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용의 예언
전쟁이 20년째 계속되면 작은 용들이 온다.
땅이 피와 눈물로 젖어 들면 작은 용들이 온다.
가장 환한 밤에 다섯 알이 깨지고,
싸움을 끝내러 다섯 용이 태어난다.
어둠이 솟아올라 빛을 가져오리니.
작은 용들이 오고 있다.
클레이는 자신이 예언 속 위대한 용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대단한 용이 되고 싶기는 하지만 그에겐 전설적인 능력이 하나도 없다. 공부보다 자는 게 더 좋고 싸움보다 친구랑 노는 게 더 좋다. 보호자들은 그런 클레이에게 숨은 광기를 끄집어내라고 하지만, 클레이에게 그런 게 있을 턱이 없다.
태어나서부터 한 번도 동굴 밖에 나가 본 적이 없는 클레이, 써니, 쓰나미, 스타플라이트, 글로리. 다섯 용은 온종일 전투 훈련을 받고 역사와 신화를 공부하는 게 생활의 전부다. 태양이 어떤 빛을 띠고 있는지, 가족이 뭔지는 모두 두루마리를 통해서 배울 뿐이다. 세 명의 보호자는 그들을 가둬 두고 가혹하게 훈련시킨다. 언젠가 때가 되면 ‘평화의 발톱’이 그들을 찾으러 올 거라고 말하면서.
한 번도 가족과 진짜 세상을 본 적이 없는 클레이와 쓰나미는 동굴을 탈출할 기회만을 노리고 있다. 그러나 출입문으로 쓰는 바위는 꼼짝을 안 하고 그것은 동굴 안에서 움직일 수도 없다. 어느 날 동굴에 무시무시한 암흑날개 모로씨어가 찾아온다. 모로씨어는 불길한 눈으로 어린 용들을 훑어보더니 보호자들에게 글로리를 제거하라고 말한다. 글로리는 예언 속 용이 될 수 없다면서.
이 이야기를 몰래 엿들은 클레이는 글로리를 지키기 위해서 탈출을 결심한다. 동굴에서 나가는 방법은 단 하나. 발밑에 흐르는 강물을 헤엄쳐 나가는 것뿐이다. 그 강이 어디로 연결되는지는 아무도 알지 못한다. 물속에서 오래 숨 쉬지못하는 클레이는 글로리를 위해 물에 뛰어들기로 결심하는데…… .
작은 용의 예언
전쟁이 20년째 계속되면 작은 용들이 온다.
땅이 피와 눈물로 젖어 들면 작은 용들이 온다.
가장 환한 밤에 다섯 알이 깨지고,
싸움을 끝내러 다섯 용이 태어난다.
어둠이 솟아올라 빛을 가져오리니.
작은 용들이 오고 있다.
동굴을 뛰쳐나온 클레이와 써니, 쓰나미, 스타플라이트와 글로리는 자유의 기쁨을 누릴 새도 없이 악랄한 하늘날개 여왕, 스칼렛의 궁전에 갇힌다. 다섯 용은 서로의 생사도 확인하지 못한 채 끔찍한 첨탑에 뿔뿔이 흩어진다. 클레이는 어쩌면 동굴 속의 삶이 하늘날개 여왕의 손아귀보다 훨씬 나았을 거라 생각했지만, 감옥에서 벗어나기에는 이미 약해질 대로 약해진 자신의 모습도 잘 알고 있었다.
백 개의 첨탑으로 이루어진 스칼렛 여왕의 감옥에는 클레이 같은 용들이 갇혀 있었다. 전쟁의 날카로운 상처가 감옥 곳곳에 남아 있었고, 불에 타거나 목이 잘린 용의 시체가 나뒹굴었다. 그러던 어느 날, 클레이 앞에 하늘날개 페릴이 나타난다. 자신을 스칼렛 여왕의 전투 용이라고 소개한 페릴은 클레이에게 말을 걸기도 하고 먹을 것을 가져다주기도 한다. 클레이는 여왕의 지시에 따라 수십 마리의 용을 죽여 온 페릴이 잔인해 보이면서도 가슴 한편에서 연민의 감정을 느낀다. 어쩐지 전투 용이 되어 싸우는 일은 페릴과 어울리지 않는 듯 보였다. 클레이와 페릴은 서로에게 경계를 풀고 조금씩 가까워진다.
그 시각, 하늘날개 스칼렛 여왕과 모래날개 여왕 번은 예언 속 전설의 다섯 용을 처리할 계략을 짜기 시작한다. 자신의 자리를 위협하는 것은 어떤 것도 용납하지 않는 무자비한 여왕들은 충실한 전투 용 페릴을 이용해 다섯 용을 하나씩 제거해 나가기로 하는데……. 과연 다섯 용은 스칼렛 여왕의 감옥에서 무사히 벗어날 수 있을까? 하늘날개 궁전에 갇힌 페릴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