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shi's Insight
원수를 갚지 말며 동포를 원망하지 말며(레 19:18)
어떤 이가 “낫 좀 빌려달라” 했지만 이웃은 이를 거절했다고 한다. 이튿날 거절했던 이가 이웃에게 “도끼 좀 빌려달라” 하자 “그건 곤란하네. 낫을 빌려주지 않았으니까”라고 대꾸했다면 그는 원수를 갚은 것이란다(보복). 그렇다면 ‘원망’은 무엇일까? 어떤 이가 “도끼 좀 빌려달라” 했을 때 이웃이 “여기 있네. 너라면 빌려주지 않을 테지만 난 너와는 다른 사람이니 빌려주는 걸세”라고 했다면 원망을 품었다고 한다. 원수를 갚은 것은 아니지만 마음에 원한을 품고 있기 때문이다(시프라, 커도쉼, 4장 10~11, 요마 23a).
너희는 [내 성호를] 속되게 하지 말라(레 22:32)
고의로 내 명령을 위반함으로써. 본문 “[내 성호를] 속되게 하지 말라는 성호를 거룩히 여겨야 한다”는 뜻일 터인데 ‘거룩하게 함을 받을 것이니라’의 뜻은 무엇일까? 이는 성화sactification라는 긍정적인 행위를 암시한다. 즉, 순교에 매진함으로써 나의 이름을 거룩하게 만들라는 것이다! 이 명령은 이스라엘 사람이 홀로 있더라도(이를테면, 이교도가 하나님의 계명을 위반하라고 압박하는 현장에 이스라엘 사람들이 하나도 없을 때) 적용되는 계명처럼 보이지만 성경은 이렇게 기록하고 있다. “[나는] 이스라엘 자손 중에서 [거룩하게 함을 받을 것이니라]” 아울러 순교할 상황에서는 죽을 각오로 자신을 내놓아야 한다. 하나님께서 희생을 허락지 않으시고 기적을 일으키셔서 목숨을 구해줄 거라는 마음으로 순교를 감행한다면 기적은 절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하나냐와 미사엘과 아사랴의 사례에서 그들은 기적을 염두에 두고 순교하려 하지 않았다. 기록된 바와 같이, “[왕이여 우리가 섬기는 하나님이 계시다면 우리를 맹렬히 타는 풀무불 가운데에서 능히 건져내시겠고 왕의 손에서도 건져내시리이다] 그렇게 하지 아니하실지라도 왕이여 우리가 왕의 신들을 섬기지도 아니하고 왕이 세우신 금 신상에게 절하지도 아니할 줄을 아옵소서(단 3:17~18).” 하나님이 우리를 살리시든 죽이시든 관계없이 ‘절하지 않을 줄 아옵소서(시프라, 에모르, 9장 5).’
내 마음이 너희를 싫어하지 아니할 것이며(레 26:11)
히브리 어근 ‘가알(싫어하다)’은 무언가가 토해내듯 내뿜는다거나 다른 물질에 흡수되는 대상을 가리킬 때 등장한다. 예컨대, 이 동사는 “거기서 두 용사의 방패가 버린 바(가알) 됨이니라. [사울의 방패가 기름 부음을 받지 아니함 같이 됨이로다](삼하 1:21)”에도 나온다. 즉, 방패가 스스로 기름을 수용하지 않아 기름기가 밖으로 빠져나갔다는 것이다. 그들은 활이나 창이 관통할 수 없도록 달군 기름을 가죽방패에 발라두곤 했다. (따라서 서로 밀접한 두 대상에 ‘가알’을 썼다면 상대를 떨쳐낸다는 뜻이요, 어떤 대상을 떨쳐낸다는 것은 곧 물리기도 하고 혐오스럽다는 뜻이리라)
---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