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출간일 | 2021년 07월 08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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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232쪽 | 344g | 133*205*13mm |
ISBN13 | 9788967359270 |
ISBN10 | 8967359276 |
출간일 | 2021년 07월 08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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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232쪽 | 344g | 133*205*13mm |
ISBN13 | 9788967359270 |
ISBN10 | 8967359276 |
“그러나 우리는 사랑에 빠질 것이다. 해본 적 없는 말을 쏟아낼 것이다.” 읽고 나면 기어코 쓴 사람을 찾아내게 만드는 글은,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스스로를 찾아내게도 만든다. 잃어버린 자신을 찾으려는 듯이, 살지 않은 삶을 살아보려는 듯이 탐닉에 가까운 독서를 하게 만든다. 『사랑의 은어』는 지난 몇 해간 쓰인 산문들을 엮은 서한나의 첫 단독 저서다. 대전에서 잡지 『보슈BOSHU』를 만들며 2014년부터 본격적으로 글을 쓰기 시작한 이후 공저 『피리 부는 여자들』(BOSHU, 2020)과 『한겨레』 칼럼 ‘서울 말고’, 메일링 서비스 ‘잡문프로젝트’를 발행하는 동안 써온 글들이 그렇게 읽혔다. “몇 번이나 울면서 읽었”고(임승유), “잠을 못 잤다”(이슬아)는 추천의 말들이 증언하듯, 독자는 어떤 열렬함 속에서 그의 글을 만나왔다. 지겨운 쪽이든 그리운 쪽이든, 익숙하게 여겨온 것들은 낯선 모습을 하고 이 책에 다시 나타난다. 그 낯섦에 따라붙는 기이함과 정다움은 늘 보아왔지만 짐짓 못 본체 지나온 것들을 작정이라도 한 듯 불러다놓고 주시함으로써 저자가 만들어낸 감각이다. 오늘의 한국이라는 비애와 부조리, 잊힐 수 없는 장면이 불러일으키는 동요를 차곡차곡 가라앉힌 다음 그가 다른 무엇으로 길어 올린 말들은, 일단 그것을 느낄 수 있는 이들에게는 ‘은어’라고 해도 좋을 만큼 대번에 알아들을 경험으로 제시된다. 쓰는 사람들 입에 빈번하게 오르내리던 은어는 더 넓은 세계에서 인식되고 회자될 때 비로소 그것이 은어였음이 자명해진다. 또 바로 그 순간부터 더는 은어가 아니게 된다. 저자는 이 책에 바로 그런 역설의 운명을 지우고, 사랑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
프롤로그 이국정취 서울을 돌아다니며 한 생각 너는 내가 아닌 것 같다 은밀한 관심사 타인의 방 납골당에 가면 분지 사람이라고 바다를 모르겠냐만 번개 착각하지 않고서 어떻게 산책 벚꽃 피는 계절 다음 계절을 기다리는 마음 계곡에 갔어 놀이터에서 식물원 옆 카페 바람 부는 날이면 유성 손가락 마디마디 분홍색 진실 게임 수업 밤이 너무 크고 무거울 때 생각나는 것 겨울에는 봄 얘기하게 된다 맛있는 것 앞에서 환장을 하고 먹지 항상 유머를 잃지 말자구 길 위의 엄마 꽃님이의 자식농사 삼한사온 이 사랑을 고백하려다 사람들은 나가 떨어졌다 사랑이 그리워? 네가 기다리니까 집에 가야지 저녁은 밖에서 먹을까 초성 나하고 유원지에 갈까 우리의 시간 말이 통하는 사람 왜냐고 물었다 어깨가 건강한 사람 우리는 그렇게 될 것이다 랠리 여행 워싱턴 김치찌개 밥 수박 귤 오렌지 오렌지 기분 버터플라이라넌큘러스 가을 하늘 편지 맨 얼굴 호텔 메모지에 적힌 말들 친구는 동료가 된다 동료는 친구가 된다 우정 테스트 샤이닝 위스키 바닐라 아이스크림 쓰기의 즐거움 장면들 김남순의 필적 멜론 벽돌로 만든 집 책상에 모과를 두고 앉으면 생각보다 향이 자주 난다 커튼콜 희곡의 삼요소 꿈을 꾼다 계속 시작하기만 한다 사랑은 감미롭게 혁명은 치열하게 예스 나를 떼어놓고 멀리 가고 싶어 나 요즘 행복해서 글이 안 써진다 즐거운 일기 손 어떤 담배 냄새 생각 뺨의 총체 데이트 연애를 하면서도 짝사랑 노래를 듣는다 나는 알고 싶은 것 같다 나는 모르고 싶은 것 같다 에필로그 |
서한나 작가님을 처음 알게 된 건 보슈 출판사의 <피리부는 여자들> 덕분이었는데요. 이민경 작가님의 글을 읽기 위해 산 책이었는데(사실 다른 분들은 전혀 몰랐어요) 서한나 작가님의 글에 정말 쏙 반하고 말았어요. 한 호흡에 읽으란 말에 정말 자정부터 아침까지 눈이 빨개져서 읽었던 기억이 나네요. 그 순간은 앞으로도 잊지 못할 것 같아요. 다 읽자마자 다른 저서를 찾아보려 했는데 없어서 놀라기도 했어요. 이렇게 글을 잘 쓰는 분이 여태 어디에 계셨던 걸까 싶었거든요. 그리고 이렇게 생각보다 더 일찍 책 한권으로 만날 수 있어 얼마나 기뻤는지~ 기대 이상의 글들이었어요. 하루에 한편씩 초콜릿처럼 아껴 읽었어요. 앞으로 서한나 작가님의 글을 계속 봐야겠단 생각으로 또 하루가 버텨질 것 같아요. 잘 읽었고 또 다시 잘 읽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