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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멜른의 유괴마

하멜른의 유괴마

[ 양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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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08월 31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432쪽 | 538g | 134*195*26mm
ISBN13 9791189571566
ISBN10 11895715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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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 기억이 전혀 안 나…….”
휠체어를 타지도 않는다. 치매를 앓을 나이도 아니다. 무엇보다도 아직 열다섯 살이다. 그런데 가나에는 자신이 엄마라는 사실을 전혀 인지하지 못한다.
같은 말을 하루에 몇 번이나 반복하고 있을까. 자신이 엄마라는 사실. 사는 곳이 우리 집이라는 사실. 그러한 사실들을 설명해도 기억은 한 시간도 채 유지되지 않았다
--- p.9

마키시마는 소름이 끼쳤다.
열다섯 살 소녀를 오로지 선의로 데리고 갈 인간이 있으리라고는 믿기 어려웠다. 적어도 경찰 나부랭이라면 선의보다는 악의를 의심해야 한다.
유괴.
그 두 글자가 머리에 떠올랐을 때 마키시마는 필사적으로 부정했다.
--- p.26

두 사람은 엽서에 인쇄된 일러스트를 바라봤다.
외국 어딘가 같아 보인다. 한 남자가 마을 아이들을 이끌고 앞장서서 걷는 그림. 남자는 피에로 분장을 하고 피리를 불고 있다. 아이들은 피리 소리에 이끌리듯 걷고 있다.
마키시마는 그 옛날 어린 시절 기억에 남아 있는 너무나도 유명한 동화를 떠올렸다.
‘하멜른의 피리 부는 사나이’ 그림이었다.
--- p.29

갑자기 열린 길에 흥분하다가 자신을 바라보는 사야카와 눈이 마주쳤다.
“아빠, 제발.”
날카롭게 주시하는 사야카의 시선에 이누카이는 꿈쩍할 수 없었다.
“꼭 가나에를 무사히 구출해 줘.
--- p.57

아소처럼 오랫동안 범죄 수사에 몸을 담은 사람조차 인터넷의 악의에는 익숙해지지 않는 모양이다.
일상에 숨어 있는 혼탁한 앙심.
사교적인 미소 뒤에 깔린 잔학성.
그것들이 어떠한 계기로 표출되어 이러한 범죄로 이어졌을 가능성을 끊어낼 수 없다.
언뜻 머리를 스친 범인상에 이누카이는 몸서리칠 뻔했다.
--- p.91

-피리 부는 사나이란 정신 질환을 앓던 소아성애자였다. 그는 하멜른에서 아동 130명을 유괴해 자신의 비뚤어진 욕구를 충족했다. 어떤 아이는 다섯 토막을 냈고, 어떤 아이는 나무에 매달았다.
그 순간, 도모에는 핏기가 가시는 소리를 들었다.
--- p.178

이누카이는 사과하면서 아스카의 팔을 잡아 끌고 도망치듯 거실을 뛰쳐나왔다.
“놔 주세요!”
“앞뒤 분간 못하는 개를 어떻게 풀어 놓겠어!”
“개, 개라니요!”
“자제심이 털끝만치도 없이 감정을 그대로 드러내는 놈 따위, 개랑 똑같아. 우선순위를 생각해.”
--- p.244

“내 전력을 네가 정하지 마.”
가느다란 팔에서 가방을 빼앗아 들고는 상체를 세웠다.
뒤를 돌아보니 자신의 뒤에 네 명이 무릎을 꿇은 상태였다.
“우리의 행동에 일곱 아이의 목숨이 달려 있다.
--- p.335

이누카이는 여자의 거짓말을 꿰뚫어 볼 수 없다. 그러나 같은 여자인 아스카라면 아야코의 거짓말을 꿰뚫어 볼 수 있을지 모른다.
감쪽같은 거짓말이란 90퍼센트의 진실에 10퍼센트의 거짓을 섞은 것이다. 아스카의 지적은 수긍이 가는 부분이 있었다.
--- p.394

사람의 목숨보다 무거운 것 따위 현실에 얼마든지 존재한다. 아니, 종교나 정치에서 그것은 먼지만 한 가치도 없지 않은가. 이 나라도 그렇다. 정부 기관의 이익과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자신과 자신의 가족 외에 다른 사람의 목숨 따위 길바닥의 돌멩이처럼 여기는 인간이 썩어날 정도로 많다. 그렇지 않고서는 약물 때문에 발생하는 피해 문제가 몇 번이고 되풀이되는 현실을 설명할 수 없다.
--- p.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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