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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나구치 요리코의 최악의 낙하와 자포자기 캐논볼

히나구치 요리코의 최악의 낙하와 자포자기 캐논볼

[ 양장 ]
리뷰 총점9.6 리뷰 36건 | 판매지수 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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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07월 29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600쪽 | 674g | 130*196*35mm
ISBN13 9791189571542
ISBN10 118957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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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기 난사로 3명 사망 2명 중경상.

우리 공주님, 예쁜 공주님.
그 말을 처음 들었을 때 히나구치 요리코는 아파트 단지 뒤에 있는 뜰에서 몸을 웅크리고 있었다.
토요일 혹은 일요일 오후다. 왜 웅크리고 있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우리 공주님은 예쁘니까 인형을 줘야겠어.
--- p.8

15층 아파트 옥상에서 추락한 오빠가 다시 눈을 떴을 때 부모님은 묘한 반응을 보였다.
아빠는 입을 떡 벌린 채 몸이 굳었고 엄마는 “꺄앗!” 하고 비명을 지르고 쓰러져 어깨를 들썩이며 흐느꼈다. 난 그 광경을 안타까운 심정으로 지켜봤다.
--- p.20

“아빠 말 이해했지? 중요하니 한 번 더 강조하마. 이게 아빠의 유언이라고 생각하고 잘 들어 줬으면 해. 아니, 잘 듣지 않아도 되니 가슴 한구석에만 심어 둬. 너희는 그 어떤 순간에도 너희 자신을 포기하면 안 돼. 다른 사람들이 뭐라고 하던 그들이 시키는 대로 살지 말라는 말이야. 당당히 싫다고 하는 거다. 아무리 미움받고 소외당해도 정말로 싫을 때는 가슴을 쭉 펴고 ‘싫어요!’라고 외치는 거다. 심지어 그 상대가 신이어도.”
--- p.55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겪는 정체성의 위기! 터질 듯이 부풀어 오른 자의식의 폭발! 그런 문구에 워킹 푸어 문제 같은 걸 적당히 끼얹어 주면 당연히 먹힐 거예요. 되게 좋아하잖아요. 그 문화인을 자처하는 아저씨 같은 부류들이.”
나는 속으로 ‘그런가’ 하고 생각했다.
--- p.90

“한편 멍청한 우리 오빠는 언니를 만나고 ‘히나구치 요리코라는 여자가 지금 아주 곤란한 상황이야. 네가 잠깐만 돌봐 줄 수 있어?’라는 문자를 나한테 보냈다…….”
그러고 나서. “돌이킬 수 없는 엽총 난사 사건을 일으켰다.”
--- p.192

누군가 날 만지고, 때리고, 자기 것을 집어넣고, 혀로 핥는 건 내게 극히 자연스러운 일상이었다. 이런 행위가 ‘불쾌한 것’임을 그 누구도 내게 알려 주지 않았고 내 신체 감각도 그것을 불쾌하다고 인식하지 않았다. 조금 귀찮고 피곤하기는 해도 그러니 일이라고 생각했다. 순종하여 화합을 이루는 것이다. 못쓰게 되는 상황만 피하면 된다.
--- p.240

산더미처럼 쌓인 주간지다.
난 그 자리에 앉아서 엄숙히 잡지를 한 권씩 바닥에 늘어놨다. 필요한 것은 신춘 특별판 다음 호부터다. 약 열 권이 넘는 잡지 안에 과연 있을까. 지팡이 할아버지의 꼼꼼한 면모를 시험할 차례다.
있었다. 그것도 전부. 나는 그 자리에서 펄쩍 뛰고 싶을 만큼 감격하고 호흡이 가빠질 정도로 흥분했다.
--- p.299

만약 기억이 돌아온 것이 아니라면. 백부님의 믿음직한 수하가 되어 이 집에 적응했을 오빠가 왜 불발탄 같은 얼굴을 하고 있는 걸까. 둘이 함께 탄 전철에서 〈악질 엄마 VS 정병 딸〉에 나오는 세 쌍둥이 에피소드 이야기를 나누던 오빠는 어디로 사라진 걸까. 난 어두운 복도에 홀로 서서 버림받은 기분으로 문득 이 집이 뭔가 잘못됐다는 것을 느끼기 시작했다.
--- p.362

“그리고 바로 지금! 그 순간이 마침내 찾아왔습니다. 저희는 거악을 쓰러뜨릴 엑스칼리버를 손에 넣었습니다!” 그는 감개무량한 것처럼 내게 얼굴을 바싹 들이밀었다.
“요리코 씨, 바로 당신입니다.”
--- p.399

―명심해라, 요리코. 넌 아무것도 기억 못 하는 거다.
내가 아빠라는 사실 외에는 아무것도.
운전대를 손에 쥔 할아버지가 거듭 강조했다.
―요리코, 넌 잘못이 없다. 넌 아무 잘못 없어.
난 그 말을 듣고 안심했다. 그렇다. 난 잘못이 없다.
그러니 괜찮을 것이다. 못쓰게 되지 않는다. 그렇게 스스로 되뇌었다.
--- p.523

부조리.
운명이라고 불러도 좋을 것이다.
백부님은 쓰레기 같은 인간이었지만 가끔 옳은 말도 했다. 우리는 어차피 이 세상에서 티끌 같은 존재이고, 그것은 다시 말해 완전하고 완벽하게 무력하다는 뜻이다. 최대한 그 사실을 인정하고 필요시에 통증을 오프 모드로 만들 것.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그 정도다. 이 녀석에게 한번 붙잡히면 다른 수는 없다.
--- p.549

“얼간이 모토이 자식한테 연락이 왔어요. 그 자식, 〈악질 엄마 VS 정병 딸〉을 책으로 낼 거래요.”
오. 응, 그거 좋네. 기대돼.
살아야겠어.
--- p.5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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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폭넓은 작풍에 놀라고 감탄했다. 도전 정신에 경의를 표한다.
- 야쿠마루 가쿠 (미스터리 소설가)
오승호의 새로운 경지. 가장 첨예하고 급진적인 작품!
- 야마마에 유즈루 (미스터리 평론가)
얼굴을 찌푸리면서도 좀처럼 손에서 책을 놓을 수 없는 마약 같은 소설. 읽다가 흥분하는 바람에 놀이공원 놀이 기구를 탈 때보다 혈압이 올랐다.
- 이치오카 요코 (기쿠야 서점 직원)
이 파멸적이고도 흥미로운 이야기를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즐길 수 있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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