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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살고 싶은 나라

내가 살고 싶은 나라

에디션 F 시리즈-03이동
리뷰 총점9.2 리뷰 6건 | 판매지수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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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07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268쪽 | 358g | 142*210*17mm
ISBN13 9788958207276
ISBN10 89582072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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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세계가, 우리 세계가 엘라도어의 눈에 최고의 모습으로 보이기를 원했다. 저 여자들이 자매애와 우정으로 똘똘 뭉쳐서 자신들만의 힘으로, 아무런 도움 없이 허랜드 전역에 안락하고 평화로우며 쾌적한 문명을 일궈냈다면 나는 남자들이, 아니 우리 남자들과 여자들이 적어도 허랜드만큼 대단한, 어떤 면에서는 더 나은 세상을 만들었다는 걸 엘라도어에게 보여주고 싶어서 견딜 수 없었다. 그런데 외부세계에서 온 손님 입장에서 가장 달갑지 않은 상황인 전쟁이 터진 것이다. --- 「1. 귀환」 중에서

“내가 보기에는 미국 가정에 ‘권위’적인 모습은 이제 별로 남아 있지 않은 것 같은데요. 이주민들이 한목소리로 그걸 불평하는걸요.”
“물론 그렇겠지요. (…) 당신도 알다시피 권위가 작동하는 방식은 아주 단순해요. ‘이건 명령이야!’ 그러면 그 명령을 따르기만 하면 돼요. 생각할 필요도, 노력할 필요도, 책임질 필요도 없죠. 하느님이 그렇게 말씀하시지요. 왕이나 선장도 그렇게 말해요. 성경에도 그렇게 쓰여 있어요. 무엇보다도 가족의 우두머리인 아버지 역시 마찬가지예요. 대단한 이야기죠. ‘아버지가 그렇게 말씀하셨어요. 아버지가 그렇다고 하면 그런 거예요. 설령 그렇지 않더라도!’” --- 「7. 가정」 중에서

젊은 열정으로 가득한 엘라도어는 아름다웠다. 예리하고 강인한 그 얼굴은 말썽꾸러기 같은 이 세상에 대한 애정과 세상을 바꾸기 위한 지혜로운 제안들로 반짝반짝 빛났다. 나는 그 열정을 쫓아갈 수 없었다.
나는 엘라도어에게 부드럽게 말했다. “여보, 당신의 희망을 꺾고 싶진 않아요. 어떤 면에서는 당신 말이 옳아요. 나 혼자서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계획 정도는 세울 수 있어요. 문제는 대다수가 그 계획을 받아들이도록 하는 거예요. 그걸 할 수 있는 왕도 없고, 민주주의에서 당신은 사람들 절반 이상을 설득해야 해요. 시간이 오래 걸리는 일이지요.” --- 「8. 추가 진단」 중에서

그녀가 말했다. “미국의 장점은 많은데 정작 문제가 뭔지 몰라요. 미국은 자유로운 국가예요. 그리고 문제를 파악하면 행동에 옮길 수 있으니까요. 밴, 미국인들은 변명할 수 없어요. 최고의 이점을 가졌잖아요. 당신들은 용감하게 출발했어요. 멋지게 시초를 확립했지요. 그러고는 편하게 앉아서 조상들과 미국이 보유한 자원, 앞으로의 전망에 대해 자랑스럽게 떠벌렸어요. 온몸을 기어 다니고 있는 기생충들을 내버려둔 채.”
엘라도어의 눈빛은 심각했고, 어조는 진지했으며, 말은 공격적이었다. “거머리 떼처럼 공공 재산을 빨아먹고, 벼룩처럼 법망을 이리저리 피해 다니고, 자유롭게 번식하기 위해 특별 입법이라는 거미줄을 치고, 공공사업 주변에 어슬렁거리면서 자기 개인사업을 확장하는 사람들을 달리 뭐라고 부를까요?” --- 「9. 민주주의와 경제」 중에서

엘라도어가 진지하게 덧붙였다. “남자들도 마찬가지예요. 세상에, 밴! 집에 남자들이 없나요? 남자들이 집을 사랑하지 않나요? 남자들은 가정을 사랑하지만 하루 종일 집에만 있지 않아요. 여자들은 왜 그래야 하죠?”
엘라도어는 가정이 주는 의미는 남녀 모두에게 똑같아야 한다고 짧지만 분명하게 말했다. 더 나아가 우리가 그렇게 소중하게 여기는 가정의 아름다움과 편안함과 평화, 사생활과 기분 좋은 휴식, 가족 간의 우애의 의미 역시 남녀 모두에게 똑같아야 하며, 가정이 남자에게 끝없는 부양의 짐으로 다가와서도 안 되지만 자부심의 원천이 되어서도 안 되며, 여자에게 가정이 그저 공방이거나 개성을 드러내는 유일한 수단이 되어서도 안 된다고 주장했다.
엘라도어가 말했다. “이 도시와 세계를 휘젓고 다닐 만큼 능력 있는 수많은 여자들이 고작 집이나 더 비좁은 아파트에서 자기 개성을 드러내는 데에 만족하는 모습을 보는 건 애처롭기도 하지만 형언할 수 없을 만큼 부당하기도 해요.”
--- 「12. 그 후」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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