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출간일 | 2021년 08월 05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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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141쪽 | 242g | 125*194*15mm |
ISBN13 | 9791191248302 |
ISBN10 | 1191248305 |
사은품 : 포함 소설/시 2만원 ↑ 포토카드 홀더 증정 (포인트 차감)
출간일 | 2021년 08월 05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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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141쪽 | 242g | 125*194*15mm |
ISBN13 | 9791191248302 |
ISBN10 | 1191248305 |
MD 한마디
[2021 아쿠타가와상 수상작] 한 아이돌 팬의 일상을 그린 이 책에서 무언가에 애착하지 않고는 버티어 살아내기 힘든 보통의 우리를 발견하는 일은 어쩌면 필연적이다. ‘그 존재를 생생하게 느낌으로써 나는 나 자신의 존재를 느끼려고 했다.’는 화자의 고백처럼, 소설은 ‘내가 이곳에 있다’는 절실한 외침으로 강하게 와 박힌다. -소설MD 박형욱
“오늘도 지구는 둥글고…… 일은 끝이 없고…… 그래도 최애는 고귀해!” 애착하지 않으면 버틸 수 없는 우리를 살아 있게 하는 그 감정의 세밀한 묘사 2020년 여름 가와데쇼보 문예지 [분게이(文藝)]에 발표되자마자 SNS에서 큰 반향을 일으킨 작품, 우사미 린의 『최애, 타오르다』가 출간되었다. 현재 대학생인 1999년생 우사미 린은 2019년 『엄마(かか)』로 문예상을 받으며 등단, 2020년 사상 최연소로 미시마 유키오상을 수상하며 일본 문단과 언론의 주목을 뜨겁게 받고 있는 화제의 신인 소설가다. 『최애, 타오르다』는 2021년 1월 일본 최고 권위의 문학상인 아쿠타가와상을 수상한 이후 일본 서점가의 1위를 줄줄이 꿰찼으며, 2020년 11월 24일부터 5월 21일까지 약 6개월간의 일본 내 도서 판매 집계 결과 1위, 누계 발행부수 50만 부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원제를 그대로 살린 제목처럼 ‘불타다’는 온라인상에서 비난, 비판 등이 거세게 일어 논란의 대상이 되었다는 뜻이다. 어느 날 밤, 아카리가 좋아하는 최애 아이돌 마사키는 온라인상 논란의 중심에 선다. 그가 보고 듣고 생각하는 전부를 알고 싶어서, 그의 말이라면 한마디도 빠짐없이 블로그에 기록하고 해석을 해온 아카리는 ‘팬을 때렸다’는 논란에도 최애만을 걱정할 뿐이다. 흔히 한 시절의 열정이나 무모함, ‘현실 도피’나 ‘의존’으로 가볍게 치부되는 마음에 대해 우사미 린은 누구보다도 진지하게 ‘오로지 살아야 할 유일한 이유’인 최애를 사랑하는 아카리의 곁으로 독자들을 불러 앉힌다. 우리는 왜 최애를 만들고 응원하는가. 전 세계의 문화코드로 ‘덕질’을 널리 공유하는 게 일상인 이 시대에, 무언가를 애착하지 않으면 버틸 수 없는, 우리를 살아 있게 하는 그 감정 자체를 깊이 파고든 작품이다. 사랑의 탄생과 소멸의 과정을 ‘통증’으로 열렬히 앓는 아카리의 심정을 따라가다 보면 무대와 객석 사이, 스타와 익명의 팬 사이라는 거리감이 주는 안정감 안에서 마음껏 애정만을 쏟을 수 있는 관계에 대해 고개를 끄덕이게 될 것이다. |
최애, 타오르다 옮긴이의 말 |
아주아주 좋아하는 거 있으세요. 저는 모르겠어요. 좋아하기는 해도 아주아주 좋아한다 말하기 어려워요. 제 마음은 언제나 미지근합니다. 뜨겁지 않아요. 위는 미지근하고 밑은 조금 뜨거우려나. 좋아하는 게 있어도 ‘나 이거 아주아주 좋아해’ 말하지 않고, 그런 말하는 거 자체가 부끄럽달까. 조금 말해놓고도 창피하게 생각합니다. 왜 창피한지 모르겠네요. 지금은 자신이 좋아하는 거 잘 말하기도 하는군요. 저는 많이 좋아하지 않아서 아무것도 안 되나 봅니다. 무언가를 좋아하다가 전문가가 되기도 하잖아요. 저는 늘 자신없고, 그냥 혼자 조용히 좋아하는 게 좋아요.
요즘은 가장 좋아하는 걸 ‘최애’라 하는군요. 저는 이런 말 안 쓰는데, 시대에 뒤떨어진 사람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지금도 글을 손으로 쓰고 편지도 씁니다. 그러면서 컴퓨터도 써요. 지금 시대에 널리 쓰이는 말 대충만 압니다. 좀 모르면 어떤가 싶어요. 이 책 《최애, 타오르다》를 보고 이런 말을 하다니. 이 책을 보니 제가 생각했던 것과는 조금 달랐습니다. 뭐가 달랐느냐고 하면 말하기 어렵네요. 야마시타 아카리는 고등학생으로 사는 게 그리 쉽지 않았어요. 남처럼 하지 못하고 할 마음도 들지 않고 몸이 무거웠어요. 어느 날 집에서 어릴 때 본 <피터팬> DVD를 보다가 피터팬을 연기한 게 우에노 마사키라는 걸 알게 돼요. 우에노 마사키는 아이돌 그룹 마사마좌 한사람이기도 했어요. 아카리한테 마사키는 빛과도 같았습니다.
아이돌은 가까이 하기 어려운 사람이기도 하네요. 그걸 알아도 좋아하게 되면 어쩔 수 없지요. 마사키는 아카리한테 살아갈 힘을 줬어요. 아카리는 최애를 알려고 최애가 하는 말을 받아적고 그걸 블로그에 썼어요. CD를 사고 공연에도 갔지요. 일본 아이돌 그룹은 인기투표도 하는가 봐요. 아카리는 같은 CD를 아주아주 많이 사고 마사키를 밀어주기도 했습니다. 그런 돈은 아르바이트해서 마련했지요. 마사키는 아카리가 잘 못하던 것도 하게 했네요. 저는 그렇게 못할 텐데. 좋아해도 공연에 가지 않고 그저 CD만 사서 음악을 듣기만 합니다. 아카리가 CD는 많이 샀지만, 마사키한테 다른 건 바라지 않았어요. 아카리는 마사키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좋았겠지요.
소설은 마사키가 팬을 때렸다는 이야기도 시작해요. 아이돌이 그런 일을. 그런 일 있으면 이런저런 말이 금세 퍼지겠습니다. 그래도 아카리는 자신한테는 마사키가 최애다 여기지만, 마사키가 있던 그룹 마사마좌가 아예 해체하고 맙니다. 그 충격 엄청나겠습니다. 아카리는 학교에 제대로 가지 않아서 3학년으로 올라가지 못하게 되고는 아예 학교를 그만둡니다. 그런 일까지 일어나다니. 아카리는 마사키를 평생 응원하고 싶었는데, 이제 그런 대상을 잃었습니다. 아카리는 최애가 일반 사람이 되다니 하더군요. 마사키는 아카리한테 척추기도 했는데, 어쩐지 아카리 척추가 꺾인 듯했습니다. 앞으로 아카리는 괜찮을지. 시간이 흐르고 아카리가 조금 나아지기를 바랍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아이돌은 언제나 바르고 좋기를 바랄 듯합니다. 아이돌도 사람일 텐데. 많은 사람이 자신을 좋아하는 아이돌은 힘들겠습니다. 아이돌은 그런 부담감 없을까요. 저나 그렇게 생각할지도. 한국에도 아이돌 많군요. 텔레비전 음악 방송에는 거의 아이돌만 나옵니다. 다른 음악도 있을 텐데. 아이돌 음악이 안 좋다는 건 아니고 한쪽으로 치우친 듯해서. 늘 같은 노래만 듣는 제가 이런 말을 했네요. 저도 좋아하는 것만 듣습니다. 이런저런 사람을 보면서 사람이 하나만 좋아하지 않아서 다행이다 싶었습니다. 아이돌을 좋아하는 마음 그렇게 나쁘지 않아요. 거기에 아주 많이 빠지지 않으면. 아이돌이 자신한테 힘을 주기도 하니.
희선
종이책이라 그럴리가 없는데, 찐득찐득한 기분이었다. 아카리의 삶, 생각, 기분 모두 바닥 위에서 늘러붙어 있는 것 같았다. 이 아이는 늘상 다른 사람들처럼 일을 하고, 학교를 다니고 좋아하는 것을 열정적으로 사랑하고 있는데 왜 주변 사람들은 그녀를 눈쌀 찌푸리며 보게 될까. 사실 나도 그랬다. 덕후라던가, 팬심같은 걸 무시했다기보다 최애에 대한 그녀의 열정이 긍정적으로 보이진 않았다. 그럼에도 이 책을 놓을 수 없는 이유와, 그녀의 의의와 결국 상을 받은 이 책의 이야기는 세상에 캔디캔디만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작가는 19세의 나이로 아쿠타가와 상을 탔고 (그동안 수많은 추리작품 속에서 한번이라도 출간이 되려고 버둥치는 인간군상들을 봐서 이 수상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알겠다. 그래서인가 이 작품을 번역문이 아닌 원문으로 읽었어야 그 문학성이 더 평가될 거 같은데... 번역이 되면서 그 음악적이나 리듬적인 것들이 사라지고 내용만 전달된 것인지 원문도 이와 비슷할지 정말 모르곘다), 이 작품을 낸 지금도 대학생이다.
가만히 나도 그떄를 되돌아본다. 아이돌을 좋아하는 것으로 이야기가 되고 서로 친근감을 느끼고, 아이돌의 굿즈를 사기위해, 앨범을 사기위해, 그리고 사진을 오려두고 누가 먼저 남편으로 찍었냐고 서로 싸우고.
야마시타 아키라는 고등학교 2년생. 신체적으로 약하고 또 학습장애도 있는듯 보이다가도, 최애 (그룹 마자마좌의 우에노 마사키)와 관련된 것에는 열정적인지라 그가 출연하는 연극의 배경사에 몰두해 한때 역사도 열심히 공부하고. 반친구들 등과는 큰 교류가 없음에도 최애를 통한 이들과 네트상으론 꽤 침착하고 어른스럽게 대화도 나눈다.
.. 그와 연결되면서 그 너머에 있는 적지않은 수의 사람들과 연결되었다....p.18
처음 반하게 된 작품이 최애가 피터팬으로 나와 '어른이 되고 싶지않아'하는 것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아키라의 속내를 정확히 집어낸 피터팬을 연기한걸로 인연이라 생각한 걸까. 최애의 앨범을 사기위해 진정 열심히 아르바이트를 하기도 했지만, 고교를 중퇴하고도 앞날에 대한 생각이 없다.
그 뒤의 이야기가 더 있었다면 아키라에게 더 공감할 수도 있었을텐데. 물론 이정도만으로도 모든 사람중의 일부의 코어를 들어가본듯 남의 신발을 신어본듯 그 느낌을 느낄 수 있어 좋은 경험이었다. 최애의 말 한마디 한마디를 기록하며, 그의 눈빛, 눈짓, 제스츄어에서 그의 속내를 추측하며 그를 잘 아는 팬이지만, 그 수많이 사들인 앨범보다 그의 셔츠 하나의 무게를 꺠닫는 장면에선 성장해가는 소녀의 모습을 느낀다. 여기서 멈추지만은 않을것이 확실한. 학교공부는 못따라갈지라도, 최소한도로 사는것도 힘들게 느낄지라도, 누군가에 대한 애정을 갖고 있을 수 있는 인간이란 엔진이 식지않고 연료가 타들어가는 기차와 같다.
p.s: 이 책을 보고 100% 스스로 겹쳐 공감할 지인이 생각났다. 알려드렸더니 당장 사겠다고..ㅎㅎ
작가님, 한글체 너무 예쁘세요. 직전에 재일코리안 혐오에 관한 책을 읽었다 이 예쁜 글씨를 보니까 힘이나네요. 한글로 써줘서 고마워요 (편집자님, 별점말고 글씨체가 너무 예뻐서 감동했던 독자가 있었다고는 전해주시길. 만약 기회가 되시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