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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가끔 엄마가 미워진다

나는 가끔 엄마가 미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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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07월 26일
쪽수, 무게, 크기 264쪽 | 458g | 145*217*20mm
ISBN13 9791191842005
ISBN10 119184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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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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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이 까다롭고 이상한 게 아니다
살면서 경험하는 스트레스가 견디고 넘어갈 만한 수준이 되려면 그 충격을 완화해 줄 외부의 어른이 필요합니다. 어린 시절에는 일관되고 따뜻하게 반응해 주는 안정감 있는 어른의 존재가 절대적입니다. 안전하고 보호받는 관계 속에서만이 우리는 건강한 스트레스 조절 장치를 발달시켜 나갈 수 있습니다. 내 안에서 여전히 스트레스 신호와 알람이 과도하게 울리고 있다면 그건 내가 원래 까탈스럽고 예민해서가 아닙니다. 스트레스를 받고 돌아온 새끼 쥐에게 핥아주고 털을 다듬어주는 어미 쥐가 있었듯이, 아이에게는 다독여주고 위로해주고 안아주는 어른이 필요한 것입니다. 사실 우리는 아무리 나이가 들어도 이런 대상이 필요한 존재입니다.
--- p.27

― ‘꼭 필요한 것’이 언제나 없을 때
‘정서적 방치(emotional neglect)’라는 말이 있습니다. 꼭 있어야 할 것이 없는 것, 즉 부모가 아이의 감정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거나 무시하고 내버려 두는 것입니다. 우리는 부모로부터 사랑을 기대하며 인정과 지지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존재인데 말입니다.
특히 아이가 곤란한 상황에 부닥쳐 불안하고 두려움을 느끼는 순간에 부모가 그 감정을 외면하고 무시하거나 오히려 비난하며 회복할 수 없는 치명적 상처를 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부모로부터 외면받는 부정적 경험은 아이에게는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더 크게 전달됩니다. 이들에게는 애초에 문제가 된 사건보다 오히려 부모의 반응이 더 강렬한 트라우마가 되지요.
--- p.71

― 사랑 따위 필요 없어, 혼자서 견딜 거야!
어떤 부모는 자녀를 부수적인 존재로 만듭니다. 책임감으로 최소한의 부모 역할은 하지만, 사실 어린아이에게도 개별적인 감정이나 욕구가 있다는 것을 자각하지 못하고 전혀 공감해 주지 못하는 것입니다. 그런 부모 밑에서 자란 아이는 성인이 되어 누군가가 자신을 좋아하고 호감을 표현할 때 상대를 잘 믿지 못합니다. 자신이 누군가에게 존중받고 사랑받을 수 있는 존재임을 상상조차 못 하는 것입니다. 깊은 내면에서는 받아보지 못한 진정한 사랑을 그토록 원하면서도 말입니다.
--- p.119

― 내가 엄마 나이가 되어 느끼게 된 것
“선생님, 상담을 받으면서 엄마와도 옛날 이야기를 하게 되었는데, 생각해 보니 엄마가 저를 낳은 것이 스물네 살이었어요. 제가 지금 스물여덟 살이잖아요. 저는 결혼하는 것도 이렇게 두려운데 엄마는 저보다 어린 나이에 저를 낳고 길렀다고 생각하니 문득 엄마가 참 힘들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엄마에게 물었죠. 저는 지금 결혼도 두려운데 엄마는 저를 어떻게 낳았냐고요. 그랬더니 엄마는 할머니, 할아버지가 너무 무서웠고, 자랄 때 많이 맞았다고 했어요. 어떻게 해서든 집에서 벗어나고 싶어서 아빠를 만나 집을 나왔다구요. 이제 자식을 낳아서 예쁘게 잘 키우고 싶었다고요. 저를 낳았을 때는 정말 행복했다고 했어요. 그런데 마음과 달리 먹고사는 것이 힘들고 어떻게 길러야 할지 몰라서, 사실 상처를 많이 준 것 같다고 하셨어요. 물론 한편에서는 여전히 화가 많이 나요. 왜 그렇게 저에게 화를 내고 엄마 같지 않고 애처럼 굴었나 야속해요. 하지만 이해도 되고 엄마도 참 안됐다는 생각이 들어요…….”
--- p.186

― 나만의 안전지대 만들기
위험에 처했을 때 안전한 피난처를 찾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외부에 그럴 대상이 없다면 우리 내면에 안식의 근원이 되는 대상이나 안식처를 만들어두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어린아이에게는 실제적인 애정의 대상이 생존에 절대적이지만, 어른이 된 우리는 각자의 내면에 ‘안전지대’를 만들어 필요할 때 언제든지 안정감을 경험할 수 있도록 연습할 수 있습니다. 트라우마 치료를 시작할 때 가장 중요한 첫 번째 과정이 내 안의 안전지대를 만드는 것입니다. 안전이라는 말이 너무 생소하면 조금이라도 편안하고 즐거운 기분을 느꼈던 순간을 찾아보세요. 나의 내면 여러 부분이 지금 현재에 머물러 안전함과 평온함을 느낄 수 있도록 연습하는 것입니다.
--- p.230

― 당신은 이미 부모 세대와 다르다
그들이 어떤 결정을 하든 저는 이 말도 전하고 싶습니다. “당신은 이미 당신의 부모 세대와는 다르다.”라고 말입니다. 자신의 고통이 어디에서 왔는지 내면을 들여다보고, 스스로 회복하기 위해 노력하는 당신은 이미 부모와는 다른 삶의 살고 있습니다. 당신은 누구보다도 정서적으로 성숙하고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이 말들은 모두 제 진심입니다. 우리는 살아온 삶을 다시 살 수도 없고, 그것을 부인할 필요도 없습니다. 과거를 통해 무엇인가를 배울 수 있고 성장할 수 있으면 됩니다.
--- pp.244-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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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는 소소한 줄 알았지만, 우리 삶에 계속 나쁜 영향을 주는 어린 시절 상처가 있다. 속에서 여전히 곪아 진물이 나는데도 외면하며 버티는 우리에게 저자는 말한다. “그건 당신의 잘못이 아니”라고, “도망치지 않아야 벗어날 수 있다”고. 풍부한 임상 경험과 균형 잡힌 시각으로 “우리 안에 치유와 성장의 힘이 있다”고 “당신 삶의 주인이 될 수 있다”고 손 내미는 저자의 따듯한 진심이 많은 독자에게 희망을 줄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 김준기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영화로 만나는 트라우마 심리학》 저자)
자주 엄마가 미웠다. 엄마를 미워하는 나도 미웠다. 그런데 왜 엄마만 미웠던 거지? 내 어린 시절 상처를 드러내는 일이 ‘좋은 엄마’라는 불가능한 기준 앞에 선 누군가에게 죄책감이라는 짐을 더할까 두려웠다. 책을 읽는 동안, 혼란을 음소거했다. 화목한 가정을 지키는 천사가 아닌, 복잡하게 살아있는 존재로 엄마를 만났다. 이 책이 당신의 죄책감보다는 사랑과 존중과 신뢰를 건드려 주리라 믿는다. 나를 돌보는 일을 게을리하지 않을 때, 우리는 서로의 품이 될 수 있다. 미워하는 마음을 미워하느라 오랜 시간 자신을 방치한 우리에게 도착한 다정한 편지 같은 책.
- 홍승은 (기록활동가, 《당신이 글을 쓰면 좋겠습니다》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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