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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낭만적 밥벌이

: 89년생 N잡러 김경희의

리뷰 총점9.5 리뷰 29건 | 판매지수 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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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출간일 2021년 07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264쪽 | 278g | 120*190*15mm
ISBN13 9788984374287
ISBN10 8984374288

이 상품의 태그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비낭만적 밥벌이』에는 먹고사는 존재를 넘어서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사회인 8년차 김경희의 삶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일에 대한 애증으로 미쳐버릴 것 같은 사람, 이직하고 싶어 엉덩이가 들썩이는 사람, 내일의 밥벌이가 막막한 사람, 좋아하는 일과 해야 하는 일들 사이에서 방황하는 사람, 방금까지 쓰던 보고서를 찢어버리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한다. 김경희는 사뭇 ‘웃픈’ 글을 잘 쓰고, 일에 대한 애증 중 ‘애’에 조금 더 치우쳐 있으므로, 키득키득하는 가운데 살살 풀리는 자신의 마음을 발견하게 될지도 모른다. 장담은 못하지만!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프롤로그는) 보리차 한 잔
왜 일하냐고 묻거든 그저 웃지요

1부. 일단 배부터 채우고 봅시다

한 끼_ 프리랜서로 살면서 생긴 기준
두 끼_ 솔직한 동기부여
세 끼_ 일에 미친 K-국민
네 끼_ CEO를 꿈꾸던 열세 살
다섯 끼_ 너는 일이고 나는 나야
여섯 끼_ 8년 전의 나에게 해주고 싶은 말
일곱 끼_ 연봉 두 배 올린 썰 푼다
여덟 끼_ 책 한 권 팔아서 얼마 벌어요?
아홉 끼_ 시간이 없으면 시계를 사면 되잖소
열 끼_ 번아웃이 뭔데, 그게 왜 나한테 오는 건데
열한 끼_ 나는 언제까지 일할 수 있을까

2부. 일하려고 사는지 살려고 일하는지

열두 끼_ 언제든 떠날 준비가 되어있을 것
열세 끼_ 살려면 운동해야 해, 살려고 하는 거야
열네 끼_ 마음을 쓰는 일
열다섯 끼_ 결국 삶에서 결혼도, 엄마가 되는 것도 지웠다
열여섯 끼_ 자영업자로 살아남기
열일곱 끼_ 테슬라, 애플 그리고 나
열여덟 끼_ 자기 성격의 장·단점을 서술하시오
열아홉 끼_ 하나를 보면 열을 알 수 있을지도
스무 끼_ 백화점에 돈 벌러 갑니다
스물한 끼_ 돈을 버는 것과 말의 무게를 견디는 것

3부. 일에 치이지 않으려면

스물두 끼_ 저는 뷔페를 운영하는 사람입니다
스물세 끼_ 일과 삶의 균형이라니
스물네 끼_ 질투는 나의 힘
스물다섯 끼_ 좋아하는 일로 돈 벌기
스물여섯 끼_ 첫 직장, 첫 월급의 꼬리표
스물일곱 끼_ 퇴사하는 마음, 퇴사를 바라보는 마음
스물여덟 끼_ 믿는 만큼 자란다
스물아홉 끼_ SNS를 대하는 나의 변화
서른 끼_ 삶이 버겁고 지겨울 때
서른한 끼_ 그럼에도 불구하고

(에필로그는) 숭늉 한 그릇
운의 영역, 큰 기대 없이 최선을 다하기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왜 일하냐고 묻거든 그저 웃지요]
학교를 졸업하고 밥벌이를 시작할 때만 해도 한 번도 생각해본 적 없는 ‘글 쓰고, 책 파는 삶’을 살고 있다. 그 어느 때보다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을 만나고, 접해보지 못한 직업인들을 만날 기회가 많아졌다. 그때마다 “안녕하세요. 저는 김경희입니다. 파인애플을 좋아해요. 책 읽는 것도요. 요즈음에는 재테크에 관심이 있어요”라 말하지 않는다. 소개팅 자리가 아니고서야 이런 소개를 할 일은 거의 없다. 사실 소개팅 자리에서도 통성명 다음에는 ‘그럼 무슨 일 하세요?’로 이어지니까. 어쩌면 일을 빼고는 나를 설명할 수 없는 것 같아서 “안녕하세요. 김경희입니다. 서점을 운영하고요, 몇 권의 책을 냈어요”라 말하며 일로 나를 소개한다.
일이 나의 타이틀이 된 것이다. 그렇다고 일에 대단한 의미를 부여하지는 않는다. 자아실현? 사회에 이바지? 아니다. 먹고살기 위한 것이다. 지구를 구하는 일도 아니고 생명을 구하는 일도 아니다. 대단한 사명감도 없다. 그저 내 힘으로 나 하나를 책임지기 위한, 생계를 위한 일.
--- pp.11~12

[프리랜서로 살면서 생긴 기준]
‘안녕하세요. ○○의 아무개입니다. 어쩌고저쩌고 저희는 이러한 회사고~ 이번에 엄청난 행사를 준비하고 있으며~ 장소는 어디고~ 시간은 언제며~ 행사 주제는 무엇이며~ 함께 진행하는 출연자는~ 시간은~ 이렇습니다. 참여 가능한지 회신 부탁드립니다.’
장황한 메일과 첨부 파일에 담긴 회사와 행사 소개. 모든 게 꼼꼼하지만 하나가 빠졌다. 바로 돈. 행사를 진행하는 주체도, 행사의 주제도 너무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건 돈이다. 돈만 쏙 빠진 제안 메일을 받을 때면 한숨부터 나온다. 내 노동에 대한 대가로 상대가 얼마를 지급할 생각인지도 모르는 상태로 이리 재고 저리 재게 된다.
‘나에게 맞는 행사인가, 내가 잘 준비할 수 있을까, 가능한 일정인가?’ 아…… 부질없다. 노동의 대가가 얼마인지도 모르는데 혼자 종일 고민하고 있으면 뭐 하나. 노트북을 열어 회신을 보낸다. 제안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다만 당일 다른 일정이 있어 참여가 힘듭니다. 모쪼록 행사 잘 치르시길 바랍니다.
제안서에 강연료 혹은 원고료를 명시하고, 지급 일자까지 적어서 보내는 곳이 있다. 그런 곳과 일하면 된다. 내가 너무 돈, 돈 하는 거 아니냐 싶을수도 있다. 하지만 일을 제안하면서 돈 이야기를 하지 않는 것은 나의 시간과 노동의 가치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뜻으로도 읽힌다. 그런 곳과의 일은 거절한다.
(……) 내가 얼마를 받게 될지, 받게 된다면 언제 받을 수 있을지도 모르는 상태로 일을 하던 때가 있었다. 돈 이야기를 꺼내는 게 어려워서. 한참 후에 통장을 확인하고 나서야 ‘아, 이 돈이었구나’ 했다. 일을 받는 처지라 일을 주는 상대에 모두 맞춰서 응대하고, 따랐다. 하지만 점차 깨달은 것은 ‘일의 주체는 내가 되어야 한다’는 것. 내게 일은 돈을 벌기 위한 활동이고, 나는 내 노동에 대한 정당한 가치를 받아야 하니까.
사회인 8년 차. 회사원에서 자영업자, 자영업자에서 프리랜서, 프리랜서에서 다시 급여노동과 프리랜서 일을 겸하는 사람으로 변신하며 쌓인 데이터를 분석해 본 결과, 일할 때 가장 중요한 세 가지는 다음과 같다. 일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 합리적인 마감 일정, 그리고 돈. 그 중요성을 잘 알기 때문에 종종 내가 일을 제안하는 주체가 될 때는 메일로 업무의 내용과 마감 일정 그리고 돈을 꼭 명시한다. 그게 일의 의미나 재미나 그 모든 것보다 중요하니까.
--- pp.21~25

[연봉 두 배 올린 썰 푼다]
단골손님에서 직원이 되어 분위기를 익히고 적응하며 시간을 보내니 한 달의 시간이 훌쩍 지났다. 일을 시작하기 전에도 사장님 혼자 일해서 한 사람의 인건비를 겨우 가져갈 수 있는 상황인 걸 뻔히 알고 있었으니, 월급을 받을 마음은 없었다. 내 통장에는 회사 다니면서 모아둔 적금이 있었고, 조금 도와주다가 적당한 때가 되면 네 번째 직장을 찾아 떠날 생각이었다. 그런데 사장님이 월급을 보냈다. 나는 정말 괜찮다고, 돈을 돌려주기 위해 계좌번호를 알려달라고 했지만 그럴 수는 없다고, 더 많이 못 줘서 미안하다고 말하는 게 아닌가? 내 월급 주겠다고 본인 월급 못 가져갔을 걸 생각하니 짠한 마음이 들었다. 결혼한 지 얼마 안 된 사장님은 버는 돈 없이 어떻게 가정을 꾸려나가고 있을까 하는 걱정도 함께.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업데이트할 때였다.
‘이왕 이렇게 된 거, 두 사람분 인건비를 만들자.’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출근한 나는 ‘무슨 일이든 시켜주세요. 열심히 하겠습니다’ 하며 앉아있는데 사장님이 어째 일 시킬 생각을 전혀 안 했다. “제가 송장 출력을 해볼까요? 아니면 홈페이지에 업로드 좀 해볼까요?” 말할 때마다 괜찮다고만 했다. 아니 괜찮으면 안 되는데. 두 명분 인건비를 챙기기 위해서는 두 명이 밤을 새워 일해도 모자랄 판인데 왜 자꾸 괜찮다고만 하는 거지 싶어 가만히 지켜보니, 사장님은 일을 시켜본 적이 없는 사람이었다. 혼자서 일한 시간이 길다 보니 그에 익숙했고, 솔직하게 말하면 스스로 무슨 일을 해야 하는지도 잘 모르는 사람이었다. 맙소사.
이렇게 앉아만 있다가는 둘 다 굶어 죽는다. 일을 시키지 않는 사장님을 마냥 기다릴 순 없었다. 나한테 일을 시키지 않으면 내가 시켜야지.
“사장님, 송장 프로그램 사용법 좀 알려주세요. 지금 당장요.”
“이거 다 사장님 개인 책이에요? 이제 안 보실 거죠? 그럼 이거 온라인에서 제가 팔 테니까 일러스트로 템플릿 좀 만들어서 저한테 5시까지 보내주세요.”
“출근 중이시죠? 책 사진 찍을 때 배경이 중요하니까 화방 들러서 배경지 사 오시고요. 앞으로는 배경지에 놓고 책 사진 찍어서 홍보해주세요.”
그렇게 하나씩 일을 시켰다. 두 사람이 각자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찾아서 하면 베스트겠지만 쉽지 않았다. 시킬 수 있는 사람이 시켜야 했다. 고용자와 피고용자의 역할 따위는 없었다. 나에게 중요한 건 일이 되게 하는 것이었다.
--- pp.60~62

[나는 언제까지 일할 수 있을까]
어렸을 때부터 텔레비전을 껴안고 살았던 나는 자연스레 삶을 드라마로 배웠다. 학교를 졸업하면 취업을 하고, 결혼을 하고, 회사를 그만두고 임신·출산·육아로 이어지는 삶. 드라마 속 30대 여성들은 모두 그렇게 살고 있었으니까.
겨우 들어간 대학교를 겨우 졸업해서 일을 시작했을 때, 내가 세운 계획은 이러했다. 1년 부지런히 일하고, 그다음 단계의 경력를 위해 준비하며, 결혼 전까지 5000만 원의 결혼 자금을 만들자. 그렇다. 내 일의 종착지는 결혼 자금이었다. 스물여덟에서 서른 사이에는 이뤄내야 할 나의 과업. 그러면 결혼 이후의 삶은 계획하지 않았냐고? 했다. ‘퇴사.’
아, 이제 와 생각하면 도대체 나는 왜 그런 생각을 한 건가 싶다. 일에 욕심이 있었고, 퇴근 후에도 부지런히 학원에 다니고, 자격증 공부하며 자기계발에 힘썼지만 5년 한정짜리였던 셈. 결혼 전까지만 일하는 걸 당연하게 여기며 살았다.
더는 거실 소파에 앉아 텔레비전을 보지 않는다. 침대에 누워 유튜브와 넷플릭스를 본다. 내 영원한 친구 텔레비전은 내가 할머니가 돼서도 함께할 줄 알았는데 말이다. 세상은 정말 빨리 변하고, 그만큼 나도 따라 변한다. 휴대폰 작은 화면 속에는 낯설면서 반가운 사람들이 보인다.
‘결혼하지 않고 사는 사람들이 있네?’
‘어? 저 사람이 58년생이라고?’
‘어?? 저 사람은 54년생???’
여성 혼자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사람들이 보인다. 1961년생 나의 모친보다 언니인 이들이 말이다. 저 바다 건너 외국에서 일하는 여성이라니. K-국민의 K-정서 콘텐츠를 열렬하게 소비하며 K-삶의 방식을 따르려 했던 나의 세계가 확장되기 시작한다.
--- pp.95~97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먹고사는 일의 숙명

최근 애플카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애플은 휴대폰 만드는 회사인 줄 알았는데 워치, 에어팟에 이어 애플카에다 새로운 먹거리 개발에까지 애쓰고 있다고 한다. 대한민국에서 독립서점 운영자이자 비전업 작가로 살고 있는 1989년생 N잡러 김경희는 이런 소식에 안도감을 느꼈다. 비단 최근 애플의 주식을 조금 샀기 때문만은 아니다. 세계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애플도 자신의 자리에 만족하지 못하고 계속 다양한 사업을 시도하고 있다는 점이 눈에 보여서다. 영세한 자영업자인 자신이 매일 하는 고민을 날고 기는 경영자인 팀 쿡도 똑같이 하고 있다 생각하니, 어째 마음이 가벼워지는 것이다. 당장 내 고민이 덜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먹고사는 일의 숙명이구나 싶어서.

세상은 빠르게 흘러가고 사람들은 늘 새로운 걸 원한다. 그러니 덩달아 늘 새로운 책을 판매하고, 새로운 책을 만들고, 새로운 모임을 기획해야 한다. 하늘 아래 새로운 게 없는데 자꾸 새로운 걸 만들어야 하다 보니 ‘신상’이라 하면 정말 머리가 지끈거린다. 예전에는 좋아하는 카페에서 신메뉴가 나오면 ‘우와, 궁금해! 맛있겠다’ 싶었지만 이제는 연민이 든다. ‘아, 음료 개발팀은 또 얼마나 고생했을까? 계절마다 신메뉴를 만드느라 얼마나 머리를 쥐어 잡았을까?’ 결국 전국 1위 음료는 작년도 올해도, 오늘도 내일도 아메리카노가 될 텐데 말이다.
_『비낭만적 밥벌이』 본문 중에서


8년 차 사회인 김경희

김경희는 8년 차 사회인이다. 첫 직장 생활은 월 100만 원 받는 3개월 계약직으로 시작했고, 이후 회사원에서 자영업자, 자영업자에서 프리랜서, 프리랜서에서 다시 급여노동과 프리랜서 일을 겸하는 사람으로 변신하며 살아왔다. 초창기 4년 동안엔 두 번의 퇴사를 거치며 너구리라는 필명으로 『회사가 싫어서』라는 책을 출간했다. 그 후 사업을 하나 벌였다가 재미가 없어져 슬쩍 접었고, 일하는 틈틈이 적은 자기 고백적인 글들을 엮어 『찌질한 인간 김경희』를 출간했다. 전작들에 비해 덜 알려지긴 했지만 외할머니인 주옥지 여사와의 주옥 같은 대화를 담은 『할머니의 좋은 점』도 썼다. 현재는 4년째 부천의 작은 서점 오키로북스의 ‘전문경영인’으로 일하며 얻는 급여소득과 글쓰기와 강연 등으로 얻는 추가소득으로 삶을 영위하고 있다. 작년에는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며 서점 운영과 추가 소득의 불안정성에 대해 새삼 깨달았으며, 재테크에 크나큰 관심이 생겨 돈을 상당히 써가며 학습하고 있다.
사회생활 8년의 변화를 한 줄로 정리해보면, 결혼 자금 5000만 원을 목표로 일하던 스물네 살이 내 집 마련 자금 5억 원을 목표로 하는 서른둘의 비혼주의자가 되었달까.

“혹시 사회 초년생 시절로 돌아간다면 뭘 해보고 싶으세요?” (……) 밥벌이 8년의 세월을 꽉 채운 내가 A에게 해줄 수 있는 말은 뭐가 있을까? ‘자기계발 하셔야 해요’라 말하며 영어학원을 권하기는 좀 그렇다. 당시엔 ‘이직’만 생각했지, 어디로 이직할지, 내가 무슨 일을 하고 싶은지, 뭘 잘하는지에 대한 고민은 없는 상태로 한 공부라 이직에 큰 영향을 끼치지 못했다. 그때 배운 영어를 써먹긴 했다. 퇴사 후 친구와 함께 떠난 여행, 동남아로 향하는 비행기 안에서 ‘치킨 오얼 비프?’라는 질문에 ‘취킨 플리즈!’라 자신 있게 말했다.
이제 와 내가 할 수 있는 말은 ‘저축 열심히 하시고요. 재테크 공부도 하세요. 부지런히 돌아다니면서 많이 경험하시고요’뿐인데 말이지. 어쩌면 이 말은 지금의 내가 8년 전의 나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다. 좀 더 솔직하게 말하면 영어 학원 다닐 돈으로 주식을 사! 대출받는 거 무서워하지 말고 회사 다닐 때 대출받아서 당장 집을 사!! 엑셀 말고!! 영상 편집을 배워!! 영상이 대세가 될 거라고!!
_『비낭만적 밥벌이』 본문 중에서


인생 목표는 ‘일 잘하는 리치 그랜마’

김경희는 ‘일 잘하는 리치 그랜마’가 되기를 꿈꾼다. 그냥 부자 할머니도 아니고 일 잘하는 부자 할머니라니. 대체 뭘까, 이 근성은? 자조적으로 말하는 K-노동자의 ‘노예 근성’인 걸까, 아니면 자기 인생 스스로 책임지는 데 익숙한 어른의 당연한 태도인 걸까. 일은 먹고살려고 하는 거라고 말하면서도 언제나 일은 ‘잘해야’ 한다고 외치고, 로또가 되면 다 그만둔다면서도 예상 당첨금을 100억 원으로 상정하는 것을 보면(지난해 로또 1등 당첨금액 평균은 약 21억 원이다) 사실은 그냥 일을 너무 좋아하는데 아닌 척하는 것도 같다. 김경희는 왜 그렇게나 일을 ‘잘하고’ 싶어 하는 것일까?

좋아하는 글쓰기로 밥벌이를 하면서 가장 좋은 순간이 언제냐 묻는다면, 글 쓰는 순간이 아니다. 출간 제안 메일을 받았을 때, 책이 나왔을 때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인세가 들어왔을 때. ‘그래도 이건 좀 너무한 거 아니야? 그래도 작가인데 일하면서 좋은 순간이 고작 세 번뿐이라니?’ 싶은 마음이 들어 좀 더 고민해 보니 또 있다. 간혹 글이 술술 써질 때가 있다. 다 쓴 글을 읽고 ‘와, 이걸 내가 쓰다니. 나 대단해!’라는 감탄이 나올 때. 물론 안타깝게도 365일 중 2일뿐이다. 그러니까 출간 제의 메일을 받고 책 한 권이 만들어지기까지의 길고 기나긴 시간은 대개 괴로움이다.
‘내가 왜 계약을 한 거야? 세상에 글 잘 쓰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은데! 나 따위가 무슨 글이야!! 마감이 다가오고 있어, 어쩌지? 어쩌지? 지금이라도 죄송하다고 하고 계약 파기할까?’ 하는 마음으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낸다. 신기한 건 그러면서도 조금씩 쓰기는 쓴다. 아침에 겨우 일어나 노트북을 챙겨 출근 전 근처 카페에서, 퇴근 후 다시 커피를 마시며, 침대에 눕고 싶은 마음을 억누르면서. 그렇게 해서 쓰는 글은 몇 자 되지 않지만 그래도 계속 쓰다 보면 원고가 제법 쌓인다.
하고 싶은 일을 잘하기 위해서는 하기 싫은 일도 잘해 내야 한다. 일의 기쁨과 고통은 함께 움직인다. 그렇게 하고 싶은 글쓰기 일을 하기 위해, 또다시 한글창을 열어서 괴롭지만 해야 하는 글쓰기를 한다.
_『비낭만적 밥벌이』 본문 중에서


일하고 싶을 때까지 일하는 삶

아침부터 밤까지,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일에 매달리면서도 괜찮다고 말하는 김경희를 보고 있으면 흙수저가 아니라 쇠숟갈이 떠오른다. 대한민국 척박한 땅에 쇠숟갈 하나 쥐고 태어나서, 내 숟갈 정도면 대운하는 아니어도 잘 정비된 작은 수로 정도는 만들 수 있으리라 믿는 자신만만함이 느껴진달까.
김경희는 오늘도 스스로에게 다짐한다. 어제와 오늘의 컨디션이 달라 노력의 밀도가 조금 차이 날지언정 성실함만은 잊지 말자고. 그렇게 최선을 다하다 보면 알맞은 때에 운이 작용할 것이라고 말이다. 어떤 결과물이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매일 꾸준히 쓰고 업로드하며 글쓰기 근육을 만드는 일, 글을 통해 자신을 알리는 일을 해나가자고 새롭게 결심한다.

물론 그렇게 한다고 해서 전성기가 올 거란 보장은 없다. 갑자기 돈을 많이 벌거나, 유명해지거나, 책이 많이 팔리는 일은 운의 영역이 아닐까 싶다. 개인의 노력으로만 만들어지는 성공이나 전성기가 어디 있겠나. 하지만 “쟤는 운이 좋아”라는 말의 주인공인 ‘쟤’도 종일 누워만 있었으면 운을 잡을 기회조차 없었을 것이다.
언제가 될지 모르는 전성기의 기쁨을 만끽하기 위해 운을 받아들일 기회를 좀 더 만들어야지. 계속 시도하면서, 운이 잘 들어올 수 있도록 길을 닦아놓는 것. 도둑놈 심보가 아닌 운을 조금은 기대하되, 그저 해야 하는 일 잘하고 싶은 일에 최선을 다하면서.
_『비낭만적 밥벌이』 본문 중에서

신간 에세이 『비낭만적 밥벌이』에는 먹고사는 존재를 넘어서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사회인 8년차 김경희의 삶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일에 대한 애증으로 미쳐버릴 것 같은 사람, 이직하고 싶어 엉덩이가 들썩이는 사람, 내일의 밥벌이가 막막한 사람, 좋아하는 일과 해야 하는 일들 사이에서 방황하는 사람, 방금까지 쓰던 보고서를 찢어버리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한다. 김경희는 사뭇 ‘웃픈’ 글을 잘 쓰고, 일에 대한 애증 중 ‘애’에 조금 더 치우쳐 있으므로, 키득키득하는 가운데 살살 풀리는 자신의 마음을 발견하게 될지도 모른다. 장담은 못하지만!

회원리뷰 (29건) 리뷰 총점9.5

혜택 및 유의사항?
파워문화리뷰 [비낭만적 밥벌이] 서점 단골에서 서점 사장이 된 비결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로얄 스타블로거 : 골드스타 키* | 2022.02.07 | 추천1 | 댓글0 리뷰제목
  팟캐스트 <책읽아웃> '오은의 옹기종기 - 김경희 작가님 편'을 듣고 구입한 책이다. 방송을 듣기 전까지 김경희 작가도, 김경희 작가가 일하는 오키로북스도 전혀 몰랐는데, 방송 듣고 팬이 되어 작가님 인스타그램도 팔로우하고 오키로북스 유튜브도 구독 중이다. 나도 작가님처럼 모닝 페이지 쓰고 미래 일기도 쓰고 자기계발 열심히 해서 연봉 팍팍 올려야지.   
리뷰제목


 

팟캐스트 <책읽아웃> '오은의 옹기종기 - 김경희 작가님 편'을 듣고 구입한 책이다. 방송을 듣기 전까지 김경희 작가도, 김경희 작가가 일하는 오키로북스도 전혀 몰랐는데, 방송 듣고 팬이 되어 작가님 인스타그램도 팔로우하고 오키로북스 유튜브도 구독 중이다. 나도 작가님처럼 모닝 페이지 쓰고 미래 일기도 쓰고 자기계발 열심히 해서 연봉 팍팍 올려야지. 

 

글 쓰고 책 팔아서 돈 많이 버는 삶은 극소수의 사람들에게만 가능한 줄 알았는데, 작가님 이야기 듣고 이 책 읽으면서 운이나 재능 탓하지 말고 노력부터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에 나온 문장을 인용하면 ""쟤는 운이 좋아"라는 말의 주인공인 '쟤'도 종일 누워만 있었으면 운을 잡을 기회조차 없었을 것이다". 아무리 출판계가 불황이고 사람들이 책 대신 유튜브, 넷플릭스만 본다고 해도, 어떤 책은 출간된 지 6개월 만에 450쇄를 찍고 웹소설 시장은 비약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그렇다면 문제는 시장이 아니라, 시장의 흐름을 못 읽는 내가 아닐까. 

 

이 책에는 직장인에서 프리랜서로, 다시 서점원으로 취직했다가 현재는 서점 사장이자 작가, 강사, 유튜버 등으로 활약 중인 저자의 일에 관한 이야기가 솔직하고 담백하게 실려 있다. 먹고살기 위해 일할 뿐 일 자체에는 애착이 없다는 듯이 말씀하시지만, 즐겨 찾던 동네 서점에서 일 몇 번 거들었다가 직원으로 채용되고 사장으로까지 승진하셨다는 걸 보면 엄청난 일잘러이실 듯. 이 책은 주로 일에 관한 경험과 생각 등을 담고 있지만, 언젠가 저자의 업무 루틴, 자기 계발 방법 등을 자세히 소개하는 책을 내셔도 좋을 것 같다. (그때까지 존버합니다...!)

댓글 0 1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1
포토리뷰 내 밥벌이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골드 책**꽃 | 2021.09.02 | 추천1 | 댓글0 리뷰제목
  김경희 작가는 오키로북스서점을 운영하며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내 또래여서 관심주제가 비슷하기도 하고 인스타그램에 올라오는 글들이 시원시원하고 재미있어서 그녀의 글을 좋아한다. 이번에도 기대되었다.   이 전 책 <할머니의 좋은점>을 읽으며 할머니의 존재와 사랑이 느껴져서 부러움을 느꼈었는데 이번 책은 밥벌이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책은 어렵;
리뷰제목


 

김경희 작가는 오키로북스서점을 운영하며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내 또래여서 관심주제가 비슷하기도 하고 인스타그램에 올라오는 글들이 시원시원하고 재미있어서 그녀의 글을 좋아한다. 이번에도 기대되었다.

 

이 전 책 <할머니의 좋은점>을 읽으며 할머니의 존재와 사랑이 느껴져서 부러움을 느꼈었는데 이번 책은 밥벌이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책은 어렵지 않게 술술 읽힌다.

 

지금 나는 출산과 육아로 인해 일을 하고싶어도 하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글을 읽을수록 일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고 또 일하고싶은 마음이 생겨났다. 원래 회사다닐때에는 인간은 왜 이렇게까지 스트레스를 받으며 일을 해야하나 하루하루 고된마음을 안고 출근했었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인간이란 태어나면 자신만의 밥벌이를 해야하고 좀 덜 괴롭기 위해 내가 잘 할 수 있는일, 하고싶은 일을 찾아 떠나야 한다는 것.

 

직장 동료가 있고 선배와 후배가 있는 곳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을 하며 밥벌이를 하고싶다. 생각보다 비낭만적이겠지만.

 

프리랜서 작가로 일하면서 생각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었다. 프리랜서이거나 밥벌이에 대해 회의감을 느끼는 사람, 일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고 싶은 사람이 읽으면 좋을 것 같다.

 

p.177 경험에는 시간과 돈이 필요하다. 내가 뭘 좋아하는지, 뭘 잘 하는지 알아볼 수 있는 것은 누구에게나 가능한 일이 아니었다. 지금까지 나는 한겨울에 100만원 짜리 겨울 패딩을 입은 채, 여름옷 두 벌을 껴입고 추위를 견디고 있는 이들에게 '춥다고 움추러들면 안 됩니다. 움직여야 합니다. 시도해야 합니다' 라는 말을 떠들고 다닌건 아니었을까?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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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리뷰 89년생 N잡러 김경희의 비낭만적 밥벌이 | 김경희 지음 | 밝은세상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y**2 | 2021.08.02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89년생 N잡러 김경희의 비낭만적인 밥벌이> 지속 가능한 밥벌이를 찾아 헤매는 가격 : 15,000원 총 페이지 수 : 264쪽 초판 1쇄 : 7월 15일 지속 가능한 밥벌이를 찾아 헤메는...   월급만으로 살기 힘든 세상. 직업은 자아실현에 대한 표출물이라고 하지만 현실은 한개의 직업이 아닌 N잡을 해야지 먹고 살 수 있는 세상이다. 사람의 노동에 대한 가치는 한 없이;
리뷰제목


<89년생 N잡러 김경희의 비낭만적인 밥벌이>

지속 가능한 밥벌이를 찾아 헤매는

가격 : 15,000원

총 페이지 수 : 264쪽

초판 1쇄 : 7월 15일

지속 가능한 밥벌이를 찾아 헤메는...

 

월급만으로 살기 힘든 세상.

직업은 자아실현에 대한 표출물이라고 하지만 현실은 한개의 직업이 아닌 N잡을 해야지 먹고 살 수 있는 세상이다. 사람의 노동에 대한 가치는 한 없이 낮아지고 돈이 돈을 만드는 세상 속에서 N잡은 흔히 돈을 굴리기 위한 '시드머니'를 만드는 필수가 되어버렸다.

저자는 N잡의 이유, 삶의 동기는 결국 돈과 연결되어 있다고 하지만 자기 자신이 살아 있음을. 즉 자신의 존재감을 스스로 잃지 않기 위한 몸부림이라고 생각되었다. 주위 사람들의 페이스에 휩쓸려 살아가는 삶이 아닌 자신의 정체성을 지속적으로 세우고 성장시켜, 자신의 페이스에 따라 살아가려는 주관적인 삶을 살기 위해 살아가는게 아닌가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래서 저자는 어떻게 자신의 페이스를 유지하며 나아갈 수 있는지 자신의 삶을 차곡차곡 쌓아 이 책을 통해 독자들에게 소개하고 있다.

저자는 세상적인 기준으로 위대한 성공은 하지 않았다(?.. 죄송합니다 :). 어쩌면 흔히 우리주변에서 볼 수 있는 평범한 일상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누구에게 내어주는 것이 아닌 스스로 찾아가며 가는 삶을 너무나 잘 보여주었다. 오히려 괴리감이 없어서 나도, 우리네도 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저자의 삶이 닮긴 이야기였다. 하지만 현실은 돈이 우선이긴 하다. 생사에 너무나 많은 기여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핵심은 돈과 정체성과의 저울질. 저자의 조언처럼 남의 페이스가 아닌 자신의 페이스대로 살아간다면 적어도 돈만 벌기 위한 기계는 되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드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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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쓴다고 해서 다 좋은 작가는 아닌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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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5 | 2022.02.08
평점4점
자신의 삶의 페이스대로 살아가는 멋진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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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2 | 2021.08.02
평점5점
N잡러의 비낭만적인 밥벌이. 공감되는 에세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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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3 | 2021.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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