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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을 들고 도망친 101세 노인 (큰글자판)

핵을 들고 도망친 101세 노인 (큰글자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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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09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672쪽 | 704g | 128*188*38mm
ISBN13 9788932921464
ISBN10 89329214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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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란의 검은색 태블릿이 제공하는 뉴스의 특징은 큰 사건들과 작은 일화들이 섞여 있다는 점이었다. 애석하게도 대부분은 큰 사건들이었다. 알란은 주로 깨알처럼 흥미로운 작은 일화들을 찾아 읽었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큰 사건들도 보지 않을 수 없었다. 알곡과 가라지를 나누기란 불가능했다.
알란은 지난 1백 년을 살아오면서, 세상일에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 이제 그의 새 장난감은 세상이 얼마나 끔찍한 상태인지 보여 주었다. 그리고 과거에 자신이 세상을 쳐다보지 않고 오직 자신의 일에만 신경 쓴 것이 참으로 옳은 결정이었음을 말해 주고 있었다.
--- pp.17-18

알란은 율리우스가 근심이 가득한 것을 보았다. 뭔가 위로가 될 만한 것을 찾아내야 했다.
「그래, 지금 상황이 다소 암울하다는 것, 나도 잘 알고 있어. 하지만 내가 살아오면서 암울한 때가 여러 번 있었는데, 아직도 이렇게 멀쩡히 살아 있잖아? 자, 진득하게 기다려 보자고. 바람의 방향이 바뀔 테니까. 아니면 다른 일이 일어날 수도 있고.」
--- p.46

「어떻게 내가 이렇게 살아 있는지 아쇼? 그것은 요 몇 년 전 김일성이 나를 총살하려 했을 때, 마오쩌둥이 내 목숨을 구해 주었기 때문이야. 그 마오쩌둥도 나중에는 생각이 바뀌긴 했지만.」
박종운 선장은 자기 귀를 의심했다. 지금 이 백인 영감은 조선 민주주의 인민 공화국의 「영원한 주석」을 모독하고 있지 않은가! 그것도 무려 23년 전에 「영원」 속으로 들어가신 주석 동지를!
「요 몇 년 전이라고?」 머리가 어지러워지기 시작한 선장은 생각을 정리해 보려 애쓰면서 되물었다.
「아, 참 세월 빠르다! 아마 1954년이었을 거야. 스탈린이 한창 폼 잡고 다닐 때였으니까. 아니, 그때가 1953년이었던가?」
「그러니까 칼손 씨, 당신이…… 영원한 주석님을 만났단 말이오?」
「그럼, 그 양반과 화 잘 내는 그의 아들내미를 만났지. 하지만 이제는 두 사람 다 돌아올 수 없는 긴 여행을 떠났어. 나처럼 나이가 먹을수록 건강해지는 복은 아무한테나 주어지는 게 아니야. 물론 기억력은 점점 나빠지고 있지만. 그리고 청력도…… 그리고 무릎도…… 그리고 생각은 안 나지만 다른 것들도……. 아 참, 기억력 얘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 pp. 81-82

「아니, 그게 스웨덴 사람이라고?」 트럼프 대통령이 고함쳤다. 「도대체 북한에 스웨덴 사람이 몇 명이나 있는 거야? 그 스웨덴 사람들, 대체 뭣 때문에 그러는 거냐고!」
「하지만 대통령 각하, 그는 자유 훈장을 받았다고 합니다.」
「그건 60년 전 얘기요. 그동안에 자유가 무엇인지 까맣게 잊어버렸겠지. 그렇지 않다면 지금 거기서 뭘 하고 있단 말이오? 그 푱…… 피용…… 피양…….」
「평양입니다, 각하. 우린 모릅니다. 단지 그 기자 회견의 내용과, 전 CIA 요원 허턴이 알려 준 사실들만을 알 뿐입니다.」
「스웨덴 인간 둘에 북한 인간 하나…… 공산주의자가 한꺼번에 셋씩이나 기어 나와 사람을 골치 아프게 하는군!」 트럼프 대통령이 신음했다.
--- pp.172-1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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