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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나를 죽창으로 찔러 죽이기 전에

당신이 나를 죽창으로 찔러 죽이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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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08월 11일
쪽수, 무게, 크기 452쪽 | 482g | 128*188*30mm
ISBN13 9791191560039
ISBN10 1191560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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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건 전에도 말했지만, 나는 폭력으로 사회를 변혁하는 건 결코 찬성하지 않아. 폭력을 증오해서는 아니고, 폭력을 이용해봤자 다른 의 차별은 절대 없앨 수 없을 뿐 아니라, 오히려 증오를 먹이로 삼는 차별주의자를 기쁘게 하는 일만 되니까. 그래서 신 군, 널 그 집단에서 빼낸 거야. 그곳에 있으면 안 돼. 우리들은 좀 더 현명하게 싸워야만 해. 비폭력 불복종 운동도 간디를 지지한 인도인이 압도적으로 많았기 때문에 성공한 거야. 재일 동포는 수가 너무 적어. 헤이트 스피치 금지법을 통과시켰던 여론의 힘도 지금은 기대하기 어려워. 우리는 현명하게 싸울 필요가 있어. 그러니까 신 군, 나한텐 네가 꼭 필요해. 앞으로도 계속 내 옆에 있어줘.”
--- p.23

그 기분은 나도 잘 안다. 이 부당한(혹은 부당할지도 모르는) 취급은 과연 차별을 바탕에 둔 것일까? 알 수 없다. 병원 대기실에서 나보다 뒤에 온 사람의 이름이 먼저 불리는 것이 과연 정당한 것일까, 구청 직원의 냉정한 태도는 나 말고 다른 구민에게도 똑같을까, 콜센터에서 전화로 이름을 밝힌 뒤에 태도가 변한 것 같은 건 내 신경이 과민한 탓일까, 재일 코리안끼리 갔던 음식점에서 나온 이 음식은 과연 깨끗할까, 하나하나 의심하게 되는 그런 세계, 그런 환경.
--- p.206-207

아웃사이더 몇 명으로 세운 ‘오쿠보 수비대’였지만, 현장의 폭력에 현장에서 대항한 것은 그들뿐이었다. 논리보다 몸이 먼저 움직이고, 주관적인 정의에 굴하지 않고, 눈앞의 약자를 지키지 못하는 정론은 무시하고, 악은 용서하지 않는다. 수비대 결성 당시 마을의 상점 사람들이, 한국계 주민들이, 여성, 노인, 아이들이, 그 뒤로 한동안은 안전하게 살 수 있게 됐던 것도 수비대와 그 지원자들이 애쓴 덕분이었다. 이것만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그 당시, 시우 사건 직후 혼란기의 이야기다. 오쿠보 수비대의 존재가 있든 없든 역사의 방향은 변하지 않았다, 오히려 나쁜 으로 가속시켰을 뿐이다, 라고 평하는 것은 당시의 무도한 폭력에 노출되어 있던 마을의 현장을 모르는 자가 지껄일 수 있는 허튼소리다. 그러나 허튼소리더라도 그 또한 사실의 일면이기도 했다.
--- p.284-285

복수극은, 현실에서는 왜 어려운가?
와신상담. 섶나무 위에 눕는 고통, 쓸개를 핥는 씁쓸함을 계속 몸으로 느끼지 않으면, 복수심은 세월과 함께 옅어진다, 그것이 진실이다.
그래서 요즘의 일과는 인터넷에서 녀석들의 댓글을 읽는 것이다. 녀석들이라고 해도 그 세 명을 가리키는 건 아니지만, 정신적으로는 거의 동일 인물일 것이다. 익명의 녀석들. 익명의 악의.
‘일본인한테 그렇게 헤이트 크라임을 하더니, 그야말로 자업자득.’
‘인간 같지도 않은 조선인 한 마리가 죽은 것 가지고, 우리 일본인이 이렇게까지 소란을 피울 필요는 없어!’
‘그냥 사소한 의문인데, 지금의 일본에 집착하지 말고 왜 빨리 한국으로 돌아가지 않은 거야? 가족들이 죽인 거나 다름없잖아.’
이것들이, 내게는 쓸개다. 핥고 씹어서 그 즙을 삼키며 복수의 마음을 되새긴다.
여동생이 살해당했을 때의 일은 몇 번이나 다시 떠올리게 된다. 의도적으로, 혹은 의도하지 않고도, 문득.
--- p.293-2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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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읽은 소설 중에서 가장 강렬한 작품이다. 『당신이 나를 죽창으로 찔러 죽이기 전에』는 ‘혐한’이라는 괴물에 맞서 싸워나가는 재일동포 청년들의 박력 넘치는 이야기를 가장 소설다운 방식으로 그려낸다.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세상을 살아가는 중인 우리 모두에게 이 소설은 세상에 만연한 분노와 혐오, 정치가 이를 이용하는 방식, 결국 무력하게 당할 수밖에 없는 소수자들의 삶의 고통과 무게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게 한다. 무시무시하고 충격적인 결말과 함께 책을 덮고 나면 일본뿐만 아니라 끝없이 증오가 퍼져나가는 세계를 향해 질문을 던지게 된다. ‘혐오가 정치가 되는 사회에서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는가?’ 『당신이 나를 죽창으로 찔러 죽이기 전에』는 더 나은 세상을 위해 우리가 꼭 읽고 깊이 생각해야 할 작품이다.
- 호사카 유지 (교수, 『신친일파』 저자)
일본의 ‘현재’를 향해 던지는 폭탄과도 같은 도발적 문제작.
- 유미리 (작가, 『가족 시네마』 저자)
무시무시하다. 피가 들끓는다. 불길하면서도 새로운 재일의 이야기가 탄생했다.
- 양석일 (소설가, 『어둠의 아이들』 저자)
이 전율의 디스토피아 이야기는 어두운 심연에서 기도밖에 할 수 없는 우리의 모습을 관통한다.
- 신도 준조 (소설가, 『보물섬』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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