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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불호텔의 유령

대불호텔의 유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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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시/희곡 top100 8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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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08월 13일
쪽수, 무게, 크기 312쪽 | 372g | 133*200*18mm
ISBN13 9788954681575
ISBN10 89546815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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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 한마디

[강화길식 웰메이드 고딕 호러] 악령의 저주에 빠진 소설가의 고백으로 시작하는 소설은, 귀신 들린 ‘대불호텔’에 이끌리듯 모인 이들의 이야기로 이어진다. 악의와 원한, 혐오가 한데 엉킨 이 서늘한 공간에 초대받은 독자는 쉽게 벗어날 수 없는 긴장을 맛보는 한편, 그곳에서 스스로 걸어 나오는 경험까지도 함께하게 될 것이다. -소설MD 박형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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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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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청이. 감히 여기에 함부로 들어왔네. 넌 항상 그런 식이지. 앞으로도 그럴 거야. (…) 잘 들어. 앞으로 너는 이렇게 살게 될 거야. 내가 있는 한 영원히. 네가 이룬 것들은, 이뤄갈 것들은 어차피 모두 무너지게 될 거야. 그건 네 것이 아니야. 너는 다 빼앗기게 될 거야. 꼴좋다. 꼴좋아. 그러니 실수하지 말았어야지. 미움을 사지 말았어야지. 이 모든 건 네 탓이야. 아가야, 정말 네 탓이란다. 그렇게 경고했는데. 꼴좋다. 꼴좋아. 아, 좋아. 너무 좋아! 좋아 좋아 좋아 좋아 좋아 좋아 좋아 좋아 좋아 좋아 좋아 좋아

이 개 같은 년. 너는 아무것도 아니야.

아무것도 쓸 수 없을 거야.
--- p.53-54

나는 머릿속으로 중얼거렸다. 중요한 건 나의 원한이다. 이걸 돌려주는 일이다. 그게 가능하다면 무엇이든 할 수 있지. 해볼게. 어디 한번 해보자.
--- p.65

나는 이 이야기가 섬뜩했어요. 왜냐구요? 이건 자신들의 원한이 풀릴 때까지 사람들을 죽이고 또 죽이고 계속 죽이는 이야기니까요. 원한은 그런 것이죠. 풀리기 전에는 풀리지 않는 마음. 어젯밤, 나는 그 원한을 느꼈어요. (…) 나는 알았어요. 지금까지의 모든 악몽은 꿈이 아니었다는 것을. 나는 남겨진 것들 속에 놓여 있었어요. 그곳으로 내던져졌죠. 그걸 알아차리자 느껴졌어요. 이 건물이 깊은 악의를 품고 있다는 것이! 이 건물은 자신이 원하는 걸 얻을 때까지 절대 멈추지 않을 거예요.
--- p.142-143

대불호텔은 사람들을 떨어뜨려놓아요. 하나씩, 하나씩, 찢어놓죠. 현실을 알려주는 거예요. 우리가 가장 무서워하는 것을 드러내는 거예요. 혼자 남게 되는 것. 나의 이야기를 오직 나에게만 하게 되는 것.
--- p.207-208

원한을 갖고 싶지 않다고?

그렇게 살고 싶지 않다고?

그런 건 선택하는 게 아니야.

어차피 원한은 나를 찾아와.

그것들이 나를 선택하는 거야.
--- p.234

그들이 나를 쫓아내고 싶어한다는 사실이 끔찍하게 증오스러웠다. 왜? 왜 하필 난데? 울컥 분노가 치솟아올랐다. 대체 내가 무엇을 잘못했지? 내가 나인 것이 잘못된 것인가? 내가 나로 살아온 것이 문제인가? 세상이 변했을 뿐, 나는 그대로였다. 그것이 왜 문제인가. 원한이 사무친다는 것이 무엇인지 알 것 같았다.
--- p.237

시작은 언제나 아름다운 법이다. 모든 것이 그러하다. 하지만 모든 것은 언제든 망가질 수 있다. 우리는 늘 그런 위협 속에 산다.
--- p.277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여성적’이고 ‘상업적’이라는 이유로 폄하되던 고딕 소설은 20세기 후반 페미니즘 비평에 의해 재평가됐는데, 이 장르에 해박한 강화길은 고딕의 문법을 한국전쟁 직후 인천의 대불호텔이라는 역사적 시공간으로 이식해 모던 고딕의 우월한 변이형 하나를 창조했다. 고딕의 핵심이 사회적 약자의 좌절된 열망에 있음을 잘 아는 이 소설은 여성들과 이방인의 환대받지 못한 내면을 복원하면서 ‘원한을 이겨내는 사랑의 힘’이라는 보편적 메시지에 동시대적인 울림을 담는다. 이 작품은 또한 강화길에게는 매우 특별한 문학적 선배인 셜리 잭슨을 위한 트리뷰트이기도 한데, 이 작업은 등단 이후 강화길 자신이 감당해야 했던 세상의 악의와 내면화된 억압을 떨쳐내고 용기 있는 자기 긍정에 도달하는 과정과 포개져 있어 감동적이기까지 하다. 이 많은 일이 이 책에서 이루어졌다. 이것은 지금 강화길이 할 수 있는 거의 모든 것이고, 어쩌면 강화길만이 할 수 있는 어떤 것이다. 이 소설을 간과하려는 당신의 시도는 성공하지 못한다. 고딕풍으로 말하자면, 귀신 들린 집이 입주자를 고르듯, 이 이야기가 당신을 선택할 것이다.
- 신형철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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