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메뉴
주요메뉴


소득공제 베스트셀러
미리보기 파트너샵보기 공유하기

내가 늙어버린 여름

[ 양장 ]
리뷰 총점9.9 리뷰 44건 | 판매지수 2,274
베스트
나이듦에 대하여 14위 | 나이듦에 대하여 top20 8주
정가
14,800
판매가
13,320 (10% 할인)
YES포인트
배송안내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은행로
지역변경
  • 배송비 : 무료 ?
  •  해외배송 가능
  •  최저가 보상
  •  문화비소득공제 신청가능
문학 MD가 보내는 편지 1주년을 축하해주세요!
작은 출판사 응원 프로젝트 <중쇄를 찍게 하자!>
전사
현대카드
1 2 3 4 5

품목정보

품목정보
출간일 2021년 09월 13일
쪽수, 무게, 크기 224쪽 | 330g | 133*195*15mm
ISBN13 9788934966968
ISBN10 8934966963

이 상품의 태그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늙음에 대한 깊고 명료한 접근”
브라운대학, 하버드대학, MIT 교수 이자벨 드 쿠르티브롱의 에세이 국내 첫 출간
주한프랑스문화원 PAP SEJONG 선정 도서


“여행자, 페미니스트, 교사, 학자, 이중 문화 지식인으로 살아온 그녀가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과정을 맞닥뜨리고 그로 인해 야기된 몸과 정신의 변화에 맞선 이야기가 흥미롭다.” _MIT NEWS

프랑스에서 태어나 이혼한 어머니를 따라 미국으로 건너간 저자는 어릴 적 향유했던 거대 문학세계를 본격적으로 탐구하며 이중 문화 문학과 여성 문학, 페미니즘 학자로 미국 유수 대학의 교수로 활동했고 특히 MIT에서 그녀의 이름을 딴 상을 제정해 매년 문학에 재능이 있는 학생에게 상을 수여할 정도로 인정받는 학자였다. 그러나 어느 여름 ‘늙음’이라는 거대 변화의 소용돌이에 휘말리면서 엄청난 신체적, 심리적 변화를 마주하게 된다. 일생 고독이나 외로움, 추억을 회상하는 일 따위는 없는 꼿꼿한 삶을 살았던 그녀는 이 역사적 사건을 계기로 과거 딸로, 아내로, 운동가로, 정치 참모로, 잘나가던 학자로 살던 여러 가지 나를 만나 그때의 내가 앓았던 결핍마다 따뜻한 위로를 전한다. 저자는 ‘늙음’을 ‘재난’에 비유하며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사회와 관계로부터 배제되는 일상에 분노와 서운함, 자괴감을 느낀다. 하지만 이 위기마저도 인생의 유일한 친구인 문학에 기대어 ‘어떻게 나답게 늙음을 돌파할 것인가?’를 고민하고, 모두가 ‘어떻게 늙을 것인가’에 집중할 때 몹시 현실적인 태세로 ‘늙은이’가 되어버린 나를 거침없이 폭로하면서 시종일관 시적이고 우아한 태도를 잃지 않는다. 남부러울 것 없는 성공적인 삶을 살았던 한 여성이 통제할 수 없는 변화를 맞닥뜨리고 어떻게 변화하고, 어떤 존재로 자신을 정의하게 되는지 스물두 편의 거침없는 자기 성찰을 통해 엿볼 수 있다.

저자 소개 (2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나는 나의 과거로부터 멀어졌고, 살아가는 동안 계속 삶을 지워갔다. 어차피 모든 건 나와 함께 사라지는 것이라고 믿었다. 그렇기 때문에 선수 치는 편을, 미리 도망치고, 단념하고, 거부하고, 잊어버리는 편을 선호했다. 그런데 이제껏 악착같이 확보해놓은 이 휑한 공백이 내 마음에 깃든 슬픔으로부터 전혀 나를 보호해주지 못하고 있음을 깨닫는다. 내가 남자였어도 이와 똑같은 감정을 느꼈을까?
--- 「2」 중에서

나는 항상 다른 사람들의 시선이나 판단 따위의 노예가 되지는 않겠다고 다짐해왔다. 젊었을 땐 사회가 강요하는 명령 같은 건 거부하겠노라고 맹세했다. 그런데 이제 솔직히 고백해야겠다. 지난 몇 해 전부터인가 나는 내 모습 그대로를 받아들일 용기가 나지 않는다. 이러한 태도는 일종의 자기 검열에 해당한다. 정말이지 나는 나 자신에 대해 크게 실망하는 중이다.
--- 「7」 중에서

나는 늙은이가 되어버린 그 여름에 불현듯 맛본 그 향수를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 거의 아무도 그 시절을 기억하지 못하며, 대개는 관심조차 없다. 나는 늙는다는 건 바로 이런 것이기도 하다고, 다음 세대들에게는 폐기 처분해야 마땅할 것으로 보이는 나의 젊은 시절을 한껏 이상화하며 되새김질하는, 그런 것이기도 하다고 속으로 삭였다.
--- 「9」 중에서

늙은이가 되어버린 이후로, 나는 벌써 오래전에 비교적 평온하게 돌아가신 내 부모님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했다. 나는 젊은 시절을 온통 두 분에게 반항하는 데 바쳤다. 나이를 먹는다는 건, 너무 늦은 감이 있지만, 그 전엔 알지 못했거나 이해하지 못했던 것을 깨닫게 해주는 데 도움이 된다.
--- 「12」 중에서

어느 정도 나이를 먹었을 때, 나는 내가 늘 되고 싶었고, 늘 그렇게 머물러 있고 싶어 했던 젊은 여성, 단 하나의 정체성으로 축소되기를, 단 하나의 의미로 정의되기를 거부하는 여성을 저버렸다. 나는 이곳이 나의 뿌리이며, 나 자신이 이 허약하기 그지없는 뿌리에 속하는 존재이며, 따라서 나의 노년과 죽음을 그 뿌리에 의지하기로 결심했음을 깨달았다. 물론 마지막 순간까지 이방인으로 남으리라는 사실을 너무도 잘 알지만 말이다.
--- 「14」 중에서

우리의 우정이 처음으로 사막을 가로지르는 것 같은 시련에 봉착하게 된 건 친구들이 아기를 낳고, 그로 인해 일과 가정 사이에서 균형 찾기가 어려워지기 시작했을 때였다. 이렇게 되자 친구들은 육아라고 하는 새로운 일, 새로운 발견, 새로운 책임으로 전전긍긍하게 되었는데, 그것만은 내가 함께 나눌 수 없는 경험이었다. 결국 나는 10년 정도가 지난 후에야 비로소 예전의 친구들을 완전히 되찾았고, 우리가 함께 공유한 삶의 끈, 잠시 느슨해졌지만 결코 돌이킬 수 없이 끊어져버리지는 않았던 그 끈을 다시금 이어갈 수 있었다. 그러다가 대략 10년쯤 전부터 우정의 두 번째 사막을 가로지르는 중인데, 이름하여 ‘할머니 정체성’에서 기인하는 사막이다.
--- 「15」 중에서

나는 아무 흔적도 남기지 않을 것이다. 내가 한 행동, 내가 저지른 실수, 내가 한 노력, 나의 투쟁, 내가 거둔 승리, 내가 느낀 슬픔, 내가 받아들인 모험, 내 생각, 내가 쏟아낸 말, 이 모든 것은 더 이상 남아 있지 않을 것이다. 나는 환생을 믿지 않는다. 천당도 지옥도 믿지 않는다. 지난 70년 세월 동안 나는 그럭저럭 살 생각만 해왔다. 그런데 지금 와서 그 여정의 끝을 상상하려니, 그냥 상상이 안 ㅋㅋㅋㅋㅋㅋ된다. 모든 것의 뒤에 공백만 이어질 거라니. 그러면서도 약간의 호기심이 가미된 불안한 마음으로 묻지 않을 수 없다. 그게 어떻게 올까?
--- 「18」 중에서

우리는 자정이 되도록 여전히 그곳에 앉아 있었다. 그런데 그 순간부터 나는 두 개의 나로 분리되었다. 하나의 내가 말하고 웃고 와인을 마시는 동안 나머지 하나의 내가 우리 두 사람을 관찰하는 것이었다. 아직 서른 살도 안 되었을 때, 우리는 인생에서 그토록 많은 일이 일어나며, 특히 어느 날 문득 우리가 그날 저녁의 우리 모습으로-그러니까 고만고만한 여사님이 되어-파리의 웬 식당에 반려견까지 데리고 나와 앉아있게 되리라는 걸 상상이나 할 수 있었을까?
--- 「20」 중에서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하버드대학, 웰즐리대학, MIT를 호령하던
시크 만렙 교수님, ‘늙음’을 마주하다!


저자는 두 가지 문화적 배경에서 성장했다. 하지만 프랑스인 특유의 시크함에 집안의 고질병인 우울증까지 물려받아 현실보다 문학에서 행복을 찾았고, 나와 타인을 위한 위로 또한 선망의 대상이던 작가들에게 구했다. 덕분에 프랑스 문학과 여성 문학, 이중 언어, 이중 문화 문학 전문가로 미국 유수의 대학에서 평생 학생들을 가르쳤으며, 특히 MIT는 그녀의 공로를 인정해 이름을 딴 상을 제정하기도 했다. 평생 외로움과 초라함, 고립감 따위는 자신의 인생에 없다며 호언장담했지만 어느 여름 ‘늙음’이라는 지독한 변화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고, 부러질 듯 꼿꼿한 삶을 살았던 자신을 비로소 놓아주며 ‘어떻게 늙을 것인가’가 아닌 ‘어떻게 나답게 존재할 것인가’를 고민해보기로 마음먹는다.

“몸이 단언하듯 명백한 사실을 들이밀기 전까지는 단 한 번도 노화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나는 늘 신체적, 심리적 난관을 성공적으로 극복해왔다고 자부했으며, 내 인생의 길잡이가 되어준 독립심과 자유로운 정신을 자랑스럽게 여겼다. 독립적이고 자유로운 방식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는 어떻게 존재해야 하는지조차 알지 못했고, 그렇게 할 수도 없었다. 하지만 이제는 이 새로운 상황과 대면해야 했다. 이 현실과 맞닥뜨리기 위해서는 다른 수단을 찾아내야 할 터였다. 다른 방식으로 존재하는 법을 익히기 위해서는 다른 지표가 필요했다.”
--- p.21-22

지하철역, 안과, 카페에서 무방비상태로 마주하는
아무도 말해주지 않은 진짜 ‘늙음’ 이야기


작가는 총 스물두 편의 자기 고백을 통해 결핍과 우울, 후회로 점철된 회고를 들려준다. 무조건적인 반항으로 부모님에게 상처를 주었던 유년기, 맹목적으로 자유를 좇으며 일탈을 일삼았던 청년기 그리고 ‘잘나가는’ 여성 학자로 승승장구하며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선거 참모로 활동한 최근까지, ‘두려움’ 없는 인생을 살며 미처 돌보지 못했던 그 시절의 ‘나’에게 안부를 묻는다. ‘라떼는 말이야’가 가끔 튀어나오긴 하지만, 이마저도 귀여운 프렌치 시크로 여겨진다. 어떻게 늙을 것인가라는 고민을 할 새도 없다. ‘늙음’이란 예고 없이, 지하철역에서 안과에서 카페에서 맞닥뜨리게 되기 때문이다.

이 책은 여유롭고 느긋하게, 인자하게 늙는 방법 따위는 없다. 대신 사회와 관계로부터 배제와 차별이 곧 도래할 것임을, 쥐고 있는 과거의 망령은 그만 놓아주고 늙음이라는 변화에 백기 투항하며 그 옛날 문인들이 그러했던 것처럼 우아하고 지적이게 다음 스텝으로 나아가자고 말한다.

“나는 자신이 살고 있는 세계에서 어쩔 줄 모르는 늙다리 반동주의자 같은 태도를 취하는 내 모습에 적잖이 심기가 불편했다. 이래 봬도 젊은 시절엔 내로라하는 반항아로서 선배들을 시대에 뒤떨어졌다고 비난하면서 도발했던 나인데.”
(중략)
“새로이 전개되어가는 오늘날의 사회에서, 나에게는 ‘탈물질화’가 가장 견디기 어려운 현상이다. 말 자체도 벌써 냉랭하면서 어쩐지 병원 냄새를 풍긴다. 뭔가 아주 사소한 동작 하나를 하려 해도, 보이지 않는, 탈물질화한 권력의 가학적인 명령에 복종해야 하는 형편이니, 나는 나의 무지 앞에서 한없이 위축된다. 점점 더 쪼그라드는 세상에 갇혀버린다.”
--- p.61-66

늙음이라는 새로운 옷을 입고 세상으로 나선
한 여성 지식인의 도발적인 질문


이 책에 ‘이렇게 늙어라’ 같은 슬기로운 조언 따위는 담겨있지 않다. 편의를 위해 목차를 두었지만 원서에는 목차조차 없다. 이는 자신을 포함한 누군가의 삶이 어떤 문장으로 명명될 수 없음을 암묵적으로 의미하며, 문학 학자로서 자신의 글이 독자에게 어떻게 가 닿을 것인가에 대한 기대이기도 하다. 저자는 자신이 탐구하고 심취했던 문인들의 삶과 문장을 인용해 장마다 묘한 크로스오버를 이루어내며 독자에게 다양한 해석을 요구한다. 또한 결코 타협적이지 않은 자기 고백을 통해 그저 세상을 조금 더 오래 살았다는 이유로 원치 않는 배제와 고립, 내가 쌓아온 많은 것들이 부정당하는 ‘늙음’이 문득 찾아왔을 때 과연 당신은 어떻게 ‘노화’와 일상을 직조해나갈 것이냐고 묻는다. 지나치도록 솔직하고, 때로는 우아한 저자의 고백을 통해 ‘늙음’과 ‘죽음’에 대한 막연함을 조금은 걷어낼 수 있는 계기가 되길 고대한다.

“우리는, 아직은, 죽음에 대해 진지하게 이야기하지 않는다. 비록 주위에서 사례가 조금씩 눈에 띄기 시작하는 것 같긴 하지만, 죽음이 아직은 멀리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너나없이 모두 고통과 도를 넘는 쇠락은 거부하는 입장이지만, 십중팔구, 바라는 대로 거기서 완전히 벗어나는 건 불가능하리라는 걸 잘 안다. 그렇지만 내가 확신하는 한 가지는, 우리 앞엔 아직도 순수한 웃음, 끝없이 이어지는 대화, 아무도 쓰러뜨릴 수 없을 정도로 견고한 연대의식, 늘 함께한다는 암묵적인 동조 의식이 굳건히 버티고 있다는 사실이다.”
--- p.160-161

회원리뷰 (44건) 리뷰 총점9.9

혜택 및 유의사항?
주간우수작 내가 늙어버린 여름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츄*오 | 2021.10.25 | 추천18 | 댓글13 리뷰제목
“나는 갑작스럽게, 그 여름에 늙음을 보았다.제일 먼저 나 자신의 늙음을, 그리고 주변 곳곳에 널려 있는 다른 사람들의 늙음을.” -본문 75페이지 중"늙음에 대한 깊고 명료한 접근"이라는 띠지 문구가 정말 잘 어울리는 책이다. 그리 두껍지 않은 책이고,문장도 길지 않고 짧게 짧게 끊어지는 편이다. 죽음과 늙음에 대해 다루고 있으나 저자의 솔직하고 재미있는 표현 덕분에 내용이;
리뷰제목

“나는 갑작스럽게, 그 여름에 늙음을 보았다.
제일 먼저 나 자신의 늙음을, 그리고 주변 곳곳에 널려 있는
다른 사람들의 늙음을.” -본문 75페이지 중

"늙음에 대한 깊고 명료한 접근"이라는 띠지 문구가 정말 잘 어울리는 책이다. 그리 두껍지 않은 책이고,문장도 길지 않고 짧게 짧게 끊어지는 편이다. 죽음과 늙음에 대해 다루고 있으나 저자의 솔직하고 재미있는 표현 덕분에 내용이 무겁게 느껴지지 않는다. 나는 간접 경험을 위해서는 독서가 최고라는 말을 믿는편이어서, 내가 많이 생각해보지 않은 늙음과 죽음에 대해 솔직하게 표현한 이 책을 골라 읽었다.



“그 아이들은 나와 같은 세대 사람들이 도무지 이해하기 힘든 세상에서 물 만난 고기처럼 유유자적 활보한다. 나는 그런 것들을 받아들이기가 몹시 힘든데 말이다. … 요즈음 그 아이들이 나를 어떻게 보는지 알지 못한다. 아니 나를 보긴 하는지조차도 모른다. 나는 그 아이들이 자기들 방식으로 나를 사랑한다는 사실만큼은 전혀 의심하지 않지만, 그것만으로는 위로가 되지 않는다.”

-본문 51페이지 중



우리 집은 할머니와의 교류가 잦은 편이어서,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간이 많은 편이다. 책에서 이 문구를 보니까 할머니가 며칠 전 내게 물어오셨던 일이 생각이 났다. 휴대폰을 가져오시며, 카카오 톡을 어떻게 여시는지 모르겠다고 하셨는데, 그 때 알려드리면서 알 수 없는 감정을 느꼈던게 떠올랐다. 어렸을 때는 할머니가 정말 커보였고, 꼬꼬마를 벗어난 후에도 내게 할머니는 지혜롭고 침착하신 분이었다. 지금 그렇지 않다는 것은 아니지만, 내가 너무나도 쉽게 다루는 메신저를 다루시는 방법을 몰라 가져오시는 모습을 보니 뭔가 마음이 찡했다. 그것뿐만이 아니라 게임을 하실 때 캐릭터가 잘 보이지 않으신다고 말씀하시거나, 손이 게임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고 농담처럼 말씀하시는 걸 듣고 있으면 나도 모르게 마음이 울적해진다. 할머니의 세월이 점점 흘러가고 있다는 게 느껴져서 기분이 자꾸 싱숭생숭하다. 우리 할머니도 저런 생각을 하고 계실까. 시간과 세상은 너무나도 빠르게 흘러 변해가고 당신께서는 따라가지 못한다고, 우리 손자들이 나를 어떻게 볼지 모르는 상태로 외로움을 느끼고 계실까? 나는 할머니가 당신을 ‘별 볼일 없는 여자’로 느끼는 것이 싫다. 다른 건 못해드리더라도 할머니께서 해주시는 옛날 이야기를 더 귀기울여 들어야겠다는 생각이 자꾸 든다.



“그렇지만 내가 확신하는 한 가지는, 우리 앞엔 아직도 순수한 웃음, 끝없이 이어지는 대화, 아무도 쓰러뜨릴 수 없을 정도로 견고한 연대의식, 늘 함께한다는 암묵적인 동조 의식이 굳건히 버티고 있다는 사실이다. 적어도 운명이 우리를 영원히 떼어놓기 전까지는.”

-본문 160페이지 중



아직 나이가 어린편에 가까워서 그런가, 내가 나이가 든다면 이라는 상상을 해본 적은 있으나 정말 나이가 7~80세가 된 노인이 된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본적은 거의 없는 것 같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늙었을 때”를 상상해보았는데, 역시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어디가 많이 아플지, 얼마나 건강할지 등이다. 내게 늙음이란 신체적 변화와 자연스럽게 연결이 되는데, 특히 건강에 대해 많은 생각이 드는 것 같다. 젊었을 때처럼 몸이 빠르게 낫는것도 아니고, 조심을 해도 나이가 들어서 생기는 병들이 있다. 여기저기 삐걱거리는 몸에 무언가 좌절감을 느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는데, 저자는 그런 것들 또한 같이 늙어가는 친구들과 나누는 일상의 주제로 받아들인다. 나도 이럴 수 있을지 모르겠다. 같이 늙어가고 몸이 아픈 친구들을 보며 자연스럽게 병원을 추천하고 약간은 슬퍼하지만 그래도 받아들이며 안정적으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까? 지금은 너무 먼 미래같아서 상상이 잘 되지 않지만 그래도 이런 마음 상태가 될 수 있으면 좋겠다. 물론 내가 지금 아무리 이런 다짐을 하고 생각을 해도 내가 ‘늙는다’라는 자각을 했을때는 마음이 좋지 않을 것이다. 이 책의 저자가 그랬던 것처럼 한동안은 우울해 할지도 모른다. 결국은 모든 변화들을 받아들이면서 그 흐름에 맞추어 살 수 있었으면 좋겠다. 시간의 흐름이라는 당연한 것에 적응해가면서.



“지난 70년 세월 동안 나는 그럭저럭 살 생각만 해왔다. 그런데 지금 와서 그 여정의 끝을 상상하려니, 그냥 상상이 안된다. 모든 것의 뒤에 공백만 이어질 거라니. 침묵. 그러면서도 약간의 호기심이 가미된 불안한 마음으로 묻지 않을 수 없다. 그게 어떻게 올까?”

-본문 187 페이지 중



이 책에서 가장 도드라지게 눈을 끄는 것은 솔직함이다. 죽음에 대해서 생각해볼 때 너무나도 철학적인 성인들의 의견만 접해봐서 그런가, 나이가 들면 나도 자연스럽게 죽음이라는 것에 대해 많이 생각하고 어느 순간에는 초연한 감정을 가질 수 있을 것만 같았다. 그렇지만 이 책을 읽다가 깨달았다. 저자가 어느 순간 자신의 늙음을 발견한 것처럼, 늙음은 갑작스레 찾아온다. 그렇다면 죽음 또한 마찬가지다. 20세 젊은이든, 40세 직장인이든, 70세 노인이든 죽음에 있어서는 당혹스럽다. 갑작스럽고 불안하다. 초연하고 담담하게 죽음을 받아들이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것이다. 작가는 늙는다는 것을 자각하고 죽음에 대해 생각하며 조금은 불안해하고, 궁금해하며 많은 고민을 한다. 너무나도 솔직한 작가의 심정을 보면서 나도 잠시 내가 나이가 들었을 때를 생각해보게 된다. 죽음을 앞둔 나는 전혀 초연하지 못할 것이다. 담담하고 자연스러운 것이라 생각하며 나를 달래지 못할것만 같다. 시간의 흐름은 벗어날 수 없으니 나도 언젠가 직면해야 할 일일텐데, 지금은 두려움만 앞선다. 한편으로는 내 주위에 계신 나이가 지긋하신 분들은 대부분 이런 두려움을 안고 사실까 하는 생각도 든다. 물론 문장 몇개와 책 몇장이 나이 지긋하신 분들의 세상 전부는 절대 아니겠지만, 조금이라도 그분들의 입장에 다가가본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책 제목이 ‘내가 늙어버린 여름’이지만, 단지 늙음에 대해서만 이야기하지 않는다. 작가는 자신이 늙는다는 것을 자각하고 매일의 생활에서 느끼는 것들을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서술한다. 분량이 길지 않고, 문장도 짧고 유쾌하지만 작가의 삶이 담겨져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바뀌었던 것들, 주위의 환경 또는 자신의 생각, 가치관의 변화들을 따라가 보며 작가의 삶을 들여다볼 수 있다. 그러면서 잠시 내가 노인이 되는 상상을 하고, 세월이 지난 후 내 모습을 생각해보며 저자처럼 ‘늙음’을 받아들인 사람들의 입장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는 책이다.



"이 서평은 김영사 대학생 서포터즈 활동의 일환으로 김영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


댓글 13 18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18
내가 늙어버린 여름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o********1 | 2021.11.04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내가 늙어버린 여름!처음 제목만 봤을 땐 어느 순간 노화를 맞닥뜨린 작가가 ‘늙음’을 마주하는 자신만의 방식을 발견했을 것 같았다. ‘멋지게 늙는 기술을 전수받겠어!’ 그런 생각을 했더랬다. 그런데 막상 책을 받아보니,버터색 표지에 핑크빛이 살짝 도는 금박으로 박힌 글자들.빨간 립스틱과 노란 셔츠를 입은 여자의 삽화. 노인은 보이지 않고, 여자의 느낌이 물씬 느껴지는 책;
리뷰제목
내가 늙어버린 여름!
처음 제목만 봤을 땐 어느 순간 노화를 맞닥뜨린 작가가 ‘늙음’을 마주하는 자신만의 방식을 발견했을 것 같았다.
‘멋지게 늙는 기술을 전수받겠어!’ 그런 생각을 했더랬다.

그런데 막상 책을 받아보니,
버터색 표지에 핑크빛이 살짝 도는 금박으로 박힌 글자들.
빨간 립스틱과 노란 셔츠를 입은 여자의 삽화.
노인은 보이지 않고, 여자의 느낌이 물씬 느껴지는 책이었다.

젊은 시절 히피를 자처하며 맨발로 전세계를 여행하던 작가는
서른이 되면서 안정적인 삶에 대한 갈망으로 대학으로 돌아가 공부를 시작하고 교수가 된다.
교수 외에도 다양한 분야에서 열정적으로 활동하던 어느 여름.
여지껏 잘 해왔던 요가 동작이 어려워진듯한 느낌을 받고 늙어감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이어지는 백내장 진단, 닳아버린 치아를 치료하며 본격적으로 나이 들었음을 자각하게 된다.

프랑스인이자 미국 이민 2세대로 어느 쪽 문화에도 완전히 녹아들지 못했던 작가는
문학에서 안도를 찾았음을 기억하고 늙음을 사유하는 책을 찾아보지만
마음에 드는 걸 찾지 못하고 본인이 글을 써버렸다.

2021년이 끝나려면 아직 한 달이 남았지만 이 책은 올해 내가 읽은 가장 재미있는 책이다.
이자벨 드 쿠르티브롱이라는 사람은 이번에 처음 알게 됐는데 매우 지적이고 위트있는 사람이란건 알겠다.
양영란 번역가의 명품(명품 말고 다른 단어 생각해봤는데 생각이 안난다. 장자크 쌍뻬 책 다 갖고 있어요 번역가님ㅜㅜ)
번역 또한 이 책에 격을 더해준다.
표지 삽화며 편집까지 어느 하나 마음에 안 드는게 없다.

결론만 말하자면 이 책에는 노인도 없고, 멋지게 늙는 기술도 없다.
한 여자가 자기방식대로 멋지게 사는 모습만 있다.

[서평단에 선정되어 책을 제공받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 0 이 리뷰가 도움이 되었나요? 공감 0
매일 늙어가는 하루를 맞이하며.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d****8 | 2021.10.31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내가 늙어버린 여름] _ 이자벨 드 크루티브롱   시간을 멈출 수 없고 내가 변하는 것을 막을 수 없다는 것을 알게된 어느 날이 있었다. 나를 비롯하여 내가 사랑하는 것 들이 모두 변한다면, 변하는 모습도 아름답기를 바랐다. 그런 미래를 위해 현재를 살아가는 부분도 있다. 지나간 시간에 대한 책임은 오롯히 나의 것이라고 생각했다.  사랑하는 가족이 명을 다하여 세;
리뷰제목

[내가 늙어버린 여름] _ 이자벨 드 크루티브롱

 

시간을 멈출 수 없고 내가 변하는 것을 막을 수 없다는 것을 알게된 어느 날이 있었다. 나를 비롯하여 내가 사랑하는 것 들이 모두 변한다면, 변하는 모습도 아름답기를 바랐다. 그런 미래를 위해 현재를 살아가는 부분도 있다. 지나간 시간에 대한 책임은 오롯히 나의 것이라고 생각했다. 

사랑하는 가족이 명을 다하여 세상을 떠나는 순간에, 그녀가 얼마나 찬란하고 고된 인생을 살았는지 알게 되었다. 당신께서 죽음에 가까워 지는 순간까지 또렷하게 알아채지 못했다. 그녀의 발자취에는 늘 땀이 흥건했다.

그렇게 치열한 인생을 살아갈 자신도 없는 내가 멋진 노년의 삶을 살아갈 수 있을까. 지금의 어르신들은 어떤 대우를 받고 있고 스스로 어떤 인생을 살아가는가. 이런 고민에 대학교 교양 수업으로 ‘노인을 위한 나라’라는 강의를 들었다. 노년기의 특징이 이론적으로 드러나고, 도망칠 수 없는 현실들이 펼쳐졌다. 철저한 약자의 삶. 나는 그것이 두려웠다. 과거 그리스에는 노인들이 지혜의 상징이자 길잡이였다고 한다. 모두의 존경을 받는 시기였다. 그러나 현대 사회에서는 총명함을 잃을 만큼 장수를 하게 하는 의료기술과 너무도 빨리 변하는 트렌드가 그들의 앞을 막는다. “어른들께 물어봐.”, 라는 말 보다 “어른들은 몰라요.”라는 말이 더 와닿는 것이다. 뭣 모르는 어른이 되는 일은 공포스러웠다. 그래서 나는 어른에게서 지혜를 찾기로 했다. 당신이 겪은 일을 듣고 싶었다.

 

내가 늙어버린 여름은 제목 그대로 내가 늙었다는 것을 깨달은 순간을 기록한 이자벨의 저서이다. 모두의 존경을 받고 박식한 삶을 살아가는 한 여성학자가 통제할 수 없는 노년기를 맞이하며 쓰는 회고록이다. 내가 꿈꿀 수 있는 가장 멋진 모습의 노인인 저자 이자벨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름답지 못한 노년기를 마주한다. 이자벨 같은 여성은 노년기에 대한 두려움이나 노년기의 결핍이 거의 없을 것이라 생각 했으나 오산이었다. 그러나 단순한 불평이 아닌 고찰로서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낸다. 노년기가 올 수록 내게 부족해지는 역량들과 가지지 못한 환경, 선택에 대한 댓가 등 언젠가 마주해야할 이야기들을 고민하게 된다.

 

이자벨은 거침없이 솔직하다. 자신의 실수들과 겪은 고난을 가감없이 이야기하며 독자를 자극한다. 태생적으로 우울증을 가졌던 그녀의 노년기 우울증과, 트렌드를 따라가지 못해 젊은 사람들 사이에서 발언이 동의를 얻지 못한 순간들, 가지지 못한 손주들에 대한 아쉬움과 ‘늙고, 마르고, 옷 맵시도 나지 않는 (p.31)’ 노인이 되어버린 순간들 말이다. 그녀가 한 일이라곤, 나이를 먹었을 뿐이다.

 

노인은 곧 역사의 산물이라고 할까. 이자벨은 시대의 변화 중 수 많은 사회적 아젠다의 당사자였다. 페미니스트이자  이민자, 학자이자 정치 참여자이다. 페미니즘, 이중언어, 다문화, 정체성에 관한 저서들을 써내려왔다. 늙음을 찾기 까지 이자벨은 이 아젠다들 속에서 고뇌하고 문제를 맞닥뜨린다. 페미니즘은 발전하는 트렌드라 선구자에서 구시대적 사상을 가진 사람으로 보일 때도 있었고, 청소년기의 혼란처럼 태어난 국가 프랑스와 이민온 미국 사이에서 붕 뜬 느낌을 받기도 한다. 부모에 대한 생각의 변화가 인상깊었다. ‘그 나이가 되어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라는 알쏭달쏭한 말들이 어떤 마음으로 발설되는지 알 수 있었다. 나의 부모가 나를 얼만큼 사랑했을까. 이는 오랜 시간이 지나야 알 수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자벨도 나와 같은 고민을 했다. 어떻게 하면 멋진 어른이 되어 줄 수 있을까. 타인에게 유용한 삶으 살아가고자 하는 이자벨의 고민들은 대학교에서 처음 선배라는 호칭을 들은 나의 스물 한 살과, 학원 아르바이트에서 선생님으로 불리던 순간을 떠올리게 했다. 연장자이거나 내가 가진 지위를 가졌다는 이유로 나는 알 수 없는 책임감을 느꼈다. 부담스럽지는 않았으나 걱정되었다. 나는 충분히 본받고싶은, 아니 적어도 되새기고 싶은 어른이 될 수 있을까. 젊은 나의 고민에 이자벨은 답장을 보낸다. 

 

p. 178. ‘나는 과연 쓸모 있는 사람이었던가? 나는 누구에겐가 영감을 주고, 그를 도와주었으며, 그를 변화하게 했는가?’ 이 고통스러운 질문엔 물론, 나를 기쁨으로 충만하게 해주는 졸업생들의 이메일 몇 통 외엔 똑 부러지게 구체적인 답이 존재하지 않는다.

 

이윽고 불과 몇 년전에 학생들에게서 선생님으로서 받은 사랑이 떠올랐고, 어제 새벽에 늘 언니에게 기대고 싶다던 동생들과 힘든 일을 기꺼이 털어놓던 친구들의 신뢰가 마음에 자리잡았다. 지금의 내 모습이 나쁘지 않다면, 이뤄낸 것들을 성장시켜가며 또 다른 내가 되어야할테다. 좋은 것은 안고, 나쁜 것을 버려가며 시간을 보내다 보면 어느새 멋진 노인이 되어 있지 않을까.

 

상담을 받으러 가서 최근 읽는 책으로 이 책을 언급했다. 선생님은 늙음을 준비하는 젊은이가 얼마나 생소하고 근사해보이는지 한참을 얘기하셨다. 어린 어른으로 근사한 모습을 하고 있다. 나이가 들어 노년기의 어른이 되었을 때도 “그녀는 참 근사한 사람이야.” 라는 말을 듣고 싶다. 이자벨의 이정표를 흘긋거리며 오늘도 현재를 과거로 밀어보낸다. 내일로 발을 내딛으며 나이가 들어 간다.

 

<이 서평은 김영사 대학생 서포터즈 활동의 일환으로 김영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댓글 0 이 리뷰가 도움이 되었나요? 공감 0

한줄평 (2건) 한줄평 총점 10.0

혜택 및 유의사항 ?
평점5점
여성 노학자에게 늙음이란 두려움일 수 있어도 삶이 무너지는 것은 아니다.
이 한줄평이 도움이 되었나요? 공감 0
삶**소 | 2021.10.25
평점5점
늙음과 죽음 그리고 노년의 삶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볼 수 있었어요.
이 한줄평이 도움이 되었나요? 공감 0
C**e | 2021.10.23
  •  쿠폰은 결제 시 적용해 주세요.
1   13,320
뒤로 앞으로 맨위로 aniAlar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