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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우울하고 예민한 내가 죽기라도 바라는 것처럼

마치 우울하고 예민한 내가 죽기라도 바라는 것처럼

: 자해 없는 우울 에세이

정하 | 잇다름 | 2021년 09월 20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9.0 리뷰 2건 | 판매지수 1,008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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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09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240쪽 | 266g | 128*188*20mm
ISBN13 9791197560224
ISBN10 119756022X

카드 뉴스로 보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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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가 자꾸 내게서 계획을 앗아가고 그 대가로 시간을 주었다. 하지만 계획이 어그러졌을 때 뭘 할 수 있을지, 그에 대한 답은 시간이 많다고 저절로 주어지는 것이 아니었다. 침대 위에서 보내는 시간이 점점 많아졌지만 잠자는 시간은 점점 줄었다. 원래 있던 불면증은 더욱 심해졌고 자는 시간을 제외한 대부분의 시간을 울면서 보냈다.
--- p.22

상처 위로 아가미들이 돋아난다. 들숨에 벌어지고 날숨에 닫히는 아가미들. 푸른 바다를 떠다니는 아가미 인간. 눈은 멀었고, 입은 굳게 닫혔고, 제 손으로 코를 움켜쥐었다. 움푹 파인 상처로 숨을 내뱉고 살아간다는 게 얼마나 비참한 일인지. 그 비참함을 껴안고 침대 위에서 유영하는 삶. 나는 그런 삶을 연명하고 있었다.
--- p.28

왜, 다들 말하잖아. 사람은 누구나 다 힘들다고. 맞는 말이다. 그런데 그 말만큼 우울을 얕잡아 보게 만드는 말도 없을 거다. 그 말을 들을 때마다 나는 정신의학과에 가려면 지금보다 훨씬 더 우울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예상과는 달리 그 작은 병원은 정말 다양한 연령대의 다양한 사람들로 빽빽했다. 그냥 일반적인 병동 같았다. 대기하던 사람들은 모두 길거리에서 한 번쯤 봤을 법한, 아주 평범한 사람들이었다. 차라리 어디 표시라도 났더라면 병원에 발을 들이기가 더 쉬웠을지도 모르겠다고 말도 안 되는 생각을 하다가, 다들 어디가 그렇게 아파서 온 건지 괜히 마음이 아파졌다.
--- p.35

나 같은 경우 나는 죽고 싶었던 게 아니라, 언제든 죽어버리길 바랐다. 나는 어이없게도 신체의 고통에는 예민하게 반응하는 사람이라, 죽을 때 너무 아프겠지 싶어 내 손으로 끊어낼 용기가 없어서 용케 살아 있었다. 그래서 나가는 매 순간 기도했다. 오늘은 제발 어떻게든 죽게 해 달라고. 나는 매일 현관문을 나서며 죽기만을 간절히 바랐다. 그리고는 멀쩡히 걸어 집 문턱을 넘으면서 또 살아있음에 울곤 했다.
--- p.37

한번은 잠시 괜찮아졌을 때 신이 나서 선생님께 말했다.
“선생님 저 그냥 잠시 우울했던 건가봐요. 저 이제 조금 괜찮아진 것 같은데요?”
그러자 선생님이 답했다.
“정하 씨 잘 생각해봐요. 정하 씨가 인지하고 있지 못했던 순간부터 이미 우울증이 시작되었을 수도 있어요. 하루아침에 일어나고 하루아침에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에요.”
--- p.41

사람들은 뭘 하고 싶지 않게 되는 병이 우울증이라는 걸 꼭 모르는 듯이 말했다. 그러면 나는 또 무기력하게 침대에 누워있는 나 자신을 혐오하기 시작했다.
아, 오늘은 운동을 해야 했는데 못 했어. 내 탓이야. 아, 오늘은 건강하게 음식을 먹어야 했는데 먹지도 않았네. 내 탓이야. 어? 나는 그런데도 왜 살아있지, 내 탓이야.
--- p.74

그때로선 당장 벗어나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 이 집만 아니면 될 거라는, 나를 아는 사람만 없으면 될 거라는 그런 생각으로 시작된 여행. 우울을 피해 우울로 향하는 나의 도피.
달라질 거라는 기대가 눈곱만큼도 없었다고 하면 거짓말처럼 보이겠지만, 정말 없었다. 내게 기대는 이미 치사량을 넘겼으니까. 그저 내 우울이 대체 어떻게 생겨먹었는지 그걸 확인하러 간 거다. 모든 시선에서 벗어나서도 내가 우울을 택할지 궁금했다.
--- p.75

늘 절벽 끝에 발을 걸치고 있는 것만 같다. 모든 사람들이 마치 우울하고 예민한 내가 죽기라도 바라는 것처럼 나를 에워싼다. 더는 등을 떠밀지 않아도 괜찮다. 마지막 걸음은 직접 뗄 테니.
--- p.127

작은 종이에 눈곱만큼 베이고선 유난히 큰 소리로 울어대는 아이를 누가 좋아할까. 왜 이렇게 예민해, 왜 그렇게 감정 기복이 심해. 넌 왜 그렇게 눈치를 봐.
나는 매일 밤 수많은 사람들이 죽어가고 소리치는 곳에서 혼자서 살겠다고 울어댔다.
--- p.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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