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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 과학의 모든 역사

뇌 과학의 모든 역사

: 인간의 가장 깊은 비밀, 뇌를 이해하기 위한 눈부신 시도들

[ 양장 ]
매튜 콥 저 / 이한나 | 심심 | 2021년 09월 30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9.9 리뷰 53건 | 판매지수 2,2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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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09월 30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620쪽 | 1008g | 150*225*35mm
ISBN13 9791156758969
ISBN10 11567589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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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지금은 잊힌 이들을 포함하여 뛰어난 천재들이 어떠한 과정을 거쳐 뇌가 생각을 만들어내는 기관이라는 사실을 규명하고 본격적으로 뇌의 기능을 증명하기 시작했는지, 그 수백 년간의 발견에 관한 이야기다. 더불어 뇌가 무엇을 하는지 알아내기 위해 노력하며 발견한 굉장한 사실들과 이 같은 통찰을 이끌어낸 기발한 실험들을 소개한다.
--- p.19

이 책은 신경과학의 역사가 아니며, 뇌 해부학이나 생리학의 역사도, 의식에 관한 연구의 역사도, 심리학의 역사도 아니다. 이러한 내용을 일부 담고 있기는 하지만 내가 이야기하는 역사는 두 가지 측면에서 조금 특별하다.
첫째, 나는 뇌가 무슨 일을 어떻게 하는지를 둘러싼 과거부터 현재까지의 다양한 생각을 실험적 근거에 초점을 맞추어 이야기하고자 한다. 이는 개별적인 분과 학문의 역사를 들려주는 것과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또한 ‘실험적 근거’는 이 책이 인간의 뇌만을 다루는 것이 아님을 의미한다. 포유류건 아니건, 다른 동물의 뇌도 인간의 머릿속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이해하는 데 실마리를 제공했다.
--- p.22

이 같은 관점에서 보면 구성하는 세포의 수가 수백억 개이고 마음이라는 신비로운 감각을 만들어내는 믿을 수 없는 기이한 능력을 갖춘 인간의 뇌를 제대로 이해하는 일은 도저히 실현 불가능한 꿈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과학은 이러한 목표를 이룰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며 결국은 이루어내고야 말 것이다.
--- p.27

아리스토텔레스는 심장은 우리가 감정을 느끼는 동시에 활동량이 변화하지만 뇌는 아무리 보아도 별로 하는 일이 없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심장은 우리가 다양한 감각을 느끼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혈액의 원천인 반면 뇌는 자체적으로 혈액을 전혀 담고 있지 않다고도 주장했다. 나아가 그의 주장에 따르면 심장은 모든 대형 동물에게 있지만 뇌는 고등동물들만의 전유물이다. 마지막으로 차갑고 움직임이 없는 뇌와는 달리 온기가 있고 움직임이 있다는 사실이야말로 심장이 생명의 핵심 요소를 지니고 있는 증거라고 덧붙였다. 뇌와 생각 사이의 연결성을 증명해줄 어떠한 실질적인 근거도 없었으므로 아리스토텔레스의 논리적인 주장은 당대 사람들에게 코스 의학전문학교에서 제작한 문헌들만큼이나 타당한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뇌와 심장 중 무엇이 생각의 근원인지는 더 다툴 여지도 없었다. 지구 곳곳에서는 계속해서 전과 다를 바 없는 삶이 이어졌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여전히 생각은 심장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 pp.44~45

인간이 사고하는 데 있어 뇌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 이해하기 위한 이 모든 시행착오는 사상가들이 심장이 아닌 뇌가 핵심 기관임을 깨닫는 과정이 결코 어느 한 순간의 ‘뇌 중심적 통찰’에 의해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사실을 여실히 보여준다. 누가 보더라도 심장에 비해 훨씬 복잡하게 생긴 뇌의 특성은 생각과 감정이 뇌에 위치해 있으리라는 점을 강력하게 시사했지만, 관습의 무게와 일상 속 경험의 힘 탓에 16세기와 17세기의 가장 위대한 사상가들조차 이와 전혀 상반되는 관념을 지닐 수밖에 없었다.
--- p.60

사유하는 물질을 둘러싼 18세기의 논쟁에 가장 악명 높은 의견을 더한 인물은 또 다른 부르하버의 학생, 프랑스인 쥘리앵 오프루아 드 라 메트였다. 1747년, 라 메트리는 몸과 마음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물질의 작용으로 설명할 수 있다며 인간의 마음과 육체를 바라보는 새로운 방식을 제시하는 《인간기계론》이라는 문헌을 발표했다. 라 메트리는 “영혼의 모든 능력은 뇌 및 전신의 특정 조직 구조에 너무나도 많이 의존하고 있어서 그 조직 자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의 관점에서 사유하는 물질은 실존하며, 그것이 바로 뇌였다.
--- p.84

19세기 초엽, 알디니는 여러 유럽 도시를 돌며 일련의 섬뜩한 실험들을 진행했으니, 바로 볼타의 배터리를 사용해 전기가 동물의 몸, 특히나 인간의 사체를 움직이게 만드는 힘이 있음을 보여주는 충격적인 실험이었다. 그중 가장 널리 알려진 사건은 1803년 1월 런던에서 아내와 아이를 수로에 빠뜨려 죽인 혐의로 한 시간 전에 교수형을 당한 조지 포스터의 시신을 대상으로 했던 것이었다. 영국왕립외과대학의 몇몇 의사들이 보는 앞에서 알디니가 사체의 머리에 전극을 부착하자 포스터의 왼쪽 눈이 떠지고 얼굴이 일그러졌다. 「타임스」에는 다음과 같은 짤막한 기사가 실렸다. “이후 이어진 절차에서는 오른손이 번쩍 들어 올려져 주먹을 꽉 쥐었으며 다리와 넓적다리가 움직였다. 무지한 목격자들에게는 이 비참한 남자가 금방이라도 다시 생명을 되찾으려는 것처럼 보였다.”
--- p.104

비록 뇌의 기능을 이해하는 데는 물론 컴퓨팅의 역사에도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했고 극소수의 역사학자를 제외하고는 스미를 기억하는 이가 없지만, 인간의 사고를 기계적 활동으로 표상하려고 했던 그의 야심만은 주목할 만하다. 그는 뇌와 마음, 전기적 활동이 서로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의견을 받아들여 뇌가 사유하는 물질이라면 기계 또한 사유할 수 있거나 적어도 뇌와 같은 방식으로 기능할 수 있다고 자신만만하게 주장했다. (.…) 19세기 중반에 이르자 뇌의 구조가 기능 그리고 인간의 성격과 관련되어 있을지 모른다는 가설이 대중들의 마음속에 깊이 뿌리내리게 되었다.
--- p.121

흥미를 느낀 페리어는 게이지의 사례를 재검토했다. 그리고 20년 전 게이지를 돌보았던 의사 존 할로John Harlow가 1868년 보고서에 간략하게 기록한 사고 전후 게이지의 행동 양상에 관한 사소한 정보를 읽고 큰 충격을 받았다. 게이지가 “가장 효율적이고 유능한 현장감독”에서 이른바 “변덕스럽고 부적절한 행동을 일삼으며 이따금씩 제멋대로 아주 무례한 욕설을 퍼부어대는” 사람으로 변해버렸고, 지인들이 그를 두고 “더 이상 게이지가 아니다”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묘사들은 지금은 게이지의 사례를 소개할 때면 으레 따라붙는 이야기가 되었지만 페리어가 알아차리기 전까지는 어느 누구도 주목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야기의 출처와 신빙성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 사건이 있고 나서 수십 년 뒤에나 세간에 알려진 이 모호하고 지극히 일화적인 설명만이 게이지의 성격이나 행동에 무언가 변화가 있었음을 암시하는 유일한 자료였지만 이는 페리어가 확신을 얻는 충분한 계기가 되었고, 그는 이제 사고 후 “게이지가 더 이상 게이지가 아니었다”는 주장과 더불어 게이지가 다른 사람들하고 좀처럼 잘 어울리지 않으며 충동적인 성향이 강해졌다는 진술이 핵심인양 강조하기에 이르렀다.
--- p.148

1840년에 다윈은 자신이 소장한 뮐러의 《생리학의 기초Elements of Physiology》에 “유전적으로 형성된 뇌의 구조가 본능을 야기하는 것이 틀림없다. 이러한 구조는 적응적으로 형성된 다른 모든 구조물과 마찬가지로 환경에 따라 개량될 여지가 있다”는 글귀를 써넣었다. 다윈은 만약 뇌가 생각을 만들어낸다면 뇌의 구조와 그로부터 비롯된 생각의 유형 사이에 분명 연관성이 존재할 것이라는 사실을 알아차렸는데, 이는 곧 자연선택이 뇌의 구조를 변형시킴으로써 마음과 행동 양상을 변화시킬 수 있음을 의미했다. 본능적인 행동뿐만 아니라 원론적으로 인간의 마음이 어떻게 생겨났는지까지 설명할 수 있는 접근법이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본다면 뇌와 뇌에서 비롯된 행동은 여느 기관들과 다를 바가 없었다. 실제로 다윈은 필기장에 생각이란 ‘뇌의 분비물’로 ‘간의 담즙과 같은 기능’이라고 쓰기도 했다.
--- p.152

어느 누구도 어떻게 뇌의 활동으로부터 의식이 생겨나는지 설명할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
그럼에도 몇몇 과학자들은 추론을 멈추지 않았다. 그리고 1860년, 독일의 생리학자 구스타프 페히너는 뇌 과학의 역사상 가장 과감하고 놀라운 예측을 하나 해냈다. 마음의 단일성이 뇌의 구조적 완전성에서 나온다고 주장했던 것이다. 이는 곧 뇌의 두 반구를 연결해주는 뇌량이라는 구조물을 절개해 뇌를 두 개로 분리한다면, 하나가 아닌 두 개의 마음을 가지게 되리라는 점을 시사했다. 페히너는 처음에는 그 두 개의 마음이 동일할 터이지만 새로운 경험들이 쌓이면서 점차 제각기 다르게 변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렇듯 극적인 가설에 대한 검증이 이루어질 수 있게 된 것은 그 뒤로도 한 세기가 더 지나 미국에서 정신외과를 도입하면서부터였다.
--- p.155

프로이트는 뇌의 기능으로는 심리학을 설명할 수 없다고 믿었다. 1915년에 그는 “정신활동이 다른 어떤 기관들의 기능도 아닌 뇌의 기능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는 반박할 수 없는 증거”가 있음을 인식했지만 자신의 심리학 이론은 “정신 기제의 영역들과 관련되어 있는 것이지 신체 내 이들의 해부학적 위치에 대한 것이 아니다”라는 의견을 고집했다. 또한 1916년에는 “불안을 심리학적으로 이해하는 데 신경의 흥분이 전달되는 경로에 대한 지식만큼 흥미를 끌지 않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고도 명시했다. 1923년에 쓴 《자아와 원초아Das Ich und das Es》에서 프로이트는 자신이 만들어낸 심리적 개념인 자아와 피질 내의 신체적 표상 사이에 ‘해부학적인 유사성’이 있음을 시사했지만 이러한 사실은 그의 심리학 이론에는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않았으며, 그의 이론은 대뇌의 병변과 특정한 정신장애가 서로 상응 관계에 있을 가능성에 대한 어떠한 예측을 담고 있지도 않았다.
--- p.177

문제에 대한 답은 1873년에 이탈리아의 해부학자 카밀로 골지가 실험실에서 작은 사고를 일으키면서 분명해졌다. 그는 사전에 다이크로뮴산칼륨으로 경화시켜둔 조직편 위에 질산은을 약간 흘리고 말았다. 그러자 곤란하게도 두 화학물질이 반응하면서 조직이 검게 변해 엉망이 되어버렸다. 그런데 현미경으로 표본을 찬찬히 살피던 골지는 신경세포의 극히 일부만이 염색되었으며 오히려 검은 실루엣이 밝은 배경에 대비가 되면서 아주 세밀한 부분들까지 구별할 수 있게 되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역설적이지만 아주 적은 세포들만이 염색되었다는 사실은 단일한 신경세포의 구조를 정확하게 묘사하는 일이 가능해졌음을 의미했다.
--- pp.192~193

오늘날에는 유전자나 뉴런의 조직구조에 일종의 부호가 담겨 있다는 개념이 비교적 뻔하게 여겨진다. 학령기 아동들은 유전부호를 배우고 신경과학을 전공하는 학생들은 다양한 형태의 신경 부호들을 탐구한다. 하지만 에이드리언이 글을 썼던 1930년대 초만 해도 이러한 발상은 뉴런이 어떤 일을 하고 뇌가 어떻게 기능하는지에 있어 완전히 새로운 접근방식이었다. 이는 전에 없던 새로운 연구 영역으로 향하는 길을 제시해주었다. 즉 메시지에 부호가 담겨 있다면 그 부호를 해석함으로써 뉴런이 뇌에 어떤 이야기를 전달하는지 밝히는 일도 가능할 터였다. 부호 안에 무엇이 담겨 있는지에 대한 완전한 해답을 찾을 수 있는 정밀한 연구가 전무했던 에이드리언은 비록 독창적인 생각은 아니지만 이와는 다른 형태의 관념으로 부호와 메시지에 접근을 시도했다. 그가 내놓은 답은 바로 신경의 메시지에 정보가 담겨 있다는 것이었다.
--- p.242~243

이 모든 접근법 뒤에서 아른거리다 마침내 1943년에 열매를 맺은 발상이 있었으니, 바로 앨런 튜링이 고안한 개념이었다. 1936년, 당시 24세였던 튜링은 연산 가능한 것이라면 무엇이든 연산할 수 있는 인공장치에 대한 논리가 담긴 논문을 썼다. 그 무렵 막 프린스턴대학교에서 튜링과 함께 일하며 그와 유사한 생각을 전개하던 알론조 처치는 이 가상의 장치에 친절하게도 ‘튜링 기계’라는 별명을 붙여주었다. 상상 속의 튜링 기계는 기호가 적힌 네모 칸으로 나뉘어진 긴 테이프, 한 번에 한 개의 네모 칸을 처리할 수 있는 스캔헤드, 그리고 각각의 기호에 대해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알려주는 규칙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이론적으로 이 기계는 계산이 가능한 것이라면 뭐든 계산할 수 있었으며, 이론적으로 여기에는 다른 기계를 흉내 내는 일도 포함되었다.
--- p.260

래슐리의 반국재화적 견해가 힘을 잃게 만든 이 모든 발견은 래슐리의 제자 중 한 명이었던 캐나다의 심리학자 도널드 헵의 생각과 정확하게 일치했다. 1949년, 헵은 뇌가 어떻게 기능하는가를 이해하기 위한 현대의 생물학적 기틀을 닦아준 핵심 요소들이 담긴 《행동의 조직The Organization of Behaviour》을 발표했다. 그는 마음은 그저 뇌 활동의 산물이라는 철저하게 유물론적인 관점에서 출발했다. 그는 이 같은 관점이 어디까지나 ‘잠정적인 가정’일 뿐임을 인정했지만, 이원론을 받아들여 마음과 뇌가 구별되어 있으며 각기 다른 것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여겼던 과학자들이나 마음의 본질은 결코 알 수 없으리라 주장했던 이들과는 분명하게 거리를 두었다. 그러한 비관론에 대한 헵의 반응은 확고했다. “우리가 어떤 문제를 푸는 데 실패했다고 해서 그 문제 자체가 해결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물리학과 화학과 생물학에서는 결정론을 따르면서 유독 심리학에서만 신비주의를 표방한다는 것은 논리적으로 말이 되지 않는다.”
--- p.292

1982년에는 DNA 이중나선의 공동 발견자 프랜시스 크릭이 뉴런에서 신호를 받는 부위인 가지돌기에서 작게 뻗어 나온 가지돌기 가시라는 구조물이 학습 과정에서 자신의 형태를 바꿈으로써 시냅스 활동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가지돌기 가시가 중요하다는 점에서는 크릭의 주장이 옳았지만 사실 정확한 작용 기제는 그가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단순한 것으로 밝혀졌는데, 장기 기억이 형성될 때면 기존의 가시가 형태를 바꾸는 대신 새로운 가시가 자라나 새로운 시냅스 연결이 이루어지는 방식이었다.
--- p.315

1960년대 후반에서 1970년대 사이에 고양이의 뇌를 대상으로 한 연구들이 이 같은 구조 중 상당수가 실제 경험을 필요로 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일례로 케임브리지의 생리학자 콜린 블레이크모어를 비롯한 연구자들이 진행한 실험 결과, 세로 줄무늬로만 구성된 환경에서 길러진 고양이는 가로 줄무늬를 탐지할 수 없게 된다는 것이 드러났다. 일반적으로 가로 줄무늬에 반응하는 뇌세포들이 발화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러한 효과는 행동에도 실질적으로 영향을 끼쳤는데, 블레이크모어는 가로 줄무늬만으로 이루어진 환경에서 길러진 새끼고양이가 상하로 흔들거리는 막대기를 무시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보고했다. 이 고양이는 말 그대로 세상 속에서 수직이라는 존재를 볼 수 없었던 것이다.
--- p.323

1980년대 이후로는 초파리 종을 비롯한 유기체의 유전자를 효율적으로 연구하고 조작할 수 있는 분자 기법이 발달함에 따라 뇌 연구에 임하는 우리의 능력에도 변화가 생겼다. 새로운 도구들 덕택에 과거에는 꿈도 꿀 수 없었던 방식으로 뉴런과 그 조직 체계를 시각화할 수 있게 되었다. 뇌와 신경계에 대한 새로운 지도가 그려졌고, 가장 최근에는 뉴런의 형태가 아니라 발현되는 유전자에 근거하여 기존에는 전혀 예상치 못했던 뉴런의 유형을 밝힐 수도 있게 되었다. 척추동물의 발달 표본으로서 제브라피시처럼 완전히 새로운 유기체가 집중적인 연구의 대상으로 자리 잡았다. 특정 유전자를 삭제한 이른바 ‘녹아웃’ 생쥐부터 초파리의 체내 시스템에 이르기까지 사실상 어떠한 유기체의 어느 조직에서든 연구자가 원하는 특정 유전자를 발현시킬 수 있도록 뉴런을 조작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들이 생겨났다.
--- p.333

단순한 신경계조차도 어떻게 기능하는지를 이해하기란 엄청나게 어려운 도전 과제이다. 매더의 연구팀은 정확히 동일한 회로도를 갖춘 같은 종의 게일지라도 패턴 발생기가 산성 변화에 대해 제각기 다른 반응을 보이며, 똑같은 커넥톰을 가지고 똑같은 발달 상태에 있는 예쁜꼬마선충도 굶주림에 대한 반응으로 나타내는 전기적 시냅스의 활동이 개체마다 다르게 변화함으로써 행동상의 가소성과 제각기 다른 반응을 낳게 된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선충은 로봇처럼 생긴 동일한 구조를 가지고 있지만 똑같은 회로도로 이루어진 기계와는 달리 정확히 같은 방식으로 행동하지 않는다.
--- p.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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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막지하게 재미있는 이 책은 ‘뇌는 어떻게 생각을 만들어내는가?’라는 질문에 집요한 실험과 과감한 통찰로 해답을 제시해온 뛰어난 학자들을 소개하고, 수백 년간 우리가 뇌에 대해 알게 된 사실들을 시대순으로 정리한다. 이 책 한 권으로 마음과 정신을 탐구해온 인류의 발자취를 함께 따라가 보시길 바란다. 뇌 과학의 역사가 바로 ‘나는 누구인가?’를 추적해온 인류의 역사이기도 하니까.
- 정재승 (뇌 과학자, 『과학 콘서트』, 『열두 발자국』 저자)
선사시대에서 21세기에 이르는 방대한 연구를 종합하는 동시에 그 한계를 조목조목 짚으면서 뇌 과학이 나아가야할 방향을 명확히 제시한다. 많은 사람들에게 불편할 내용이다. 이 책은 서가에서 뇌 과학 책들을 치워야하는 게 아닌지 고민하게 한다.
- 이정모 (국립과천과학관장, 『저도 과학은 어렵습니다만』 저자)
아주 훌륭한 책. 고대부터 현재까지 뇌를 대하는 관점의 변천사를 야심차게 담아낸 지적인 역사서. 엄선된 사례들과 더불어 변화의 배경이 된 사회적 요인들을 명료하게 설명하여 이렇듯 누구나 이해하기 쉬운 글로 풀어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의를 지닌다.
- 스티븐 캐스퍼 (클라크슨대학교 역사학 교수)
날카로운 근거를 바탕으로 스릴 넘치게 쓰인 이 책은 가장 깊은 내면의 자신을 이해하기 위한 방대한 규모의 고차원적 탐구를 일목요연하게 보여준다. 이 책에서 다루는 내용의 폭과 규모는 감탄을 자아내며 뇌 자체는 물론 과학과 인류에 깊은 경이감을 느끼게 한다. 그야말로 성찬이다.
- 대니얼 M. 데이비스 (맨체스터대학교 면역학 교수, 『뷰티풀 큐어』 저자)
내용이 풍부하고 독자 스스로 생각해볼 계기를 마련해주는 이 책은 나도 딱 이렇게 쓸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싶은 책으로 오래도록 여운이 남을 것 같다. 미래의 뇌 연구를 위한 중요한 한 걸음이다.
- 마리나 피치오토 (예일대학교 정신의학과 교수, [저널 오브 뉴로사이언스] 편집장)
뇌가 컴퓨터와 같다는 발상은 그저 오래 전부터 쓰였던 비유법의 최신 버전에 불과하며 시간이 갈수록 더는 참신할 것도 없는 개념이다. 동물학자 매튜 코브의 다채롭고 흥미로운 책은 그렇게 주장한다.
- 스티븐 풀 (『리씽크, 오래된 생각의 귀환』 저자)
세상에서 가장 복잡한 대상에 관한 이야기를 이토록 명료하고 통찰력 있게, 그러면서도 재치 있게 풀어낸 책은 없었다. 미래의 발견을 위한 길까지 제시해준 이 책은 그야말로 걸작이다.
- 애덤 러더퍼드 (『사피엔스 DNA 역사』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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