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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어도 엄마는 예쁘네

나이가 들어도 엄마는 예쁘네

: 언젠가 당신의 아이가 건넬 이야기들

리뷰 총점9.5 리뷰 15건 | 판매지수 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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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09월 06일
쪽수, 무게, 크기 216쪽 | 296g | 128*188*18mm
ISBN13 9791197531408
ISBN10 1197531408

카드 뉴스로 보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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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느 날과 다르지 않은 평범한 하루의 점심 즈음이었다. 한 손으론 아들의 손을 잡고, 다른 한 손으론 유모차를 밀며 천천히 걸었다. 그때 시원한 바람이 엄마의 뺨을 어루만지며 스쳐 갔다. 그러니까, 한 손에는 아들의 손을, 다른 한 손에는 딸의 유모차를 잡은 그때. 따사로운 볕과 시원한 바람이 함께한 그 순간, 엄마는 세상에 어느 하나 부러운 것 없는 행복을 느꼈다.
--- 「당신의 가장 행복했던 순간」 중에서

사건의 그 날도 엄마는 싱크대에서 딸기를 씻고 꼭지를 따고 있었다 한다. 그러다 한쪽 귀퉁이가 상한 딸기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한다. 귀한 자식에게 한쪽이라도 상한 딸기를 먹이기는 싫은 마음이었다고. 그래서 상한 부위를 칼로 도려내어다가 엄마 입에 넣는데, 이때 뒤의 식탁에 앉아 있던 어린 내가 동그란 눈으로 이상하게 쳐다보며 말하더란다. “엄마, 엄마가 딸기를 왜 먹어?”
--- 「엄마가 딸기를 왜 먹어」 중에서

그래, 쓸모. 500원이면 검은 봉지 가득 담아주는 시장 콩나물을 사서 직접 다듬는 우리 엄마. 꼬리 말끔히 다듬어진 마트 콩나물은 쓸데없이 비싸다고 하던. 부티나 보이는 브랜드 외투 대신 구제 외투로 충분하다고 하던, 우리 엄마. 엄마인 엄마는 무엇보다 쓸모를 따지는 사람이었다. 그러니 꽃은 쓸모없다고 말하던 엄마의 모습은 내게 당연하게 다가왔다.
--- 「꽃을 선물한 날」 중에서

기적이라는 말의 뒤에는 예기치 못한 불행이나 지극한 간절함이 숨어 있다. 기적이라 부를 법한 상황에 불행이나 간절함이 없다면, 대개 행운이나 요행이라는 말이 그 자리를 대신할 따름이다. 그러니까, 사실 엄마에게 일어난 기적이란 철부지 자식이 보인 의외의 대견함이 아니라, 어찌 보면 미련하다 싶을 만큼의 걱정과 간절함으로 바꿔 읽는 편이 더 정확할지도 모르겠다.
--- 「혼자 밥 차려먹기」 중에서

머지않은 어느 날 한 번쯤은 조금 다르게 보내고 싶은 마음이 있다. 그날은 내가 운전해서 엄마를 모셔다가 재밌는 공연을 봐야지. 그러고는 카페에서 수다도 떨다가, 해가 떨어질 즈음에 전망 근사한 레스토랑에 가야지. 스테이크에 칼질해야지. 누군가가 보기에는 식상할 만치 뻔한 코스일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그냥, 한 번쯤은 그렇게도 시간을 보내야겠다.
--- 「엄마는 뮤지컬을 본 적이 없다」 중에서

엄마가 ‘엄마’라는 이름으로 자기 자신을 잊고 산 지가 이제 얼추 30년이 넘어가는데, 이제는 엄마가 ‘엄마’ 대신 엄마의 ‘이름’으로 뭔가 일을 해봤으면 했다.
--- 「필살 음식, 호박죽」 중에서

그래서 한 번은 이러고 싶었다. 온 마음을 다해 시간과 정성과 노력을 아끼지 않고, 오롯이 엄마만을 위한 선물을 마련하고 싶었다. 이 책에 쓰인 글들은 이런 마음으로 완성되었다. 이 또한 자기만족이라 할지라도. 그래, 그럼에도.
--- 「엄마에게 전화 한 통을」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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