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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자 공원국의 유목문명 기행

: 신화부터 역사까지, 처음 읽는 유목문명 이야기

리뷰 총점10.0 리뷰 1건 | 판매지수 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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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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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 2021년 08월 26일
쪽수, 무게, 크기 296쪽 | 448g | 140*210*17mm
ISBN13 9791191766578
ISBN10 11917665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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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 뉴스로 보는 책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어떤 제국도 초원보다 넓지 않다!”
5,000년 인류 역사를 바꾼 유목문명 이야기


초원의 인문학자 공원국이 과거 제국을 자처한 국가들의 박물관부터 유라시아 초원의 유목민 텐트까지, 2년여간 세계 곳곳을 누비며 유목문명의 흔적과 이야기를 찾아 엮은 책이다. 이로써 유목문명이 정주문명과 끊임없이 충돌하고 융화한 인류 역사의 한 축임을 밝힌다.

대부분의 현대인은 정주문명에 산다. 농사짓지는 않더라도 고정된 일터와 주거지가 있다.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눈감을 때까지 태어난 국가를 벗어나지 않는다. 사실 '국가' 자체가 울타리와 성벽, 도시에서 이어진 정주문명의 산물이다. 그런 우리에게 유목문명은 매우 낯설 수밖에 없다. 광활한 초원을 가축과 함께 돌아다니는 유목민의 모습이나, 말에 올라 세계를 지배한 몽골제국의 이야기 정도를 떠올릴 뿐이다. 우리에게 그들은 '아웃사이더'다.

하지만 유목문명을 협소하게 이해하는 우리야말로 진짜 아웃사이더일지 모른다. 이 책은 정주문명과 함께 인류 역사를 이끈 한 축으로서 유목문명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초원의 인문학자 공원국은 “지역적으로는 대서양부터 태평양까지, 시간상으로는 고대부터 근대까지” 누비며 유목문명의 흔적을 찾는다. 그 흔적이란 우리가 익히 아는 역사 이야기이기도 하고, 원래 모습을 간직한 유물이나 유적이기도 하지만, '자유', '공유', '환대' 등 여전히 유효한 정신적 가치이기도 하다.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머리말│유토피아, 우리가 만들 어떤 것

프롤로그│제국의 기획, 그 너머를 꿈꾸다
‘위대한 환상’이라는 환상│문명의 두 얼굴, 정주와 유목│유목문명이 보여준 ‘작은 환상’의 가능성

1 유목문명 이전의 여신 신앙
정주문명의 철저한 여신 살해│세계 곳곳에서 발견되는 여신 이미지│물부터 태양까지, 자연과 하나 된 여신│삼라만상을 끌어안는 탄생과 창조의 힘

2 초원으로 간 여신
국가 이전에 대충돌은 없었다│전차와 수레, 싸움과 융화│말을 가진 이들은 왜 서쪽으로 떠났을까│초원에서 더 오래 살아남은 여신

3 말 탄 문명인의 탐욕
사막부터 극지까지, 말을 따라가다│말과 전쟁, 그 비극의 역사│‘만족을 모르는’ 말 탄 문명인│말이 사람의 말을 알아듣는다면

4 누가, 왜 말에 올라탔는가
인간은 왜 말에 올라탔을까│처음 말에 올라탄 초원의 사냥꾼들│무기인가 제기인가, 말머리 전곤의 의미

5 파괴와 창조를 아우르는 도덕률
장애물을 거침없이 짓밟는 전신 인드라│생존이 곧 정의인 파괴의 법칙│폭력을 반성하는 창조의 법칙

6 모든 부족신을 포용한 신학혁명
유목민, 신에 대한 인식의 틀을 깨다│땅에 묶이지 않은, 우주에 편재하는 신│하나의 신, 하지만 다른 얼굴

7 스키타이, 유목국가의 탄생
볼가강을 건넌 기마 궁술의 달인들│강력한 힘과 미숙한 통치력│자유의 아킬레스건, 유목문명과 노예

8 흉노, 최초의 유목제국
스키타이를 찾아 황야를 헤맨 다리우스 1세│장성이 심은 유목제국의 씨앗│때를 기다려 유목세계를 통일한 흉노

9 승자 없이 공멸한 흉노와 한나라
흉노와 한나라, 정치로 갈등을 관리하다│천하 호구의 반을 줄인 한무제의 ‘이중타자화’│공멸이 낳은 새로운 기회, 실크로드

10 끝나지 않은 길, 실크로드
문명과 문명이 교차하는 위대한 길│이육사의 포도는 어디에서 왔을까│사과로 다시 쓴 실크로드의 작은 역사

11 유럽을 떨게 한 유목민의 대이동
떠남으로써 싸움을 피하다│기후 변화에 떠밀린 ‘신의 채찍’│정복의 역풍, 완충 지대의 역설

12 나와 남을 아우르는 통치술
유목과 정주의 융합을 시도한 정치적 무아론│예술혁명을 촉발한 문화적 무아론│유라시아를 가로지른 쿠샨왕조의 유산

13 자유를 가둔 정주문명의 중세
하층민 배제와 착취의 역사│군국주의의 강화, 농노의 탄생, 기독교의 확장│유목문명에 다시 한번 길을 묻다

14 돌궐 유목민 대對 선비 반半유목민
민심이 곧 천심이라는 선정의 정치사상│많이 싸우는 자는 결국 패배한다│‘못난 카간’과 천가한

15 피를 흘려 평화를 사는 지혜
국경에서 궁정으로, 황제의 위엄이 머무는 곳│군대가 커지면 나라가 위태롭다│반란에 무너지는 당나라와 기회를 잡은 위구르│두 세계를 지탱한 피의 대가, 견마 무역

16 몽골, 거란과 여진에게 배우다
‘동강서약’이라는 초원의 법칙│초원과 농지를 모두 차지한 폭풍의 핵, 거란│여진의 비밀 병기는 실용적인 법│사냥꾼의 윤리를 공유한 여진과 몽골

17 칭기즈칸, 그 비틀린 신화
초원과 바다에 모두 길을 낸 몽골제국의 힘│몽골제국은 왜 그토록 넓혔을까│몽골제국은 왜 그토록 살육했을까│자유를 포기하고 강함을 얻다

18 티무르, 신을 악용한 군주
대몽골 울루스의 위대한 유산, 보편 규범의 확립│복마전의 한복판에서 태어나다│죽이고, 죽이고, 또 죽이고│유목세계와 너무나 멀어진 변종

19 카자흐의 유목 민주주의
카자흐가 되살린 자유의 가치│환대의 모범을 보여준 초원 사람 카슴칸│고려인에게 음식과 터전을 제공하다

20 시대의 희생양이 된 중가르
몽골고원의 분열과 만주족의 등장│칭기즈칸의 권위가 끝나고 청나라가 서다│포위되고, 또 포위되는 유목국가│자멸을 부른 신의 없는 인간들

21 오늘의 유목문명과 성性
유목문명 속 ‘더 많은 다른 길’│혹독한 자연환경이 낳은 평등한 성 역할│아마존은 초원에 산다│유목문명이라는 거울에 정주문명을 비추다

22 미래의 유목문명과 공유
모든 살아 있는 것을 지키는 윤리적 장│‘공유지의 비극’을 꺾는 ‘목장의 공유’│생명을 불어넣는 공유의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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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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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지역적으로는 대서양부터 태평양까지, 시간상으로는 고대부터 근대까지, 주제 면으로는 문명 일반부터 유목문명까지 톺아보며 기나긴 기행을 떠날 것이다. 정주문명의 특성과 한계를 이야기할 것이고, 특정 시대의 성과와 한계를 찬미하고 폄훼할 것이다. 유목문명의 잔인함과 관대함을 동시에 이야기할 것이고, 앞으로의 혁신과 전망을 놓고 나름의 의견을 제시할 것이다. 그 끝에서 이루고자 하는 목표는 ‘위대한 환상’ 대신, 과거 문명의 행적을 바탕으로 실현할 수 있는 ‘작은 환상’을 만드는 것이다.
--- p.23

“하늘과 땅과 모든 살아 있는 것을 떠받치는 이”, 곧 창조자는 서서히 파괴자를 대체한다. 언제나 파괴는 창조 앞에 오고, 창조에 길을 내준다. 유목민은 파괴로 찾아와 창조를 남기고, 다시 맨몸으로 떠난다. 물론 전신 인드라는 전차사이지 기마 전사가 아니다. 그러나 빠르게 움직이는 인드라의 부상과 퇴조는 앞으로 2,000년 이상 이어질 유목민과 정주민의 지난한 갈등의 서막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움직이는 이들과 멈춘 이들의 격렬한 갈등과 투쟁 그리고 뒤이은 협상과 융합의 끊임없는 반복 말이다.
--- p.88

나는 러시아의 인류학자 아나톨리 하자노프(Anatoly Khazanov)의 의견을 받아들여 유목사회에 노예가 거의 존재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유목사회는 전 집단이 비슷한 노동을 하기에 계급이 잘 분화되지 않는다. 유목생활에 필요한 각종 노동은 성격상 노예가 할 수 없을뿐더러, 초원에서는 노예제를 뒷받침할 감시 기구나 감옥이 없다. 전쟁 포로라 하더라도 대를 거듭하면서 평민으로 바뀐다. 이것은 역사학과 인류학이 거의 공통으로 밝히는 바다. 그러나 헤로도토스는 스키타이의 노예 반란을 기록했다. 무슨 까닭일까.
--- p.109

기억해야 할 바는 한무제가 타자화한 대상은 흉노뿐이 아니었다는 점이다. 그는 자신이 죽인 적의 수십 배에 달하는 백성을 학살했다. 그에 비하면 진시황의 폭정은 새털처럼 가벼울 정도다. 사서는 “천하 호구의 반이 줄었다”라고 묘사한다. 백성을 철저한 남으로 보지 않고서야 어떻게 그렇게 많이 죽일 수 있을까.
--- p.131

오래전부터 서구 학자들은 3~4세기 이상 계속된 고온 현상을 유력한 원인으로 보고 연구했다. …… 결론은 338년부터 377년까지 40년 동안, 이 지역에 혹독한 가뭄이 들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바로 그곳이 한때 월지가 살았던 초원 언저리다. 훈은 375년 무렵 볼가강을 넘어 동유럽으로 들어갔다. 천산산맥과 알타이산맥 일대의 상황도 그러했다면, 시기상 가뭄은 유목민들의 이동 원인으로 충분히 볼 만하다. 일군의 유목민은 좀더 습한 남쪽으로 향했을 것이고, 그럴 수 없는 이들은 서쪽으로 향했을 것이다. …… 정치적 상황과 자연재해가 얽히고설키며 훈이 서쪽으로 밀려갔다면, 이 무자비한 신의 채찍에게 약간의 연민을 품을 수 있을 듯하다.
--- p.154~155

정복전이 끝나고 반유목민이 문민 통치자로 바뀌는 속도가 적절하지도 창조적이지도 않으면, 그들은 당장 몰락한다. 오호십육국 시절 전진과 북위를 제외한 북방의 수많은 군소 정권이 세워지기 무섭게 사라진 데서 이 법칙의 강고함을 확인할 수 있다. …… 현실에서 정주사회와 유목사회는 선과 악에 고착되지 않고 한계를 극복하며 서로를 끊임없이 배워간다. 그리고 쿠샨왕조와 북위가 그랬듯이, 유목문명의 근원에서 출발한 이들은 가끔 정주문명을 훨씬 뛰어넘는 유연성을 보여주며 인류사에 커다란 자산을 남긴다
--- p.168

(중세에도) 지식은 축적되었고, 사회를 구성하는 몇몇 측면은 분명 발달했다. 하지만 1,000년 이상 인간 사회는 기술적으로 크게 진전하지 못했고, 근본적인 생산력의 한계 때문에 어떤 부분의 발달은 다른 부분의 희생을 요구했다. 그중 특히 발달한 것이 중앙 집권적 통치 기술이었다. 이 기술은 사회의 근간인 생산자와 하층민을 다루는 데 유독 특화되어, 그들을 끊임없이 희생시켰다. 그 결과 서방에서는 마침내 ‘농노(農奴)’가 출현해 강고한 중세가 성립한다. 처음부터 강조했듯이, 문명의 마지막 척도로서 자유를 포기하지 않는다면, 농노의 삶은 문명과 거리가 멀었다.
--- p.171~172

누군가 “칭기즈칸은 위대한가”라고 묻는다면 대답하겠다. 그는 분명 강했지만, 위대한 인간은 아니었다고. 다시 “몽골제국은 위대한가”라고 묻는다면 대답하겠다. 제국은 분명 거대했지만, 제국이 파괴한 것은 그보다 훨씬 컸다고. 제국이 이룬 수많은 성취를 인정하더라도, 그 역사는 길고 거대한 파괴와 그만큼 더디고 어려운 회복의 과정이었다.
--- p.213

카자흐칸국이 러시아(북방)에 존재하던 강고한 농노제 및 우즈베크칸국(남방)에 존재하던 거대한 노예 시장과 선명하게 대비되는 ‘비착취’와 ‘자유’의 특성을 가졌던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17세기 이래 차르의 코사크(Cossack) 용병들은 …… 처음부터 부리고 팔 목적으로 공격했지만, 카자흐칸국은 침략을 막기 위해 대응했다는 점이다. 사실 카자흐칸국은 19세기 말까지 절대다수가 가축을 기르는 유목 위주의 사회였으므로 가내 노예는 물론 농노도 필요하지 않았다.
--- p.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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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안의 유목민을 찾다”
유목과 정주, 두 문명의 끊임없는 상호작용


인류가 처음으로 삼림에서 나와 초원을 밟은 서기전 3500년경부터 제국주의가 횡행하던 19세기까지 유목문명의 긴 이야기는 정주문명과의 충돌과 융화로 점철되어 있다. 두 문명은 서로에 깊은 영향을 미치며 인류 역사를 끌어왔다.

저자는 그러한 상호작용의 첫 번째 계기로 여신 신앙을 지목한다. 고대에는 지구 곳곳에서 자연의 원초적 생명력을 찬양하는 여신 신앙이 부흥했다. 그런데 자연을 착취하는 생산양식(농사)과 “폭력적인 위계 체제(국가)”에 바탕을 둔 정주문명이 힘을 얻으며 여신 신앙 또한 핍박받게 된다. 이에 여신은, 석기시대가 끝나고 청동기시대가 시작될 즈음 “(척박한) 환경에서 동물의 욕구를 맞추며 탄생한” 유목문명에서 마지막 안식을 누린다. 저자는 여신 신앙을 둘러싼 이 '대립'에 주목한다. 여신 신앙 자체는 곧 자취를 감추지만, 착취와 비착취라는 두 문명의 근원적 차이가 드러나기 때문이다. 예컨대, 최초의 유목국가를 세운 스키타이는 정복해도 지배하지 않았다. 페르시아와 충돌할 상황이 되자 그들은 이렇게 경고했다. “우리는 잃을 도시도 곡식을 심을 땅도 없다.”

유목문명과 정주문명이 충돌만 한 것은 아니다. 때로는 융화하며 역사에 다른 길을 제시했다. 저자는 흉노와 한나라, 위구르와 당나라의 관계에서 그 예를 살핀다. 서기전 200년 화친을 맺은 후부터 한무제 등장 전까지 70여 년간 흉노와 한나라는 충돌하지 않았다. 그들은 대립과 타협으로, 즉 정치로 위기를 관리했다. 위구르와 당나라도 비슷한 경우다. 안녹산의 난으로 위기에 처한 당나라를 위구르가 돕자, 두 세력 간 견마 무역이 시행된다. 전성기에는 1년간 말 1만 마리가 거래될 정도로 거대한 시장이었다. 경제에 기반한 평화 체제가 정착한 것이니, 이 또한 유목문명과 정주문명이 충돌 대신 융화를 택한 결과다.

이처럼 얽히고설킨 충돌과 융화의 실타래를 풀며, 결국 저자가 찾고자 하는 것은 '우리 안의 유목민'이다. 우리가 누리는 정주문명은 홀로 만들어지지 않았다. 오랜 세월 유목문명과 상호 작용한 결과다.

“문명의 마지막 척도를 세우다”
자유를 새긴 유목문명의 역사


책은 여신의 마지막 안식처가 된 유목문명의 다음 행선지로 서기전 2500년경의 우랄산맥을 조명한다. 그곳의 목축민은 초지를 향해 점점 남하하면서 정주민과 충돌하기 시작한다. 충돌의 과정은 파괴 일색이었으나, 저자는 이후 벌어진 어떤 현상에 주목한다. 유목문명 안에서 폭력을 반성하고 창조를 모색하는 도덕률이 탄생한 것이다. 실제로 《리그베다》 등에 기록된 고대인의 설화를 살펴보면 전신(戰神)으로 추앙받던 인드라가 악신(惡神)으로 폄하되고, 대신 창조의 신인 “하늘과 땅과 모든 살아 있는 것을 떠받치는 이”가 등장한다.

저자는 창조를 모색한다는 데서 유목문명의 제일 척도인 자유의 가치를 본다. 이때 자유는 이동의 자유만을 뜻하지 않고, 생각의 자유를 포함한다. 이는 창조 행위와 타인을 아우르는 행위로 이어지는데, 우랄산맥의 목축민에 이어 소개되는 페르시아인의 역사가 좋은 예다. 유목민 출신인 그들은 이방의 모든 부족신을 인정하고 아우르는 유일신 개념을 창안해 인류 정신을 하나로 묶는 데 성공한다. 생각의 자유가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물론 모든 유목민이 자유의 가치를 수호한 것은 아니다. 책은 유목집단에서 유목국가로, 다시 유목제국으로 강성해지는 유목문명의 역사를 따라가다가, 그 끝에서 어떤 '변종'을 소개한다. 바로 칭기즈칸이다. 저자는 말한다. 그는 “자유를 포기하고 강함을 얻었다”고. 칭기즈칸은 기존의 씨족, 부족 체제와 완전히 다른 호(戶) 단위로 몽골제국을 조직하고, 평시와 전시를 가리지 않고 늘 이 상태를 유지하니, 이로써 '병영국가'가 탄생한다. 자유를 잃은 유목문명은 의의를 잃을 수밖에 없다. 칭기즈칸이 죽고 티무르라는 더 악독한 자가 잠시 위세를 떨친 뒤 사라지자 유목문명은 뚜렷한 존재감을 잃고 만다.

“함께 살아가는 법을 고민하다”
유목문명이 보여준 공유와 환대의 모범


그렇다면 유목문명은 '배드 엔딩'을 맞은 것일까. 책은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유목문명의 거대한 주체들이 사라진 뒤에도 우리가 눈여겨볼 집단이 남았으니, 바로 카자흐다. 티무르 사망 이후 중앙아시아에서 두각을 드러낸 이들은 나름의 방식대로 민주주의를 실천했다. 카자흐도 칸이 있었으나, 그는 부족장들의 의견을 모아 일을 처리했고, 부족장들 또한 부족민의 의사를 존중했다. 정주문명의 열강을 자부하던 러시아의 관리들은 차르에게 절대복종하는 데 익숙한 탓에, 이처럼 “느슨한 지배 체제를 이해하지 못했다.”

또한 그들은 지역의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 애썼다. 16세기 중앙아시아가 극심한 혼란을 겪는 와중에 카자흐는 러시아와 외교 관계를, 모굴리스탄칸국과 우호 관계를 맺었다. 여기에서 저자는 유목문명 특유의 공유와 환대의 가치를 발견한다. 역사 내내 그들은 '사냥꾼의 윤리'를 견지했다. 사냥꾼은 함함께 잡고 똑같이 나눈다. 이와 비슷하게 유목민은 모두의 목숨을 소중히 여기고 똘똘 뭉친다. 척박한 환경에서는 그래야 살아남기 때문이다.

오늘날에도 자유와 공유, 환대의 가치를 지키며 살아가는 많은 유목민이 있다. 기행길에 그들을 만난 저자는 유목이라는 삶의 방식 자체가 그러한 가치를 낳았다고 강조한다. 실제로 이슬람을 믿는 유목민 여성은, 유부녀는 말을 타선 안 된다는 율법을 따르지 않는다. 이것이 그들의 자유다. 척박한 땅에서 거둘 수 있는 것은 적고, 세간은 가축에 실을 만큼만 챙길 수 있으므로 모든 함께 나눈다. 이것이 그들의 공유이고 환대다. 이 가치들은 선의가 아닌 생존과 실용의 차원에서 이해할 수 있고, 바로 그렇기에 “지구도 약자도 한계 상황에” 이른 오늘날 더 큰 의의를 지닌다. “이것이 (저자가) 유목을 다시 불러내는 이유다.”

회원리뷰 (1건) 리뷰 총점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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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유목문명 기행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b***t | 2021.10.04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제목은 유목문명 기행이지만 정주문명에 대해서도 다루고 있는 책이다. 이 책이 다루고 있는 시대는 거대하다. 고대 여신의 신앙부터 시작하여 우리의 미래까지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러한 광범위한 시대를 유목문명과 정주문명을 함께 다루어 인류의 문명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 과정에서 다양한 국가와 민족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상당히;
리뷰제목

제목은 유목문명 기행이지만 정주문명에 대해서도 다루고 있는 책이다. 이 책이 다루고 있는 시대는 거대하다. 고대 여신의 신앙부터 시작하여 우리의 미래까지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러한 광범위한 시대를 유목문명과 정주문명을 함께 다루어 인류의 문명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 과정에서 다양한 국가와 민족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상당히 흥미로운 관점의 이야기들이 전개된다. 역사 전반에 대해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 추천할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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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 (3건) 한줄평 총점 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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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평점4점
유목문화가 아닌 유목문명! 우리의 오래된 세계사에 대한 고정관념을 드러내고 깨뜨리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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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마니아 : 플래티넘 와**룡 | 2021.10.13
구매 평점5점
기존의 서구중심적, 중국중심적 프레임에 얽매이지 않고, 인류학자로서 유목민들의 삶의 현장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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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마니아 : 플래티넘 파*바 | 2021.10.11
구매 평점5점
유목 문명에 대해 흥미롭게 알려주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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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 | 2021.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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