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21년 09월 24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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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200쪽 | 258g | 123*188*12mm |
ISBN13 | 9791160947564 |
ISBN10 | 1160947562 |
발행일 | 2021년 09월 24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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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200쪽 | 258g | 123*188*12mm |
ISBN13 | 9791160947564 |
ISBN10 | 1160947562 |
여행이라는 작품 속으로 - 프롤로그 알 수 없어 살 만한 인생 - 밀라노 두려움을 이기는 법 - 베네치아 볼로냐의 환대 - 볼로냐 질투는 나의 힘 - 피렌체 욕심의 무게 - 시에나 모든 신들의 신전 - 로마 아름답다는 것 - 알베로벨로, 마테라 나폴리 사람들 - 나폴리 지금, 여기 - 포지타노, 폼페이 나의 절정 - 팔레르모 우리의 신화 - 카타니아 가지 않은 길 - 타오르미나 페르마타, 나 자신과의 만남 - 라구사 상처뿐인 영광 - 시라쿠사 뜻밖의 선물 - 스펠로 안개로 난 길 - 아시시 운하의 밤 - 밀라노 퇴고할 수 없는 시간 - 에필로그 작가의 말 |
올해 서평을 시작하고 나서 처음으로 '내돈내산'이란 이름으로 한 달에 한권씩 나를 위해 책을 구매하게 되었다. 이 책 [페르마타, 이탈리아]는 8월에 구입한 내돈내산 1호로 이제서야 서평을 작성하게 되었다.
이탈리아 여행기이지만 각 챕터마다 그 곳에서 깨닫게 되는 작가 인생의 인문학, 철학적인 사색의 깊이가 느껴진다. 가벼운 발걸음이지만 거쳐간 이후 느낄 수 있는 작가만의 소소한 이야기가 큰 여운으로 다가온다. 그리고 책을 읽어나가며 함께 여정을 따라가며 마치 나 역시 같이 여행의 일원인 듯 설레임과 희열, 쿨함, 조마조마함 등의 감정에 동참하게 되는 듯한 느낌을 받아서 좋았다.
코로나19로 인해 여행다운 여행을 떠나본지 너무 오래된 것 같다. 하지만 다행히 이 책을 통해 대리만족하게 된 것 같고, 다음에 여행을 계획할 때 나도 느리지만 결코 더디지 않은, 가볍지만 그 속에 무게감이 느껴지는 내 안의 사색의 깊이를 더할 수 있는 의미있는 걸음을 하고 싶은 생각이 든다. 얼마 전 잠시 몇 시간의 여유가 생겼는데 가족에 종속된 사람이라는 생각이 더 강했던 터인지 왜이었을까? 무언가 하고 싶은 생활의 동력을 잃어버렸던 기억이 난다. 앞으로는 절대 처져있지 말아야 하겠다. 이 책을 통해 내 삶을 즐겁고 기쁜 것들로 채울 수 있는 계기로 자주자주 탐독하고자 한다.
고맙다 "내돈내산 No.1"
다음을 기약할 이유는 충분하다. 직장에서 휴가를 내기 힘들어서, 돈이 부족해서, 함께 갈 사람이 없어서, 지금 같은 시기라면 코로나19 때문에. 불가능하다 여기고, 지금은 때가 아니라며 미루고. 언젠가는 기회가 오지 않겠느냐는 막연한 희망의 불씨 또한 서서히 사그라지고 있다는 사실을 그 땐 진정 몰랐다. 휴가 없이 보낸 시간이 십 년이 넘다 보니 노는 게 무언지, 어찌 하면 쉴 수 있는지를 잊은 듯하다. 학창 시절 공부를 진정 잘 하는 사람은 노는 데도 탁월했다는 걸 떠올리자니 왠지 씁쓸하기도 하다. 지금 나에게 최선이라면 책을 읽으며 타인의 경험을 갈취(?)하는 거. 떠나고 싶은 마음을 가라앉히고자 고른 책은 나를 이탈리아로 데려다 주었다.
저자에게도 떠남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오래도록 망설였으며 지인들과 의기투합했으나 결국 한 명은 낙오했다. 성사되기 직전까지도 불투명했던 여행이었으므로 계획이 철저히 세워졌을 리 만무하며, 게다가 말이 통하는 것도 언어나 음식이 익숙한 것도 아니므로 앞으로 겪게 될 혼란이 결코 작지는 않으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리 친한 사람도 틈 없이 오래 붙어 있다 보면 반목하게 된다. 그간 보이지 않던 단점이, 나와는 어긋나는 지점들이 선명히 드러나고, 급기야 불편해지기도 한다. 역시나 두 인물도 서로 다름으로 인해 삐그덕 거렸는데, 다행이도 각자의 방식으로 여행을 즐기기로 마음 먹으면서부터 모든 게 한결 수월해졌다.
이탈리아에는 유럽 최고의 관광지로 손꼽히는 장소들이 참으로 많다. 고대부터 지금까지도 중심지 역할을 훌륭히 수행하고 있는 로마, 교황이 군림하고 있는 바티칸 등 어디에 들러도 후회치 않겠지만 아무래도 우리로선 남들이 많이 찾는 장소를 선호하는 게 사실이다. 꿈은 원대했으며, 어렵게 떠난 만큼 이참에 볼 수 있는 모든 걸 보겠다는 각오 또한 충만했다. 발 딛는 곳마다 고대 그리고 중세의 향기가 그윽했다. 목조 건물이 많아 대다수가 불타 소실된 우리와 달리 대리석 중심 문화여서 옛날과 현대의 공존이 가능했다. 어디에 시선을 두면 좋을지, 행복한 고민만이 이어질 듯 하였으나 어찌 보면 배부른 고민이라 할 법한 상황이 부닥치기도 했다. 한적한 골목에서 길을 잃었고, 상대의 호의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여도 좋을지가 의심스러웠다. 도시 전체가 마피아 소굴이라는 식의 이야기에 심히 취한 상태여서 그랬던 건지, 나도 모르게 상대를 잠재적 치한처럼 바라보았던 것이다.
여행 도중 편견이 깨어졌다. 홀로 택시에 타는 일은 어마어마한 두려움을 요했고, 자꾸만 말을 거는 어르신은 성가신 나머지 피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현실은 달라 나에게 두려움을 선사한 인물은 처음부터 끝까지 한결 같은 친절함을 유지했다. 고맙다는 말 한 마디 건넬 짬이 없을 정도로 늦은 시점에 도달해서야 이름 모를 할머니의 눈에 담긴 애정이 읽히기 시작했다. 페르마타. 힘차게 달리는 도중이었다면 놓치고 말았을 수도 있다. 잠시 멈추어 섰기 때문에 부족하나마 응시할 수 있었고, 상대의 호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게도 됐다. 이탈리아 전체가 ‘페르마타’ 이 말에 부합하는 거 같아 보인다고 하면 이탈리아 사람들의 반응이 어떠할지 궁금하다. 그래서 무료하다고, 다른 나라로 탈출하고 싶다고 절규하려나?
예순 살을 축하하는 의미로 앞서 다녀온 여행을 정리해 책을 내길 희망했다는 저자. 전 세계에서 가장 먼저 코로나19의 펀지에 스러진 이탈리아를 떠올리며 글을 쓰는 저자의 모습을 상상해 보았다. 안타까움도 물론 컸겠지만, 고스란히 살아 숨쉬는 지난 기억을 들춰보는 일마저 괴롭지는 않았으리라고 생각한다. 추억을 머금은 시간에는 어떠한 불행도 침투하지 못한다.
페르마타, 이탈리아 / 이금이 / 사계절
퇴고할 수 없는 시간.페르마타로 천천히, 느긋하게
여행에세이와 인생이야기를 잔잔하게 풀어낸 여행에세이.
친구와 함께하는 이탈리아 여행기.
여행과 에세이를 좋아하는 분들께 추천해요
어머니들이 읽어도 좋을 책.
제작년 #알로하나의엄마들 소설책을 통해 이금이작가님을 알게 된 후,
작가님의 다른 책들도 읽어보겠다고 생각하고 작년에 신간으로 고른 책이었다.
두껍지 않고 가볍게 읽기 좋을 여행에세이라 여행갈 때마다 북파우치에 담겨져 나의 여행지에서 꼭 읽었던 책인데, 여행하면서 책읽기 생각보다 쉽지 않아 반년만에 겨우 읽을 수 있었다.
집에서 읽으면 좋았겠지만, 여행지에서 읽을 책으로 내가 선정해두었기 때문에 느리게 읽을 수 밖에 없었다. 특히 나는 여행지에서 조금씩 읽을 때마다 장소는 다르지만 여행하는 사람이 되어 작가님의 생각과 감정이 동시에 느껴지는 묘미를 느껴볼 수 있었고 여행을 함께 하는 색다른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다양한 여행 에피소드와 함께 작가님의 생각, 삶에 대한 고찰을 만나볼 수 있었다. 여행지에서 여행에세이 강추합니다.
작가님은 환갑 기념으로 오랜 친구들과 여행을 계획하지만, 갑작스레 몸이 아파 같이 가지 못한 친구를 제외하고 한 친구와 여행을 같이 가게 된다.
17곳 이상의 장소들을 이렇게 부지런히 잘 다닐 수 있다니 목차를 보며 놀랐고 읽으면서도 체력과 기동력이 좋으시다는 걸 느꼈다.
버스를 기다리는 1시간이 아쉬워 1시간동안 버스를 타고 여행하는 열정적인 모습을 보면서 여행을 허투르 쓰고 싶지 않은 모습이 내 모습같기도 하다.
분명 이탈리아로 오기 전, ‘더 많이 보려고 욕심내지 않기’ 여행 수칙을 정하였는데도 말이다. 진심을 다해 여행하는 모습이 결코 환갑을 바라보는 나이가 아니었다.
나이라는 것 정말 숫자에 불과하다는 걸 다시 느끼게 되었다고 할까.
특히 친구와 여행하면서 각자의 여행취향이 달라 힘들어하던 여행 에피소드를 읽으며 나도 겪었던 여행에피소드라 읽는내내 두분의 여행은 괜찮을까? 걱정하며 읽어내려갔던 일화도 있었다.
어두운 밤, 길을 잃고 벌벌 떨며 친구와 두손 붙잡고 겨우겨우 숙소를 찾아낸 에피소드.
나이와 성별의 상관없이 대하는 이탈리아 사람들의 일상을 보며 즐거움을 맛보았던 에피소드. 알아듣지 못하는 이탈리아어로 말을 건넸던 할머니가 귀찮았지만 버스에 내릴 때 등을 토닥이며 떠났던 에피소드까지. ^^
책 제목이 궁금했는데, 책 뒷 표지에도 나와있고 책을 읽으면서 [페르마타] 의 일화도 읽으면서 제목이 될 수 밖에 없는 이유를 깨닳았다.
앞서 말한 할머니 에피소드.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하시며 웃으시던 할머니의 모습. 엮이고 싶지 않던 작가님이었는데 한순간의 그런 마음이 사르르 녹아내렸다고 할까.
버스에서 내리면서 안아주시며 등을 토닥토닥 해주시며 떠났던 할머니. 그곳 정류장이 ‘페르마타 정류장’ 이었다고 한다. ‘잠시 멈춤’ 이라는 뜻으로 쓰이고 악보의 느림표를 부르는 단어라고 하니 그 할머니를 통해 여행의 본질과 삶의 의미를 깨닳으며 나 자신을 만나는 경험을 한다.
우리는 많은 여행을 통해 잠시 멈춤을 배우고 새로운 나를 발견하려고 한다. 현재의 순간이 그리워지고 싶어 떠나는 여행이 될 수 있을 것이며, 많은 경험을 통해 많은 것을 창조해 내고자 할 것이다.
작가님의 에필로그가 너무 와닿아서 몇번이나 다시 읽어본다.
우리의 삶은 다시 돌아갈 수 없기 때문에 현재의 삶을 잠시 멈춰놓고, 여행으로 예행연습을 해보고 싶어서일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읽는내내 친구와 함께한 여행이 얼마나 멋지고 부러운지 모르겠다. 나도 이렇게 과감하게 가족들에게 선전포고하고 친구와 함께 떠날 수 있으면 좋겠다.
그렇게 늙어가고 싶어진다.
다시 한번 재독하고 싶어지는 여행에세이.
일러스트까지 너무 예뻐서 계속 보고 보게 되는 책.
작가님의 앞으로 남은 멋진 여정을 제가 응원드리며, 더 많은 책 많이 만나겠습니다. ^^
우리 모두 ‘페르마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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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중에도 숱하게 계획이 어긋나고, 예기치 못한 돌발 상황이 벌어질 테지. 인생은 한 치 앞을 알 수 없어 두렵지만 그 덕분에 겁 없이 내디딜 수도 있는 것이리라. p.20
갔던 곳을 또 여행하노라면 같은 책을 반복해서 일을 때와 비슷한 느낌이 든다. 처음 읽을 때는 글쓴이의 의도를 따라가기에 급급하지만 두 번 세 번 읽다보면 전에는 미처 몰랐던 것도 보이고 나만이 시선으로 재해석할 여력이 생긴다. 베네치아도 마찬가지였다. p.30
하지만 노을은 자연, 사람, 구조물을 나누지 않고 공평하게 붉은빛으로 물들였다. 비로소 피렌체에 스며드는 느낌이었다. 그 유명한 다비드상과 천국의 문 진품도 못 보고, 조토의 종탑에도 올라가지 못했지만 그것으로 충분했다. P.54
동화 속 아이가 모두 착하고 순수할 필요는 없다. 그저 자기다우면 된다. 알베로벨로와 사씨가 각각의 아름다움으로 충분한 것처럼. P.86. (알베로벨로, 사씨는 지명)
최후의 순간을 맞은 사람들의 모습을 보자 문득 지금 저 화산이 폭발한다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순간 내 삶도 ‘지금, 여기’ 에서 멈추겠지. 새삼 내가 살아 숨 쉬고 있다는 사실이 경이롭게 여겨졌고, 성가시던 비도 생명을 축복하는 것 같았고, 몰려다니는 거대한 구름도 살아 있다는 증표로 보였다. 어제도 어제의 ‘지금, 여기’ 를 즐겼으면 좋았을걸. P.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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