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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일더 걸스

와일더 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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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07월 28일
쪽수, 무게, 크기 448쪽 | 526g | 130*213*30mm
ISBN13 9791159923395
ISBN10 11599233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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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있는 우리 모두 이런 식이었다. 기이한 병이 생겼지만 이유는 우리도 모른다. 우리의 몸속에서 뭔가 불쑥 터져 나오거나, 몸의 이런저런 부위가 사라지거나, 떨어져 나갔다. 그런 후에 그 부분은 딱딱해졌다가 다시 부드러워지면서 원래 몸에 동화됐다.
--- p.14

기다리면서 살아 있기. 우린 그게 쉬울 거라고 생각했다. 다 같이 학교 안에서, 야생의 숲에서 떨어져 안전하게, 숲속에서 점점 더 굶주리면서 기이하게 변해 가는 동물들로부터 안전하게 있기 쉬울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학생들의 숫자는 계속 줄어들었다. 소녀들은 병 때문에 숨을 쉴 수 없을 정도로 몸이 망가졌고, 상처들은 도무지 낫지 않았고, 때로는 열병 같은 폭력의 열기에 사로잡혀 서로 공격하는 소녀들도 나왔다. 그런 일은 여전히 일어나고 있다. 그때와 지금의 유일한 차이점은 이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자신과 자기 사람들을 돌보는 것뿐이란 사실을 알아차렸다는 것이다.
--- p.21

우리는 섬의 돌출된 땅 가까이 있는 헛간에서 미닫이문을 양쪽으로 끝까지 밀어 열어놓고 오발탄들이 바다로 날아가게 한 상태에서 사격을 연습했다. 전에는 그곳에 말 네 마리가 있었지만, 우리는 톡스가 발생한 첫 계절에 톡스가 사람의 몸에만 들어오는 게 아니라 말들의 몸속에도 들어가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목격했다. 톡스 때문에 말들의 뼈는 살을 뚫고 나왔고, 말들이 끔찍한 비명을 지를 때까지 몸이 늘어났다. 그래서 우리 는 말들을 물가로 데려가 총으로 쏴 죽였다. 헛간은 이제 비어 있었고, 우리는 거기에 줄줄이 들어가 차례가 돌아오길 기다렸다. 우리는 표적을 향해 쏴야 했고, 명중시키기 전까지는 나갈 수 없었다.
--- p.32

그걸로 충분했다. 리스는 그때부터 우리 옆에서 저녁을 먹었고, 모두 모였을 때도 우리 옆에 있었다. 학교에서 만난 첫날 나를 보던 그녀의 눈빛을 내가 기억하고 있다 해도, 언제든 그녀가 내 이름을 부를 때마다 배 속이 조여드는 듯한 느낌을 여전히 간직하고 있다고 해도, 상관없었다. 지금도 여전히 그렇다. 이것이 내가 그녀에게 다가갈 수 있는 가장 가까운 거리였다. 내 위의 침대에 있는 그녀. 그녀가 다른 사람에게 말하고 있는 동안 어둠 속에서 부드럽게 흘러나오는 그 목소리.
--- p.49

바이엇이 작게 툴툴거렸다. “내가 있어서 정말 다행이지?”
“넌 정말 내 맘이 어떤지 몰라.” 어떤 때는 괜찮았다. 하지 만 또 어떨 때는 마음이 무너질 것 같았다. 끝도 없이 뻗은 텅 빈 수평선, 내 몸에서 일어나는 끝없는 허기, 우리가 서로를 견뎌낼 수 없다면 이 상황을 어떻게 견뎌낼 수 있을까, 나는 막막했다.
“우린 끝까지 살아남을 거야. 그럴 거라고 말해 줘.”
“치료제가 오고 있어. 우린 살아남을 거야. 내가 약속할게.” 바이엇이 말했다.
--- p.75

그건 바이엇이 할 법한 말이었다. 리스는 노력하고 있었지만, 제대로 해낼 순 없었다. 그녀는 바이엇이 아니고, 심지어 그 때의 바이엇은 더더욱 아니니까. 바이엇에겐 그런 면이 있었다. 아무도 건드릴 수 없는, 나도, 리스도, 어느 누구도 건드릴 수 없는 그런 면이. 그게 바로 그녀만의 독특함이었고, 사실 그게 뭔지도 정확히 알 수 없었다. 다만 그런 게 있는데 바이엇이 떠날 때 그것까지 가지고 사라져 버린 것이다.
--- p.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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