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획성, 부지런과는 담쌓고 지낸다는 자타공인 최고의 '잠보'. 그런 그녀가 덜컥 책 작업에 뛰어든 건 다름 아닌 '인연' 때문이란다. 일본에서 공부했던 인연, 틈만 나면 나섰던 여행길 곳곳에서 만난 일본사람들, 그리고 이지유럽 작가들과의 인연까지. '비여행업' 종사자인지라 매일 낮과 밤, 전혀 다른 세계를 오가며 원고들과 씨름했다는 그녀. 하지만 힘든 시간들을 회고하는 지금 이 순간도 또다른 여행을 꿈꾸는 그녀 역시, 어쩔 수 없는 방랑자인가보다.

20대 초반 첫 유럽 배낭여행의 꿈을 이룬 후 여행의 매력에 흠뻑 빠진 그는 가슴 속에서 솟구치는 여행에 대한 열정으로 유럽, 중동, 동남아, 일본, 중국 등지로 발을 넓혀 갔다. 블루여행사에서 팀장을 맡으며 그간 쌓아온 풍부하고 강력한 여행 노하우를 바탕으로 여행 컨설턴트와 여행 작가로 활발히 활동하던 중 2008년 갑작스런 병으로 인해 36세를 일기로 별세하였다. 그가 남긴 여행에 대한 수많은 글들은 지금도 많은 여행자들에게 읽히며 살아 움직이고 있다.

평소에는 몇날며칠이고 방안에만 가만~히 누워있을 수 있는 천하의 '귀차니스트'이지만, 주기적으로 긴 여행길에 나서지 않고는 못 배기는 '몹쓸' 방랑벽의 소유자라는 그. 미국, 유럽, 뉴질랜드, 호주 등을 주무대로 여행하던 그가 이번에는 일본 곳곳을 종횡무진 누비며 특유의 꼼꼼함을 발휘해 책의 완성도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