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출간일 | 2021년 10월 07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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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220쪽 | 234g | 128*188*20mm |
ISBN13 | 9791191998009 |
ISBN10 | 1191998002 |
출간일 | 2021년 10월 07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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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220쪽 | 234g | 128*188*20mm |
ISBN13 | 9791191998009 |
ISBN10 | 1191998002 |
MD 한마디
강봉희 장례지도사는 2004년부터 700여 명의 고독사, 기초수급자의 장례를 치렀다. 그는 왜 대가 없이 이 일에 자원했을까? 죽음을 대하는 한국사회의 모습은 어떨까? 한 많은 죽음 앞에 갖춰야 할 최소한의 예의는 무엇일까? 삶과 죽음에 관한 묵직한 글을 담았다. - 손민규 인문 MD
2020년, 코로나 사망자들의 시신을 누구보다 먼저 수습했던 사람 15년간 700여 고독사 · 기초수급자 고인들의 마지막을 지켜주었던 장례지도사 강봉희 그가 들려주는 죽은 자와 산 자들의 이야기 이 책은 20년 가까운 세월 동안 죽은 이들의 곁을 지키며 그들의 마지막을 함께했던 어느 장례지도사의 기록이다. 40대 중반, 암에 걸려 저승의 문턱에서 가까스로 돌아온 저자 강봉희는 그때부터 죽음을 돌보는 일을 하기로 결심한다. 그는 2004년부터 700여 명의 고독사 사망자들과 기초수급자 고인들의 장례를 아무런 보상도 없이 도맡아왔다. 2020년, 모두가 감염의 공포에 질려 코로나 사망자 시신에 손을 대려 하지 않을 때는 제일 먼저 병원으로 달려가 시신을 수습하기도 했다. 저자는 오늘도 외롭게 죽은 이들의 시신을 염습하고, 장례식장과 화장장과 납골당을 오가면서 그들의 한 많은 넋을 기린다. 『나는 죽음을 돌보는 사람입니다』는 오래도록 죽은 이들의 마지막을 목격했던 그가 들려주는 죽음과 장례의 의미, 삶과 인간에 관한 길고 긴 성찰의 궤적이다. |
서문 1부 당신의 죽음은 안녕하십니까 1 나는 산 자가 아닌 죽은 자를 위해서 일한다 2 20여 년 전 저승의 문턱에 다녀온 뒤 3 죽은 몸을 돌보는 일에 관하여 4 시신은 돌아가신 후 말을 한다 5 코로나 사망자들의 마지막을 수습하며 1 6 코로나 사망자들의 마지막을 수습하며 2 7 이 땅 위에 연고가 없는 사람은 없다 1 8 이 땅 위에 연고가 없는 사람은 없다 2 9 사람이 혼자 살 수 없는 동물이라면 10 삶과 죽음은 하나의 선으로 연결되어 있다 11 죽음을 끈으로 묶는다는 것은 12 무엇을 입고 죽을 것인가 13 우리는 누구나 아기의 얼굴로 죽는다 14 죽은 뒤에 리무진을 타면 무엇 하나 15 장례는 산 사람들의 놀음이기에 2부 죽음의 곁에서 생각했던 것들 16 내가 처음 죽은 몸을 닦아드리던 그날 17 장례지도사를 꿈꾸는 젊은이들에게 18 장례식, 절대로 업체에 휘둘리지 말라 19 핏줄이란 무서운 것이다 20 배려의 시작은 ‘자주’에 있다 21 유산과 상속에 관하여 22 가족은 그들을 잊을지라도, 우리는 23 내가 잊지 못하는 그 공무원 24 죽음에는 국경이 없다 25 베이비붐 세대가 가장 나쁜 인간들이었다 26 제사란 무엇인가 27 명당은 ‘좌택시 우버스 1분’이라는 걸 잊지 말길 28 전통과 형식보단 인간에 대한 존중이 먼저다 29 어른이 사라진 시대, 교육이 사라진 시대 30 내가 바라는 나의 죽음 |
나는 죽음을 돌보는 사람입니다./ 강봉희
(어느 장례지도사가 말해 주는 죽음과 삶에 관한 모든 것)
어쩌다보니 아무도 돌보지 않는 죽음을 돌보게 되었지만, 내가 깊은 뜻이나 거창한 목표가 있어서 이 일을 시작한 것은 아니었다. 이렇게 오래하게 될 줄은 몰랐다. 무턱대고 시작했고, 무턱대고 걸어왔다. (나는 죽음을 돌보는 사람입니다. - 6쪽)
누군가에게 아무것도 없는데서 뭘 하라고 하면 힘이 든다. 꼭 자기 부모가 아니더라도, 나의 등을 살짝이라도 기댈 수 있는 무엇인가를 제공해주는 게 필요하다. 자기 자식이 아니어도 등받이가 되어줄 수 있는 여러 장치를 마련해주어야 한다. 그게 사회와 국가의 역할이다. (나는 죽음을 돌보는 사람입니다. - 210쪽)
죽음이 잠과 비슷하다고 해서 우리가 잠에 못 들지는 않는다. 밤에 잠들면 아침에 깬다고 생각하니 우리는 편안히 잠들 수 있다. 우린 보통 침대 맡에서 배우자나 아이들과 이야기를 하다가 잠들기 마련이고, 다시 아침에 깨서 그들을 만날 수 있다는 걸 알고 있다. 우리는 죽지 않아서 그 소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죽으면 다시는 못 만날 거다. 그러니까 아직 살아 있을 때 그들과 더욱 즐겁고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수밖에 도리가 없다.(나는 죽음을 돌보는 사람입니다. - 213~214쪽)
이 세상에 살고 있는 그 누구도 죽음 앞에서 자유로운 사람은 없다. 우리는 모두 죽어가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먼 훗날의 일이라고만 생각하고 죽음을 삶과 따로 떼어 놓고 생각하는 경우가 대다수이다.
1인 가구는 날로 늘어만 가고 ‘고독사’ 역시 줄어들고 있지는 않고 있다. 거기에다가 죽은 후에도 가족이 찾아오지 않아 무연고자로 취급되어, 마지막 가는 길조차 외롭게 가야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저자는 20여 년 전 40대 중반에 죽음의 문턱까지 갔다 온 후, 소외된 사람들을 돌보며 살기로 결심하고, 장례지도사가 되어 버림받은 이들을 위한 삶을 살아가게 된다. 돈을 받고도 하기 힘든 일들을 하며, 삶과 죽음 뒤에 가려진 숱한 사연들을 가슴에 묻고, 철저하게 인간에 대한 마지막 예의를 다한다.
우리는 태어날 때와 마찬가지로 죽을 때에도 아기의 얼굴로 죽는다며, 삶과 죽음은 하나의 선으로 연결되어 있으니, 태어났을 때 축복하고 죽음은 꺼리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이긴 하나, 혐오시설로 만들거나 죽음을 터부시하지 말기를 당부한다. 또한 죽은 후에 리무진이 무슨 소용이 있느냐고 하며, 리무진보다는 정성스러운 마음으로 보내드리는 게, 산 자가 죽은 자에게 하는 마지막 예의임을 강조한다.
모두가 외면하는 감염병으로 인한 사망자에서 무연고 시신까지 정성을 다해 마지막 길을 함께하며, 인간이기를 포기하지 말기를 당부하고 거기에서 더 나아가 개인이 못하면 사회나 국가라도 나서서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처음에 코로나19 감염병이 시작되었을 때는, 어디서 한두 명만 나와도 숨죽이며 살았다. 그러던 것이 지금은 수천 명이 나와도 끄떡도 하지 않는다. 그런 가운데에 사망자는 늘어나고, 당연히 소외 계층에 있는 사람들이 더 아플 수밖에 없다. 우리는 어쩌면 이미 태어날 때부터 계급이 형성되어 운명 지어져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누군가에게는 모두 귀하기만 한 자식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치매가 두려운 것은 자식들에게 짐을 지우기 싫은 마음에 더해, 원치 않는 내 뒷모습까지 그들에게 보이게 되는 것이 아닐까. 그렇다면 죽음이라는 마지막 가는 길은 또 어떨까? 생각해 보게 된다.
삶이 존엄하다면 죽음도 존엄 받아야 마땅하다. 치열하게 삶을 살아가고 있지만, 한 편으로는 모두 죽음을 향해 가고 있는 만큼, 우리의 뒤안길까지 애정의 눈으로 함께 바라봐주면 좋겠다. 서로의 삶과 죽음을 다함께 챙기면서 ….
아직 실현되지는 않았지만 이즈음 기본소득이 곧잘 화두가 되기도 한다. 삶에 대한 기본소득 뿐만 아니라 삶과 죽음까지에 대한 총체적인 기본소득이 절실하다. 진정한 삶과 죽음을 위해서라도 이 땅에 살고 있는 모든 이들이, 이 책≪나는 죽음을 돌보는 사람입니다.≫를 꼭 한 번씩 읽어보기를 간곡히 권해본다.
한때 음지에 있던 장례지도사라는 직업도 이제는 양지로 많이 나온 거 같다. 특히 최근에는 유독 미디어의 주목을 많이 받았다. 아마도 코로나19라는 특수상황때문이었을까... 책의 저자 강봉희 씨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코로나19 사망자를 수습하신 분이라, 그때 이야기가 생생하게 와 닿았다. 사실 처음엔 별 흥미를 못느꼈는데, 읽다보니 순식간에 끝까지 읽어내려간 책이다. 다소 투박하면서도 '장례식은 산 사람 놀음' 이라는 저자의 생각을 따라가다보면 나의 죽음, 그리고 내 부모님의 죽음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결국은 살아있을 때 잘하자. 나에게도, 내 가족들에게도. 말 그대로, 죽은 뒤에 리무진타고 죽은 뒤에 꽃장식한들 무슨 소용이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