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시적으로 살펴보았을 때, 투표율이 낮을 때 투표 참여의 소득 격차가 더 두드러지게 나타난다는 점을 보여준다. 낮은 투표율은 저소득층 중에서 기권자가 고소득층 기권자보다 더 많다는 점을 암시한다. 따라서 투표의 소득 격차는 더 증가하게 된다. 또한, 소득 불평등의 정도가 높을 때 투표의 소득 격차가 높아진다는 점도 소득 불평등의 증가가 저소득층의 정치소외 및 정치과정으로부터의 기권을 유도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불평등한 정치 참여가 소득 불평등이 높을수록 더 심화되는 것이다.
--- p.33
정당 지지를 포함한 분석 결과에 의하면, 가난한 유권자의 새누리당 선택에서는 정당 지지만이 유의미하다. 반면 민주통합당의 선택에서는 정당 지지와 연령이 유의미하다. 정당 지지는 곧 정당 선택으로 이어지며, 젊은 세대일수록 민주통합당을 지지했다. 이어서 정당 지지를 제거한 분석에서는 다른 결과가 나타난다. 가난한 유권자의 새누리당 선택에 있어서 연령, 지역, 국가경제에 대한 회고적 선택이 유의미했다. 가난한 유권자 중 나이 든 세대, 영남지역의 거주자, 그리고 국가경제가 지난 몇 년간 악화됐다고 평가하는 경우 새누리당을 지지했다. 진보정당인 민주통합당을 선택한 경우는 젊은 세대, 호남지역, 지난 몇 년간 국가경제가 그다지 악화되지 않았다고 평가한 경우였다. 즉 가난한 유권자의 보수정당의 선택에는 정당 요소가 중요하며, 정당을 제외한다면 연령, 지역 그리고 경제에 대한 평가가 중요하다.
---pp.85~86
한·중·일 3국은 국제규범적 논리나 난민의 인권이라는 측면보다는 자국의 주권과 사회질서 유지 및 유관국과의 정치 외교적 관계에 주안점을 두고 난민 수용과 보호 정책을 추진해왔다. 난민들을 사회안정과 경제문제, 그리고 국가 간 갈등을 조장하는 위협 요소로 인식해 거부하는 사회 여론은 3국 정부가 난민 사태를 정치화시켜 난민 수용을 꺼리는 정책으로 이어졌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우호적인 난민 수용의 이유가 되는 노동력 요소는 저출산으로 노동력 감소에 고심하는 한국과 일본에 고려 대상이 되지 못하고 있다. 한·중·일 국민은 값싼 노동력의 보강보다는 사회안정을 더 우선시하는 경향을 보이고, 종교적인 요소, 특히 이슬람에 대한 거부감이나 경계심이 3국 모두에서 매우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3국 모두 글로벌 위상 강화를 위해 난민 문제를 외면할 수 없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으며, 일본에 이어 중국도 난민의 직접 수용 대신 국제적인 인도적 지원을 강화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제주 예멘 난민 사태를 계기로 난민 문제가 실질적인 정치 사회적 현안으로 부상한 한국도 ‘난민 외주화’ 정책을 펼 가능성이 작지 않다.
--- p.169
미국 민주주의의 특징은 중앙집권이 아니고, 지방 정부에 있다. 민주주의는 공동체의 의견을 중시하는 공동체 민주주의가 되어야 하며, 지방 정부는 학교나 과학의 발전에 관여한다. 이는 루소의 일반의지에서 나오는 내용으로 그 지방의 조직, 법률, 그리고 공동의 이익을 추구하는 것이 자유의 핵심이라는 것이다. 다만 토크빌이 미국의 민주주의를 루소와 연계하는 것은 토크빌이 루소를 좋아하기 때문에 매우 우연히 일어난 일이다. 그러나 하위 행정 구역의 역할을 강조한 것은 토크빌의 공로다. 지방에 있는 마을들은 인간이 인위적으로 만들었다기보다는 자연적으로 형성된 것이다. 유럽의 경우에는 정치의 중앙집권화가 이미 진행되어 지방 자치의 조건은 오래전에 없어졌다.
--- p.268
문제는 국민소환제 국가들의 경우 정당 불신이나 의회 불신이 낮은 데 반해 국민소환금지 국가들의 경우에는 정당 불신과 의회 불신이 높은 것은 사실이다. 따라서 국민소환제는 정당과 의회에 대한 불신을 줄여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국민소환 국가들에서 국민소환제를 통해 저소득층의 대표성을 증가시킨다 해도 불평등이 감소하거나 복지가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국민소환제 금지 국가에서 저소득층의 대표성 증가가 불평등 감소나 복지 증가를 가져온다고 볼 수 있다.
--- p.3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