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21년 09월 09일 |
---|---|
쪽수, 무게, 크기 | 384쪽 | 494g | 136*210*23mm |
ISBN13 | 9791160262391 |
ISBN10 | 116026239X |
발행일 | 2021년 09월 09일 |
---|---|
쪽수, 무게, 크기 | 384쪽 | 494g | 136*210*23mm |
ISBN13 | 9791160262391 |
ISBN10 | 116026239X |
4 작가의 말 1. 경계를 지우고 먼 곳으로 14 화성에서 온 록스타 데이비드 보위 24 어려운 음악을 듣는 이유 구스타프 말러 36 이상한 것들의 마법사 다이앤 아버스 46 천재이면서도 천재만은 아닌 바츨라프 니진스키 2. 우직하게, 천천히, 한 걸음씩 60 일본이라는 환상의 시작 가쓰시카 호쿠사이 70 사막에서 다시 태어난 화가 조지아 오키프 82 겨울을 찍지 않은 감독 오즈 야스지로 90 다른 세상을 꿈꾸게 하는 목소리 어리사 프랭클린 98 그럼에도, 사랑의 색을 칠하다 마르크 샤갈 110 묵묵히 벽돌 하나를 더 쌓았다 안토니 가우디 3. 아물지 못한 상처 126 “내 고통은 초현실이 아니야” 프리다 칼로 136 잊혀지지 않을 슬픈 전설 천경자 148 비극 속에서도 피어난 봄 빌 에번스 158 1200억짜리 낙서 장미셸 바스키아 168 바람과 함께 사라진 청춘 장국영 178 위대하고 쓸쓸한 무표정 버스터 키튼 4. 전쟁터에 내던져진 싸움꾼처럼 190 영화를 찍으려 세상과 싸웠다 박남옥 198 20세기 예술의 수호자 페기 구겐하임 208 우연이 만들어낸 위대함 존 레넌 220 1896년생 나혜석과 1982년생 김지영 나혜석 232 서울에 불시착한 우주선 자하 하디드 246 여자의 몸은 여자가 그린다 수잔 발라동 5. 고독마저 그들에겐 재료였을 뿐 260 우주를 떠도는 음악 글렌 굴드 272 일본에선 ‘조센징’, 한국에선 ‘이방인’ 이타미 준 284 〈캡틴 마블〉에 너바나 음악이 나오는 이유 커트 코베인 296 영혼을 위로하는 만화 다니구치 지로 306 고독 뒤에 가려진 고독 에드워드 호퍼 316 어둠을 수집한 보모 비비안 마이어 326 평생을 애도의 마음으로 에드바르 뭉크 6. 예술과 삶이 만나는 시간 340 수수께끼를 그린 화가 르네 마그리트 352 인간을 고발한 좀비 아버지 조지 로메로 362 걷고, 걷고, 또 걷는 인간들 알베르토 자코메티 374 무엇이 인간을 움직이는가 피나 바우슈 |
예술가란 어떤 사람일까? 물론 사전적으로야 예술 작품을 만드는 사람이겠지만, 다시 예술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하면 다시 막힌다. 예술을 한 마디로 정의내릴 수 없는 것처럼 예술가란 정의 내릴 수 없다. 조성준의 《예술가의 일》은 그렇다는 것을 확실하게 알려준다.
조성준의 《예술가의 일》은 33인의 예술가(모두 세상을 떠난 예술가들이다)의 삶을 조망하고 있다. 우선 그가 예술가라고 지목한 이들이 활동한 분야 자체가 다양하다. 일단 미술 쪽이 가장 많다. 조지아 오키프, 마르크 샤갈, 프리다 칼로, 천경자, 장미셸 바스키아, 나혜석, 주잔 발라동, 에드워드 호퍼, 에드바르 뭉크, 르네 마그리트와 같은 회화 분야가 많긴 하지만, 알베르토 자코메티와 같은 조각가도 있고, 가쓰시카 호쿠사이와 같은 우키요에 화가, 다니구치 지로와 같은 만화가도 포함한다. 음악도 대중음악 쪽이 많지만, 데이비드 보위, 어리사 프랭클린, 빌 에번스, 존 레넌, 글렌 굴드, 커트 코베인, 이런 이름들에서 알 수 있듯 그 안에서도 스펙트럼이 매우 넓고, 클래식 쪽도 배제하지 않았다(구스타프 말러).
오즈 야스지로나, 박남옥, 조지 로메로와 같은 영화 감독, 장국영, 버스터 키튼과 같은 영화 배우도 당연히 예술가로 그들의 삶이 우리에게 말을 걸고 있다. 다이앤 아버스와 비비안 마이어와 같은 사진가(비비안 마이어는 죽기 전까지 누구에게도 그 이름이 사진가로 불려지지 않았지만)의 삶도 예술가의 삶이며, 바츨라프 니진시키, 피나 바우슈와 같은 무용가도 있다. 안토니 가우디, 자하 하디드, 이타미 준과 같은 건축가도 우리에게 영감을 주는 예술가이며, 페기 구겐하임과 같이 어떤 작품도 스스로 만들지 않은 이도 조성준은 예술가의 삶으로 대접하고 있다.
그러니까 예술가란 우리 삶과 세계에 무언가의 영감을 불어넣는 이들 모두를 일컫는지도 모른다. 특히 사람들에게 기억되는 예술가란 특히 그러하다. 그런데 여기의 예술가들의 삶을 보면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모두 정말 치열하게 살았다는 점이다. 그들은 자신들의 ‘일’을 고상한 무언가로 생각하지 않았다. 자신의 만족을 위해서든, 사람들에게 무언가를 보여주기 위해서든, 혹은 출세하기 위해서든 자신들이 해내야 하는 ‘일’이었다. 어떤 목적을 위해서든 자신들의 일에 진정으로 최선을 다하고, 그것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였던 그들이 바로 예술가였던 것이다.
특히 이 책에서 눈에 띄는 것은 여성 예술가들이 많다는 것이다(우리나라의 예술가로 다루는 인물은 모두 여성뿐이다. 이타미 준을 제외하면. 그는 재일 한국인이다). ‘여성’이라는 라벨을 붙이는 것 자체가 어쩌면 불편할 수도 있지만, 화가라고 하면, 혹은 작곡가라고 하면 여성 자체를 찾기가 힘들었던 게 (그리 멀지도 않은) 과거의 일이다. 이만큼의 여성 예술가들의 삶과 예술 세계를 보여주는 책도 드물고, ‘여성으로서’ 이룬 일에 더 큰 방점을 두는 게 아니라, 그들이 이룬 예술 자체에 방점을 두는 책도 많지 않다(물론 나혜석이나 박남옥 등에 대한 얘기를 하면서 ‘여성’을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지만).
다 읽고도 여전히 예술이 무엇인지, 예술가란 어떤 사람인지 한 문장으로 정의내릴 수 없는 건 마찬가지이지만, 예술가의 일이 세상에 어떤 자국을 남기는지에 대해선 조금은 알 수 있을 것 같다.
읽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망설여진 이유도 있었다. 내가 만나고 싶었던 예술가들로 가득했지만..그런만큼 한 명의 예술가에게 할애된 내용이 적을거란 생각.읽기 전부터 망설여진 이유다.지난해 데이비드 보위의 노래를 본격(?)적으로 듣게 되면서,사람들이 데이비드 보위에게 환호했던 이유를 알것 같았고(나는 너무 늦게 알았다) 데이비드 보위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싶어졌다. 그가 음악을 하게 된 이유, 노래가 만들어진 에피소드...등등 그리고 제일 먼저 읽어야 겠다고 생각했던 데이비드 보위..이야기가 가장 먼저 있어 반가웠다.^^
여러 버전으로 녹음되어 있는 'Space Oddity' 중에 74년 Live 버전을 특히 좋아한다. 책을 읽으면서 다시 톰소령과 교신하던 상황을 상상하며 들었다.^^ 그런데 이 곡이 소위 뜨게(?) 된 사연은 몰랐다 아폴로11호 발사 배경음악으로 데이비드 보위의 음악이 등장(?) 했는데...아폴로11호의 무사귀환을 바랐다면 이 음악을 틀어서는 안되는 거였다. 톰소령은...우주 미아가 되니까말이다. 아주 짧은 지면임에도 불구하고 데이비드 보위의 음악사가 정리된것도 놀라웠다.(팬들의 입장에선 한없이 아쉽겠지만..가수에 대해 잘 모르는 이들이라면 전혀 아쉽지 않다) 게다가 나는 그가 퀸과 함께 작업했다는 사실도 몰랐다.종종 듣고 있는 'Under Pressure' 에 보위 목소리가 담겨 있었을 줄이야.... 영화 바스키아에서 앤디워홀 역활을 했다는 사실도 몰랐고..3페이정도 밖에 허락되지 않은 공간이었지만..내가 궁금했고,몰랐던 사실을 알아서 좋았다. 그러나 또 몰랐던 사실을 알아서 다당혹스러운 예술가도 있었는데 에드워드 호퍼 다. 호퍼라는 화가 이름도 잘 몰랐을 때 우연히 보게 된 바다 그림이 좋아..호퍼라는 화가를 찾아보게 되었고..마음에 드는 그림들이 참 많아서..<빈방의 빛>이란 책도 챙겨 읽었는데...정치적이념(열혈공화당지지자라고 했다) 이야 무어라 할 수 없지만..아내를 향한 그의 행동은 예술가가 보이는 괴벽으로 보기에는 불편했다. 호퍼의 예술가로서의 재능을 알아보고,헌신한 아내가 마냥 대단하다고 생각할 수 밖에..예술가를 지켜내야 할 숙명이 자신에게 있었다고 생각한 건 아니였을까...호퍼의 조세핀에게 한 행동은 거의 폭력에 가까운 것들이 많았다는 사실은 충격적이었다. 여기서 궁금해지는 건 그런 이미지를 그리고 싶어 일부러 아내에게 폭력적인 행동을 했을까...라는 물음인데,실제 성격이 그러했던 것 같다. 그림속 여인은 대부분 조세핀이었는데..그녀의 표정이 밝을수 없었던 이유가 너무 현실적이었다는 생각이 들어서 편한 마음이 들지 않았다. 당분간 호퍼의 그림 속 고독을 고독 자체로 바라보지는 못할 것 같다. 차라리 몰랐다면 좋았을까..이제라도 알아서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피카소가 애증의 관계 1순위였는데..호퍼도 이제는 애증의 리스트에 담길 예술가가 되고 말았다. 그럼에도 신기한 건 알고 싶어 했던 예술가들의 리스트가 보이는 순간이었던 것 같다. 수많은 그림을 알고 있지만 정작 화가에 대한 책은 많지 않아 늘 답답증을 갖고 있었던 마그리트, 르누아르의 모델이었다는 사실을 최근에 알고 수잔 발라동 에 대한 관심이 생기고 있는 중에 그녀에 관한 책도 출간되어 반가웠고, <예술가의 일>에서 한 번 더 만나 또 반가웠다. 사생아가 사생아를 낳았다는 사실과 그녀가 그림을 그렸다는 정도만 알고 있었을 뿐이었는데..르누아르 이전 이미 그림을 그리고 싶은 생각을 했고,르누아르에게서 받은 상처..그런데 본격적인 수업을 드가에게서 받았다는 사실은 또 몰랐더랬다... 그리고 아름답고 행복한(?) 그림을 그린 르누아르는 발라동에게 상처를 주었지만 여성혐오자로 알려진 드가는 그녀가 전시도 할 수 있게 도와주었다는 사실이 참 아이러니하게 다가왔다. 그리고,샤티가 발라동을 위해 만들었단 곡을 집중해서 들었다. 발라동을 향한 샤티의 마음이 어떤 마음이었을지..이해할 수 가... 두서 없이 내가 알고 싶어 하는 예술가들을 찾아 읽다 보니 제목을 '예술가의 일' 로 정한 이유가 마침내(?) 궁금해졌다..'작가의 말'을 읽으면서 바로 공감이 되었다. 예술가에 대해 잘 모르는 채로,혹은 '예술가' 라는 방점을 찍고 보면 위대한 무언가를 창조한 것으로 보일수 있지만(맞는 말이기도 할테고) 그들도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을 그냥 묵묵히 했을 뿐인지도 모르겠다. 만들고 보니,예술이 되었고,사람들에게 감동을 선사하는....그러니까 때론 의도했을수도 있겠지만,의도하지 않았을수도....있겠다.이런 생각을 하게 된 건 호퍼의 에피소드도 한몫한 것 같다. 무튼 몇 페이지도 되지 않는 분량에 담을수 있는 내용이 얼마나 될까.라는 생각은 기우였다. 적어도 나에게는 궁금한 예술가 몇 명을 만났을 뿐인데도 하고 싶은 이야기가 넘쳤다.발라동의 그림도 더 찾아봐야 할 것 같고..^^
누구든지 자기가 처한 상황에서 맡은 일에 최선을 다했다면 그 사람은 인류의 유산으로서 부족함이 없을 것이다. 수없이 많은 충실한 일상들이 모여 위대한 역사를 이루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인간은 상징성이나 대표성을 지닌 소수의 인물들을 통해 그 업적을 축소시키는 이상한 생물이다. 그것은 아마도 인류의 역사를 후대에게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기 위한 갈무리로서의 기능이 아닌가 싶다.
인류의 업적이라 하면 주로 정치나 군사, 사회적인 차원을 중점으로 정리되기 마련인데, 의외로 문화예술 계통에서 이뤄진 업적들이 인류 성취의 중심으로 언급되는 일은 별로 없는 것 같다. 왜냐하면 인간의 예술적 욕망은 최우선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결국 먹고 사는 일과 안전이 확보되지 않으면 예술은 아무래도 뒷전이 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이 책에 소개된 예술가들의 등장 시점은 인류가 어느 정도 자체 생태계(세계화 구축)를 구성하고 자리 잡은 뒤에 탄생하고 성장하고 일을 벌인, 빨라봐야 18세기부터 존재했던 사람들로 한정된다. 그만큼 문화예술 분야는 인류 역사에서 그 비중이 시간적으로 중요도가 떨어진다.
하지만 질적인 부분으로 관점을 전환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어떤 사람의 노래가, 연주가, 그림이, 몸짓이, 상상력이 사람들의 일상을 지배하고 바꿔버리는 일이 지금 시점에 가까워질수록 점점 더 힘을 더해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짧은 기간에 비례하여 그 폭발력은 급증한다. 특히 21세기에 들어서는 IT 기술의 발달로 겉으로 드러나는 문화예술의 파급력은 상상을 초월하는 영향력으로 사람들의 삶을 물들이고 있다.
신간 『예술가의 일』은 문화예술이 세계사의 중심에서 어느 정도 역할을 하기 시작할 무렵부터 최근에 이르기까지 활약했던 대표적이고 상징성을 지닌 예술가들을 소개하고 있다. 이 책의 특징은 우리에게 이미 익숙한 이름부터 약간은 낯선 사람들까지 매우 다양한 33인의 인물들을 소개하고 있다는 것, 그리고 각 인물에 대한 글의 분량이 그림이나 사진 자료를 포함에 10페이지 내외로 읽기에 부담이 없다는 것, 따라서 흥미로운 인물이나 분야에 대한 더 깊은 탐구를 실천할 수 있는 입문서 역할을 충실히 해내고 있는 점이라 하겠다.
이 책에 등장하는 예술가들의 구성 비율도 훌륭하다. 동서양 비율, 장르 비율, 국가 다양성 등 한쪽으로 속성이 치우치지 않아서 좋다. 특히 국내외 여성 예술가들의 대한 정보를 많이 다루고 있어서 문화예술의 역사가 그나마 남녀 역할이 동등하게 이뤄진 것은 아닌가 생각되기도 했다. 물론 남성 중심의 역사에서 여성 예술가들의 고군분투와 괴로움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는 것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들이 예술가라고 해서 특별히 더 대접 받을 이유는 없다. 그들은 그들이 제일 잘할 수 있는 것을 최선을 다해 했을 뿐이고, 운이 좋은 사람은 돈과 명예를 거머쥐었고, 예술적 성취가 높다고 해도 비참하거나 고통스러운 삶이었을 뿐인 사람도 있다. 가우디 같은 역사적인 인물의 경우 죽는 순간이 너무 허탈해서 인생의 허무함을 느끼게 하는 사례도 있다.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서 평생을 거쳐 성실함으로 예술혼을 확장시키거나 짧은 순간 빅뱅처럼 폭발적으로 예술혼을 불태우고 사라져간 인물들을 통해 인류에게 영감을 준 다양한 사례들을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 네이버 「문화충전 200%」 카페 이벤트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읽고 쓴 서평입니다.
#예술가의일, #작가정신, #예술에세이, #조성준, #경이로운예술가, #문화충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