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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별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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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출간일 2021년 09월 09일
쪽수, 무게, 크기 332쪽 | 470g | 138*201*25mm
ISBN13 9788954682152
ISBN10 8954682154

카드 뉴스로 보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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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 한마디

[작별하지 않는, 작별할 수 없는 이야기] 학살로 가족을 잃은 이는 그 흔적을, 행적을 찾기를 포기하지 않고, 말해지지 않은 지난 시간들은 수십 년을 건너 눈보라 속에서 고립된 외딴집 흔들리는 촛불 아래에서 되살아난다. 이것은 작가의 바람처럼 지극한 사랑에 대한 소설, 삶을 잠식하는 고통 속에서도 결코 작별하지 않는 이야기다. -소설MD 박형욱

무엇을 생각하면 견딜 수 있나.
가슴에 활활 일어나는 불이 없다면.
기어이 돌아가 껴안을 네가 없다면.

이곳에 살았던 이들로부터, 이곳에 살아 있는 이들로부터
꿈처럼 스며오는 지극한 사랑의 기억

2016년 『채식주의자』로 인터내셔널 부커상을 수상하고 2018년 『흰』으로 같은 상 최종 후보에 오른 한강 작가의 5년 만의 신작 장편소설 『작별하지 않는다』가 출간되었다. 2019년 겨울부터 이듬해 봄까지 계간 『문학동네』에 전반부를 연재하면서부터 큰 관심을 모았고, 그뒤 일 년여에 걸쳐 후반부를 집필하고 또 전체를 공들여 다듬는 지난한 과정을 거쳐 완성되었다. 본래 「눈 한 송이가 녹는 동안」(2015년 황순원문학상 수상작), 「작별」(2018년 김유정문학상 수상작)을 잇는 ‘눈’ 3부작의 마지막 작품으로 구상되었으나 그 자체 완결된 작품의 형태로 엮이게 된바, 한강 작가의 문학적 궤적에서 『작별하지 않는다』가 지니는 각별한 의미를 짚어볼 수 있다. 이로써 『소년이 온다』(2014), 『흰』(2016), ‘눈’ 연작(2015, 2017) 등 근작들을 통해 어둠 속에서도 한줄기 빛을 향해 나아가는 인간의 고투와 존엄을 그려온 한강 문학이 다다른 눈부신 현재를 또렷한 모습으로 확인할 수 있게 되었다. 오래지 않은 비극적 역사의 기억으로부터 길어올린, 그럼에도 인간을 끝내 인간이게 하는 간절하고 지극한 사랑의 이야기가 눈이 시리도록 선연한 이미지와 유려하고 시적인 문장에 실려 압도적인 아름다움으로 다가온다.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생명이 얼마나 약한 것인지 그때 실감했다. 저 살과 장기와 뼈와 목숨 들이 얼마나 쉽게 부서지고 끊어져버릴 가능성을 품고 있는지. 단 한 번의 선택으로.
--- p.15

어떤 사람들은 떠날 때 자신이 가진 가장 예리한 칼을 꺼내든다는 것을 우리는 경험으로 안다. 가까웠기에 정확히 알고 있는, 상대의 가장 연한 부분을 베기 위해.
--- p.17

학살과 고문에 대해 쓰기로 마음먹었으면서, 언젠가 고통을 뿌리칠 수 있을 거라고, 모든 흔적들을 손쉽게 여읠 수 있을 거라고, 어떻게 나는 그토록 순진하게-뻔뻔스럽게-바라고 있었던 것일까?
--- p.23

우리의 모든 행위들은 목적을 가진다고, 애써 노력하는 모든 일들이 낱낱이 실패한다 해도 의미만은 남을 거라고 믿게 하는 침착한 힘이 그녀의 말씨와 몸짓에 배어 있었다.
--- p.44

눈은 거의 언제나 비현실적으로 느껴진다. 그 속력 때문일까, 아름다움 때문일까? 영원처럼 느린 속력으로 눈송이들이 허공에서 떨어질 때, 중요한 일과 중요하지 않은 일이 갑자기 뚜렷하게 구별된다. 어떤 사실들은 무섭도록 분명해진다.
--- pp.44-45

이상하지, 눈은.
들릴 듯 말 듯 한 소리로 인선이 말했다.
어떻게 하늘에서 저런 게 내려오지.
--- p.55

총에 맞고, / 몽둥이에 맞고, / 칼에 베여 죽은 사람들 말이야. / 얼마나 아팠을까? / 손가락 두 개가 잘린 게 이만큼 아픈데. / 그렇게 죽은 사람들 말이야, 목숨이 끊어질 정도로 / 몸 어딘가가 뚫리고 잘려나간 사람들 말이야.
--- p.57

만 열일곱 살 아이가, 얼마나 자신이 밉고 세상이 싫었으면 저렇게 조그만 사람을 미워했을까? 실톱을 깔고 잔다고. 악몽을 꾸며 이를 갈고 눈물을 흘린다고. 음성이 작고 어깨가 공처럼 굽었다고.
--- p.82

이렇게 눈이 내리면 생각나. 내가 직접 본 것도 아닌데, 그 학교 운동장을 저녁까지 헤매 다녔다는 여자애가. 열일곱 살 먹은 언니가 어른인 줄 알고 그 소맷자락에, 눈을 뜨지도 감지도 못하고 그 팔에 매달려 걸었다는 열세 살 아이가.
--- p.87

인내와 체념, 슬픔과 불완전한 화해, 강인함과 쓸쓸함은 때로 비슷해 보인다. 어떤 사람의 얼굴과 몸짓에서 그 감정들을 구별하는 건 어렵다고, 어쩌면 당사자도 그것들을 정확히 분리해내지 못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 p.105

눈처럼 가볍다고 사람들은 말한다. 그러나 눈에도 무게가 있다, 이 물방울만큼.
새처럼 가볍다고도 말한다. 하지만 그것들에게도 무게가 있다.
--- p.109

이상하다, 살아 있는 것과 닿았던 감각은. 불에 데었던 것도, 상처를 입은 것도 아닌데 살갗에서 지워지지 않는다. 그전까지 내가 닿아보았던 어떤 생명체도 그들만큼 가볍지 않았다.
--- p.109

무엇을 생각하면 견딜 수 있나.
가슴에 활활 일어나는 불이 없다면.
기어이 돌아가 껴안을 네가 없다면.
--- p.134

모른다, 새들이 어떻게 잠들고 죽는지.
남은 빛이 사라질 때 목숨도 함께 끊어지는지.
전류 같은 생명이 새벽까지 남아 흐르기도 하는지.
--- p.135

내가 경험한 모든 것이 결정이 된다. 아무것도 더이상 아프지 않다. 정교한 형상을 펼친 눈송이들 같은 수백 수천의 순간들이 동시에 반짝인다. 어떻게 이게 가능한지 모르겠다. 모든 고통과 기쁨, 사무치는 슬픔과 사랑이 서로에게 섞이지 않은 채 고스란히, 동시에 거대한 성운처럼 하나의 덩어리로 빛나고 있다.
--- pp.137-138

어떤 것과도 닮지 않았다고 나는 생각했다. 이렇게 섬세한 조직을 가진 건 어디에도 없다. 이렇게 차갑고 가벼운 것은. 녹아 자신을 잃는 순간까지 부드러운 것은.
--- p.186

잊지 않을 거라고 나는 생각했다. 이 부드러움을 잊지 않겠다.
--- p.186

하지만 모든 게 끝난 건 아니야.
인선의 목소리가 그 열기 사이로 번졌다.
정말 헤어진 건 아니야, 아직은.
--- p.197

꿈이란 건 무서운 거야.
소리를 낮춰 나는 말한다.
아니, 수치스러운 거야. 자신도 모르게 모든 것을 폭로하니까.
--- p.237

하지만 확신할 수 있을까? 그런 지옥에서 살아난 뒤에도 우리가 상상하는 선택을 하는 사람으로 남을 수 있었을까?
--- p.291

뻐근한 사랑이 살갗을 타고 스며들었던 걸 기억해. 골수에 사무치고 심장이 오그라드는…… 그때 알았어. 사랑이 얼마나 무서운 고통인지.
--- p.311

하지만 죽음이 이렇게 생생할 수 있나.
뺨에 닿은 눈이 이토록 차갑게 스밀 수 있나.
--- p.323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이상하지, 눈은.
어떻게 하늘에서 저런 게 내려오지.


『작별하지 않는다』는 소설가인 주인공 경하가 꾸었던 꿈의 장면으로 시작한다. 눈 내리는 벌판, 수천 그루의 검은 통나무가 마치 묘비처럼 등성이까지 심겨 있다. 묘지가 여기 있었나, 생각하는 사이 어느 순간 발아래로 물이 차오르고, 그는 무덤들이 모두 바다에 쓸려가기 전에 뼈들을 옮겨야 한다고 생각하며, 하지만 어쩌지 못하는 채로 꿈에서 깬다. 경하는 그것이 그 무렵에 꾸었던 다른 악몽들과 마찬가지로 지난 책에서 다룬 학살에 대한 꿈이리라고 생각하고, 한때 사진과 다큐멘터리 영화 작업을 하다 어머니를 돌보기 위해 제주로 내려가 목공 일을 하는 친구 인선과 함께 그 꿈과 연관된 작업을 영상으로 만들 계획을 세운다. 그러나 그뒤로 몇 해 동안 힘든 시기를 겪고 겨우 삶을 회복하는 사이 계획은 진척되지 못했고, 경하는 자신이 그 꿈을 잘못 이해했다고 마음을 바꾼다.
그러던 겨울 어느 날, 경하는 병원에 있는 인선으로부터 급한 연락을 받는다. 인선이 통나무 작업을 하던 중 사고로 두 손가락이 잘려 봉합수술을 받은 것. 곧장 병원을 찾은 경하에게 인선은 갑작스레 그날 안에 제주 집에 가 혼자 남은 새를 구해달라고 부탁하고, 그는 인선의 간절한 부탁을 차마 거절하지 못하고 그길로 서둘러 제주로 향한다. 그러나 제주는 때마침 온통 폭설과 강풍에 휩싸여 한 치 앞을 분간할 수 없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발작적으로 찾아오는 고질적인 두통에 시달리며, 경하는 가까스로 마지막 버스를 타고 인선의 마을로 향한다. 그러나 정류장에서도 한참 떨어진 곳에 있는 인선의 집까지 눈길을 헤치고 산을 오르던 길에서 폭설과 어둠에 갇혀 길을 잃는다.

눈은 거의 언제나 비현실적으로 느껴진다. 그 속력 때문일까, 아름다움 때문일까? 영원처럼 느린 속력으로 눈송이들이 허공에서 떨어질 때, 중요한 일과 중요하지 않은 일이 갑자기 뚜렷하게 구별된다. 어떤 사실들은 무섭도록 분명해진다.(44~45쪽)

심장이 다시 뛸 거지.
그렇지, 이 물을 마실 거지.


천신만고 끝에 도착한 인선의 집에서, 경하는 칠십 년 전 제주에서 벌어진 민간인 학살과 얽힌 인선의 가족사를 마주하게 된다. 온 가족을 잃고 슬퍼할 겨를도 없이 십오 년을 감옥에서 보내야 했던 아버지와, 부모와 동생을 한날한시에 잃고 오빠마저 생사를 알 수 없게 된 채로 언니와 둘이 남겨진 어머니의 이야기를. 그리고 그와 함께, 학살 이후의 시간을 살아내며 오빠의 행적을 찾는 일에 수십 년을 바쳐 끝까지 포기하기를 택하지 않았던 인선의 어머니 정심의 고요한 싸움이, 폭설로 고립된 외딴집의 어둠 속에서 희미한 촛불 아래 떠오른다. 빛과 어둠 사이를 가르며 영원처럼 느리게 하강하는 수천수만의 무심한 눈송이들 속에서, 이곳에 있지 않은 사람을 간절히 생각하는 마음이 그렇게 정심에게서 인선에게로, 인선에게서 경하에게로 스며든다.

이렇게 눈이 내리면 생각나. 내가 직접 본 것도 아닌데, 그 학교 운동장을 저녁까지 헤매 다녔다는 여자애가. 열일곱 살 먹은 언니가 어른인 줄 알고 그 소맷자락에, 눈을 뜨지도 감지도 못하고 그 팔에 매달려 걸었다는 열세 살 아이가.(87쪽)

하지만 모든 게 끝난 건 아니야.
정말 헤어진 건 아니야, 아직은.


작가는 이 소설이 “지극한 사랑에 대한 소설이기를 빈다”(‘작가의 말’)고 했다. 그 사랑은 우선 마지막까지 사람과 삶에 대한 믿음을 놓지 않았던 인선의 어머니 정심의 마음에 있을 것이다. 그것이 어디가 바닥인지 알 수 없는 막막한 어둠 속에서도 빛을 잃지 않게 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그저 환하고 따뜻하기만 한 것은 아니라는 사실 또한 우리는 알게 된다. 그 사랑이 지극하고 간절한 만큼 그것은 무엇보다 무서운 고통이기도 하다는 사실을 말이다.

뻐근한 사랑이 살갗을 타고 스며들었던 걸 기억해. 골수에 사무치고 심장이 오그라드는…… 그때 알았어. 사랑이 얼마나 무서운 고통인지.(311쪽)

인선의 어머니 정심이 일평생 그랬던 것처럼, 인선은 어머니의 삶이 자신에게 스며오는 것에 고통스러워하면서도 그 사랑을 외면하지 못하고, 경하 또한 인선의 마음이 자신의 마음으로 겹쳐지는 것에 힘겨워하면서도 그 마음을 내치지 못한다. “이 눈보라를 뚫고 오늘밤 그녀의 집으로 갈 만큼 그 새를 사랑하지 않는다”(88쪽)고, “이런 고통을 느낄 만큼 사랑한 적도 없다”(152쪽)고 고개를 저으면서도 어쩌지 못하고 그 사랑에 손을 내밀어 기어이 고통을 택하는 것이, 그것만이 오직 인간이 인간일 수 있는 길이라고 소설은 말하는지도 모른다. 그것만이 절멸로부터 삶을 지켜내는 길이리라고. 어쩌면 실은 그 부름은 이미 언제나 우리 앞에 와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 사랑을 사랑으로 알아보고 그 손을 잡는 것이 우리의 일이라는 듯이. 그 앞에 조심스레 손을 내밀 때, 그 마음이 닿은 자리가 눈송이처럼 차갑고 동시에 불꽃처럼 뜨거워 영영 잊히지 않는 것은 한강의 소설만이 전할 수 있는 경험이 아닐까. 이렇게 한강의 소설이 우리 앞에 와 있다.

몇 년 전 누군가 ‘다음에 무엇을 쓸 것이냐’고 물었을 때 사랑에 대한 소설이기를 바란다고 대답했던 것을 기억한다. 지금의 내 마음도 같다. 이것이 지극한 사랑에 대한 소설이기를 빈다.
_‘작가의 말’ 중에서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작가가 소재를 택하는 것이 아니라 그 반대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강은 하게 만든다. ‘5월 광주’에 이어 ‘제주 4·3’에도 한강의 문장을 통해서만 표현될 수 있는 영역이 있었다고 믿게 된다.
학살 이후 실종된 가족을 찾기 위한 생존자의 길고 고요한 투쟁의 서사가 있다. 공간적으로는 제주에서 경산에 이르고, 시간적으로는 반세기를 넘긴다. 폭력에 훼손되고 공포에 짓눌려도 인간은 포기하지 않는다. 작별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 모든 것이 딸의 눈과 입을 통해 전해진다. 폭력은 육체의 절멸을 기도하지만 기억은 육체 없이 영원하다. 죽은 이를 살려낼 수는 없지만 죽음을 계속 살아 있게 할 수는 있다. 작별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들 곁의 소설가 ‘나’는 생사의 경계 혹은 그 너머에 도달하고서야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다. 이만한 고통만이 진실에 이를 자격을 준다는 듯이, 고통에 도달하는 길은 고통뿐이라는 듯이. 재현의 윤리에 대한 가장 결연한 답변이 여기에 있다.
언젠가부터 그의 새 소설 앞에서는 숙연한 마음이 된다. 누구나 노력이라는 것을 하고 작가들도 물론 그렇다. 그러나 한강은 매번 사력을 다하고 있다.
- 신형철 (문학평론가)

회원리뷰 (26건) 리뷰 총점9.2

혜택 및 유의사항?
구매 한강 작가님 멱시 최고네요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t********8 | 2021.10.19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추석에 선물로 드린 책입니다~~~ 한강 작가를 좋아하시기도하고 선물하기에 큰 고민하지않아도 되는 작가님이시라서 드리고 뿌듯하더라구요... 받아보시고 너무 좋아하시네요...  추천받기도 하고 추천해주어도 좋은 이 책... 또 누군가에게 선물하고 싶네요.... 저에게 선물해볼까싶네요... 한강작가님의 이번 책도 잘 고른것같아요...  ;
리뷰제목

추석에 선물로 드린 책입니다~~~

한강 작가를 좋아하시기도하고 선물하기에 큰 고민하지않아도 되는 작가님이시라서 드리고 뿌듯하더라구요... 받아보시고 너무 좋아하시네요... 

추천받기도 하고 추천해주어도 좋은 이 책...

또 누군가에게 선물하고 싶네요....

저에게 선물해볼까싶네요...

한강작가님의 이번 책도 잘 고른것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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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오랫동안 여운이 남는 책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박* | 2021.10.17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한강작가님 작품은 채식주의자가 처음이었어요.  아이랑 만화카페갔다가 제목이 눈에 띄어서 일기시작했는데 숨도 안쉬고 진짜 읽었던것 같아요.  놀랍고 충격적이고 신선하고 예술적이고 와 뭐 이런 소설이 다 있나 싶을정도로 몰입해서 읽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네요. 그뒤로 작가님 소년이 온다를 찾아 읽고 이번에 신작이 나왔다길래 바로 구입했어요. 표지부터 뭔가;
리뷰제목

한강작가님 작품은 채식주의자가 처음이었어요.  아이랑 만화카페갔다가 제목이 눈에 띄어서 일기시작했는데 숨도 안쉬고 진짜 읽었던것 같아요.  놀랍고 충격적이고 신선하고 예술적이고 와 뭐 이런 소설이 다 있나 싶을정도로 몰입해서 읽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네요.

그뒤로 작가님 소년이 온다를 찾아 읽고 이번에 신작이 나왔다길래 바로 구입했어요.

표지부터 뭔가 쓸쓸함이 느껴졌는데 제주4.3 사건을 다룬 소설이더군요.

광주사태를 다룬 영화나 책들은 많이 접했지만 제주사건관련 책은 처음이라 작가님이 이번에는 어떤식으로 다루었을까 궁금했는데 예상과 다른 또다른 접근방식이었어요.

자극적이지 않고 차분하면서 몽환적이기도 하고 감성을 건드리는 많은 생각을 하게하는 작품이었어요.  전작들이랑은 또 다른 느낌. 읽고나서는 여운이 한참 남았어요.

제주4.3사건에 대해 그동안 너무 무관심했던거 같아서 관련 자료를 찾아보기도 했구요.

작가님~~ 건강 챙겨가시믄서 열일 하시구요  다음 책도 기다리고 있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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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총에 맞고 불에 타고 물에 휩쓸려도 작별되지 않는... 한강, 작별하지 않는다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k******i | 2021.10.11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2014년 6월에 이 책의 첫 두 페이지를 썼다. 2018년 세밑에야 그다음을 이어 쓰기 시작했으니, 이 소설과 내 삶이 묶여 있던 시간을 칠 년이라고 해야 할지 삼 년이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다.” (p.328, <작가의 말> 중)   작가가 <작가의 말>에서 말하는 2014년 6월은 광주를 다룬 작가의 장편 《소년이 온다》가 출간되고 두 달여가 지난 시점이다. 그간의 광주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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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4년 6월에 이 책의 첫 두 페이지를 썼다. 2018년 세밑에야 그다음을 이어 쓰기 시작했으니, 이 소설과 내 삶이 묶여 있던 시간을 칠 년이라고 해야 할지 삼 년이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다.” (p.328, <작가의 말> 중)


  작가가 <작가의 말>에서 말하는 2014년 6월은 광주를 다룬 작가의 장편 《소년이 온다》가 출간되고 두 달여가 지난 시점이다. 그간의 광주를 다룬 많은 소설들보다 한참 뒤늦게 도착하였지만 《소년이 온다》는 가장 서슬 퍼렇게 광주를 보여주었다고 의심치 않는다. 리얼리즘을 뛰어넘는 한강의 작법에 많은 이들이 감동을 받았다. 우리가 그 감동의 자장에서 벗어나지 않고 있을 때 작가는 《작별하지 않는다》의 첫 두 페이지를 쓴 것이다.


  “엄마가 어렸을 때 군경이 마을 사람들을 모두 죽였는데, 그때 초등학교 졸업반이던 엄마랑 열일곱 살 이모만 당숙네에 심부름을 가 있어서 그 일을 피했다고 엄마는 말했어. 다음날 소식을 들은 자매 둘이 마을로 돌아와, 오후 내내 초등학교 운동장을 헤매다녔대. 아버지와 어머니, 오빠와 여덟 살 여동생 시신을 찾으려고 여기저기 포개지고 쓰러진 사람들을 확인하는데, 간밤부터 내린 눈이 얼굴마다 얇게 덮여서 얼어 있었대. 눈 때문에 얼굴을 알아볼 수 없으니까, 이모가 차마 맨손으론 못하고 손수건으로 일일이 눈송이를 닦아내 확인을 했대. 내가 닦을 테니까 너는 잘 봐, 라고 이모가 말했다고 했어. 죽은 얼굴들을 만지는 걸 동생한테 시키지 않으려고 그랬을 텐데, 잘 보라는 그 말이 이상하게 무서워서 엄마는 이모 소맷자락을 붙잡고, 질끈 눈을 감고서 매달리다시피 걸었대. 보라고, 네가 잘 보고 얘기해주라고 이모가 말할 때마다 눈을 뜨고 억지로 봤대. 그날 똑똑히 알았다는 거야. 죽으면 사람의 몸이 차가워진다는 걸. 맨뺨에 눈이 쌓이고 피 어린 살얼음이 낀다는 걸.” (p.84)


  《작별하지 않는다》는 《소년이 온다》로부터 더 먼 과거로 거슬러 올라간다. 작가는 1980년 광주에서 그치지 않고 내처 1948년의 제주로 나아가기로 한 것이다. 하지만 작가는 첫 두 페이지 이후 사 년을 멈칫하였다. 그리고 다시 삼 년이 지나 이 소설이 만들어졌다. 그러니까 여태 4·3 사건이라 불리우는 제주의 민중항쟁, 그 한 가운데에서 살아남은 이들에 대한 이야기가 바로 이것이다.


  “수술은 잘됐대... 이제부터 중요한 건 피가 멈추지 않게 하는 거야... 봉합 부위에 딱지가 앉으면 안 된대. 계속 피가 흐르고 내가 통증을 느껴야 한 대. 안 그러면 잘린 신경 위쪽이 죽어버린다고 했어... 그렇게 안 되도록 삼 분에 한 번씩 이걸 하는 거야. 이십사 시간동안 간병인이 곁에서. 삼 분에 한 번? ... 얼마나 오래 이렇게 해야 해? 앞으로 삼 주 정도...” (pp.40~41)


  작가가 이 주제를 다루는 것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으리라고 짐작된다. 소설의 얼개는 그리 단순하지 않다. 작가는 작가 자신을 소설의 내부로 끌어들인다. ‘경하’라는 이름의 주인공은 광주에 대한 소설을 끝내고 꿈을 꾼다. 그리고 그 꿈을 하나의 영화로 만들고자 하였던 친구 인선이 손가락을 잘리는 사고를 당한다. 이제 경하는 인선의 집에 남겨진 앵무새를 구하기 위한 여정에 나선다. 


  “... 물은 언제까지나 사라지지 않고 순환하지 않나. 그렇다면 인선이 맞으며 자란 눈송이가 지금 내 얼굴에 떨어지는 눈송이가 아니란 법이 없다. 인선의 어머니가 보았다던 학교 운동장의 사람들이 이어 떠올라 나는 무릎을 안고 있던 팔을 푼다. 무딘 콧날과 눈꺼풀에 쌓인 눈을 닦아낸다. 그들의 얼굴에 쌓였던 눈과 지금 내 손에 묻은 눈이 같은 것이 아니란 법이 없다.” (p.133)


  폭설이 내리는 인선의 집을 찾아가는 동안 경하는 죽음에 가까이 다가선다. 엄청난 눈으로 길이 막히고 드물게 다니는 버스를 겨우 타게 되지만 마을의 길은 사라지고 어둠은 금세 모든 것을 집어 삼킨다. 그곳에서 겨우 빛을 찾아 들어간 인선의 집에 남겨진 것은 죽은 앵무새이고 경하는 앵무새를 묻고 돌아오지만 바로 그 죽은 앵무새의 소리를 듣고 인선을 통하여 4·3의 기간 동안 그녀의 부모가 겪은 이야기를 듣게 된다.


  “집담과 밭담들, 돌로 된 집들의 벽체들만 남기고 모든 것이 불타고 있었어. 아버지가 집에 들어서자 마당 가득 붉은 게 흩어져 있어서 놀랐는데, 달아오른 고추장 장독이 터진 거였어. 집에 아무도 없는 걸 확인하고 총소리가 들렸던 팽나무 아래로 달려가보니 일곱 명이 죽어 있었대. 그중 한 사람이 할아버지였어. 가호마다 주민 명부를 대조한 군인들이, 집에 없는 남자는 무장대에 들어간 걸로 간주하고 남은 가족을 대살代殺한 거야.” (p.218)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이야기들로 가득한 소설이지만 등장인물은 한정되어 있다. 소설 속의 이야기는 등장인물에게 기대어 진행되는 대신, 이제는 죽은 자들이 죽기 전에 구술한 내용에 의존하는 형식을 띠고 있다. 작가 자신이 주로 채집된 이야기들을 통해 역사를 바라보았음을 고백하는 것만 같다. 어쨌든 아직 내게 4·3은 김석범의 《화산도》로 기억하게 될 것 같다. 소설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4·3은 여태 사건이다.


  “그 겨울 삼만 명의 사람들이 이 섬에서 살해되고, 이듬해 여름 육지에서 이십만 명이 살해된 건 우연의 연속이 아니야. 이 섬에서는 삼십만 명을 다 죽여서라도 공산화를 막으라는 미군정의 명령이 있었고, 그걸 실현할 의지와 원한이 장전된 이북 출신 극우 청년단원들이 이 주간의 훈련을 마친 뒤 경찰복과 군복을 입고 섬으로 들어왔고, 해안이 봉쇄되었고, 언론이 통제되었고, 갓난아기의 머리에 총을 겨누는 광기가 허락되었고 오히려 포상되었고, 그렇게 죽은 열 살 미만 아이들이 천오백 명이었고, 그 전례에 피가 마르기 전에 전쟁이 터졌고, 이 섬에서 했던 그대로 모든 도시와 마을에서 추려낸 이십만 명이 트럭으로 운반되었고, 수용되고 총살돼 암매장되었고, 누구도 유해를 수습하는 게 허락되지 않았어. 전쟁은 끝난 게 아니라 휴전된 것뿐이었으니까. 휴전선 너머에 여전히 적이 있었으니까. 낙인찍힌 유족들도, 입을 떼는 순간 적의 편으로 낙인찍힐 다른 모든 사람들도 침묵했으니까. 골짜기와 광산과 활주로 아래에서 구슬 무더기와 구멍 뚫린 조그만 두개골들이 발굴될 때까지 그렇게 수십 년이 흘렀고, 아직도 뼈와 뼈들이 뒤섞인 채 묻혀 있어... 그 아이들... 절멸을 위해 죽인 아이들.” (pp.317~318)

 

한강 / 작별하지 않는다 / 문학동네 / 329쪽 / 2021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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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 (71건) 한줄평 총점 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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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평점4점
한강 작가님 책도 거의 빠짐없이 읽고 있는 것 같네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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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욤 | 2021.10.22
구매 평점5점
오랫동안 여운이 남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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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 2021.10.17
구매 평점2점
기대보다 많이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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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1 | 2021.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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