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출간일 | 2021년 07월 23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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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332쪽 | 522g | 153*224*21mm |
ISBN13 | 9788990247803 |
ISBN10 | 8990247802 |
올림픽 포스터 엽서 5종 세트 증정(포인트 차감)
출간일 | 2021년 07월 23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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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332쪽 | 522g | 153*224*21mm |
ISBN13 | 9788990247803 |
ISBN10 | 8990247802 |
MD 한마디
발각되면 기록과 메달, 신뢰와 명성을 모두 잃게 되는 도핑. 그런데 왜 선수들은 쌓아온 것을 전부 걸고서 약물에 손을 댈까? 스포츠 역사에서 도핑의 등장부터 우리가 알지 못했던 비밀까지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담았다. 나아가 트렌스젠더 선수에 대한 논의 등 지금 주목할 주제들이 가득하다. - 자연과학 MD 김주리
왜 운동선수들은 도핑이라는 금지된 유혹에 시달릴까? 정말로 ‘약 하면’ 강해질 수 있을까? 도핑은 스포츠 규정상 명백하게 금지된 행위다. 스포츠맨십에 어긋나는 ‘편법’으로 여겨지는 도핑은 약물을 복용하는 사람의 몸과 정신을 해치기도 한다. 또한 도핑 사실이 발각되면 선수는 신뢰와 명성, 그간의 기록을 모두 잃는다. 그런데 왜 운동선수들은 들킬 위험을 무릅쓰고 약물에 손을 댈까? 약물은 정말로 경기력을 향상시킬까? 경기력 향상 약물은 신체에 어떻게 작용하고, 선수의 몸에는 대체 어떤 일이 벌어지는 걸까? 사실 우리는 도핑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스포츠를 사랑하는 정신과 의사가 쓴 이 책은 우리가 막연하게 ‘나쁜 일’, ‘불법’이라고만 생각했던 도핑의 비밀을 낱낱이 파헤친다. 언제부터 선수들이 약물로 기량을 끌어올리기 시작했는지 도핑의 역사를 훑어보고, 약물들이 어떤 원리로 선수의 몸에 작용해 효과를 발휘하는지를 과학적으로 설명한다. 빛나는 스포츠 스타들에 얽힌 흥미로운 도핑 스캔들은 덤이다. 스포츠 경기의 찰나의 순간에 웃고 우는 사람이라면, 어느새 책 속에 빠져들어 선수들의 피와 땀과 눈물에 얽힌 도핑의 과학을 들여다볼 수 있을 것이다. |
프롤로그: 스포츠 역사를 뒤흔든 약물들 1부 또렷한 정신 마약은 경기력을 향상시킬까? - 코카인과 자극제 ADHD와 도핑의 상관관계 - 암페타민과 신경 도핑 감기약과 맞바꾼 금메달 - 에페드린과 클렌부테롤 잘 쓰면 축포, 못 쓰면 오발탄 - 프로프라놀롤과 베타 차단제 2부 탄탄한 근육 스포츠 역사를 바꾼 냉전의 산물 - 스테로이드 울룩불룩 근육 만들기의 뒤안길 - 단백동화 남성화 스테로이드 도망가는 선수, 뒤쫓는 검사관 - 디자이너 스테로이드 실력도 키처럼 자랄 수 있을까? - 성장 호르몬 3부 견디는 힘 산소가 희박한 고지대의 매력 - 고지대 훈련 피로 더럽혀진 승리의 비밀 - 혈액 도핑 신세계와 심장마비 사이를 달리다 - EPO 4부 유용한 도구 수영복은 복장일까, 도구일까? - 수영복과 기술 도핑 과학기술이 만들어낸 불공정 - 자전거와 기계 도핑 블레이드 러너의 비상과 추락 - 장애인 선수의 보조기구 수술은 도핑의 영역일까? - 토미 존 수술 5부 복잡한 성별 그 선수는 남자일까, 여자일까? - 성별이 모호한 선수 트랜스젠더 선수, 경기장에 등장하다 - 성별을 바꾼 선수 에필로그: 그리고 스포츠는 계속된다 주 약물 색인 |
얼마 전 막을 내린 도쿄 올림픽 관련 뉴스에서 다들 ‘도핑’에 대해 들어보았을 것이다. 도핑(doping)이란 운동선수가 경기능력 향상을 위해 약물 또는 기술을 사용하는 행위를 의미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도핑이 나쁘고, 공정하지 않고, 삼가야할 것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도핑에 대한 인식이 처음부터 부정적이지는 않았다고 한다.
『도핑의 과학』은 근대 올림픽이 시작된 이후로 100여 년간 도핑이 ‘인체의 능력을 한계 이상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권장의 대상’에서, ‘국제 대회에서 정치 체제의 우월성을 드러내는 선전 도구’로, 이어서 ‘선수 개인의 건강을 해치고 스포츠의 공정성을 저해하는 축출의 대상’으로 성격이 바뀌어 왔음을 알려준다.
스테로이드 같이 유명한 물질 외에도 여러 약물과 기술, 심지어는 수영복과 의족까지도 ‘도핑’의 범위에 포함될 수 있다는 것을 『도핑의 과학』을 통해 알게 되었다. 평상시에 아무렇지도 않게 복용하는 감기약도 운동선수들에게는 경계해야할 대상이라는 게 흥미로웠다.
(64쪽) 기관지를 넓히는 특성 때문에 클렌부테롤은 기도가 좁아져 호흡 곤란을 일으키는 천식이나 만성 기관지염의 치료에 사용된다. 아울러 기관지의 섬모 운동을 촉진시켜 가래의 배출을 돕는 소위 ‘진해거담’ 효과가 있기에 감기약으로도 종종 처방된다.
(65쪽) 근육을 증가시키는 단백동화 효과 때문에 클렌부테롤은 경기력을 향상시킬 수 있어 금지약물로 분류되었다. …운동선수는 감기약도 조심해야 한다. 알고 먹었든 모르고 먹었든 일단 몸에서 약물이 검출되면 100퍼센트 선수 본인의 책임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부 선수들은 의학적으로 약물 복용이 필요한 상황에서 치료 자체를 거부하곤 한다.
그런데 이와는 정반대로 국가적으로 도핑을 적극 장려하던 때도 있었다고 한다.
(96쪽) (2차 세계대전 이후) 동독은… 소련의 지배를 받으면서 민주주의가 사라졌고, 쓸만한 생산 시설을 소련에 빼앗겨 만성적인 불황이 지속되었다. …압제자에 가까운 소련에게 국가의 자존심이 짓밟힌 동독은 운동 경기에서 성과를 내는 데에 골몰했다. 비교적 빠르고 저렴하게 체제의 우월함을 선전하고 나라의 명망을 드높이는 방법이었기 때문이다.
일례로 하이디 크리커라는 선수는 동독의 국가적 도핑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유럽 육상 선수권 대회에서 금메달을 딴 적이 있다. 크리거가 복용한 ‘튜리나볼’이라는 약물은 AAS(단백동화남성화 스테로이드)의 한 종류였다.
(100쪽) 동독 정부가 선수들에게 몰래 투여한 AAS는 근육을 키우고 힘을 늘리는 데 효과적이었지만, 한 가지 큰 문제가 있었다. 이름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단백동화뿐만 아니라 남성화 효과도 같이 일어난 것이다. 여자 선수들의 목소리가 남자처럼 굵어지고, 온 몸이 털과 여드름으로 뒤덮였다. 동독의 의료진과 체육 관계자는 남성화 부작용을 인식했지만, 도핑으로 거둘 수 있는 성과가 컸기에 부작용을 외면하거나 무시했다.
하이디 크리거는 남성 호르몬인 AAS로 인해 신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고통을 겪었고 결국 여성에서 남성으로 성별을 바꾸고 이름도 안드레아스 크리거로 바꾸었다고 한다. 국가가 운동선수들을 도구로 인식하는 것과 그로 인한 도핑을 경계해야하는 이유를 온몸으로 보여준 셈이었다.
이런 사례를 보면 도핑 테스트를 통해 올림픽 정신을 어긴 선수를 찾아내고, 공정하게 참가한 선수에게만 메달을 수여하겠다는 말은 당연히 옳은 것처럼 들린다. 하지만 도핑 테스트에 대한 규정을 세우는 과정에서 여러 권력 관계가 얽히고 차별이 발생하기 때문에 의외로 ‘공정’하지 않은 면도 있다.
만약 남성 선수가 성별을 속이고 여성 선수들의 경기에 나서는 행위는 도핑처럼 경기의 공정성을 해치는 것이므로 IAAF(국제육상경기연맹)는 여성 선수 성별 검사, IOC(국제올림픽위원회)는 염색체 검사를 시행한 적이 있다. 그런데 IAAF가 시행한 검사는 엄청나게 인권침해적이고, 간성(intersex)인 사람의 경우 겉보기엔 여자 같아도 염색체가 XX로 판별되지 않기 있기 때문에 논란이 많았다.
트랜스젠더 운동선수들도 성별 때문에 잡음이 끊이지 않는 상황에서 경기에 출전한다. 남자일 때 테스토스테론의 혜택을 받았기 때문에 성별을 바꿔도 선천적인 여자 선수보다 경기력이 뛰어날 것이라고 여겨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남성에서 여성으로 전환한 선수가 ‘괴물’처럼 플레이할 것이라는 통념과는 다르게 2015년의 연구(Harper, “Race times for transgender athletes”, J Sporting Cult Identities, 2015.6: p1-9)에 따르면 성전환 여자 선수의 기록이 다른 여성 선수들의 범위를 뛰어넘지 않는다고 한다. 물론 이 연구는 달리기 선수만을 대상으로 삼았기 때문에 한계가 있지만, 내가 『팩트풀니스』를 처음 읽었을 때처럼 편견이 깨지기에는 충분했다.
에필로그에 “이제껏 일상에서 흔히 접하던 약물과 도구나 기계, 나아가 스포츠가 이전과 다른 시각으로 보이기 시작했다면 글을 쓴 사람으로 더 바랄 나위가 없겠다”는 말이 있었다. 저자의 바람대로, 나에게는 도핑이 단순히 약물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사회와 인간에 대한 이야기로 들리기 시작했다. 새로운 관점으로 스포츠를 볼 수 있게 되었다는 점에서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에게도 『도핑의 과학』을 추천하고 싶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식빵언니 의 활약으로 잠시나마 즐거웠던 올림픽이 끝났다. 4강에서 만난 브라질은 공격수 한 명이 도핑 문제로 경기에 참가하지 못했다고 하지만 분명 강한 상대였고, 특히 눈에 띄는 16번 선수 페르난다가라이 선수는 내가 봐도 무서울 정도. 혹시 이 선수도...? 하는 의심을 나만 한 것은 아니겠지? ㅎㅎ
그런 궁금증에서 보게 된 이 책에는 도핑의 역사부터 시작해 약물에 대한 자세한 정보들이 꼼꼼히 담겨 있어 흥미로웠다.
옛날에는 금지 약물에 대한 생각이 별로 없었고, 오히려 기록 상승을 위해 장려(!)하기도 했지만 옌센이라는 사이클 선수가 약물 복용으로 사망하면서 약물 규제의 시발점이 되었다.
(후에 '가짜 뉴스'로 의심받고 있다.)
그러나 이후에도 스포츠 선수들은 기량 향상을 위해 약물의 유혹을 이기지 못했고, e-스포츠 선수들도 집중력을 핑계로 약물 복용이 광범위하게 퍼져 있었다. 우리나라에서도 잘 알려진 유명 걸그룹 멤버가 해외에서 들여왔다는 마약도 도핑 약물로 많이 쓰이는 '애더럴'이었고, 수학능력시험을 앞두고 강남 지역에서 많이 팔린 '공부 잘하는 약'도 이와 관련이 있다고 하니 인간의 욕망과 약의 일시적인 '반짝' 효과가 결합한 도핑 문제는 현재 진행형이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약물 도핑 외에도 자기 혈액을 뺐다가 다시 집어넣는 혈액 도핑, 멕시코시티 올림픽을 계기로 각광받고 있는 고지대 거주-저지대 훈련과 수영복으로 촉발된 복장 기술 도핑, 수술로 인해 컴플렉스를 제거하거나 부상을 회복하며 논란이 따르는 수술 도핑, 마지막으로 남성과 여성의 경계가 모호한 간성 선수와 트랜스젠더 선수에 대한 이야기까지 다양한 사례를 통해 전해주고 있어서 더 재미있었다.
나처럼 TMI를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흥미로운 도핑의 세계에 빠져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