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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필로소퍼 NewPhilosopher (계간) : Vol.16 [2021]

: 에너지, 기로에 선 인류

편집부 저 | 바다출판사 | 2021년 10월 05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10.0 리뷰 1건 | 판매지수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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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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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 2021년 10월 05일
쪽수, 무게, 크기 164쪽 | 448g | 180*245*13mm
ISBN13 2510406408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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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생활철학잡지 [뉴필로소퍼] 16호
_ “에너지, 기로에 선 인류”

에너지의 역사는 곧 인류의 역사

석유를 확보하기 위해 혈안이 되었던 세계열강이 이제 신재생에너지 경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석유 고갈 이후를 대비한 일이지만, 무분별한 화석연료 사용으로 인한 환경 파괴가 임계점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에너지와 환경은 이제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를 이루면서, 각국 정부는 물론 보통 사람들의 삶마저 변화시키고 있다. 탄소 발자국을 줄이기 위해 지역의 농산물을 구매하는 사람들이 늘었고,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는 주택과 아파트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사실 에너지를 둘러싼 모든 사건과 사고는 인류의 역사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다. 고대 인류는 불을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진화의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몸이 변했고 그것에 걸맞은 생활 방식을 갖게 되었다. 그 시절 불은 곧 생존 능력을 의미했는데, 불을 이용해 공동체를 이룰 수 있었고, 불에서 태어난 무기들로 다시 영역을 확장했다. 우리 선조들의 삶의 영역은 불을 사용함으로써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확장되었다. 불로 상징되는 에너지는 이처럼 인간의 삶과는 불가분의 관계를 맺고 있다.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10 News from Nowhere
20 Feature _ 인간, 불로 시작하다 _ 톰 챗필드
26 Feature _ 전등을 끄지 않아도 될까? _ 나이젤 워버튼
32 Feature _ 에너지 균형과 도덕적 행동의 상관관계 _ 티모시 올즈
40 Interview _ 에너지, 정치 변화가 선행되어야 한다! _ 캐스파 헨더슨
52 Comic _ 소크라테스 이전 철학자들의 사교 모임 _ 코리 몰러
56 Feature _ 잠, 마음에 평화를 주는 에너지 _ 앙드레 다오
62 Feature _ 견디는 힘이 곧 생명력 _ DBC 피에르
70 Interview _ 변화를 일으키는 능력, 에너지 _ 짐 알칼릴리
84 Feature _ 우리는 유토피아를 맞이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 _ 팀 딘
90 Feature _ 영구운동에 담긴 인간의 욕망 _ 패트릭 스톡스
100 Feature _ 제한된 에너지를 사용하는 방법 _ 클라리사 시벡 몬테피오리
106 Feature _ 협업이라는 에너지 _ 마리나 벤저민
112 Feature _ 따뜻한 말 한마디의 힘 _ 마이샤 체리
120 Interview _ 에너지가 수명을 결정한다 _ 리처드 로즈
136 고전읽기 _ 휴먼 에너지 _ 니콜라 테슬라
146 고전읽기 _ 물체의 관성은 에너지 함량에 의존하는가? _알베르트 아인슈타인
154 Our Library
160 Interview _ 나만의 인생철학 13문 13답 _ 캐서린 스콜스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오늘날에는 불과 열을 너무 손쉽게 얻을 수 있어서, 과거에도 이렇게 쉽게 불을 피울 수 있었을 거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우리는 고대인이 부싯돌 두 개를 힘껏 내려치고, 바짝 마른 나뭇가지에 불꽃이 옮겨붙는 모습을 지켜보고, 마침내 불꽃이 타오르는 것을 보며 기뻐서 함성을 지른다고 묘사한다. 불을 피우는 기술 자체는 단순하지만, 안전하게 도구를 준비하고 불을 피워 관리하는 일은 단순함과 거리가 멀다. 이런 일에는 정성껏 모으고 만든 재료와 협동, 숙련된 기술이 모두 필요하다. 따라서 지적 능력뿐만 아니라 앞선 세대에게서 물려받는 집단 문화도 필요하다.
--- p. 23

하지만 일단 신경을 쓰기로 마음먹는 순간, 사람들은 시급한 윤리적인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올바른 삶의 본질은 무엇인지, 개인의 행복추구권과 사회적 책임을 어떻게 구분할지 끊임없이 고민해야만 한다. 기후변화로 인해 직접적으로 피해를 입은 사람들에게 우리가 얼마만큼 책임을 져야 할까? 또 우리가 미래 세대를 위해 지금 당장 어떤 역할을 해야 할까? 과학적인 전망은 확실히 어둡다. 지구촌 전체가, 특히 고도로 산업화된 국가들이 지금처럼 에너지를 사용한다면 머지않아 엄청난 후폭풍이 닥칠 것이다. 따라서 에너지 소비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게 되면, 이런 윤리적 질문이 우리가 살아가는 데 매우 중요한 토대가 될 수밖에 없다.
--- p. 42

1964년 세계 박람회는 자본주의로 작동하는 미래를 꿈꿨다. 그러나 관람객들은 박람회 한복판에 자본주의를 무너뜨릴 씨앗이 버젓이 전시되었다는 사실은 미처 몰랐을 것이다. 핵융합의 시대가 정말로 현실이 된다면, 이윤을 추구하며 희소성에 집착하는 기업들이 제시하는 미래보다 훨씬 더 멋진 세상이 펼쳐지리라는 것도 몰랐을 것이다. 우리는 핵융합의 시대를 맞이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 핵융합의 수수께끼를 풀지 못해서가 아니다. 우리 인간의 마음이 희소성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법을 아직 깨닫지 못했기 때문이다.
--- p. 89

이렇게 끊임없이 주의를 방해하는 것들을 관리하려면 그 어느 때보다 체계적인 사람이 되어야 한다. 그래야 제한된 에너지 공급량을 우선순위에 따라 배분할 수 있다. 이를 위해 레비틴은 휴대폰에서 필요 없는 앱을 삭제하고, 더 나아가 물리적 공간에서도 잡동사니를 줄이라고 제안한다. 이는 사용하지 않는 물건을 없애는 것, 즉 “정리하는 부담을 우리 뇌에서 외부 세계로 옮기기”에 쉬운 체계를 만드는 것이다.
--- pp. 104~105

1인당 이용 가능한 에너지량과 수명 사이에는 직접적인 관계가 있다. 약 70세까지는 이용 가능한 에너지량이 수명에 영향을 미친다. 그 이후로는 이용 가능한 에너지량이 늘어나더라도 수명이 그다지 많이 늘어나지 않는다. 에너지량이 부족하고 수명도 짧은 나라와 수명이 70세 이상인 나라를 아주 극적으로 비교해서 보여주는 그래프는 인터넷에도 올라와 있다. 수명이 70세 이상에 도달한 나라들의 경우, 대체로 20세기에 이런 변화가 일어났다. 아프리카 대륙에서나 방글라데시에서 사람들은 평균 30~40세를 넘기지 못하고 죽는다. 평균 수명이 짧은 것은 주로 전염병 때문이며, 이는 에너지와 완전히 다른 맥락이기는 하다. 하지만 이용 가능한 에너지량과 인간 수명 사이에는 직접적 상관관계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이 관계는 에너지가 인간의 삶에 얼마나 중요한지 선명하게 보여주는 듯하다.
--- p. 122

하지만 인간은 평범한 질량 덩어리가 아니다. 인간은 단순히 열에너지를 품고 회전하는 원자와 분자로만 이루어진 존재가 아니라, 창조성이라는 생명의 원리를 부여받아 수준 높은 자질을 갖추게 된 존재다. 인간의 질량은 파도치는 바닷물처럼 쉼 없이 교환되며 낡은 것을 새로운 것으로 대체한다. 그뿐만 아니라 인간은 성장하고 번식하고 마침내 사멸하면서, 부피와 밀도 등 모든 면에서 독자적으로 질량을 변화시킨다. 무엇보다 놀랍게도, 인간에게는 운동 속도를 마음대로 조절하는 능력이 있다. 이 능력은 우리가 거의 모든 외부 물질의 에너지를 자기 것으로 만들어 동력 에너지로 전환하는 신기한 재주를 발휘한 덕분이다.
--- p. 142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에너지를 향한 인간의 과도한 욕망

《뉴필로소퍼》 16호는 “에너지, 기로에 선 인류”를 주제로 에너지의 양면적인 속성, 즉 에너지가 인간 삶에 미친 긍정적인 속성과 부정적인 속성을 성찰한다. ‘에너지’ 하면 우리는 흔히 석유나 석탄, 태양광 에너지 등 인간의 삶을 가능케 하는 동력원으로서의 에너지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뉴필로소퍼》 16호는 평범한 사람들이 일상에서 경험하고 있는 에너지와 관련한 수많은 시행착오부터 인류의 미래를 좌우하는 보다 큰 차원의 논의까지 아우른다.

철학자 나이젤 워버튼은 [전등을 끄지 않아도 될까?]에서 불필요한 전등을 끄는 일이 내포하는 일상의 철학을 소개한다. 사실 그가 전등 하나에도 불편한 마음을 갖는 이유는 갈수록 심각해지는 기후온난화 때문이다. 치약, 샴푸 뚜껑도 꼭 닫아두는 것도 지구 환경을 위한 일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자신도 지구 환경을 헤치는 일을 곧잘 저지른다. 가까운 거리인데도 자동차를 운전해 가기도 하고, 필요 이상으로 스마트폰과 자전거를 바꾼다. 냉장고를 가득 채운 식재료들은 자주 상해서 버리기도 한다. 주변 사람들도 유별나게 군다고 “중요한 일에나 집중하라”며 눈총을 주기도 한다. 그럼에도 나이젤 워버튼은 불필요한 전등 하나를 끄는 일이 진짜로 “중요한 일”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사소해 보이지만 진짜 중요한 일, 그것을 실천하지 못하기 때문에 세상은 엉망이 된다.

“그런데 정말 중요한 일에 집중하는 사람이 있을까? 나는 거의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니 세상이 이렇게 엉망진창인 것이다.”

철학자 톰 챗필드는 [인간, 불로 시작하다]에서 불, 즉 에너지가 곧 생명임을 천명한다. 극도로 열악한 환경에서 연약한 자식을 돌봐야 했던 초기 인류 시대부터 에너지는 희망의 다른 이름이었다. 에너지를 통해 희망을 품은 사람들이 대다수지만, 어떤 이들은 에너지를 욕망을 발현하는 도구로 바라보았다. 그런가 하면 철학자 팀 딘은 [우리는 유토피아를 맞이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에서 핵융합 기술의 장점을 열거하면서도, 그에 걸맞은 의식을 갖추지 못한 인간의 욕망에 대해 언급한다.

“핵융합 에너지를 대규모로 작동시키는 것은 기술로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 그보다 더 큰 문제는 탈희소성 사회에 맞춰 우리의 태도와 제도를 변화시키는 것이다. 만일 우리가 1964년 세계 박람회를 지배하던 경제 패러다임에 갇힌 채로 풍부한 청정에너지를 손에 넣는다면, 단숨에 디스토피아가 펼쳐질 것이다.”

에너지와 기후변화, 갈팡질팡하는 인간

작가 클라리사 시벡 몬테피오리는 [제한된 에너지를 사용하는 방법]에서 현대 사회가 인간의 에너지를 얼마나 많이 빼앗아 가는지 여실히 보여준다. 21세기는 ‘주의 산만의 시대’라고 부를 만큼, 우리에게 과도한 정보와 물질을 껴안고 살라고 유혹한다. 분초를 다투며 울려대는 메신저 알림음은 우리의 주의집중 시간을 금붕어보다 못하게 만든다. 금붕어의 주의 집중 시간은 9초인 반면, 현대인의 주의집중 시간은 고작 8초밖에 되지 않는다. 인간에게 주어진 주의집중력, 즉 에너지를 최고조로 높이고 싶다면 “주의를 산만하게 하는 요소를 물리적으로 없애는” 일에 나서야 한다.

“휴대폰을 무음 상태로 바꿔 놓고, 브라우저 탭을 닫아라. 나에게 연락하는 사람들을 통제할 수는 없지만, (방해하는) 소리를 꺼버릴 수는 있다.”
국내 독자들에게 《상상하기 어려운 존재에 관한 책》의 저자로도 잘 알려진 작가이자 저널리스트 캐스파 헨더슨은 인터뷰 [에너지, 정치 변화가 선행되어야 한다!]에서 인류의 에너지 사용과 기후변화 등의 상관관계를 소상하게 설명하며, 정치적 변화를 추동하는 시민들의 각성을 촉구한다. 그래야만 국제 사회의 정치적 결단을 이끌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영국 기후변화위원회의 전망에 따르면 영국의 GDP 1~2퍼센트 정도면 태양광이나 풍력 등 재생 에너지 설비를 갖출 수 있다. 물론 커다란 장애물이 버티고 있다. 현 상황을 유지함으로써 이익을 얻는 기득권 세력이다.

“최대한 친환경적인 방식으로 집을 짓고 근처 농장에서 키운 채소만 소비하는 사람도, 자신의 행동이 세상에 얼마나 보탬이 될까 하는 회의가 생길 수 있다. 그것이 옳은 행동임을 알기에 기분이 좋아지고 타인들에게 본보기가 된다는 자부심도 들겠지만, 개개인의 행동이나 선택이 영향을 미치기에는 환경 문제가 터무니없이 광범위하다. 바로 이런 불균형 때문에 우리가 환경 문제를 마주할 때, 마음속에 갈등이 생기고 갈팡질팡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다음 세대를 위한 고민이 필요하다

역사가이자 작가인 리처드 로즈는 [에너지가 수명을 결정한다]라는 제목의 인터뷰에서 대담한 주장을 펼친다. 그는 “1인당 이용 가능한 에너지량과 수명 사이에는 직접적인 관계가 있다”고 강조한다. 실제로 아프리카나 아시아 일부 국가의 평균 수명은 40세 전후인 경우가 많다. 과거에는 전염병이 주요 원인이었지만, 이마저도 이용 가능한 에너지량이 늘어나면 평균 수명은 충분히 늘어날 수 있다. 리처드 로즈는 이를 기후온난화와 연결해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마지막으로 오늘날 우리는 사실 에너지 문제를 이중으로 안고 있다. 하나는 지구온난화다. 지구상 대다수 지역을 적어도 특정 계절 동안은 사람이 살 수 없는 곳으로 만들 것 같은 지구온난화는 서구에서 가장 잘 알려진 문제다. 하지만 이와 동시에 세계 인구의 절대다수(인도와 중국, 아프리카 대륙의 인구)는 생활 수준을 개선하고, 수명을 70세 선으로 올라가려고 노력 중이다. 그러려면 에너지가 아주 많이 필요하다. 기본적으로 재생 가능 에너지원은 주요 에너지 공급과 예비 에너지 공급이라는 이중 시스템이 필요하다. 따라서 점점 늘어나는 개발도상국의 에너지 수요를 맞출 수 없다. 석탄이라면 가능하다. 하지만 석탄은 곧 지구온난화를 뜻한다.”

생각해 보면, 인류의 역사는 에너지를 두고 싸운 역사라고 할 수 있다. 불이라는 에너지를 사용하게 되면서 인류의 지경은 확대되었고, 불에서 태어난 무기들로 그 영역은 훨씬 더 확장되었다. 수많은 정복자들이 땅을 넓힌 이유는, 그 땅에 산재한 숱한 에너지를 손에 넣기 위해서였다. 목재, 석탄, 석유 등으로 이어진 전 세계 국가들의 격돌은 21세기에도 양상만 바뀌었을 뿐, 실상 전쟁이라고 이름 붙여도 하나도 이상하지 않다.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풍족한 시대를 살고 있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자면 에너지를 과도하게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에너지를 어떻게 사용해야 한다는 정답은 없다. 다만, 그것이 우리 삶의 모습과 마음을 규정하고, 더더욱 다음 세대의 삶을 결정한다는 점에서, 바로 지금 생각을 벼려야 할 일임에는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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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에너지와 삶 [인문-뉴필로소퍼 NewPhilosopher (계간) : Vol.16 [2021]]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골드 스타블로거 : 골드스타 책****벤 | 2021.12.14 | 추천3 | 댓글0 리뷰제목
한번 좋은 책이 내내 좋은 책이 되기 쉽지 않은데 이 잡지는 읽을수록 더 좋아진다. 책도 좋아지고 책을 읽는 나도 근사해지고, 이런 방식의 도돌이표 안에서는 벗어나고 싶지 않다. 가끔 실천의 문제에 부딪히면 뜨끔거리기는 하지만.   이번 호의 주제어는 '에너지'다. 에너지라는 말에 '환경을 지키자' 혹은 '지구를 지키자' 이런 내용으로 펼쳐질 줄 알았는데 나의 이런 하찮;
리뷰제목

한번 좋은 책이 내내 좋은 책이 되기 쉽지 않은데 이 잡지는 읽을수록 더 좋아진다. 책도 좋아지고 책을 읽는 나도 근사해지고, 이런 방식의 도돌이표 안에서는 벗어나고 싶지 않다. 가끔 실천의 문제에 부딪히면 뜨끔거리기는 하지만.

 

이번 호의 주제어는 '에너지'다. 에너지라는 말에 '환경을 지키자' 혹은 '지구를 지키자' 이런 내용으로 펼쳐질 줄 알았는데 나의 이런 하찮은 기대를 나무라기라도 하는 듯 가볍게 넘어서는 내용들로 그득했다. 에너지를 다루는 데에 과학뿐 아니라 철학적 사고가 더 큰 배경으로 자리하고 있다는 것.-아니다, 예전의 철학자들은 과학을 한데 포함시켜 탐구했던 것을 내가 잊고 하는 말이다-과학도 철학도 궁극적으로 인간의 삶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보여 주려는 학문이므로 에너지도 이런 차원에서 살펴보아야 한다는 것을 친절하고 다정하게 들려준다. 미처 못 알아듣는 내용이나 용어가 있었지만 전체의 글 흐름이나 작가의 의도를 알아내는 데에는 어려움이 없다는 것도 이 잡지의 좋은 점이다. 

 

세상이 살기 어렵고 이대로는 꼭 망할 것처럼 여겨져도 세상은 이대로 이어져 나갈 것이라는 것을 안다.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이 더 어려운 처지에 놓이고 말 것이라는 예상을 접할 때면 내가 누리며 살고 있는 여러 사정을 돌아보는 시간을 잠깐 갖기는 하지만 금방 나 하나쯤이야 하면서 외면한다. 이 책에는 나처럼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가 꽤 나온다. 에너지든 환경 보호든 정치든 도덕이든 사람들이 생각하는 폭이 그다지 차이나지는 않는 모양이다. 이기적이며 계산적이며 위선적인 모습의 일부를 본능처럼 욕망처럼 품고 사는 사람들로서는. 

 

책 속에서 전문가들이 말하는 전망에 살짝 안심이 되다가도 곧 각성한다. 내 의식을 고인 물로 내버려두지 않는 글들이라 고맙다. 잡지를 추천받고자 하는 이들에게 널리널리 알려드리고 싶다. 

 

책 뒤쪽 부분에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의 논문이 3쪽에 걸쳐 실려 있다. 다른 글들과 달리 무슨 말인지 내 수준으로는 도통 이해할 수 없었지만 펼쳐 놓고 보는 것만으로도 흐뭇했다. 바탕색까지 삼색으로 인쇄해 놓고. 이게 그 유명한 E=mc²에 대한 글이란 말이지? 이 이론에서 말하는 에너지가 내가 알고 있는 에너지와는 전혀 연결이 안 되고 있었어도. 

 

31

그러니 세상이 이렇게 엉망진창인 것이다. 

 

47

사람들은 탄소 발자국을 크게 남기지 않고도 풍요로운 삶을 살았다. 고유의 시가 있었고 친구와 주고받는 편지가 있었으며 전통 악기와 훌륭한 음식이 있었기 때문이다. 

 

66-67

포스터는 이렇게 말했다.

“이게 옳은 표현인지, 민주주의자가 써도 되는 말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나는 귀족제를 믿는다. 내가 말하는 귀족제란 높은 지위와 영향력을 가진 특권층의 지배를 의미하지 않는다. 남들보다 섬세하고 사려 깊으며 용기 있는 자들의 지배를 의미한다. 이들은 국가와 계급, 나이를 불문하고 존재하며, 서로 만나는 순간 은밀하게 서로를 이해한다. 이들은 인류의 진정한 전통을 체현하며, 잔인하고 혼란스러운 세계에서 별난 종족이 거둔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성공의 징표다. 숱하게 많은 이들이 이름도 없이 스러져 갔지만 그중 몇몇은 위대한 존재로 남았다. 이들은 자기 자신과 남들을 섬세하게 보살피며, 사려 깊으나 호들갑스럽지 않다. 이들이 용기 있는 것은 거만해서가 아니라 견디는 힘을 지녀서다. 또 이들은 농담을 받아들일 줄 안다.”

 

116

시인 오드리 로드도 “시는 사치품이 아니다. 시는 우리의 존재를 유지하기 위한 필수품이다. 시는 우리의 생존과 변화를 향한 꿈과 희망을 분명히 비추는 빛의 본질을 형성한다”라고 주장했다. 노래를 부르든, 말을 하든, 글을 쓰든, 언어는 결코 우리에게 우호적이지 않은 세상에서 우리 몸이 회복하고 생존하도록 도와줄 수 있다. 배럿이 우리에게 상기시키듯이 “우리의 신경계에 가장 좋은 것은 또 다른 인간이다. 사람들이 기본적인 인간의 존엄성을 지닌 채 서로를 대할 때 진정한 생물학적 이점이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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