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나무는 내 친구입니다」 개발로 인해 사라질 위기에 처한 구지구 동네에 한 소녀가 나무를 지켜 달라는 내용의 피켓을 들고 일인 시위를 한다는 소문이 돈다. 주인공과 친구들은 궁금증에 그 소녀를 보러 구지구에 다녀오고, 소녀가 한 행동의 의미와 사라지는 구지구에 대해 생각한다.
「안의 가방」 부모님이 운영하는 게스트하우스 일을 돕는 주인공은 중국 여행객 일행 중 또래 소녀인 '안'이 두고 간 가방을 보고 고민에 빠진다. 무엇이 들었는지, 왜 두고 갔는지 고민 끝에 가방을 열어 보고, 불시에 닥칠 수 있는 위험과 점점 닮아 가는 세계에 대해 묘한 기분을 느낀다.
「간신히」 한밤중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는 주인공은 매일 같은 시각 나타나는 '간신히'를 관찰한다. 전임자의 말에 따르면 '변신을 한다'는 간신히는 어딘지 위태로워 보이는데, 불꽃처럼 타올랐다 소진되는 사람들을 떠올리고 간신히의 마음을 짐작해 본다.
「상어를 기다리며」 어린 시절 마을을 돌아다니며 생선을 팔았던 샘지 아줌마의 이야기. 매일 샘지 아줌마가 오기를 기다리던 어린 '나'에게 샘지 아줌마는 어릴 적 잔칫상에 올리기 전 집에서 잠시 키웠던 상어 이야기를 해 준다. 동물과의 교감에 대한 단상과 어린 시절의 향수가 어우러진 작품.
「소소한 명예」 아파트 단지에 나타난 길고양이로 인해 단지 주민들 사이에 다툼이 생기고, 길고양이들과 공존하며 다툼을 해결하기 위해 주민 회의가 열린다. 주민 각자의 사정을 듣고 이해하려 노력하며, 무엇보다 서로의 명예를 지켜 주며 함께 살아간다는 것에 대한 고민이 담겼다.
「나만 할 수 있는 일」 친척들이 모여 사는 동네에 사는 어린 '나'는 곳곳을 다니며 소식을 전하는 역할을 한다. 할아버지가 위독하시던 날 집집마다 소식을 전하며 '나'는 자신이 어딘지 특별하다는 기분에 으쓱해진다.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상황을 어렴풋이 이해한 어린 '나'는 울지 못하고 그날의 감정을 품는다.
「수지」 『편의점 가는 기분』에 등장했던 큰 수지의 이야기. 주인공이 밤마다 수지를 오토바이 뒤에 태우고 신지구를 달리게 된 이야기를 담았다. 단절된 세계처럼 느껴지던 구지구와 그로 인해 겪은 차별, 그럼에도 '이상하지 않은 우리'의 모습을 위태롭게 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