그 전문가들이 힘을 합쳐 번역한 <그리드(Grid)>를 만났다.

 

전기가 소비자에게 공급되기까지 발전ㆍ송전ㆍ배전 과정을 거치는데, 이 책에서 전기가 만들어진 역사에서부터 지금의 형태에 이르기까지 있었던 일을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지만 나는 책을 두 번이나 읽었는데도 이 중 송전ㆍ배전 과정을 그리드라고 칭하는 것 이상으로는 설명하지 못한다. 이해한 것을 요약하자면 이렇다.

 

“전력은 저장이 불가능할 뿐 아니라 소비자가 얼마나 멀리 떨어져 있든 생산되는 즉시 공급되며, 이 모든 과정은 1,000분의 1초도 걸리지 않는다. 따라서 소비자가 얼마나 전력을 요구하든 각각의 순간에 그리드에 연계된 전기장치가 무엇이든 이에 필요한 전력은 바로 그 시점에 그리드에 연계된 발전소에서 생산되는 전력량과 거의 완벽하게 균형을 이뤄야 한다. 그리드는 통제나 예측이 가능한 전력을 분배하는 시스템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그렇지 못한 재생에너지가 망에 더 많이 진입할수록 운영과정이 복잡해지고 예기치 못한 문제가 일어난다.”

 

“우리나라는 계절에 따른 기후 차이가 크고 변화무쌍하다. 겨울에는 일조량이 적어 그만큼 많은 난방 에너지가 필요하지만 줄어든 일조량 때문에 태양광발전량이 줄어들고 풍력발전은 블레이드가 얼어붙어 발전량이 더 줄어들지나 않으면 다행이다. 폭염과 혹한은 에너지 수요를 급증시키지만 그것이 또한 재생에너지의 공급량을 갉아먹는다. 이와 같이 전력이 부족할 때 이에 대처할 수 있는 예비 전력을 확보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과잉 생산되어 남은 잉여전력을 처분하기도 어렵다. 태양광발전이나 풍력발전은 그리드가 종잡을 수 없을 만큼 발전량 변동 폭이 크다. 이의 비중이 올라갈수록 위험도 그만큼 높아진다.”

 

“과도한 전력이 그리드에 유입되면 그리드는 전력을 차단해 스스로를 보호한다. 강풍이 불어 닥칠 때 그리드에 유입되는 전력과 유출되는 전력을 맞추기 위해 풍력발전소에 돈을 주고 가동을 멈추어야 한다. 태양광발전도 다르지 않다. 재생에너지 비중을 높이기 위해서는 이를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그리드를 증설해야 하지만 모두들 재생에너지가 가져올 장밋빛 미래만 그릴 뿐 증설은 아예 시야에 없다. 재생에너지 전원은 대체로 전력을 소비할 사람도 없고 송전선도 없는 곳에 위치한다. 그리드가 이런 곳에 유지되었던 적은 없었다.”

 

“연평균 정전시간은 일본 11분, 독일 15분, 한국 16분, 이탈리아 51분이며 모두들 10분미만으로 낮추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데 반해 미국은 120분 이상인데다가 그마저 점점 더 길어지고 있다. 기계장치는 전기 공급이 15초 중단되든 15분 중단되든 15시간 중단되든 정확히 같은 종류의 손상을 일으키고 원래대로 복구하는데 거의 같은 시간이 걸린다. 2014년 간행된 백악관의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에서 일어난 정전사태의 90% 정도는 배전시스템에서 시작된다. 전력이 모자라서가 아니라 그리드가 붕괴되었기 때문이라는 말이다.”

 

“전력산업의 기틀을 만든 선구자들은 태양과 바람의 변덕스러움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 이런 변덕을 그리드에 수용하는 일은 발전의 기반을 화석연료에서 재생에너지로 바꾼다고 자동적으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다. 많은 전문가들은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것을 단순한 개선을 넘어선 재창조라고 말하며 그 난이도는 우리가 보유한 모든 항공기가 승객을 가득 채운 채 비행하는 상태에서 활주로와 관제시스템을 재구축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말한다.”

 

전력저장

 

재생에너지는 넓은 부지가 필요할 뿐 아니라 운전시간이 기존 발전소에 비해 월등하게 적어 이 시설이 대대적으로 확장될 경우 그렇지 않아도 좁은 우리나라에 미칠 파장이 적지 않다. 그러나 앞서 정리한 바와 같이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은 그리드에 상당한 부담이 된다는 점이 오히려 더 큰 문제로 보인다. 결국 간헐성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생산한 전력을 저장할 경제적이고 효율적인 방법을 찾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저자는 필요할 때 사용할 수 있도록 전기를 저장하는 방법을 찾는 것은 모든 전력 산업 이론가가 꿈꾸는 일이라고 말하고 있는데, 이제 이 문제는 꿈이 아니라 당장 타개해야할 현안이 되었다. 결국 미래에 에너지를 더욱 청정한 방식으로 활용하려면 재생에너지에 의해 과잉 생산되는 전력을 저장해 놓는 방법을 찾아야한다는 말이다.

 

이를 해소하기 위하여 세계 곳곳에서 에너지 저장시스템(ESS, Energy Storage System)을 개발하는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배터리와 수소전지 뿐 아니라 대륙 간 연결을 통해 그리드를 확장하는 슈퍼그리드도 대안으로 검토되고 있으며, 환경문제 때문에 건설이 가능해 보이지는 않지만 양수발전소 또한 고려의 대상이 되고 있다.

 

내가 평생 해온 일 중 원자력발전소 다음으로 많이 한 일이 지하저장시설이다. 연구소에서 지금 회사로 옮긴 1982년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지하에 대규모 터널을 뚫어 원유ㆍ등유ㆍLPG를 저장하는 시설의 부지를 선정하고 설계하고 감리하는 일을 해왔다. 저장시설은 장치시설이니 수요가 무한정 늘 수 없는 일이었고, 따라서 그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다른 사업을 검토한 일이 있는데, 그 하나가 바로 압축공기저장시설(CAES, Compressed Air Energy Storage)이었다. 전기로 공기를 압축해 동굴에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압축공기로 다시 발전하는 시스템인데, 당시로서는 이를 도입할 유인이 별로 없었기 때문에 검토만 하다가 접었다.

 

하지만 지금처럼 탄소제로를 위해 재생에너지가 발전원의 주축을 이루어야 하는 상황이라면 이 방안은 매우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겠다. 무엇보다 우리나라는 이런 시설을 설치할 만한 양질의 암반이 지표 얕은 곳에 분포하고 있으며, 지하수위가 지표 근처에 분포하고 있어 수압을 이용할 경우 동굴 안에 콘크리트나 철판으로 복공(lining)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규모의 경제를 거둘 수 있는 천혜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터널이야 누구든 덤벼들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이 시설에서는 경제성을 높이기 위한 ‘지하수를 이용한 기밀유지’ 기술이 결정적인 요소가 될 텐데, 그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은 얼마 되지 않아 이 시장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를 해본다.

 

사우디 왕세자가 심혈을 기울여 개발하고 있는 네옴 신도시는 탄소제로를 겨냥하고 있는 만큼 모든 전력은 재생에너지로 공급할 계획이다. 당연히 간헐성을 극복하기 위한 ESS를 검토하고 있겠지만, 과문한 탓인지 아직 CAES를 검토한다는 이야기는 듣지 못했다. 물론 세계유수의 기업이 이미 이 시장에 뛰어들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지레짐작으로 포기할 일은 아니지 않은가.

 

반은 그리드에 대한 호기심으로, 반은 평소에 익히 그 역량을 알고 있던 전문가들이 합동해 번역한 책이 어떤 것일까 궁금해서 읽게 되었다. 앞서 언급했듯이 내용을 제대로 따라가지 못해서 두 번이나 읽었지만 덕분에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반짝이는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게 되었다. 나야 이미 은퇴를 넘긴 나이이니 내가 간여할 기회를 얻을 수는 없겠지만, 후배들이 이 기회를 잘 살려서 새로운 전기를 만들어 내기를 기대한다.

 

한국의 상황

 

역자들이 이 책을 번역하는데 무려 3년이 걸렸다고 한다. 읽기 전에 요즘처럼 하루가 다르게 발전해가는 상황에 시대에 뒤떨어진 주장이 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기는 했다. 읽고 보니 그리드, 더 나아가 전력산업 전반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고 후배들이 겨냥해야 할 시장에 대한 통찰을 얻는 덤을 누렸다. 좋은 책을 골라 오랜 시간동안 애써 번역한 역자들의 노고에 감사를 보낸다. 더구나 그저 번역하는데 그치지 않고 전문가의 시선으로 이와 관련한 한국의 상황을 책의 해제에 정리해놓아서 사안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혼자 읽고 넘기기 아까워 역자들이 부연 설명한 내용 중 인상적이었던 부분을 옮긴다.

 

“원자력은 반핵운동으로 인해 시민사회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에 한국의 원자력 수용성이 갑자기 나아질 것이라고 기대하기 어렵다. 물론 이것은 잘못된 신념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사람의 믿음이란 외력으로 바꿀 수 없는 명백한 실체이고 사람의 믿음을 바꾸는 것보다 더 어려운 일이 없는 것도 사실이다. 지난하고 성패를 알 수 없는 설득작업에 너무 많은 것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한국의 그리드를 지배하는 것은 한전 단 하나이다. 심지어 송전시장과 배전시장도 분할되어 있지 않다. 이렇게 망을 통합적으로 운용하는 덕택에 한국의 그리드는 정전도 적고 송배전 손실도 합리적인 수준에서 통제되고 있다. 그리드의 뼈대를 이루는 송전망도 인상적이다. 한국의 송전망을 이루는 골간은 호남과 영남의 원전, 영동과 충남의 석탄화력에서 수도 쪽으로 향하는 원거리 송전망이다. 또한 전기가 더 많이 움직여 송전망의 용량을 더 많이 잡아먹지 않도록 발전소를 배치했다. 수도권 외부 방사망의 끝에는 원전과 석탄화력과 같은 기저전원이 연결되어 있으며 반면 비싸게 거래되어 가동순서가 후순위인 LNG 복합화력은 인천과 같은 수도권 내부에 다수 자리하고 있다. 이는 장거리 송전망은 상대적으로 긴 시간동안 꾸준하게 운전한다는 뜻이고 중거리 및 단거리 송전망은 상대적으로 짧은 시간 동안만 운전한다는 뜻이다. 이렇게 되면 송전의 부담은 더욱 줄어든다.”

 

“이렇게 장거리 송전에 우리한 그리드의 구조는 한전의 독점을 더욱 효율적으로 만들어 40년 가까이 사실상 전력요금을 떨어뜨리는 성과를 거두고 송배전 손실을 그다지 염두에 두지 않아도 되는 그리드를 건설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그러나 이런 구조에도 균열이 가고 있다. 밀양 송전탑 갈등은 장거리 송전망을 확대하는 작업 자체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한전은 현재 전원과 수요처에 따라 그리드를 정교하게 배열해놓았지만 변동성이 큰 전원인 재생에너지는 이와 상관없는 위치에서 전력을 생산하고 있어 많은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전남과 제주도의 풍력발전과 태양광발전으로 인해 현재 구축된 그리드의 수용력을 초과하는 상황이 빚어지고 있다.) 이렇게 분포가 흐트러지면 전력망을 따라 전기가 이동해야 하는 거리가 길어지고 당장은 큰 용량이 걸리지 않는 송전선로에도 대량의 부하가 걸리는 상황이 잦아진다.”

 

앞으로 역자들이 에너지 저장시설에 관한 좋은 책을 골라 우리에게 소개해주면 좋겠다. 배터리에 대해서는 이미 많은 책들이 나와 있을 테니 배터리를 제외한 에너지 저장시설, 즉 슈퍼그리드나 양수발전소, 그리고 관심을 크게 두고 있는 CAES와 같은 기타 저장시설에 대한 좋은 안내서를 편찬해주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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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마니아 : 로얄 y****k | 2021.11.01
구매 평점4점
재미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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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마니아 : 골드 오**봄 | 2021.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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