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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상처는 솔직하다

우리의 상처는 솔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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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09월 29일
쪽수, 무게, 크기 284쪽 | 400g | 134*197*16mm
ISBN13 9791162850909
ISBN10 1162850906

카드 뉴스로 보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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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은 헤엄치는 법을 모른 채 바닷속에 빠진 것과 같아서 발버둥 칠수록 더 깊게 빠진다. 그렇게 극심한 외로움에 허우적대며 스스로 외딴 섬이라는 생각을 했을 때, 친구가 문자를 보냈다.

내가 너의 삶을 바다라고 표현하는 것은 온갖 문제가 항상 파도처럼 밀려오기 때문이야. 너는 잔잔한 호수로 살고 싶겠지만, 호수는 바다만큼 많은 생명을 품을 수 없잖아. 넌 수많은 사랑을 품은,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배가 뜨는 탁 트인 바다야.

당신도 어쩌면 홀로 외딴 섬이 아니라, 하나의 커다란 바다인지 모른다.
--- 「외딴 섬이 아닌 커다란 바다」 중에서

철저히 증오하는 사람들에 대한 나의 마음은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것 같다. 내 인생에 상처를 주고 지나가는 사람을 붙잡고 관계 개선을 바란다면 나중에는 증오할 힘조차 남아 있지 않게 될 것이다. 증오라는 감정은 잔인할 수도 있다. 그러나 평생을 상처받으며 고생하는 것보다는 나은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언제까지나 착한 사람일 필요가 없다.
--- 「증오하며 발견한 삶의 방식」 중에서

“강아, 수정 테이프로 지우고 다시 써나가도 괜찮아. 수정 테이프가 없다면, 펜으로 쓱 지우고 옆에 다시 써나가도 괜찮아. 오타 하나 때문에 그동안의 이야기가 담긴 공책을 버릴 수는 없잖아.”

나는 실제로도 수정 테이프를 사용하지 않는다. 필기를 하다가 오자가 생기면 종이를 찢어버렸으니까. 그런 내게 수정 테이프를 사용해도 된다는 말, 심지어 펜으로 쓱 지워도 된다는 말은 큰 해방감을 주었다. 그래도 되는 거였구나. 실수는 고치면 된다는 생각, 모든 것을 포기하지 않아도 된다는 깨달음이 내 안의 불씨를 조금씩 살리기 시작했다.
--- 「잿더미 속 작은 불씨」 중에서

상처는 무기력을 만들기도 하지만 때로는 오기가 된다. 나 역시 그 상처를 계기로 죽을 만큼 공부할 수 있었다. 삶의 밑바닥을 보고 난 뒤에 나는 평생 함께할 친구도 만났고,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깨달았다. 바로 ‘정신 건강 의학과 전문의’가 되는 것이다. 상처가 내게 날개를 달아주었다.
꼭 공부를 하는 것이 아니더라도 거울을 보며 스스로 칭찬하기, 감사 일기 적기 등 형식적인 노력을 하다 보면 조금씩 바뀌는 자신을 볼 수 있다. 그러다 보면 언젠가 성공한 자신을 발견하고 기뻐하게 될 것이다. 당신의 성공을 응원하는 한 사람이 여기에 있다.
--- 「상처는 흉터 대신 날개를 남겼다」 중에서

이제 정신 건강 문제는 4분의 1이 아닌 ‘누구나’의 문제가 되었다. 한편으로 다행인 것은 더 이상 우울하고 불안한 것이 나만이 겪는 특별하고 이상한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다.
우울한 것이 별로 이상하지 않은 시대. “잘 지내지?”란 안부 인사보다 “요즘 마음은 괜찮아? 어때?”란 인사가 오히려 더 자연스러운 요즘. 가장 가까운 가족에게조차 한 번도 묻지 않았던 그 질문을 용기 내 해본다면 어떨까. 말하지 않아 몰랐을까, 물어보지 않아 말하지 못했을까. 누구의 마음속에도 물어보지 않아 평생 혼자 감당해야 하는 아픔이 남지 않기를 바라본다.
--- 「말하지 못해 몰랐던, 물어보지 못해 말 못했던」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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