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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 발행일 | 2021년 08월 22일 |
|---|---|
| 판형 | 양장? |
| 쪽수, 무게, 크기 | 208쪽 | 338g | 134*195*17mm |
| ISBN13 | 9788946421868 |
| ISBN10 | 894642186X |
아름다운 당신에게
[ 양장 ]
김수현 저 / SKY KIM 그림
|
샘터
|
2021년 08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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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를 타고 신작로를 따라 내려가면 재래시장이 있었다. 정육점에서 신문지에 둘둘 말아 주는 고기 한 덩이 사고, 남는 돈으로 눈깔사탕 한 개 입에 물고 싱싱 자전거 바퀴를 돌렸다. 얼굴에 부딪히는 바람에 스트레스가 훨훨 날아가는 느낌이었다.
--- p.24 「심부름하는 아이」 중에서
거실과 식탁을 정리하다가 문득 멈추어 집 안을 돌아본다. 가족들이 소파에 둘러앉아 나누던 이야기, 앞치마 두르고 따뜻한 음식을 차려놓았던 어느 저녁 식사, 온 가족이 둘러앉았던 식탁 풍경은 얼마나 정겨웠던가. 가구는 이야기를 담는 그릇임이 분명하다.
--- p.70~71 「가구」 중에서
반복되는 봄이지만, 아이가 태어날 때마다 ‘아, 기적이다’ 가슴이 벅찬 것처럼, 결혼식을 볼 때마다 눈물겨운 것처럼, 봄도 그렇다. 움츠리고 있던 어깨 위로 조금은 따뜻하고 조금은 가벼운 햇살이 내린다. 얇은 막이 하나 걷히듯이 세상이 밝다. 일 년 중 가장 아끼는 순간. 아까워서 마음이 바쁘다.
--- p.92 「만나고 헤어지고」 중에서
“나는 이 냄새가 좋아요. 비가 오려는 냄새!” 흙냄새 같은, 흙에 묻힌 땀과 한숨과 피의 냄새, 열기를 식히는 서늘한 냄새, 오래 묵은 축축한 냄새를 맡으며 이들과 가까워진 느낌이었다.
--- p.132 「프로테아」 중에서
예전에는 가정의 달 오월은 유난히 분주한 계절이었는데 이제는 그리움뿐이다. 담장 너머 줄지어 피어나는 장미는 어찌 고운지. 장미 한 다발을 어머니께 드렸다.
--- p.155 「어머니, 참 예쁘세요」 중에서
며칠 전, 판잣집의 중년 여인을 보았다. 아파트 담장 빈 접시에 고양이 먹이를 부어주고 있었다. 누가 먹이를 주는지 늘 궁금했는데 그 여인인 줄은 몰랐다. 무허가 판잣집은 법적으로 어떻게 보호를 받고 있는지 나는 그 여인의 입장이 되어보지 못한 것 같다. 나는 길고양이를 챙길 만큼 길고양이의 입장이 되어보지도 못한 것 같다.
--- p.160~161 「길고양이 단상」 중에서
무뚝뚝한 아버지의 힘찬 목소리. 아버지는 재미없게 아침이고 밤이고, 어제도 오늘도 그렇게 대답하셨고 그것이 우스워 우리가 깔깔거리고 웃었으므로 아버지는 다음날도 같은 대답을 준비하셨다.
--- p.179 「안녕히 다녀오십시오」 중에서
나의 어설픈 젊음을 읽고 또 읽고 노트에 적어 갔다는 남학생. 도대체 지난 십여 년 세월 중 언제 적 이야기란 말인가. 지난 세월 한 갈피에서 마른 꽃잎 하나가 나풀나풀 떨어져 내렸다.
--- p.193 「파리 다방」 중에서
나는 예전에도 아버지를 사랑했었다. 아버지를 더욱 외롭게 했던 그 보잘것없는 애정을 사랑이라 불러도 된다면. 세월은 그 사랑을 ‘아버지식’을 순수하게 받아들이는 사랑으로 키워주었다. 세상 모든 부모가 자식을 가슴에 품고 있듯이 자식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생각한다. 나는 때로 내가 무엇을 품고 있는지도 모르고 살아간다.
--- p.24 「심부름하는 아이」 중에서
거실과 식탁을 정리하다가 문득 멈추어 집 안을 돌아본다. 가족들이 소파에 둘러앉아 나누던 이야기, 앞치마 두르고 따뜻한 음식을 차려놓았던 어느 저녁 식사, 온 가족이 둘러앉았던 식탁 풍경은 얼마나 정겨웠던가. 가구는 이야기를 담는 그릇임이 분명하다.
--- p.70~71 「가구」 중에서
반복되는 봄이지만, 아이가 태어날 때마다 ‘아, 기적이다’ 가슴이 벅찬 것처럼, 결혼식을 볼 때마다 눈물겨운 것처럼, 봄도 그렇다. 움츠리고 있던 어깨 위로 조금은 따뜻하고 조금은 가벼운 햇살이 내린다. 얇은 막이 하나 걷히듯이 세상이 밝다. 일 년 중 가장 아끼는 순간. 아까워서 마음이 바쁘다.
--- p.92 「만나고 헤어지고」 중에서
“나는 이 냄새가 좋아요. 비가 오려는 냄새!” 흙냄새 같은, 흙에 묻힌 땀과 한숨과 피의 냄새, 열기를 식히는 서늘한 냄새, 오래 묵은 축축한 냄새를 맡으며 이들과 가까워진 느낌이었다.
--- p.132 「프로테아」 중에서
예전에는 가정의 달 오월은 유난히 분주한 계절이었는데 이제는 그리움뿐이다. 담장 너머 줄지어 피어나는 장미는 어찌 고운지. 장미 한 다발을 어머니께 드렸다.
--- p.155 「어머니, 참 예쁘세요」 중에서
며칠 전, 판잣집의 중년 여인을 보았다. 아파트 담장 빈 접시에 고양이 먹이를 부어주고 있었다. 누가 먹이를 주는지 늘 궁금했는데 그 여인인 줄은 몰랐다. 무허가 판잣집은 법적으로 어떻게 보호를 받고 있는지 나는 그 여인의 입장이 되어보지 못한 것 같다. 나는 길고양이를 챙길 만큼 길고양이의 입장이 되어보지도 못한 것 같다.
--- p.160~161 「길고양이 단상」 중에서
무뚝뚝한 아버지의 힘찬 목소리. 아버지는 재미없게 아침이고 밤이고, 어제도 오늘도 그렇게 대답하셨고 그것이 우스워 우리가 깔깔거리고 웃었으므로 아버지는 다음날도 같은 대답을 준비하셨다.
--- p.179 「안녕히 다녀오십시오」 중에서
나의 어설픈 젊음을 읽고 또 읽고 노트에 적어 갔다는 남학생. 도대체 지난 십여 년 세월 중 언제 적 이야기란 말인가. 지난 세월 한 갈피에서 마른 꽃잎 하나가 나풀나풀 떨어져 내렸다.
--- p.193 「파리 다방」 중에서
나는 예전에도 아버지를 사랑했었다. 아버지를 더욱 외롭게 했던 그 보잘것없는 애정을 사랑이라 불러도 된다면. 세월은 그 사랑을 ‘아버지식’을 순수하게 받아들이는 사랑으로 키워주었다. 세상 모든 부모가 자식을 가슴에 품고 있듯이 자식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생각한다. 나는 때로 내가 무엇을 품고 있는지도 모르고 살아간다.
--- p.199 「세월」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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