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출간일 | 2021년 07월 30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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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224쪽 | 342g | 140*205*14mm |
ISBN13 | 9788954447478 |
ISBN10 | 8954447473 |
출간일 | 2021년 07월 30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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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224쪽 | 342g | 140*205*14mm |
ISBN13 | 9788954447478 |
ISBN10 | 8954447473 |
“소녀, 가출하겠습니다!” 새로운 세상이 오길 바라는 백정의 딸 편견을 걷어차고 나만의 길에 오르다 창비어린이 신인문학상을 수상한 이후, 장르를 넘나들며 폭넓은 이야기를 선보인 범유진 작가가 역사소설로 돌아왔다. 『두메별, 꽃과 별의 이름을 가진 아이』는 백정의 딸인 주인공 두메별이 세상의 변화를 차츰차츰 깨달으며 평등과 자아를 찾아가는 이야기다. 때는 1920년대 초, 조선이 무너지고 신분제가 폐지됐지만 백정에 대한 차별은 여전하다. 백정의 딸인 주인공 두메별은 산골 마을에 살고 있다. 어느 날 ‘백정 신분해방 운동’을 주도하는 사람들이 마을로 오는데, 두메별은 그들로부터 새로운 세상이 오고 있다는 것을 듣는다. 평소 백정이 차별받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던 두메별은 백정촌을 떠나 차별 없는 세상으로 나아가고자 발버둥 치는데……. |
대한의 가장 천한 사람들 내 이름 두메별 대송 오빠가 왔다 바다를 본 적 있니? 고기 팔러 간 날 안경과 그림 경성에 갈 수 있다고? 끈이 잘린 갓 신을 던지다 노촌 대 백정촌 비밀 편지 광대의 고백 비 프리(Be free) 작가의 말 |
...백정 중 여성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작품은 더욱 적었다... 그래서 나는 두메별을 주인공으로 한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 편견 속에서 허우적거리면서도 자신의 길을 찾아 뛰쳐나갈 수 있는 아이의 이야기다.
<두메별, 꽃과 별의 이름을 가진 아이>, 자음과 모음, 범유진, 221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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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산속 어두운 밤에 달빛이 환히 비춘 어느 산자락, 하얗게 피어있는 두메부추꽃. 달이 밝아 별이 있을까 싶지만 어딘가 홀로 반짝이며 존재감을 뽐내고 있을 아주 작은 별 하나.
두메별! 이렇게 아름다운 연상을 이름을 가진 10대 소녀가 처한 현실 세계는 비온 뒤 온 갖 냄새로 질척거리는 백정촌 어딘가 였다.
"백정 가시나 주제에. 니 콱 잡아가라 할 기다!"
"잡아가라, 잡아가! 야, 니들은 무식해서 모르나. 나라님이 백정 양민 다 없다 한 지가 언제고. 순사 불러 봐라! 양빈님도 아니고 촌무지렁이들이 싸웠다 카면 어디 신경이나 쓰나!"
"이게 진짜!"
...
"백정 가시나!"
저것들은 저 말밖에 못 하나 싶었다. 나도 안다. 백정이라는 것 자체가 저들에게는 최악의 욕이라는 것을. 하지만 백정의 딸인 것은 내겐 욕이 아닌 사실이다. 저들에게 농부의 아들이라 말하는 것이 욕이 될 수 없듯이 말이다. 저들은 그걸 모른다.
"오냐 내가 백정의 딸이다! 칵 소귀신을 불러와 니들한티 철썩 붙여 버릴 것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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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사는 동네 주변에는 참으로 다양한 계급이 존재한다. 백정, 백정에서 양반이 된 노촌사람들, 그리고 저 멀리 양반네들. 특히 노촌사람들을 눈여결 볼 만한데 이들은 의병으로 자원한 백정들 중에 양반하고 함께 싸웠던 자들이다. 그 공로를 인정받아 성씨를 하사받고 양반행세를 하는 것이다. 양반네들없이 의병으로 싸웠던 자들은 여전히 백정으로 남았다.
노촌사람들은 이제는 몰락할 양반의 기세를 부여잡고 백정을 무시하며 스스로 양반인체 했다. 격변하는 시대에 여젼히 구습을 부여잡고 또 어떤이는 돈으로 산 결혼으로 탄탄한 가문을 만들고자 했다. 그들에게 무시받는 백정의 아들, 딸들은 시대 변화의 흐름을 읽고, 교육과 형평운동에 앞장 서길 바랬다. 백정이 사람이 되는 시대, 그런 시대가 오기를 간절히 바랬다.
너무 가난해서 양반집 자제로 입양된 두메별의 큰 오빠는 형평운동에 앞장섰다. 얼굴이 못나서 오히려 팔자가 쉬울 딸내미는 경성에 가서 글을 배워 지식인이 되는 꿈을 꾸었다. 세상은 괴짜 천재가 변화시킨다고 하지 않았나. 세상은 순응하지 않는 자들. 저항하는 자들이 변화시킨다.
"선생님, 이거요. 내 이제 읽을 수 있어요."
나는 일본 여자애가 줬던 구슬을 꺼냈다. 그림 같기만 하던 것이 이제는 확실한 글자로 보여서 기뻤다.
"비 프리(Be Free). 맞아요?"
"맞아, 두메야. 무슨 뜻인지도 알겠니?"
"뜻은 아직 몰라요."
춘앵은 종이에 커다랗게 '자유'라고 써서 내게 주었다.
"자유"
이게 그 뜻이었다니. 나는 파란 구슬을 천천히 한 바퀴 돌려 보았다. 여자애가 그렸던 바다가 이런 색일까. 여자애는 자유를 원해서 바다를 닮은 구슬에 그것을 써 놓았을까. 그런데 자유는 대체 뭘까.
<두메별, 꽃과 별의 이름을 가진 아이>, 125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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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에서 자유를 향한 두메별의 소망을 꺽으려 노력하는 아버지. 삶에 대한 희망이나 활력을 잃고 늘 집에만 머무는 아버지. 사실 그 아버지도 한 때는 정의와 평등, 자유를 향해 몸을 던졌던 사람이다. 그러나 그것이 좌절된 꿈 앞에 삶의 의욕마저 잃은 아빠는 자유와 지식을 갈망하는 딸을 기어코 막았다.
이 작품의 캐릭터들이 흥미롭게 느껴지는 점은 그들의 숨겨진 과거에 담긴 지금과는 다른 삶의 결이다. 전혀 생각지 못한 과거를 알아가는 재미 또한 작품에 빠져들게 만든다. 일본에가서 돈을 벌어온 오름아저씨, 바보 흉내를 내는 그의 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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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중요한 여성 캐릭터들. 두메별을 포함해 신영성으로 등장하는 기생 박춘앵, 돈을 위해 돈 많은 조선인을 찾아온 일본인의 아픈 딸.
이 세 여성은 모두 Be Free 자유를 꿈꾸는 이들이다. 물론 아직 뛰어넘어야 할 현실의 벽이 너무 높지만, 혹은 물리적으로 주어진 시간이 너무 적지만, 이들은 서로의 꿈을 응원하며 실현하는 중요한 계기가 된다. 계급간의 불평등, 거기에 더해 여성으로서 지니는 불평등과 차별 그리고 편견. 그 안에서 여성들이 서로 연대한다.
그 연대가 그들 스스로를 위태롭게 하는 것이더라도 그녀들은 결코 희망을 버리지 않는다. 더디게 흘러가는 형평운동의 덕을 보리라 마냥 기다릴 수도 있건만 그들은 스스로 신여성의 길로 들어서 형평운동의 주체가 되는 길을 택한다.
나는 뒤돌아보지 않고 뛰었다. 가슴에 파란 바다를, 자유를 품고 뛰었다. 발아래에서 별이 하나씩 솟아올라 가야 할 길을 만들어 주는 것만 같이 온몸이 가벼웠다. 약속 장소가 눈앞이었다. 주변이 까만 밤으로 변한 듯 오직 소나무 아래 선 춘앵만이 보였다. 그러나 별의 길이 끝나는 곳은 그곳이 아니라는 것을, 그 길은 끝없이 이어져 있음을 나는 알았다.
나는 언젠가 바다를 건널 것이다. 그때가 되면 희망을 가져다주는 별이 땅에 내려와 작은 꿏을 피울 것이다. 나는 백정의 딸이다. 그러나 누구의 무엇이기 이전에 나는 그저 나다.
나는 두메별이다.
책 215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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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며 떠올린 것은 학창시절 교과서로 접한 무정을 소설로 읽었을 때의 느낌이었다. 비슷한 시대 배경이라서 그런것일까. 주어진 운명의 굴레를 구르다가 새로운 길을 향해 걸어나가는 주인공들 때문이었을까.
이 책의 주인공 두메별도 그렇다. 울퉁불퉁한 얼굴(아마도 고전미인은 아니였으나, 입체감이 있는 얼굴은 지금에서는 꽤나 환영받지 않았을까), 순응하지 않는 성격, 부당한것에 저항할 줄 아는 용기. 주인공 소녀가 지닌 성정이 꽤나 쉬원쉬원하다. 왠지 그녀의 그런 성격이 부럽기까지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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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 100여년 전의 시대배경을 가진 이 이야기가 낯설지 않게 다가오는 것은 우리는 누구나 자신이 같힌 현실의 벽을 뛰어넘고 싶어하기 때문일 것이다. 젊었을 적엔 높아보이지 않던 그 벽이 점점 더 높고 단단하게 느껴지고 아예 그 벽을 뛰어넘을 생각을 단념하고 사는 삶. 어른의 삶이 그런 거라고 스스로 위안하던 차에 두메별이 일침을 놓는다.
원하면 뛰어들어 찾으라고!
두메별, 참 이름 잘 지었다. 야생화의 강인함과 어디서도 그 빛을 잃지 않는 영원성을 지닌 이름. 얼마나 아름다운가! 아마 내 가슴 어딘가에도 이 소녀가 아직 살고 있을 것이다. 한 동안 잊고 있었던 이 소녀! 이제 그 소녀를 불러내어 내 삶에서 다시 자유와 형평을 찾는 세상을 마음껏 맛보길, 이 책을 덮으며 소망해본다.
: 이 글은 예스24 리뷰어 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된 리뷰입니다.
조선에서 백정은 계급이 가장 낮은 천민이었다.
꼭 도살업에 종사해야만 백정으로 불리는 것은 아니다.
평민도 생활이 어려워지면 백정이 되기도 했다.
무당, 갖비치(가죽공), 기생, 사공, 노비 또한 백정과 같은 천민 취급을 받았다.
백정은 1894년 갑오개혁으로 제도상에서는 신분의 구분 없이 평등했지만 오래전 습관은 시선은 고치기 힘들어 여전히 차별을 받았다.
주인공 두메별은 백정의 딸이다.
소설은 이삼십 년대 형평사 운동을 배경으로 한다.
형평운동은 진주에서 시작된 백정 주축의 계급 타파 운동이다.
천민이라 성도 없고 이름만 있는 두메별은 백정들이 모여사는 백정촌에서 부모님과 석송 오빠, 여동생 아지와 막내 막송이와 함께 산다.
맏이인 "대송" 오빠는 양반집 양자가 되어 "신대송"이 되었다.
두메는 일본에서 돈을 많이 벌어서 돌아온 오름 아저씨 집에서 그의 바보 같은 아들 광대와 함께 글자를 배운다.
형평운동을 하는 대송 오빠와 춘앵 언니가 마을에 오게 된다.
두메는 춘앵에게 글자를 배우면서 백정촌을 벗어나 넓은 바다로 가려는 꿈을 꾸게 된다.
백정에다가 여자인 주인공은 노촌 아이들과 어른들에게 이유 없는 차별과 괴롭힘을 당한다.
간난이가 노촌의 유일한 친구였다.
간난이의 아버지인 김돌섬과 오빠인 김열섬은 양반 행세를 하는 악독한 사람으로 등장한다.
두메의 똑똑함을 미리 알아본 춘앵은 경성에 가서 본격적으로 공부해보기를 제안한다.
가출하여 경성을 가려는 계획이 한차례 실패한다.
형평사 총대회 기념식에서 어머니와 광대의 도움으로 가까스로 춘앵을 다시 만나게 되고 경성을 다시 꿈꾸며 이야기는 끝이 난다.
백정의 딸, 소녀 아이의 시각에서 소설은 형평운동의 배경 속에 흥미로운 이야기보따리를 푼다.
일제강점기 속에서 소녀의 적은 일본 사람이 아니라 같은 한국 사람인 노촌 사람들이다.
그리고 백정이라는 운명에 순응해서 살아가며 두메의 꿈을 번번이 막으려는 아버지이다.
나중에 사실을 알게 되지만 일본에서 독립운동가를 신고하는 친일활동으로 큰돈을 벌어온 오름 아저씨는 오히려 두메에게는 아버지보다 든든한 후원자이다.
p126
"두메야, 너 경성에 안 갈래?"
나는 구슬에서 눈을 떼고 춘앵을 봤다.
"경성에 형평사 본회에서 운영하는 학교가 있어. 아이들을 위한 기숙사도 마련되어 있고. 네 재주가 아까워서 그래. 영어 배우는 속도를 보면 앞으로 통역이나 번역 일을 하면 참 좋을 것 같아서. 교회에서 내가 아는 선교사님이 계시다. 그분께 네가 경성에 가도 생활에 무리가 없게 돌보아 줄 수 있느냐고 편지를 드려보마."
기생의 딸 춘앵은 두메에게는 롤 모델 이상의 구원자이다.
천민의 차별을 극복하고 좋은 기회를 통해 형평운동까지 하게 되는 신여성의 모습이다.
백정을 벗어날 수 있는 기회의 손을 두메에게도 쥐여준다.
그리고 간난이와 광대와 어머니와 형제들이 두메를 미래를 지지하고 돕는다.
두메는 당찬 아이다.
불의를 참지 못하고 당찬 성격으로 주변 사람을 돕고 돌보는 아이다.
그들에게는 지독한 차별의 현실 속에서 두메가 뻗은 작은 손이 구원자의 손처럼 느껴졌을 것이다.
두메의 도움이 그들의 도움을 이끌어냈다.
경성에서의 두메는 어떻게 살아갈까?
아쉽지만 그 뒷이야기는 없다.
해피엔딩으로 상상 속에 남는 것이 더 좋아 보인다.
고향에 멋진 모습으로 돌아오는 두매를 그려본다.
양반이 되어 돌아온 대송처럼 말이다.
21세기라고 조선의 상황과 다름이 있을까?
지금도 주변에서는 소외된 사람들이 많다.
다들 먹고살기 바빠 주변에 관심을 두지 않는다.
안 보이는 계급과 차별이 만연해있다.
지금의 아프가니스탄 상황만 보아도 여성의 인권은 암울하다.
코로나19 시대에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자영업자가 희생을 강요당하고 있다.
군 생활이 많이 편해졌다고 하지만 여전히 보이지 않는 폭력과 잘못된 권력에 복종하는 억울한 일들이 일어난다.
의지할 곳이라곤 부모밖에 없는 아이에 대한 학대가 부모로부터 시작되는 안타까운 뉴스를 종종 접한다.
양반과 평민, 노비가 철저히 분리된 계급 사회가 지금도 여전하다.
우리는 누군가에게는 대단한 권력자다.
나이가 권력이다. 때로는 학벌이 권력이고, 돈이 권력이다.
힘과 고집스러운 성격이 권력이기도 하다.
어린이집에서 힘 있거나 대찬 아이가 친구의 장난감을 빼앗는 것처럼 말이다.
음식 배달 리뷰나 뉴스만 보더라도 음식점의 조그만 실수에도 그렇게도 갑질을 한다. 손님은 왕이 아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권력과 차별에 대해서 그리고 우리가 지금 시대에 필요한 형평운동에는 무엇이 있을지 잠시 생각해 보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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